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교양을 읽는다 - 현대편 - 복잡한 세상을 꿰뚫는 현대 경제학을 만나다 경제의 교양을 읽는다 시리즈
김진방 외 지음 / 더난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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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교양을 읽는다-현대편>은 20세기 현대 경제학의 기초가 형성되는 시기부터 1930년대를 기점으로 경제학에 불어닥친 변화, 이후 주류 경제학의 안과 밖을 통한 비판과 대안 제시 등으로 새롭게 등장한 이론까지 역사적 맥락 속에서 경제학의 흐름과 이론을 체계적으로 다룬다.


1부에서는 '현대 경제학의 기초를 마련하다'라는 제목​의 목차로 경제학자가 생각하는 경제학 라이어넬 로빈스 <경제학의 본질과 의의에 관한 소론>, 현대 거시경제학의 장을 열다 존 메이너드 케인즈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 이론>, 경제이론에 통계를 더하다 얀 틴베르헨 <경기순환이론의 통계적 검증>, 수학으로 쓴 경제이론 폴 새뮤얼슨 <경제 분석의 기초>, 경제학의 신기원 게임이론 폰 노이만,오스카어 모르겐슈테른 <게임이론과 경제행위>, 불가능성을 논증하는 후생경제학 케네스 애로 <사회적 선택과 개인적 평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1870년대 이후의 주류 경제학을 그 이전과 구분하여 신고전학파라고 부른다. 신고전학파가 고전학파를 대체한 뒤에는 경제학에 대한 정의도 바뀐다. 물질적 후생의 원인에 대한 연구에서 희소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대한 연구로 경제학을 새롭게 정의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경제학의 핵심 가정으로 개인의 일관된 선호가 부각되고, 개인 간 효용의 비교가 거부된다.


2부에서는 '주류 경제학을 안에서 비판하고 확장하다 I'이라는 제목의 목차로 당사자 간의 거래가 외부성을 해결한다 로널드 코즈 <사회적 비용의 문제>, 올리버 윌리엄슨 <시장과 위계>, 엘리너 오스트롬 <공유의 비극을 넘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현대 주류 경제학을 내부에서 비판하고 그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 세 명의 학자들의 저작을 다룬다. 이들 모두 시장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학자들이며, 모두 이와 관련하여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세 인물의 공헌으로 경제학의 외연이 학장되었다. 경제학의 분석대상이 법으로, 기업으로, 그리고 비공식적 제도로 넓혀지면서 제도 분석이 경제학에서 중요한 주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3부에서는 '주류 경제학을 밖에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다'라는 제목의 목차로 경제학계를 흔든 은자의 작은 책 피에로 스라파 <상품에 의한 상품생산>, 케인즈 '일반이론'의 일반화 조앤 로빈슨 <자본축적론>, 악령들과 치른 통렬한 전쟁 니콜라스 칼도어 <통화주의라는 재앙>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대 주류 경제학은 1870년대에 시작한 한계주의 혁명에 뿌리를 둔다. 한계주의 경제학은 제번스, 발라스, 멩거 등에 의해 시작되고 마셜, 파레토, 빅셀 등의 의해 체계화된다. 한계주의 경제학은 현대 주류 경제학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세 번의 강력한 도전을 받는다. 첫 번째 도전이 주류 경제학 내부의 비판이었다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도전은 '현대 주류 경제학을 밖에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3부에서는 두 번째와 세 번째 도전을 대표하는 역작 세 편을 소개한다.


4부에서는 '주류 경제학을 안에서 비판하도 확장하다 II'라는 제목의 목차로 르네상스맨이 강조한 제한된 합리성 허버트 사이먼 <경험에 기초한 미시경제학>, 행동경제학의 토대가 된 인지심리학 연구 대니얼 카너먼 <​불확실성 하에서의 판단: 휴리스틱과 편향>, 실험경제학의 창시자 전통적 합리성 개념에 수정을 가하다 버논 스미스 <경제학에서의 합리성: 구성적 형태와 생태적 형태>에 대해 이야기한다. 4부에서 다루는 학자들은 모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계 일반에서 그 뛰어난 학문적 업적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만들어낸 경제학은 최근까지도 주류 경제학의 핵심에서 많이 떨엊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고 국내에서는 그에 대한 논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실 영미권 경제학에서도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1980년대 혹은 1990년대의 일이다. 4부에서 다루어지는 세 명의 노벨경제학 수상자들의 연구는 모두 정보처리라는 주제와 관련되어 있다.


