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정리의 힘 - 세계의 엘리트가 매일 10분씩 실천하는 감정회복습관
구제 고지 지음, 동소현 옮김 / 다산3.0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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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정리의 힘>의 저자인 구제 고지는 치열하게 일하면서도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며, 일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스트레스가 많은 업무 방식을 감정회복습관을 발휘하는 업마 방식으로 바꾸기 위하 방법을 전한다.


"제가 만난 일류 비즈니스맨이나 글로벌 인재라 불리는 사람들은 모두 하드 워크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두뇌를 엄청나게 혹사시켜도 견딜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일에 몰두하는 모습은 무척 생동감 넘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 '저자 서문 - 들어가는 글' 중에서/ p.5)


이 책은 1장 스트레스 과다사회, 감정회복습관이 필요하다, 2장 비우는 습관, 3장 단련하는 습관, 4장 성찰하는 습관이라는 4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키우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감정회복습관 트레이닝'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감정회복습관'이란 역경이나 고난, 심한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적응하는 정신력 및 심리과정이다'라고 정의한 미국심리학회의 설명을 그대로 인용한다. 감정회복력이 있는 사람은 회복력, 완충력, 적응력이라는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

"감정회복습관 트레이닝 코스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매우 적극적입니다.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키워서 업무에 필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연수를 마친 후에는 놀랄 만큼 생기 넘치는 표정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 '제1장 - 스트레스 과다사회, 감정회복습관이 필요하다' 중에서/ p.17)


저자는 심리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부정적인 연쇄 반응의 고리를 그날그날 끊어내는(비우는) 습관, 스트레스를 느낄 때마다 감정회복근육을 단련하는 습관, 가끔 멈춰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습관을 지녔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많은 직장인에게 감정회복습관을 트레이닝 하고, 일류 기업에서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인재들을 만나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스스로 감정을 회복하는 습관을 지녔다는 점입니다."
( '제1장 - 스트레스 과다사회, 감정회복습관이 필요하다' 중에서/ p.21)

"외국에서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사회정서학습 SEL.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자신의 정서와 장단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만한 대인 관계를 형성하고 책임 있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과정)'을 학교에서 교육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감정을 제대로 이해할 기회조차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쓸데없는 감정을 버리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애초에 인지조차 못한 감정을 버릴 수는 없기 때문에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 '제2장 - 비우는 습관' 중에서/ p.48)


저자는 감사하는 습관으로 감정회복근육을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감사하는 마음의 긍정적인 효과는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가장 먼저 돌아온다. 감사하는 습관은 기본적인 매너를 넘어 자기 자신의 행복으로 연결된다. 작은 일에도 감사를 느끼는 마음이 쌓이면 긍정적인 감정이 마음속 어딘가에 오랫동안 머무르게 된다. 그 감정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완충 작용을 하는데, 감정회복습관은 이런 방식으로 길러진다. 저자는 감사하는 마음을 키우는 두 가지 습관으로 첫 번째, '좋았던 일 세 가지 떠올리기', 두 번째 '감사 일기 쓰기'를 권한다. 감사 일기를 매일 쓰는 습관을 들이면 긍정적인 감정이 증폭될 뿐 아니라 행복한 느낌과 기쁨이 커져서 불안한 마음이나 수면 장애와 같은 우울증의 징후도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감사하는 마음에 관한 연구의 일인자인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의 로버트 에몬스Robert Emmons 박사는 감사의 여러 가지 효과를 실제로 증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감사하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은 행복도가 높습니다. 확실히 모든 일에 감사하는 사람은 불행해 보이지 않습니다. 한편 감사하는 마음을 잊어버리고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은 불행해 보이게 마련입니다."
( '제3장 - 단련하는 습관' 중에서/ p.102)


배려심 있는 사람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번째 단계는 알아차리기, 두 번째 단계는 공감하기, 세 번째 단계는 대응하기이다.

