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9
[그 일은 잘못 걸려 온 전화로 시작되었다.]

폴 오스터 중편 소설 세 편
두꺼운 책이지만 한장 한장 넘기며 읽을 분량이 줄어드는 만큼 안타까움과 서운함이 재미와 흥미를 더 하는 작품

책의 세계는가능성과 비밀과 모순으로 소용돌이치며 생명력을 얻는다.
눈에 보이거나 말해진 것 모두가, 아무리 사소하고 하찮은것일지라도, 이야기의 결과와 관련될 수 있기에 그 어느 것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 P16

전에 없던 날로서의 오늘. 떠돌이들, 볼장 다 본 자들, 집 없는 여자들, 비렁뱅이들, 주정뱅이들. 그저 돈 없는 가난뱅이부터 비참하게 몰락한 사람들까지. 어느 모퉁이를 돌건 잘사는 동네건 못사는 동네건, 그들이 있다. - P161

단음계의 잔물결 이는 듯하고 꿈틀대는 음형들을 번갈아 구사하며 멋지고 세련된 연주 솜씨를 보여 줬다. 연주는 계속 이어졌고 결국은 언제나 똑같은 것이었지만, 그렇더라도 들으면 들을수록 자리를 뜨기가 더 어려워졌다. 그 음악 속에 있다는 것, 그 반복되는 고리에 빠져든다는 것. 그 고리는 아마도 인간이 최후로 사라질 수 있는 곳이리라. - P162

더군다나 책을 많이 읽은 세련된 독자들도 《월든』을 읽는 데는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심지어는 에머슨 같은 사람까지도 언젠가 일기에다 소로를 읽으려면 신경이 곤두서고 힘이 든다고 적지 않았던가. 



제3장에서 그는 드디어 뭔가를 말해 주는 문장 -책이란 신중하고도 냉정하게 쓰인 그대로 읽혀야 한다-과 마주치고 바로 그 순간 요령은 천천히, 전에 어느 때 그랬던 것보다도 더 천천히 읽어 나가는 것임을 알아차린다. - P240

그 친구는 어느 누구보다도 책을 많이 읽었죠. 시인, 철학자, 작가 가릴 것 없이.  -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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