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HAKUNAMATATA > [100자평] 신기원의 꼴 관상학

어느정도는 통계적으로 분류(?)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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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은 소설을 다시 펼쳐보면 놀란다.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거의 없다.(..…) 금시초문처럼 느껴진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얼마나 천만다행인지 김영하도 그렇다니 억수로 위안을
받는다.


조금 경박한 愛玩과 너무 무거운 伴侶사이 뭐가 좋을까?


지구별 여행자 인간이 착각내지 망각하고 있는 것 give & take 아니,
먼저 도착한 여행자들로부터 받은 
어마어마한 환대. 꼭 갚고 가야한다. 

여행하고 싶다. 지구한바퀴.

오래전에 읽은 소설을 다시 펼쳐보면 
놀란다.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거의 없다. 소설 속의 어떤 사건은 명확하게 기억이 나는 반면 어떤 사건은 금시초문처럼 느껴진다. 
모든 기억은 과거를 편집한다. 
뇌는 한 번 경험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잊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어딘가 깊숙한 곳에 처박아두어서 찾을 수 없게 될 뿐.


글을 쓰다가 가끔 어떤 책이 필요해서 찾다가 결국 포기하고 새로 사버릴 때가 있다. 온 집안을 뒤져 그 책을 찾는 것보다 인터넷서점에 주문하는 게 더 빠르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때문이다.  - P71

미래에 대한 근심과 과거에 대한 후회를 줄이고 현재에 집중할 때, 인간은 
흔들림 없는 평온의 상태에 근접한다. 여행은 우리를 오직 현재에만 머물게 하고 일상의 근심과 후회, 미련으로부터 해방시킨다.  - P110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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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때에 행복한 날을 되새기는 것은 잃어버린 행복에 대한 이중의 슬픔이라니 행복한 날에 행복했던 과거를 반추함은 갑절의 기쁨이겠군 !

"불행한 때에 행복한 날을 되새기는 것은 잃어버린 행복에 대한 이중의 슬픔이 됩니다.  - P32

동방의 수정처럼 푸른 빛깔이
수평선 끝까지 맑게 퍼져
아직까지도 내 눈과 가슴을 울리는
어두운 곳에서 갓 나온 내 가슴을
기쁨으로 다시 충만케 하는 도다.
사랑을 재촉하던 아름다운 금성은
쌍어궁의 별들을 감싸며
동방의 온 천지를 웃음 짓게 하였다.
오른편으로 돌이켜 남극을 바라보니
아담과 이브 이외에는 본 일도 없는네 개의 별들이 보이는 도다.
하늘은 별들의 빛남을 기뻐하는 듯아! 그 별들조차 보지 못한
그대 북녘 땅은
홀어미가 된 황폐한 땅이로다. - P134

"제 기억으로는 당신의 시 구절 
어디엔 가에 기도가 하늘의 올법을 
꺾을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내가 노래한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 제아무리 열심히 기도를 하더라도 
그것은 하느님의 율법을 변경할 수 없는 일이며, 오직 ‘죄의 용서를 빨리하여 주십시오.‘하고 기원하는 데만 사용되는 것일세. 하느님의 은혜를 받을 수 없는 지옥과 먼저 가서 은혜를 받게 되어 있는 연옥과는 다른 것일세.  - P150

"하나님께 서약을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결코 경솔하게 해서는안 될 것입니다. 의지의 자유란 하나님께서 가장 값지게 생각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P242

그러므로 내가 힘들여 썼던 책은 낡은 종잇조각처럼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성 베드로께서는 금도 온도 없이 교회를반석 위에 올려놓으셨고, 나는 기도와 단식으로, 그리고 성 프란체스코는 거지와 같이 청빈한 생활을 통해서 수도원을 만들어 놓았건만 지금은 수도 생활마저 타락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요?" - P282

에필로그-


인간은 신이 정했다고 하는 자연계에서의 목적과 초자연계에서의 목적을 향하여 살아간다. 현세에 있어서의 행복(지상낙원을 상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지적 미덕이 명하는 바에 따라 살아가며, 제2의 목적(영원의 행복을 얻는 길은 신의 은총에 힘입으면서 그리스도교의 믿음·소망·사랑에 따라 이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인류를 현세의 행복으로 안내하는 것은 황제의 의무이고, 천국의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은 교황의 의무이다. 이것이 《신곡》의중요한 장면에 나오는 이미지와 일치하는 점이다.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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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UNAMATATA 2023-03-19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북스 2019년10 월 30 일 초판5쇄 오자誤字가 너무 많네요 ㅠㆍㅠ
 

p9
[그 일은 잘못 걸려 온 전화로 시작되었다.]