"세 번째 단계는 '대응하기'입니다. 이는 상대방의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자애심이 깊은 사람은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열 준비가 될 때까지 묵묵히 기다립니다. 상대방의 고민을 함께 느끼고 신뢰와 안전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먼저 상호 간의 심리적 공감 관계인 '라포르rapport'를 쌓는 것입니다."
( '제3장 - 단련하는 습관' 중에서/ p.128)


저자는 만약 지금의 자리에서는 작은 성공을 체험할 수도 있고, 롤모델도 찾을 수 없으며, 의욕을 북돋아주는 분위기를 형성할 수도 없다면, 그곳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자기 성장에 필요한 '자기 효능감'을 얻기 어렵다고 말한다. 잘못된 자리에서는 인정받기 힘들고, 자기 성장도 할 수 없다.

"감정회복습관이 몸에 밴 사람들은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습니다. 직장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생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직장을 선택할 때도 감정회복습관이 있는 사람들이 합리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판단합니다. 만약 잘못된 선택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더 좋은 자리를 찾아 옮길 수 있는 유연함을 지녀야 합니다."
( '제4장 - 성찰하는 습관' 중에서/ p.203)


나만의 강점과 자기 효능감의 원천을 파악하고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는 서포터를 찾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이 자리에 연연해하지 말고, 나에게 주어진 감점을 발휘하기 위해, 나아가 의미 있는 일에 조금이나가 공헌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자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 감정회복습관을 통해 고난과 역경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감정을 정리하기 시작한다면, 화가 줄어들고, 자신감이 넘치고 집중이 잘되며, 출근하는 몸과 마음이 가볍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반짝반짝 떠오으며, 남의 시선이 아닌 내 삶의 주인이 되고, 매일매일 사는 게 감사하고 행복한 변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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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덴탈 유니버스 - 우리가 몰랐던, 삶을 움직이는 모든 순간의 우주
앨런 라이트먼 지음, 김성훈 옮김 / 다산초당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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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덴탈 유니버스>은 MIT 최초로 과학과 인문학 교수에 동시 임명된 앨런 라이트먼이 들려주는 가장 아름답고 인간적인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앨런 라이트먼은 소설가이자 이론물리학자이다. 그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했고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에서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부터 다양한 테마의 에세이와 단편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해 현재 여섯 권의 소설, 두 편의 수실집, 한 편의 시집, 그리고 과학 관련 서적을 여러 권 펴냈다. 책 <엑시덴탈 유니버스>는 2011년 시드니 어워드 '베스트 에세이'를 수상했다. 그는 하버드대학교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에서 교수를 맡고 있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에서는 과학과 인문학에서 이중으로 교수직을 맡은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이 책의 1장 '우연의 우주'에서는 다중의 우주, 다중의 시공간 연속체, 3차원 이상의 우주가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단 하나의 연속체, 단 하나의 '우주'만 존재한다고 해도 하나의 우주 안에도 일부는 보이고 일부는 보이지 않는 여러 개의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물리적 우주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우주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분명 우주에 관한 서로 다른 수많은 관점이 존재한다. <엑시덴탈 유니버스>는 그 중 일곱 가지 관점을 탐험한다. 이 탐험을 통해 우리는 과학과 종교 사이의 대화, 영원을 갈구하는 인간의 욕망과 자연의 덧없는 본질 사이에서 빚어지는 충돌, 인간의 존재가 그저 하나의 우연에 불과할 가능성, 현대 기술이 세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하도록 단절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나아가 거대한 공간 속에 서 있는 작은 존재로서, 우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신념, 그리고 초월에 대한 열정은 인류가 만들어낸 수많은 정교하고 아름다운 창작물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인간이 종교라는 이름으로 타인에게 엄청난 고통과 죽음을 가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점은 과학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20세기 이후 물리학자, 생물학자, 화학자들은 수많은 파괴적인 무기를 만들어냈다. 과학이나 종교 모두 좋은 일에 쓰일 수도 있고 나쁜 일에 쓰일 수도 있다. 우리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인간은 과학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고 농업을 발전시키고 물질적 풍요를 키우고 소통의 속도를 높였듯이, 종교적 열정에 이끌려 학교와 병원을 짓고 시와 음악을 만들고 아름다운 사원들을 건축했다.

