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이란...
마음이라는 부분이 육체의 어디에 붙어 있는지 모르는 탓도 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지만 어깨나 발목의 아픔과는 달리 어떻게 처리할 길이 없다 ...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고, 흘러가는 시간이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과거를 잊게 해 주리라 기원하면서.....]

2003년에 국내개봉되었던
《냉정과 열정사이》가 재개봉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작에 대한 관심과 홍콩여배우 진혜림의 일본영화출연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육아에 허덕이느라 소위말하는 문화생활과는 거리가 이웃나라 먼나라 두꺼운 벽속에 고립된듯 갇혀 살고 있었던 시절이었다 극장은 꿈도 못 꿀 그때 !
학창시절 이태리어 교양필수 강의를 들으면서도 마음 한구석 일말의 끌림도 동요도 없던 그 도시가 소설을 읽고 가슴과 머리속에서만 이탈리아 피렌체 Duomo두오모 쿠폴라 위에서 아오이의 서른 번째 생일 5월25일의 재회를 상상하며 흠모하게 되었고 한눈에 피렌체를 언젠가는 반드시 가보아야 할 곳이 되어 버킷리스트에 담아 놓았었다

2003년, 2016년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놓쳤다 극장에 갈 수없는 형편, 그때도 지금도..... 영화는 꼭 극장에서 제대로 보자는 주의지만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번에는 집에서 보았다
카메라 on설정만 해 놓으면 그냥 아르노 강줄기를 따라 예술이 흘러 흘러 넘실거리는 도시, 16세기 이후 시간이 멈춰 버렸다는 도시, 거리 전체가 미술관이라는 도시, 밀라노, 피렌체 ! 영화속 소품 하나 하나까지도 멋스럽고 예술이고 아름다웠다

아오이는 냉정속에 열정을 숨기고 살았고
나는 열정속에 냉정이 떡하니 살고있어 덤비지도 못 하는 바보로 살고 있다

[같은 지구상의 하늘이지만 하늘은 장소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하늘은 늘 변한다 구름은 늘 자유롭게 모습을 바꾸어 간다 여러 가지 하늘이 있듯이 여러 가지 인간이 있다 그렇다 이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한 작품의 두 작가
두 작가의 공조집필이나 두 작품 각각으로 분리된 한 작품... 아무튼 독특한 소설로 관심 집중되었던 책
《냉정과 열정사이》
츠지 히토나리의 Blu冷热 와 에쿠니 가오리의 Rosso冷热 , 츠지는 쥰세이 가오리는 아오이,
두 사람의 러브다이어리같은 소설, 두 사람의 환상적 이상동몽異床同夢

참 타이밍이란 것이 묘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안녕 시모기타자와》를 덮고 오랜만에 다시 펼친 책의 저자 츠지 히토나리의 후기에 에쿠니 가오리와 이 책을 함께 만들자고 의기투합 한 곳이 바로
. . . . . .
시모기타자와의 찻집이었다는 !

요시모토 바나나를 능가한다는 평을 받고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 3대 여류작가로 인정받는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속으로 풍덩 한동안 그속에서 헤엄칠 것이다

2016.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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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들이 잘 모르는작가, 음악가, 저자의 이름을 쭈욱 늘어놓는 것은 ‘한국형 지식인‘의 가장 대표적인 허세다.  그런 허세에 절대 속지 마라. 
모든예술 작품은 내가 느낀 것이 바로 진리다.]

[인간의 모든 감각적 경험은 ‘공감각共感覺synesthesia‘적이다.]

가려운 등 콕 콕 찍어 효자손으로 긁어 주셨네 ^-^




결국 지휘자는 ‘시간의편집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지휘의 에디톨로지를 아무도 상상치 못한, 다른 차원으로 변화시킨 이가 바로 카라얀이다.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화려한 카라얀의 동작과 표정이 음악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뜻이기도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들은 음악을 들을 때, 눈을 지그시 감는다. 조명도 최대한 어둡게 한다. 작은 백열등이나 촛불을 켠다. 귀의 감각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정서적 경험은 하나의 감각기관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눈을 감았지만 아무것도 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흐릿한 방안을 보기도 하고, 무언가를 떠올리기도 한다. 절대 음악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 음악은 절대 귀로만듣는 것이 아니다. - P131

