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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씽킹 수업 - 공감하고 생각하고 실행하라! 생각혁신 프로젝트
우영진 외 지음 / 아이스크림(i-Scream) / 2018년 10월
평점 :
1.
느릿하게 변하던 세상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도 그렇고 유행의 변화도 그렇고 하루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슬로우 라이프를 희망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세상에 동떨어져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이상 어렵겠죠.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중심에 두어야 할까요?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이런 플랫폼들은 중요하긴 합니다만 본질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플랫폼을 왜 사람들이 사용하냐는 거죠. 즉,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본질은 모든 기술의 발전과 문명은 사람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자인 씽킹은 요근래 경영 분야에서 각광을 받는 창의적 문제해결 기법입니다. 이렇게 딱 정의하는 게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경영 분야에서 잘 통하는 방법들이 교육 분야에서도 잘 통하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죠. 특히 가르쳐야할 내용이 세분화되어 있고 체계적으로 정렬되어 있는 공교육에서 교과를 넘나들거나 파괴하는 교육방법론들은 활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액션러닝이나 프로젝트 활동들이 교육 분야에 들어오긴 했지만 그렇게 큰 변화를 일궈내지는 못했습니다. 아, 물론 그 어려움을 뚫고 길을 개척하시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 변화는 개별 교사 또는 학년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보통입니다. 간혹 유행을 타면서 책도 나오고 연수도 많이 개설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츰 사그라듭니다. 결과적으로 공교육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 내지는 못한 거죠.
"디자인 씽킹 수업" 책을 고르면서도 그런 의심은 들었습니다. 처음 들어본 기법이라 책을 고르기는 했지만 이게 학교 현장에서 정말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가 없으니까요. 만약 디자인씽킹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다면 이 책은 읽지 못했을 것입니다.
2.
다행히 초등학교 교사들이 쓴 책이라 그런지 읽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디자인씽킹이 무엇인지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흐름과 방법들을 이해할 수 있겠끔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 사례들이 많으면 지루한 경우가 많은데 이 책도 후반부에 다소 그런 느낌은 있지만 사례마다 다른 기법들이 소개되어 있어 그래도 괜찮은 편입니다.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디자인씽킹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창의적 디자인 기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액션러닝이나 프로젝트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싶긴 합니다. 차이점을 찾아본다면 액션러닝은 문제도출과 대안을 찾는 회의 기법에 가깝다면 디자인씽킹은 리서치 활동이 들어가고 좀 더 적극적으로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본다는 점에서 액션러닝의 기법들을 포용합니다. 프로젝트의 경우 다양한 순서와 방법론이 있는 반면 디자인씽킹은 어느정도 절차와 방법들이 고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프로젝트의 한 방법론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도 중후반부 사례에서 '프로젝트 수업'이란 말을 사용합니다.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만든다는 점에서 디자인씽킹의 독특성이 드러납니다. 메이커교육하고도 연결이 가능할 것 같은데 알라딘에서 검색해보니 "디자인씽킹과 창의공학"이란 책이 있더군요. 어떻게 보면 요즘 핫한 분야들과 다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순서와 방법이 정형화되어 있다는 것은 단점일 수 있습니다. 창의적 사고에 정형화라는 것은 왠지 어울이지 않잖아요? 하지만 창의성이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백지에서는 더 안 나온다고 합니다. 어느정도 제한이 있을 때 창의성이 더 잘 발휘된다고 하죠. 그렇다면 처음 적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정형화된 순서는 장점일수도 있습니다. 일단 시도해볼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다른 교육방법론들과도 연결되는 지점이 많습니다.
3.
그래도 직접 시도해봐야 이 책에 대한 좀 더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겠죠. 일단 책을 일독해본 사람 입장에서는 시도해볼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습니다. 창의적인 창조과정이 필요한 내용이라면 다지안씽킹이 잘 어울리는 옷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만들기를 좋아합니다. 또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는 원하죠. 그 욕구를 어느정도 충족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에게 디자인씽킹이 그 길 중 하나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