"우리의 바람과 희망에도 결국 필사의 운명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면, 혹시 그 덧없는 운명만이 품을 수 있는 나름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이 존재하지는 않을까? 우리는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삶을 극복해보겠다고 몸부림치고 목 놓아 울지만, 그런 덧없음 속에서 무언가 웅장함을 찾을 수는 없을까? 덧없다는 바로 그 사실로부터 비롯되는 존재의 소중함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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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왜 쓰는가
제임스 A. 미치너 지음, 이종인 옮김 / 예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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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왜 쓰는가>는  작가 제임스 A. 미치너가 죽기 4년 전에 쓴 마지막 저서로서 그의 문학적 생애를 결산하고 있다. 1993년에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과 작가론 등을 담은 <작가는 왜 쓰는가>를 발표한 것이다. 1907년 뉴욕에서 태어나서 1997년에 사망한 작가 제임스 A. 미치너는 평생 40여 권의 책을 썼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도곡의 다리> <사요나라> <스페이스> <폴란드> <텍사스> <알래스카> 등이 있다. 국내에는 작가, 편집자, 비평가, 독자의 문학에 대한 입장을 전개하는 독특한 소설 <소설>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나는 수백, 아니 수천 명의 작가를 분석해왔다. 그중에는 대가도 있고 소가도 있고 잡가도 있었지만, 그들 각자의 스타일과 테크닉이 있었고 이를 구·분석했다. 그들은 작가라는 직업을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했는가? 그리고 어떤 실수를 저질러 결국에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는가? 이러한 방식을 통하여 내 나름의 스타일과 테크닉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본적인 요소를 발견했다. 그렇지만 어떤 스타일과 테크닉은 반드시 피해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어떤 작가에게는 그 스타일이나 테크닉이 맞춤옷처럼 잘 맞았지만 내게는 잘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는 두 가지 작업을 해보고 싶어졌다. 하나는 창작의 일반 원칙을 수립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동료 작가들에 대한 나의 반응을 분석해보는 것이다. 지금의 이 책은 이런 두 가지 작업 성과를 모아놓은 것인데, 나는 특히 젊은 시절에 내가 가졌던 생각을 다른 작가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 p.8)


그레이스 리빙스턴 힐이나 트루먼 커포티 같은 다양한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나 시그리드 운세트 같은 다양한 스타일이  작가 제임스 A. 미치너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그는 개인적인 기질상 그리고 작가라는 직업상 퍼시 비시 셸리보다 존 키츠를 더 좋아하고, 조지 고든 바이런보다 윌리엄 워즈워스를 더 좋아했다. 또 존 밀턴의 시도 존경했다고 고백한다.  작가 제임스 A. 미치너는 책이 우리들의 인생에 얼마나 훌륭한 기어를 하고 있는가, 하나로 이어져 있는 작가들의 사슬이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마음이 단순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동의어 하나를 찾기 위해 변증법을 공부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로데일은 이러한 사실을 간파하고 <로데일 동의어 찾기 사전>을 편집해냈다. 이 사전이 나오게 된 사정을 그의 부하 직원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동의어의 중복은 생각만큼 그리 빈번하지 않다. 왜냐하면 audacious란 단어는 courageous란 단어에는 없는 미묘한 뉘앙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 두 단어의 동의어들을 가지고도 서로 교차해가며 찾아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단어와 의미의 아주 놀라운 상호 확인 장치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으로 하면 얼마나 거미줄같이 촘촘한 언어의 그물이 짜이는지 한번 살펴보자. 가령 authentic이라는 단어를 표제어에서 찾아보면 두 개의 카테고리 아래에 총 43개의 동의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카테고리는 true이다. 그리고 honest란 표제어를 찾아보면 다섯 개의 카테고리가 있는데 동의어가 너무나 많이 나열되어 있어 일일이 세어보기가 힘들 지경이다.