5부에서는 '협의의 경제학을 넘어서'라는 제목의 목차로 사회주의는 이성에 대한 자만에서 비롯되었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치명적 자만>, 자본주의는 창조적 파괴로 진화한다 조지프 슘페터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우리는 풍요한 사회에 살고 있는가 존 갤브레이스 <풍요한 사회>, 모두가 자유를 위한 행위를 추구하는 경제 아마티아 센 <윤리학과 경제학>, 게임으로 갈등을 분석하다 토머스 쉘링 <갈등의 전략>에 대해 이야기한다. 경제학은 초기부터 경제현상을 다른 사회현상과 어느 정도 불리시켜 설명하려고 하였다.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이 정치나 국가, 그리고 윤리적 행위와 격리되었다는 생각이 컸다. 특히 서양에서 정치는 한국의 현실과는 정반대로 윤리나 정의와 결부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경제나 사업은 처음부터 이와 격리된 것처럼 보였다. 여기에는 시장의 인간을 윤리나 정의 혹은 공정성과는 거리가 먼 이기적 경제인으로 좁혀보는 경향이 반영되어 있다. 또한 시장에 등장하는 경제현상이 여타 사회현상과 달리 가격 등을 통해 수량으로 나타나 자연현상처럼 보인다는 점도 작용했다. 실제로 주류 경제학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경향을 발현했다. 그렇지만 이런 경향은 20세기 들어 고전학파 정치경제학이 신고전학파 경제학으로 바뀌면서 본격화되었다. 그리고 신고전학파 경제학이 미국으로 건너가 20세기 중반을 거쳐 거의 지배적이 되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경제를 정치, 사회, 문화, 생태로붙어 분리시켜 이들과 독립적으로 설명하는 경향을 당연시하게 되었다. 한편 이런 경향에 반대하는 학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대부분 주류 경제학이나 신고전학파에 반대하고 시장에 대한 비판적인 사람들이었다. 또한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우호적이고 시장을 옹호하는 사람들 중에도 이런 비판자들이 없지 않았다. 1960년대부터 신고전학파 경제학을 다소 수정해서 정치나 사회, 문화 등으로 확장하는 흐름도 적지 않다. 그중에서 정치나 외교가 경제와 밀착되어 전통적인 경제학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다운스, 액설로드, 쉘링, 오스트롬 등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쉘링은 국제관계의 갈등을 설명하는 데 공헌했고, 이를 위해 내쉬에 이어 비협조 게임이론을 발전시켰다.


<경제의 교양을읽는다-현대편>은 현대 경제학을 대표하는 책 스무 권과 논문 한 편을 통해서 경제학의 흐름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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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하와이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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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하와이>는 하와이에서 보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삶과 사람들에 관한 여행 에세이이다.

 

훌라를 6년이나 배운 지금은 그 바람을 몸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말이 인상적이다. 요시모토 바나나가 훌라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읽고 있으면, 하와이에서 훌라춤을 배우고 싶어진다.

 