폴 오스터 중편 소설 세 편
두꺼운 책이지만 한장 한장 넘기며 읽을 분량이 줄어드는 만큼 안타까움과 서운함이 재미와 흥미를 더 하는 작품

책의 세계는가능성과 비밀과 모순으로 소용돌이치며 생명력을 얻는다.
눈에 보이거나 말해진 것 모두가, 아무리 사소하고 하찮은것일지라도, 이야기의 결과와 관련될 수 있기에 그 어느 것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 P16

전에 없던 날로서의 오늘. 떠돌이들, 볼장 다 본 자들, 집 없는 여자들, 비렁뱅이들, 주정뱅이들. 그저 돈 없는 가난뱅이부터 비참하게 몰락한 사람들까지. 어느 모퉁이를 돌건 잘사는 동네건 못사는 동네건, 그들이 있다. - P161

단음계의 잔물결 이는 듯하고 꿈틀대는 음형들을 번갈아 구사하며 멋지고 세련된 연주 솜씨를 보여 줬다. 연주는 계속 이어졌고 결국은 언제나 똑같은 것이었지만, 그렇더라도 들으면 들을수록 자리를 뜨기가 더 어려워졌다. 그 음악 속에 있다는 것, 그 반복되는 고리에 빠져든다는 것. 그 고리는 아마도 인간이 최후로 사라질 수 있는 곳이리라. - P162

더군다나 책을 많이 읽은 세련된 독자들도 《월든』을 읽는 데는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심지어는 에머슨 같은 사람까지도 언젠가 일기에다 소로를 읽으려면 신경이 곤두서고 힘이 든다고 적지 않았던가. 



제3장에서 그는 드디어 뭔가를 말해 주는 문장 -책이란 신중하고도 냉정하게 쓰인 그대로 읽혀야 한다-과 마주치고 바로 그 순간 요령은 천천히, 전에 어느 때 그랬던 것보다도 더 천천히 읽어 나가는 것임을 알아차린다. - P240

그 친구는 어느 누구보다도 책을 많이 읽었죠. 시인, 철학자, 작가 가릴 것 없이.  -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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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자신을, 자신에게 얽히고 섥힌 그 하나하나의 실체와 현상을 발가벗기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웬만해선 전라全裸의 발가벗긴 자신을 대면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글을 써 보겠다고 펜을 들 때마다 나를 발가벗기지 않고는 원고지의 단 한줄도 메울수 없다. 자기만의 방에서 적나라한 자신을 거울로 보는 것도 멋적고 쑥스러운데 그것을 누군가가 읽게 될지도 모를 활자로 새겨 남긴다는 건 제정신인 상태에서는 어림도 없다.  아무리 메타포 메타포 에둘러 가리고 숨겨도 낯뜨겁고 화끈거려 끝내 펜을 내려놓고 ‘아직은...‘이라고 유보하고 다시 책을 읽는다.
용기가 없는 것이다.
유진 오닐은 《밤의로의 긴 여로》를 집필하고 탈고한 뒤 자신의 사후 이십오 년 동안은 발표하지 말고 그 이후에도 절대 무대에 올려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한다.
그만큼 아프고 싫어서였을 것이다.
물론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유진 사망3년 뒤 스톡홀롬에서 초연되었고 그에게 네번째 퓰리처상을 안겨준 걸작이 되었다.

딸 (Oona O‘Neil 18세때)우나가 아버지 유진과 동갑인 54살 찰리 채플린과 결혼하자 딸과 의절했다는 일화는 유진에게 우나의 배우자 선택, 결혼은  미친짓이었으나 찰리에겐 [불행끝 행복시작]이었다. 반복된 결혼과 이혼에 마침표를 찍은 우나와의 결혼생활은 진정한 사랑, 성숙한 사랑이었다고 찰리 채플린은 자서전에서 기록하고 있다.
유진 오닐의 이 지독한 가족사에 설상가상으로 찰리 채플린의 장인이라니 진정받아들이기 어려웠으리라.

[운명이 저렇게 만든 거지 저 아이 탓은 아닐 거야 사람은 운명을 거역할 수 없으니까 운명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손을 써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일들을 하게 만들지 그래서 우리는 영원히 진정한 자신을 잃고 마는 거야 ]

아프다
슬프다
그러나
유진 오닐의 작품을 통해 
불편하지만 
부끄럽지만 
한겹 벗겨낸 나를 직시할 용기를 얻었다면 감사할 일이다.

[손가락이 길고 끝으로 갈수록 가는 것이 한때는 아름다운 손이었지만, 관절염으로 마디가 울퉁불퉁해지고 손가락이 뒤틀려서 이제는 흉하고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
가엾은 내 손!
넌 못 믿겠지만 예전엔 이 손이 내 매력 가운데 하나였지
...
음악가의 손이었지]

예전에 길고 아름다웠던 손가락!
메리의 그 손처럼 나도 길고 예뻤었는데 지금은 ...病身이 되어 버린 나의 손.

밤으로의 긴 여로...
끝날 것 같지 않은 그러나 언젠가는 끝난다.

[안개는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가려주고 세상을 우리로부터 가려주지. 그래서 안개가 끼면 모든 게 변한 것 같고 예전 그대로인 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야. 아무도 우리를 찾아내거나 손을 대지 못하지.
...
안개가 얼마나 자욱한지 길이 안보이는 군. 
세상 사람들이 전부 지나가도 모르겠어.  
항상 이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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