<로데일 동의어 찾기 사건>을 사용하면서 단어와 게임을 벌이는 것은 마치 베토벤이 피아노를 가지고 노는 것과 같다. 대부분의 전문 작가는 이 사전을 사용한다. 왜냐하면 그 사전이야말로 전문가를 위한 필수 도구이기 때문이다."

"내가 평생 작가로서 지켜온 한 가지 일관된 고집이 있다면 그건 좋은 책의 제작에 아주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것이다. 책이라면 마땅히 겉모양이 멋지고, 지도가 정확하고, 활자가 읽기 쉽고, 장정이 훌륭한 그런 전통에 따라 만들어지기를 바랐다. 나는 책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여러 주 동안 들고 다니며 동반자가 되기를 바랐고 책을 읽는 행위가 유쾌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기억되기를 바랐다. 나는 소설, 에세이, 또는 논픽션을 쓴 것이 아니라 바로 책을 썼다."
(/ p. 70)


이 책에서 제임스 A. 미치너가 창작에 일관하는 신념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그는 여러 권의 책을 쓰는 과정에서 효과적인 이야기 방법이라는 문제를 연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성공한 소설은 인물들로부터 시작하고 그들과 함께 지적·정신적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인물들은 그들이 처해진 상황, 그들의 시대적 주제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위대한 소설은 작가가 외롭게 인간의 경험을 탐구하는 데서 얻어진 것이지 학술적 조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플로베르, 도스토옙스키, 제인 오스틴,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헨리 제임스가 이 사실을 증명한다."


"독자의 주의를 끄는 제일 좋은 방법은 훌륭한 주제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다. 독자의 주의를 계속 끌려면 무엇보다도 이야기에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


"늘 자기를 기준으로 생각하여 글을 쓰라. 만일 어떤 책을 쓰려고 하는데 그 내용이 내게 재미있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재미있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저자author가 아니라 작가writer이다."


"무엇보다도 작가는 증언해야 한다. 그의 작품을 꾸준하고 유기적인 전체를 제시해야만 한다."


작가 제임스 A. 미치너가 읽고 영향을 받은 책과 작가들에 관한 글귀들이 흥미롭다.


"시는 좀 뒤늦게 읽기 시작했지만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주 탐닉했다. 셸리보다 키츠를, 바이런보다 워즈워스를, 콜리지보다 아널드를, 에드먼드 스펜서보다 밀턴을 더 좋아했다. 셰익스피어는 산 정상에 서 있는 인물 같았고 제프리 초서는 나를 당황하게 했다. 나는 상당히 많은 시를 암송했는데, 몇 가지 예를 들면 <오셀로>의 몇 부분, <성 아그네스 축제 전야>, <시골 묘지에서 쓴 애가> <리시다스> <루바이야트> 등이었다. 나는 수십 편의 소네트와 또 수십 편의 짧은 서정시를 암송했는데, 정말이지 이 시들을 무척 좋아했다. 그 멋진 단어들이 어린 시절 내 마음속을 휘감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작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내가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습관이 있으며 토머스 그레이나 존 키츠의 그 자연스럽고 멋진 가락을 흉내 내려고 애쓰고 있다.

좀 교훈적인 기질이 있었는지 나는 워즈워스의 <불멸의 송가>나 밀턴의 <그의 실명에 대하여> 같은 시를 매우 좋아했다. 그러니 나의 작가적 기질은 가볍게 반짝이는 것보다 뭔가 좀 묵직하게 흐르는 경향이 있다."


"<테스>는 그 정열, 그 놀라운 인물, 그 장중한 비극으로 인해 커다란 감명을 주었다. 이 소설은 아직도 내게 대단한 작품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그러나 젊은 작가들에게는 <캐스터브리지 읍장>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이 소설의 시작 부분은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아주 모범적인 실례이다. 매우 멋진 시작이면서 동시에 미래를 예고하는 그런 내용이다.