"훌라는 수화 같은 것이다. 머리 위에다 빙글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다른 팔을 쭉 뻗는 것이 '바람' 즉 카마카니의 손동작이다. 곡에 따라, 또 거기에 등장하는 바람의 모습에 따라 표현 방식이 미묘하게 다른데, 그날의 밤바람은 정말 부드럽고 천국 같았다. 이 바람이야말로 하와이구나, 하고 나는 온몸으로 느꼈다. 몸이 둥식 떠 있는 듯한, 딱 맞는 온도의 물에 언제까지나 포근히 잠겨 있는 느낌. 아무리 상상해 봐야 실제로 가 보지 않고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눈을 감고 있어도 언제나 바람이 나를 감싸고 있는 그 느낌. 그렇게 멋진 풍광을 안고 있는 지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훌라를 같이 배우던 친구가 요시모토 바나나가 쓴 소설속의 상황이 자신의 상황과 똑같다는 말을 한다. '세상의 그 무한한 넓이에는 늘 현기증이 인다'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귀에 공감한다. 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세상에는 매일 얼마나 많은 소설 같은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소설에 썼다. 어머니가 여장한 남자인 이야기, 부모가 셋 있는 이야기, 남자 동기생이 의미도 없이 치마를 입고 있는 이야기, 그런데 언제 어떤 이야기를 쓰든, 반드시 "내 체험과 똑같은 얘기예요."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농담이겠죠, 하고 동그랗게 떠 봐도 상대는 다들 진지하다. 그래서 들어 보면 소설 이상으로 소설적인 설정이다. 세상의 그 무한한 넓이네는 늘 현기증이 인다. 이 실로 넓은 세계. 인간만이 좁은 공간에 꿈을 담아 이 세계를 만든 것이 아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매일 수도 없이 벌어지는 예측할 수 없는 세계.

그리고 나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공간을 뛰어넘어, 소설 속 주인공과 내 친구를 오타루의 추운 하늘 하래서 꼭 껴안게 해 주고 싶었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힐튼 와이콜로아 호텔 안에는 드넓은 인공 만이 있고, 그 만은 돌고래풀과 이어져있다고 말한다. 그곳에서 돌고래와 헤엄치기 같은 이벤트를 하는데, 요시모토 바나나는 돌고래를 바라보며 인간의 모순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참 모순된다고 생각한다. 이 모순이야말로 인간을 말해 주는 것이니, 나는 그저 바라보든가 내가 생각한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귀여운 돌고래를 포획하는 것도, 사육하는 것도, 귀여워하는 것도 인간이다. 가령, 그 모든 것이 돌고래에게는 가혹한 행위라 하더라도.

그것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무대에서 멋진 훌라춤을 추는 선생님들과 소설가인 자신의 삶에 공감하며 이야기한다. '소설과 훌라의 현장에서 각기 역할은 다르지만,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말이 인상적이다.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거나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지만, 그건 따라오는 덤이다. 그녀들은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생활을 통제하고,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는 일도 절대 없고, 공연이 끝나면 자기 짐을 들고 지친 몸을 이끌고 밤길을 돌아간다. 아침에는 일찍부터 집합해서 분장을 하고, 종일 춥거나 더운 곳에서 대기하는가 하면 움츠리고 싶은 기분일 때도 자세를 꼿꼿하게 해야 하고, 합숙을 할 때면 바닥에서 자고, 밤새워 공부하고, 그러면서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고...... 동시에 내면까지 갈고닦으며 살아간다. 그러니 춤의 순발력이 그렇게 좋은 것이다."

 

"나도 소설 세계에서는 나름 전문가라서,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기에 잘 안다. 화려한 회식, 남의 돈으로 외국 여행, 수상식에서는 드레스를 입고 스피치, 많은 사람들에게 선생님 소리를 들으며 주목을 모으고...... 하지만 그런 일은 정말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시간은 아픈 허리를 주무르면서 내내 책상 앞에 앉아 있고, 정신을 놓고 있다 보면 소설에 그 표시가 나기 때문에 늘 마음은 대기 상태, 언제든 쓸 수 있는 태세가 있어야 한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꼬맹이 도시락을 싸고, 밤에는 부모님을 문병하러 가고, 집안일을 다 끝낸 후에야 겨우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런 나날의 반복으로 겨우 책이 나오니 톱 댄서의 생활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자신에게 딱 맞는 역할 속에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다는 것. 그 안에서 홀로, 늦은 걸음이나마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것. 나 자신으로 있을 뿐이라는 것, 그 이상의 행복이 있을까. 소설과 훌라의 현장에서 각기 역할을 다르지만,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누가 뭐라든, 이 세상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다. 이름이 알려져 있든 그렇지 않든,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을 관철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런 삶에는 자신과 누군가를 비교해서 부러워하거나, 누군가가 자신을 제대로 알아만 주었다면 이런 상황에 있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보다 훨씬 가치 있는 작은 따스함이 있다. 끊임없이 샘솟는 동력이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가 하와이에서 얻은 것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나와는 인연기 없으니까,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언젠가 신혼여행으로 가지 뭐, 평생 한 번 정도의 추억으로 만들고 싶으니까..... 그렇게 말하지 말고, 만약 가고 싶다면 비행기 티켓을 사서 다음 날 아침에는 그 섬에 있어보자.'고 말한다. 그 사람만의 하와이가 거기에서 시작될 것이니깐.

