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7.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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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12월호에는 특집 '나에게 고맙다'로 '작가의 꿈을 이룬 나'라는 글이 소개되어 인상적이다. 22개월 쌍둥이 형제의 엄마인 글쓴이는 억눌린 내면의 이야기를 쏟아내기 위해 아이들이 곤히 자는 새벽에 혼자 일어나 인터넷 공간에 매일매일 한 편 이상의 글을 올렸다. 그리고 한 출판사에서 그녀에게 책을 내고 싶다는 연락이 왔고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절망 속에서도 그 간절한 꿈을 놓지 않았던 나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는 글쓴이의 글이 공감간다.

샘터 12월호에서 '미혼모 엄마의 희망 일기'라는 제목의 글이 눈길을 끌었다. 스무 살의 미혼모가 미혼모공동생활가정 '로뎀의 집'에서 머무는 시간에 희망을 꿈꾸는 이야기였다.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사람이 베풀 수 있는 친절을 세 가지래요. 첫째는 재물을 베푸는 것, 둘째는 좋은 말을 들려주는 것, 마지막은 두려움을 없애주는 일이라고 해요. 로뎀의 집은 험한 세상에서 아이를 혼자 키워야 한다는 두려움을 물리치도록 도와준 고마운 존재예요."

샘터 12월에서 브랜드라이터 '김하나'가 쓴 '글자에 아로새겨진 시'자는 제목의 칼럼이 흥미롭다.

"세련딘 디자인과 꼼꼼한 만듦새로, 낮은 품질의 대명사 격이었던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고 있는 통신 전자제품 기업 샤오미. 샤오미는 중국어로 좁쌀이라는 뜻이다. 창업자인 레이 쥔과 동료들이 좁쌀로 죽을 끓여 먹으며 사업을 시작한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샤오미의 CEO 레이 쥔은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한다.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 시대의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면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샤오미에서 생산하는 스마트 전기자전거의 이름은 '운마'다. 구름 운, 말 마 자를 쓴다. 구름처럼 부드럽고 나는 듯 달리는 전기자전거의 이름으로 참 근사하다. 자전거가 하늘을 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가끔 단순한 한자 이름이 대단히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한자어는 관공서의 문자나 법조항 등에 많이 사용되기에 딱딱하고 고루하게 느껴지게 마련이지만 뜻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특유의 고풍스런 뉘앙스를 풍겨 잘 쓰면 멋스럽다."

샘터 12월호에서 '세상과 화해하는 자화상'이라는 제목의 '현시원'의 글이 인상적이다. 프리다 칼로의 삶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프리다 칼로(1907~1954)는 평생 멕시코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았던 화가다. 또한 그는 자기 자신, 자신의 내면과 자신의 삶을 빈번하게 그림으로 완성하며 인생을 한 단계씩 밟아나갔다.
그림 바깥으로 튀어나올 듯한 생생한 에너지, 그 에너지를 가장 잘 반영하는 까만 눈동자와 짙은 눈썹은 프리다 칼로의 트레이드마크다. 대체 어떤 감정과 욕구가 작가로 하여금 끝없이 자화상을 그리게 했을까?
프리다 칼로는 자신이 처한 현실과 바깥 세계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으로서 그림을 그려나갔다. 18세에 전차 사고로 척추 수술을 하게 된 작가는 수개월에 걸쳐 척추 교정 장치를 착용하고 생활해야만 했으며 수술 후유증으로 평생 육체적인 고통에 시달렸다.
<희망의 나무여 우뚝 솟아라>에는 그러한 작가의 신체적 경험과 내면의 의지가 동시에 담겨 있다. 수술대 위에 누워 있는 칼로는 등을 돌린 채로 고통스러운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반면 벼랑 끝에 서 있는 또 다른 작가는 붉은 색의 화려한 의상을 입은 채로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이 옷은 멕시코의 전통 의상 '테우아나'다."


이밖에도 샘터 12월호를 읽으며 도서 <그 개와 같은 말>, 영화 <내 친구 정일우>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지적 유희를 풍성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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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가르다 - 제6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51
김혜온 지음, 신슬기 그림 / 샘터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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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가르다>는 제6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을 수상한 김혜온 작가의 동화책으로 인상적이다. <바람을 가르다>는 엄마의 과보호를 받는 뇌병변 장애를 지닌 어린이가 덜렁대는 짝꿍을 만나면서 새로운 모험을 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에는 김혜온 작가의 신문문예 당선작인 <천둥 번개는 그쳐요?>와 나머지 단편 <해가 서쪽에서 뜬 날>도 함께 실려있다. '바람을 가르다', '천둥 번개는 그쳐요?', '해가 서쪽에서 뜬 날 모두 장애에 관한 이야기를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내어 눈길을 끌었다. 