독자적으로 발견한 책 중 소설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안내서는 이넉 아널드 베넷의 <터무니없는 이야기>이다. 일상적인 사건들을 잔잔하게 묘사하는 그 솜씨가 너무나 탁월하여 이 소설을 거듭 읽으면서 어떻게 그런 효과가 나는지 살펴보기도 했다. 이야기 방법에 대한 나의 자세는 이 직설적이고 실제적인 소설에 의해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대학 1~2학년을 지나면서 소설에 대해서는 많이 알게 되었지만, 창작이나 이야기 방법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나는 늘 독자의 입장이었지 잠재적인 작가의 입장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방학, 시간이 많이 있어서 윌리엄 새커리의 <허영의 시장>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소설에 푹 빠지는 경험을 했다. 소설 속 인물들을 직접 내 눈앞에서 보는 것 같았고, 그들의 비행을 추적했고, 또 그들이 움직이는 무대를 보았고, 끝 페이지에 이르렀을 때는 이제 이런 인물들을 영원히 떠나보내야 하는구나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 나는 바로 그 순간 글쓰기의 마력에 눈떴다. 소설가가 하나의 소우주를 만들어 일정 시간 동안 독자들을 사로잡고 또 독자들이 그 소우주를 떠날 때 섭섭한 생각을 갖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다음에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었는데 역시 같은 감동을 할 수 있었다. 그 책은 나를 러시아에 데려다 놨고 완전히 압도하여 혼란스럽게 했으며 심지어는 소설의 노예로 만들었다. 나는 이제 창조적인 작가가 어떻게 인물들을 모으고 조종하며, 어떤 트릭을 쓰고, 또 자신의 이야기를 위해 어떤 새로운 장치를 고안해내는지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여름에 처음으로 나도 이러한 요소들을 만들고 조종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마음속에 싹트기 시작했다."


제임스 A. 미치너는 다른 작가들이 은퇴하는 나이인 마흔이 되었을 때 수련을 마치고 창작을 시작할 채비가 되었다. 그는 세 권의 책인 <세계 지도 및 연표>, <로데일 동의어 찾기 사전>, <인스턴트 철자 사전>을 옆에 두고 작업에 임했다.


"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소설은 자바에 살았고 '물타툴리(많은 슬픔)'라는 필명을 사용한 네덜란드 작가의 별로 알려지지 않은 소설이다. 낙원인 줄만 알았던 섬이 부패하기 짝이 없는 곳임을 알고 놀란 작가는 <막스 하벨라르>라는 기이한 소설을 썼다. 이 소설은 많은 점에서 식민정책을 항의하는 소설의 부류에 들어간다. 재능이 있는 미국의 젊은이가 바나나 무역에 대해 조사해보았더라면 충분히 이와 유사한 작품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볼 때 이 소설이 중요한 이유는 물타툴리의 본명인 에두아르트 도위베스 데커르가 정열을 가지고 그 소설을 썼다는 점과 생각나는 것은 모두 그 안에다 털어놓았다는 점이다. 온갖 목록과 부연 설명, 그리고 논평까지, 너무 많은 것이 들어가 있어 뒤죽박죽이었지만 결국에는 네덜란드어로 쓰인 가장 훌륭한 소설이 되었다. 몇 년 전에는 멋진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것 중 제일 낫다는 말을 들었다. 이 소설은 진정한 걸작이고 나는 읽는 순간 그 사실을 알았다. 이 소설은 내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그것은 내게 소설은 결국 불타는 상상력이 만들어낸 물건이라는 점을 가르쳐주었다. 그럼 소설 속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가? 재능 있는 작가가 넣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다 넣어도 되는 것이다. 그럼 소설은 무엇을 추구하는가? 가슴에 불을 지르는 것이다. 내가 <막스 하벨라르>를 읽지 않았더라도 여전히 작가는 되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작가는 되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세계의 고전을 그토록 많이 읽고서도 결국 <막스 하벨라르>와 <시간이 없는 땅>을 주된 스승으로 삼았다는 것은 한 가지 사실을 증명한다. 즉 문학적 가르침을 받아들여 결실을 볼 무렵의 결정적 순간에 도달한 문학청년에게는 반드시 어떤 결정적인 책이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문학청년은 폭넓은 책을 읽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압도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이런 무명의 책을 읽고서도 문학적으로 눈을 떠 어떤 잠재적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라. 이 세상의 어떤 문학 평론가가 내게 이런 사소한 작품들을 읽어보라고 권했겠는가!"