 

"하와이, 원래는 하와이라는 이름의 그 섬에 대해서 때로 생각한다. 그때, 처음 하와이에 가서 아이를 잉태했을 때부터. 아니, 좀 더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쿰 훌라 샌디의 할라우에 불쑥 쳐들어가 취재를 했을 때부터. 그리고 역시 친구인 지호가 어느 날 갑자기 하와이에서 생활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운명은 나를 하와이로 불렀구나, 하고.

마흔 살을 앞두고, 느닷없이 사랑에 빠졌다. 하와이와. 그때까지 내 안에 잠들어 있던 하나의 길, 하나의 역사가 그곳에서 새로이 열렸다. 그리고 그다음이 중요하다. 한 번씩 다른 형태로 그 땅을 밟을 때마다 인연이 깊어졌다. 좋은 곳만 본 것은 아니고, 많은 곳을 다양하게 봤다. 이상하고 더러운 곳도 봤고, 탐탁지 않은 사람들도 만났다. 사악한 장소도 낙엽만 쌓인 황량한 장소도 봤다. 그런데도 깊어졌다. 온갖 경치와 온갖 날씨의 그 섬들. 그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오랜 시간을 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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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박사 데니스 홍의 꿈 설계도
데니스 홍 지음, 유준재 그림 / 샘터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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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과학자 데니스 홍은 미국 캘리포니아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이자, 로봇 연구소 로멜라의 설립자이다. 세계 최초로 시각 장애인용 자동차를 개발하고, 미국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찰리’와, 교육 연구용으로 모든 소스를 공개한 ‘다윈-OP’를 만들었다. 책 <로봇 박사 데니스 홍의 꿈 설계도>에는 어린 시절, 호기심 가득한 장난꾸러기 데니스 홍이 로봇 박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생생히 담겨 있다.

데니스 홍이 로말레 브레인스토밍 세션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그는 로멜라 브레인스토밍 세션은 창의력을 키우는 자리라고 말한다. 창의력은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거나 학원을 다닌다고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주위의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션의 주제는 정답을 요구하는 시험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토론이다. 주제는 보통 로봇을 다루지만, 중요한 건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다. '어떻게'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왜'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데니스 홍은 로봇을 사용하는 사람과 로봇을 만드는 사람 모두에게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혹은 아무 생각 없이, 옳지 않은 목적의 로봇을 만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존경받은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이 핵폭탄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졌고, 물리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 역시 전쟁 무기로 쓰였다. 좋은 의도로 만든 과학자의 노력이 인류를 파괴하는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제대로 된 과학자라면 자신이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늘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과학자에게 꼭 필요한 신념이 아닐까.

시각 장애인용 자동차를 만들면서 따뜻한 세상을 경험했다고 말하는 데니스홍의 이야기는 사람을 돕는 따뜻한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어린 시절의 꿈을 선명하게 일깨워주었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로봇을 만드는 데니스 홍의 이야기를 많은 어린이들이 읽고 호기심과 꿈을 지니며 성장하길 바란다.

 