음악은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찌감치 눈치챈 카라얀은 음악과 영상의 편집을 시도한다. 사람들은 카라얀이 세계 최초의 뮤직비디오 제작자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뿐만 아니다. 스스로 예술 감독, 영상 감독을 자처한다. 1965년 예술 감독으로 오페라 <라보엠>을 찍은후, 1967년에는 오페라 <카르멘>의 연주를 본인이 직접 감독한다.
당시 기껏해야 공연 실황으로 연주되던 클래식 공연을 카라얀은 다양한 영화적 기법을 동원해 최초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이후 본격 등장한 베를린 필하모니의 뮤직비디오는 거의 ‘카라얀 감독, 카라얀 각본, 카라얀 주연이었다. 그의 지나친 나르시시즘은 욕먹어 마땅하다. 그렇다고 해서 ‘눈으로 보는 음악‘을 창조해낸 카라얀의 업적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



카라얀은 클래식의 황제 대접을 받아 마땅하다. 그 숱한 음악가들이 그 덕분에 오늘날까지 폼 나게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순전히 내 생각이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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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paradigmatic 選擇‘
과 
‘결합syntagmatic 結合‘


세상의 모든 창조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또 다른 편집이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하나도 없다! 
‘창조는 편집이다. - P26

정보가 부속한 세상이 아니다. 
정보는 넘쳐난다. 
정보와 정보를 엮어 어떠한 지식을 편집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 세상이다.  - P43

헤겔의 ‘인정투쟁Kampf um Anerkennung‘의 핵심은 나도 한번 폼 나고 싶다는 심리학적 동기 motivation"다. - P66

자연과학의 기초는 실험이다. 실험의 결과가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여지려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누가 실험해도같은 결론에 이르러야 한다는 ‘객관성objectivity. 반복해도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신뢰성reliability, 측정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측정했는가의 타당성validity, 그리고 그 결과를 일반화할 수 있는가의 ‘표준화standardization‘ 및 ‘비교 가능성comparability‘이다. - P68

해석의 근거가 되는 텍스트가 무한하다는 거다. 죽을 때까지 한 이야기 또 할 수 있다. 
개신교의 목사, 천주교의 신부, 불교의 스님들이 평생 한 이야기를 하고 또 할 수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해석의 근거가 되는 텍스트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텍스트를 둘러싼 콘텍스트가 항상 변한다.
같은 이야기도 콘테스트가 바뀌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맥락에 따라 다르게 편집된다는 말이다.
해석학의 본질은 ‘에디톨로지‘다



고전을 다룰 줄 아는 이는 기본적으로 한 자락 깔고 들어가는 거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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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변한다. 결국 인생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시간이다. ] p117

[내가 살아온 모든 것은 내 경험안에 축적되어 있다.] p127




탐욕이란 잔인할 정도로 우울증과 유사하다. 아버지는 엄숙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자주 훈계를 했다. 
공부만 해라, 얘야. 공무원이 되기만 하면 생활이 <안정>된단다. 그게 인생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란다. 확실한 기반과 안정과 자신감만 가지고 있으면 아무것도 걱정할 일이 없지. 나무처럼 크고 강했던 아버지가 그와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는데, 나약하고 응석받이인 아이가 어디에서 용기를 배웠겠는가?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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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다는 것은 꽤나 슬픈 일이다] p114


완벽한 문장이다.
대체 어휘가 없다.
잊혀진다는 것은 그렇다, 꽤나 슬픈 일이다.
슬퍼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시간은 잊혀지게 하려고 존재하는 것일까?
시간속에서만 ‘존재‘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더러 시간을 거스러거나 초월해서 존재감을 지켜내는 것들도 있다. 그것을 ‘위대하다‘라고 하거나, 비전과 모델이 되기도 한다.
때론 잊혀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일들도 있다.
잊혀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은 또 얼마나 슬픈 일인가.
잊혀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잊어주기를 바라는 일도 있다.
기록은 잊히기를 거부한다.
나는 잊히기를 원하지 않는다.
기억되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오래도록.....

그래서 오늘도 한줄 기록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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