"내가 작가로서 그 한 고리를 이루고 있는 이 연면한 창작의 흐름 속에서 읽기는 쓰기를 낳고, 쓰기는 다시 읽기를 낳는다. 나는 발자크,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톨스토이, 보리스 레오니도비치 파스테르나크Boris Leonidovich Pasternak, 디킨스, 하디, 멜빌, 치버 등의 작가를 읽지 않고 문학을 해보겠다고 덤비는 문학청년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보게 된다. 도대체 아무런 밑천도 없이 어떻게 준엄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높은 수준을 획득한다는 것인가?"
(/ p.128) 


제임스 A. 미치너가 쓴 최초의 단편 소설은 ''도대체 버질 T. 프라이는 누구인가?'였다. 이 소설을 계기로 제임스 A. 미치너는 작가의 길에 나서 그후 50년 이상 창작을 해왔으며, 작품 속의 인물이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수천 명의 독자들을 얻게 되었다. 제임스 미치너가 아흔이 되어가는 작가에게 주는 시에서 "내게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오. 하나는 열심이 일하면서 내 심장을 자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지런히 글을 써서 내 영혼을 밝히는 것이요."라는 글귀가 눈길을 끌었다. <작가는 왜 쓰는가>는 작가 제임스 A. 미치너가 말하는 글쓰기와 작가에 대한 생각, 그의 시선으로 본 다른 작가들의 작품, 그가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들의 세계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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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 그리스 군주의 거울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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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군주의 거울-키루스의 교육>은 김상근 교수가 2014년 가을에 총 8회에 걸려 방영된 EBS 인문학 특강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을 단행본 형식으로 풀어 쓰고, 또 삼성 세리CEO에서 연속 강연한 내용과 2014년 상반기에 모 대기업 사보에 연재했던 <군주의 거울> 시리즈 기고문을 수정하고 보완해 쓴 책이다. 저자는 세상살이가 점점 더 힘들고, 젊은이들 사이에 희망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 진정한 리더가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총체적인 리더십의 부재야말로 우리 시대의 질곡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틀이다. 리더의 자격이 없는 자들이 높은 자리에 올라 국민의 고혈을 빨아먹고 자신의 배를 불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군주의 거울-키루스의 교육>은 리더가 부재한 이 땅에서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좌절과 분노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절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그리스 소전을 재해석한 내용을 남고 있다. 제1부에는 그리스 고전이 기록된 그리스 아포리아 시대의 실감나는 현실이, 제2부에는 아포리아 시대를 살아가는 리더가 성찰해야 할 가치들이 제시되어 있다.이 책에서 다룰 고전들의 목록은 헤로도토스 <역사> 투키디에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플라톤 <국가>, 크세노폰 <키루스의 교육>이다. 이 고전들은 모두 고대 그리스 시대를 풍미했던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 또한 우리처럼 가짜 리더에게 속아 고통당했고, 참된 리더를 고대하면서 참혹한 시대를 견디었다. 우리가 지금 느끼고 있는 실망과 분노를 그들도 똑깥이 느꼈다. 저자는 그러나 고대 그리스인들이 실망과 분노를 넘어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찾아 위의 책을 썼던 것처럼 우리도 이제 참된 리더에 대한 성찰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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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의 힘 - 모두가 따르는 틀에 답이 있다
미타 노리후사 지음, 강석무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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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의 힘>은 <꼴찌, 동격대 가다>(드라마 <공부의 신> 원작 만화), <머니의 켄>, <취업 매니저> 등을 그린 만화가 미타 노리후사가 쓴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사회가 만든 개성에 대한 환상이 젊은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그렇게 때문에 '개성을 버리고 틀을 따라라' 라고 이야기한다.