이 책의 끝부분에는 데이스 홍이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부탁하는 내용과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이 소개된다. 창의력을 위해서는 호기심으로 저지른 아이들의 사고와 실수를 인정하는 인내심을 기르기, 좋아하고 잘하고 가치 있는 일들을 꿈으로 찾도록 풍부한 경험을 시켜주기, 자녀를 격려해주고 칭찬하기, 자녀를 마음껏 뛰어놀게 하기, 부모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전하는 데니스 홍의 성공노트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기, 무슨 일이든 결과 못지 않게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실패를 했다면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기, 아이디어를 위한 영감을 언제 어디서나 얻을 수 있다는 것 알기, 좋은 아이디어는 꼭 노트에 적는 습관을 기르기, 꿈을 이루고 싶다면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기, 좋은 것은 나누고 받은 만큼 베풀기이다. 로봇 박사 데니스 홍의 창의력과 열정을 배운다. 뿐만 아니라 로봇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데니스 홍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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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양희의 시의 숲을 거닐다 - 시에서 배우는 삶과 사랑
천양희 지음 / 샘터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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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양희의 시의 숲을 거닐다>는 시 쓰는 일로 일생을 보낸 시인들의 시와 함께 천양희 시인의 해석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시인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시인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책에 실린 시와 시인의 이야기는 2004년 10월부터 2005년 8월까지 조선일보 <문학의 숲>에 실렸던 것들이다. 짧은 지면에 시인들의 열정과 사랑과 애환을 다 쓸 수는 없었지만, 그 글을 쓰는 동안 그들은 나를 참 많이 울게도 웃게도 했다. 나는 그때 무엇보다 시는 힘이 세다는 것을, 어떤 권력도 시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시는 음악처럼 일시에 지치고 피곤한 몸을 춤추게 할 수는 없지만, 어둑어둑한 마음을 환하게 하고 절실하게 하리라는 것을, 그래서 많은 이들을 울게도 웃게도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가져 본다."

 

천양희 시인은 시를 통해 진정한 성공을 이야기한 에머슨의 시를 소개한다. 에머슨은 '인생의 목적은 자신을 아는 데 있으며, 글 쓰는 목표는 글 속에 햇빛을 반짝이게 하는 데 있다.'고 말한 시인이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받고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것... 아름다움을 헤아릴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현재 살아 있으므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시를 말할 때 빼놓을수 없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천양희 시인은 미국의 여성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사랑이란 이 세상의 모든 것>이란 시를 소개한다. 에밀리 디킨슨은 평생을 고향 마을에서 독신으로, 은둔자처럼 살다 간 고독한 시인이었다. 특히 그의 시 중에서 실연의 시들은 모두 날짜가 쓰여 있고 빠른 필적으로 쓰여 있었다고 한다. 천양희 시인은 그에게 실연은 날짜까지도 잊어버릴 수 없는 상처였고 죽음 같은 것이었으며, 글자를 빠르게 쓸 정도로 비명을 지르고 싶은 고통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디킨슨은 30세 때, 처음으로 기혼자인 목사를 사랑했지만 실연으로 끝난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사랑이란 이 세상의 모든 것이라 말하고 있다. 천양희 시인은 '사랑과 예술은 모두 그것을 위해 전부를 요구하기 때문에, 사랑은 때때로 예술을 파괴한다. 그러나 디킨슨은 한 해에 366편의 시를 썼다. 하루에 한 편을 쓴 셈이다. 그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예술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시를 쓰게 하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었다.'고 말한다.

"사랑이란 이 세상의 모든 것

우리 사랑이라 알고 있는 모든 것

그것이면 충분해. 하지만 그 사랑을 우린

자기 그릇만큼밖에는 담지 못하리."

 

이 책에서 천양희 시인은 다양한 시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시인의 마음가짐과 현대 사회에 왜 시가 필요한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인이 되는 길은 결국 자기를 구원하는 길'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시를 읽는 다는 것은 시인의 언어의 미로 위에 숨겨놓은 보석을 찾아가는 과정이다'라는 말을 잊지 않을 것이다. 시인이란 언어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골라내는 사람들이 아닐까...

"시인이란 빛을 베풀고 자기 자신은 고독해야 하는 존재인데, 시란 욕망이 아니라 그저 존재해야 하는 것인데, 살기 힘든 탓인지 그렇지 않은 시인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시에 순정을 바치고 운명을 거는 시인들은 점점 줄어들고, 시를 마치 휴대하는 휴대폰이나 치장하는 액세서리쯤으로 생각하는 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개탄하는 평자들도 있다.(...)

