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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는 것들의 비밀 -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이들이 알아야 할 7가지 법칙
이랑주 지음 / 지와인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점점 소비에 있어 비주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카페나 식당을 가도 맛만큼 비주얼들을 확인하게 됩니다. 저자인 이랑주님은 한국 최초의 "비주얼 머천다이징 박사"로 삼성생명, LG전자, 하이마트, 풀무원, 한솥도시락 등 유수의 기업들이 그의 도움으로 변화를 도모했는데요. 디자인이 단순한 시각적 효과가 아니라 경영 전략의 핵심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비주얼 머천다이저란 좋은 것을 좋게 보이게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전작 제목이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입니다. 이번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이 사진 시각화도 그렇고 가독성도 좋아서 전작도 읽어보고 싶어요.
저는 이 책에서 주목한 것이 나만의 가치였습니다. 블로그를 하면서도 나만의 특색이 없는 것 같아 고민했었거든요. 물건과 브랜드로 시야를 확장해보면 이 가치에 더 주목하게 됩니다. 저자는 남들은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상징을 찾으라고 강조합니다. 오래 남는 물건과 브랜드는 자신만의 본질을 가지면서도 지속적으로 시대와 호흡한다고 해요. "티파니 블루"와 "바나나우유 단지 모양"을 예로 들었습니다. 가치라는 것은 이처럼 눈에 보여야 하며 비주얼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나만의 특별한 이미지로 잊히지 않는 존재가 되는 전략을 7가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1) 1000개를 상상하자. 내가 하는 일이 1개가 아니라 1000개라고 생각하면 공통된 기준이 있게 된다.
2) 시간이 빨리 쌓이게 하자. 나만의 시간을 더 많이 쌓으려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의 범위를 정해야 한다.
3) 자기를 표현하는 고유한 상징을 찾아. 색상,로 고, 캐릭터 등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이미지는 오로지 내 것에서 나와야 한다.
4) 무의식까지 설계하자. 향수가게에서 팔아야 하는 것은 향수병이 아니라 향기이다.
5) 내 제품의 고향을 찾아주자. 자기만의 기원을 찾겠다는 발상이 있는 곳이 유행과 변화를 이겨낸다.
6) 처음 본 사람의 시선을 따라가자. 내 가게를 처음 온 사람이 가장 좋아할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7) 촘촘하게 스며들자.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촘촘하게 설계하는 곳만 미래에 살아남을 것이다.
4번 무의식 설계에서 나이키 사례가 나옵니다. 나이키 매장은 사람들을 가만히 있게 놔두지 않는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매장 안에 농구 코트가 있고 러닝머신도 있습니다. 뉴욕 매장에는 수건과 생수까지 섬세하게 챙겨두었다고 해요. 나이키 매장은 이렇게 고객의 행동 설계를 촘촘하게 계획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비주얼은 행동을 유발하게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배웁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사진을 찍고 공유하게끔 하는 것이지요.
저자가 핀란드 헬싱키에서 레카 타라는 카페를 갔었던 사례도 여운이 남아요. 커피가 맛있어서 금방 먹고 리필을 하려고 카운터에 갔대요. 리필 추가 비용이 당연히 있을 줄 알고 지갑을 뒤적이는데 가게 주인이 커피와 함께 5센트 동전을 건넸다고 합니다. "우리 가게 커피를 맛있게 드셔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의 표시로 동전을 드리고 있어요"라는 말과 함께요. 주인이 자신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기에 오래 사랑받는 카페로 자리 잡았을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는 이 사례가 뭉클했어요. 물건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전달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애쓰기 전에 자신의 마음부터 보여주는 노력을 하면 사람들의 무의식까지 스며들게 하는 마법의 첫 단추를 낀 거라고 해요. 이 마음가짐은 저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기업들이 이런 노력을 하고 있구나를 새삼 느꼈습니다. 삼진 어묵이 우주인이 섭취하는 대표적이 단백질 식품이 되겠다고 재정의 하며 광고를 했다는 것도 재밌었어요. 제품을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재정의하고 그 정의를 보여주는 이미지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참 흥미롭습니다.
책 제목이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인데요. 저자는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자기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그 일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