"세상에는 성공에 필요한 '틀'이 있다.

개성과 재능보다는 준비된 '틀'에 맞추면 된다."


이 책은 1부 성공하고 싶다면 평범함의 룰인 '틀'을 따라라, 2부 기획도 아이디어도 '틀'에서 만들어진다!, 3부 지금까지의 자신에서 자유로워지자, 4부 전통적 수직사회에는 훌륭한 점이 있다!, 5부 개성과 자유보다 '틀'을 배워라, 6부 고유한 전통의 '틀'로써 승부하라는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대표작이 된 만화 <꼴찌, 동경대 가다>는 평균점수 30점 대의 고등학생이 1년 안에 동경대 합격을 노린다는, 꽤나 무모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공부도 못하고 꿈도 근성도 없는 그런 문제아 고교생이 동경대에 합격하려면 필요한 필수이 그들에게 철저하게 '틀'을 주입시키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오로지 수험의 경향에 맞춰 그 대책을 반복 또 반복함으로써 '틀'을 몸에 익히는 길뿐이라는 것이다. 저자 또한 자신의 만화에는 '틀'이 있으며, 새로운 이야기 전개나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방법에도 '틀'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지름길은 우왕좌왕하며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며, 스스로 과감하게 개척해나가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 미리 정비해둔 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는 것이다. 이보다 좋은 지름길은 없다."
( '제1부 01 성공의 지름길은 ‘틀’을 익히는 데 있다' 중에서/ p.27)


저자는 '난 개성적이야'를 어필하는 무리들이야말로 몰개성적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개성이라는 것은 의식하지 않아도 나중에 성공하면 따라오게 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진정한 개성이란, 타인과 같은 것을 해나가는 속에서 명확해지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과 같은 것을 해나가는 가운데 다른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개성이다."


저자는 젊은 보조작가들에게 항상 '평범한 수준의 만화 작품'을 그리라고 말한다. '평범한' 수준으로 그릴 수 있다면 잡지에 연재를 할 수도 있으며, 그것을 반복해가다 보면 개성이라는 것은 나중에 따라 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순간에 세상을 뒤집을 듯한 엄청난 걸작을 그리려고 하기 때문에 '평범한'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만화 <꼴찌, 동경대 가다>에서도 학생들은 '평범한' 방법으로 공부를 한다. 거기에는 속임수도 초능력도 없으며, 학생들은 타고난 재능조차 없다. 누구나도 '평범'하게 공부한다면 동경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점은 그 '평범함'을 착각하지 않는 것이다.

"일을 함에 있어 ‘평범한’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우리가 일을 하던 중 실수를 했을 때, 그것은 90퍼센트 이상이 ‘평범한 수준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결과이다. 결국 ‘평범한’ 수준을 지켜 일을 하면, 그 업무는 무난히 성공하는 점을 생각한다면, 어떤 일에 관련해 ‘평범’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사실 대단한 일이다."
( '제1부 02 개성적인 인생은 멋지지 않다' 중에서/ p.40)


저자는 일본 사회는 지금 극소우의 '승자'와 대다수의 '패자'로 양극화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아무리 그림을 잘 그린다 해도, 아무리 고상한 테마의 작품이라 해도, 게재되지 못하면 프로로서의 의미가 없으며 만화로 먹고살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잡지에 게재될 수 있는 수준의 작품을 그릴 수 있다면 잡지에 작품을 게재하고 원고료로 생활을 할 수 있다. 게재를 시작으로 일단 프로로서의 첫 관문은 뚫은 것이다. 저자는 어느 정도 선에서 버릴 수 있는 용기, 포기하는 용기를 배우는 것이 큰 수확을 가져오는 비결이라고 이야기한다.