'바람을 가르다'에서 뇌병변 장애를 지닌 어린이 '용재'가 짝꿍 '찬우'를 통해서 부모님의 과잉보호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보며 바람을 가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다치더라고 친구들과 같이 하고 싶고, 조심만 하다가 어른이 못 될 것 같다고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용재는 두렵지만 용기 있는 행동을 하며 성장해 나갈 것이다.

'천둥 번개는 그쳐요?'에서 장애를 지닌 오빠가 있는 동생 '해미'의 속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천둥 번개는 그쳐요?'는 장애를 지닌 오빠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인 동생 '해미'의 생각을 통해서 가정에서 장애를 지닌 아이 뿐만 아니라 다른 형제들의 마음에 대해서도 따스한 시선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내가 어떤 예쁜 짓을 해도 엄마, 아빠는 살짝 웃다 말았어.근데 오빠가 무슨 말만 하면 엄마, 아빠는 손뼉을 치며 뛸 듯이 기뻐했지. 오빠가 미워. 오빠가 자폐증인 것이 싫어. 다른 집 아이들처럼 오빠가 싫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갑자기 울음이 툭 터졌습니다. 언제 이렇게 울어 봤을까요? 나는 언젠가부터 울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오빠가 늘 나보다 더 크게 소리 지르며 울었으니까요."

" "네가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몰랐어. 미안하구나, 정말."

나는 다시 엄마 품에 안겨 남아 있는 울음 찌꺼기를 토해 냈습니다. 아까 다 울어 버린 줄 알았는데 아직 울음이 남아 있었나 봅니다. 그동안 내 몸 속 어딘가에 고여 있던 울음이 오늘 하루 동안 다 빠져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 아빠는 오빠가 소중한 만큼 너도 똑같이 소중해."
"천중 번개는...."
"그쳐요." "

'해가 서쪽에서 뜬 날'은 장애 학생이 있는 담임 선생님의 관점에서 쓴 이야기로 인상적이다. 장애 학생 '유빈'의 울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담임 선생님에게 아이들은 '유빈'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유빈'이를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담임 선생님은 '유빈'이를 도와주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유빈이에게 가졌던 편견에 대해 반성한다. 담임 선생님은 유빈이가 우유를 나누어주는 학급 봉사 활동을 하고, 학급문고 정리를 잘 하는 등 유빈이로 인해 교실이 깔끔하게 된 것을 감탄한다. 가위를 들고 호랑이 눈썹처럼 삐죽 나온 긴 눈썹 가닥을 정리하는 담임 선생님은 거울을 보며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지'라고 이야기한다.

"작년 담임 선생님이 그랬는데 유빈이는 그런 소리가 천둥 번개처럼 무섭게 들린대요."
"맞아요, 우리가 유빈이 힘들까 봐 소리도 안 지르고 싸움도 안 하려고 얼마나 노력하는데요. 솔직히 다른 반보다는 안 떠들잖아요."

<바람을 가르다>의 작가 '김혜온'은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이야기 말고, 무조건 도와줘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이야기 말고, 어떤 장점으로 인해 비로소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이야기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서로가 서로에게 스미고 물들어 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작가 '김혜온'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치료해서 고쳐 나가는 존재로만 보지 않고, 지금 모습 그대로 존중 받고 사랑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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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하게 산다 - 몸과 마음까지 깔끔하게 정리하는 일상의 습관
오키 사치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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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하게 산다>는 '청소 카리스마'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가사와 살림이 즐거워지는 팁이 가득한 에세이와 평론을 꾸준히 내면서 '오키 매직'이라는 별명을 얻은 '오키 사치코'가 몸과 마음까지 깔끔하게 정리하는 일상의 습관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오키 사치코'는 <독일파 청소의 현인><50이 넘으면 물건을 뺄셈 마음은 덧셈>의 저자이기도 하다. <홀가분하게 산다>의 저자인 '오키 사치코'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자신의 작은 습관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실패한 경험에서 배운 것이 대부분이며, 건강하고 평화로운 현재 생활의 토대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작은 습관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삶이 얼마나 쾌적한지 알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1장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요, 2장 지금을 성심껏 사는 습관, 3장 물건을 줄이는 습관, 4장 생활의 달인이 되는 습관'이라는 4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괜찮다, 나쁘다' '좋다, 싫다'와 같은 감정은 그 순간 자기 자신의 판단에 의한다고 말한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나 자신이나 상대는 물론 환경도 크게 바뀌게 마련이다. 나의 감정, 기분, 지식, 경험 등은 인생의 고락과 함께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나이 들수록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나누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고 지금까지 보이지 않앗던 것이 눈에 띄어 앞으로의 인생이 더 밝고 즐거워진다."

이 책의 저자는 '마음이 무겁고 피곤하다'고 느끼면 조용히 지내기로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저 멍하지 마음을 텅 비우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휴대폰 전원도 끄고, 좋아하는 음악도 멀리하고, 고요의 세계에서 몸을 담근다. 저자는 어쩌면 고요 속의 편안한 시간이야말로 고민이나 고통을 완화해주는 데에 효과가 탁월한 최고의 양약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마음도 언어도 행동도 없는 세계.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멀어져 나만의 침묵의 세계에 젖어본다.