시인이 되는 길은 결국 자기를 구원하는 길이다. 구원에는 언제나 고통이 따른다. 누구도 그 고통을 대신해 줄 수 없고, 대신해 줄 수 없으므로 시인에게 고통은 축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인은 시라는 위독한 병을 철처히 앓는 자이며, 고통은 희망과 암수 한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영혼이란 기쁨에 너무 굶주리면 본래의 마음을 잃어버린다고 한다. 그럴 때는 눈을 돌려 시를 잃어보라. 곧 굶주림이 채워질 것이다. 왜냐하면 좋은 시를 만나는 방법이 바로 기쁨이기 때문이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시인이 언어의 미로 위에 숨겨놓은 보석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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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0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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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10월호에는 에세이스트 김경님의 '우리에겐 교황님이 있다'라는 제목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에 대한 글이 실려있어 인상적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부당한 압력을 허용하지 않고 깨어 있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 방한 기간 교황이 했던 그 모든 좋은 말씀 중에서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말이 가장 와 닿았다.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죄와 유혹, 그러한 압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건 아마도 이런 말일 거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폭력과 불의에 무관심한 '죄', 그리고 삶을 아름답게 하기보다는 황폐하게 만들 뿐인 무익한 '유혹'에 맞서서, 우리 자신과 내 이웃을 지킬 때에 더 아름답고 풍성한 삶이 가능해진다는..."

 

샘터 10월호 '이달에 만난 사람'에는 결혼한 지 7년 만에 아내가 임신을 하면서 첫 아이인 딸을 위해서 들려주고 싶은 그림책을 이야기를 쓴 강풀 작가의 사연이 등장한다. 강풀 작가는 첫 그림책 <안녕, 친구야>에 이어서 두 번째 책 <얼음 땡!>을 출간했다. 궁극적으로 그가 아이에게 들러주고 싶은 이야기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는 글귀에 공감했다.

 

"눈 오는 밤, 아이는 길 잃은 새끼 고양이의 엄마 아빠를 찾아주려고 온 동네를 헤매지만 결국 포기하고 돌아온다. 그러나 아이는 그 과정에서 여러 동물을 만나면서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비록 새끼고양이의 가족을 찾는 데는 실패했어도, 남을 돕고 또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아이의 마음은 한 뼘 더 자랐을 것이다. 강풀은 딸이 단기간에 많은 것을 이루길 원하지 않는다. 더디 가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의 손을 잡아줄 줄 아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

 

"강풀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놀 때 한 사람 몫을 하기엔 약간 부족한 아이가 주로 맡았던 '깍두기'란 역할에 주목했고, 숨은 주인공 역할을 맡긴다. 얼음 땡 놀이를 하다가 정말로 얼어붙은 소년을 구하러 오는 것도 깍두기다. 소심했던 깍두기가 있는 힘껏 남을 돕는 모습을 통해, 강풀은 '세상에서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넌지시 알려준다."

 

샘터 10월호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글은 명사 초대석으로 '재일학자 강상중, 죽음이 전한 말은 살아가라 : 삶과 죽음에 관함 물음과 마주하다'라는 제목의 재일학자 김상중과의 인터뷰 내용이였다. 그가 한국에 왔을때 직접 강연회를 들으러 간 적이 있어서 친근하면서도 핵심을 잃지 않는 인터뷰의 내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애도의 공감, 마음의 공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타인의 아픔을 함께 공감하는 연대야말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의식이 아닐까.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 사회는 그들의 아픔이나 불행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노력해왔을까요?

대지진을 경험한 후 일본에서 사람들 사이에 떠오른 말이 '연대'였습니다. 예전엔 타인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제로섬게임의 사고가 지배적이었다면, 거대한 불행을 앞에 두고 타인의 불행과 아픔을 나의 불행과 아픔으로 깨닫는 일종의 새로운 감각에 눈을 뜨게 된 것이지요. 이와 같은 애도의 공감, 마음의 공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도 함께 그 죽음을 저마다의 가슴에 새기고 기억하겠다는, 그러한 연대감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절망한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고 힘이 되지 않을까요."


이밖에도 샘터 10월호에는 10월의 물건으로 가스레인지 후드, 새우에 관한 상식 등의 생활의 지혜를 소개하여 도움이 되었다. 샘터 10월호와 함께 따뜻한 감성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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