"100점을 노리는 것, 잘못된 완벽주의에 빠지는 것은 거꾸로 자신의 가능성을 제안해버릴지도 모른다."
( '제1부 03 우선은 중간을 노려라' 중에서/ p.52)


저자는 '틀'을 습득하는 첫 걸음을 무시하고 '파격'을 시도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재능이 없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믿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그래서 틀을 따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여 아르바이트 생활을 전전하면서 자신의 재능이 꽃필 날만을 기다리며 허송세월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초가 확실하게 잡혀 있기 때문에 응용도 가능하다. 기초가 없는 응용이란 있을 수 없다. 바꿔 말하자면 기본이 되는 '틀'을 익혀야, 그 후에 그것을 발전시켜 '파격'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동경대'라는 의외의 요소를 조합시킨 결과, <꼴찌, 동경대 가다>라는 새로운 형태의 만화가 탄생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것은 천재적으로 번뜩인 아이디어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조각그림 맞추기처럼 비슷한 조합의 작업을 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보다 많은 소재를 찾아 그 조합의 변화를 바꿔가면, 아이디어라는 것은 무진장으로 나오게 되어 있다.


저자는 자신을 짓누르는 꿈이라면 냉큼 버리라고 말한다. 꿈에 발목 잡히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의 어른들은 구체적 그림 없이 막연히 '꿈을 가져라!'라고 설교를 한다. 일본인은 개성이 없다느니 그런 궤도에 올라타면 안 된다느니 젊은이들의 자의식을 부추기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다.

그런 말을 듣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을 해야겠구나' '평범한 회사에 들어가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조건 '엄청난 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부담을 가진다.

확실치도 않은 '꿈'이 강박관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 결과 어떻게 될까?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

'내 꿈이 뭔지 모르겠어'

'그래도 평범한 회사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아.'

그렇게 별 생각 없이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니트족이 되어 버린다. 아르바이트족이나 니트족도 어떤 의미에서는 '꿈'을 강요하는 어른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이 개성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자신도 모르는 곳에서 누군가가 당신을 원하고 있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에 답하고 있다. 저자는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이미 충분할 정도로 개성적이며 그 개성과 존재가치는 계속 유지되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유일한 나라든지 오리지널 같은 것을 동경하는 사람은 자신을 한 송이 호접란처럼 생각한다. 호접란은 주위의 꽃들과는 다른 압도적인 존재감으로,다른 것을 위압하는 듯한 꽃으로 알려진 난의 한 종류이다. 어리적은 사람들은 그런 것이 개성이며 스스로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몇만 송이를 피우는 유채꽃밭의 한 송이에도 개성은 있다. 같은 장소에서 피고, 같은 색을 띠고, 비슷한 크기로, 멀리서 보면 전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의 꽃이지만 거기에도 개성은 있다. 어떤 유채꽃이라도 그 꽃의 꿀을 모으는 벌이나 나비가 있으며, 그들을 경유하여 꽃가루받이를 하는 다른 꽃도 있다. 그리고 씨앗이 만들어지면 채종유의 원료로 인간들이 소중하게 여긴다. 즉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누군가가 원하고, 누군가로부터 감사를 받는 것이 그 사람의 존재가치이며 또한 개성이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까 ‘나는 평범한 샐러리맨입니다’라든지 ‘나는 그저 평범한 주부입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어떤 일이건 예를 들어 서류에 도장을 찍는 단순한 일이라도 거기에는 ‘당신’이 필요한 것이다. 그 일은 ‘당신’이 있기 때문에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 '제6부 18 진짜 개성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중에서/ p.242)


저자는 만화를 그리면서도 생각하는 것인데, 어떤 내용의 표현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의 제약이 있는 편이 실은 작업하기가 쉽다고 말한다. 포맷 즉 '틀'이 있으면 미리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이 명확해진다. 소리를 낼 수 없다든지, 움질일 수 없다든지, 색을 칠할 수 없다든지, 다양한 '가능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하면 그냥 '가능한 것'과 노력하면 되니까 쓸데없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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