시간이 조용히 흐름에 따라, 괴로운 일, 고민, 근심, 걱정 따위가 서서히 내게서 멀어진다."

저자는 옛날과 다른 점은 바로 면전에서 화내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화를 낸 이유의 대부분은 '별 것 아닌 것'이다. 분노는 와인처럼 삭이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바로 그 자리에서 터뜨리는 분노에는 가시가 있거나 감정적인 폭언이 포함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시간을 두면 냉정해진 만큼 표현이 완화되고 말씨도 신중해지고 목소리도 부드러워진다. 내용은 같아도 상대에게 전달되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밤에 심각한 내용의 메일을 적었을 경우에는 바로 보내지 말고 하룻밤 지나 다음 날 아침에 다시 한 번 읽어보도록 한다. 밤에 피곤한 머리로 적은 문장이라 오탈자가 많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런 글을 적었다니' 하고 마음이 바뀔 수 있기때문이다."

저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천천히, 느긋하게 행동하라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독일어 '랑잠'의 뜻이 인상적이다. 해야 할 일을 너무 많이 만들다보면 중요한 것을 높치기 쉽고 심신이 피로한 데다 초조해지니 무슨 일이든 잘 풀리지 않는다. 저자는 나이가 들어서도 과로하려 하는 자신에게 랑잠, 랑잠, 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일에 몰두할 때도 마음에 여유를 가지는 게 좋다고 이야기한다.

"일본에서 독일어를 배운 적이 없어서 발음을 독일에서 익혔는데 이것만큼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맨 처음 독일인에게 배운 말은 '랑잠(langsam)'.
'천천히'라는 뜻으로, 독일인이 좋아하는 단어다.
어떤 일을 하든 서두르지 말고, 허둥대지 말고, 천천히, 여유를 가지라는 뜻.
그렇게만 되면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깊이 이해하게 되니 성공 확률도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천천히 생각하고 행동하면 상대를 둘러싼 상황도 잘 보인다."

저자는 1일 1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몇 년 전부터 하루에 한 번 타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자고 마음먹었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저자는 부부처럼 가까운 사이라도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가 기뻐할 만한 일'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평소의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을이면 우리 집 벚꽃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을 치우는 것이 하루 일과 중 하나다.
이럴 때 우리 집에 떨어진 낙엽을 치우면서 몇 채 떨어진 이웃의 활엽수 낙엽까지 내친 김에 쓸어버린다.
지하철 역 구내나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빈 페트병도 줍는다.
단 하나라도 좋다.

소식 없는 친구나 지인에게 오랜만에 간단한 메시지를 보낸다.
'가끔은 네 생각도 해'라는 마음이 전달되면 된다.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하루에 한 번 뭔가 좋은 일을 하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내 마음이 부드럽고 가벼워지는 걸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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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우리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 - 알아 두면 쓸모 있는 헌법 이야기 아우름 24
조유진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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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우리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은 알아 두면 쓸모 있는 헌법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조유진은 오늘날 모든 민주주의국가에서 사용되는 헌법의 공통된 생각과 가치를 실제 사례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목적으로 집필하였다. 이 책은 골치 아픈 법조문 해석이나 이론은 최소화하고,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읽고 이해하기 쉽다. 

이 책의 1장 '헌법적 사고방식, 2장 '헌법으로 세상에 맞서다', 3장 '헌법과 함께하는 미래'라는 3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1장 '헌법적 사고방식'은 헌법을 공부하기 위한 두뇌 체조제 해당한다. 헌법을 이해하려면 헌법이 왜 존재하는지, 국가가 무엇인지, 국가와 개인의 관계가는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2장 '헌법으로 세상에 맞서다'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안 가운데 개인의 권리와 직결된 소재를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비정규직 문제, 주택 문제, 육아휴직 등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문제임에도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당연시되기도 한다. 헌법의 틀에서 보면 당연한 문제는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3장 '헌법과 함께하는 미래'는 급격한 사회 변화로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생명, 혐오 표현, 양성평등, 로봇과 인공지능, 환경문제,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슈를 헌법이라는 내시경을 통해서 살펴본다. 미래 사회에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사회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미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사례도 많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예상되는 문제들을 헌법의 시각에서 미리 살펴본다면 보다 나은 미래를 열어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감은 단지 생물학적 욕구를 충족시킬 때 발생하는 감각적 쾌락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참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한 차원 높은 단계의 조건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자유'이다. 자유란 누구에게도 지배당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으며, 자신의 삶을 자기 뜻에 따라 영위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자유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자연적 권리입니다. 자연적 권리를 얼마나 값지고 풍부하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헌법은 '자유의 바이블'입니다. 개인의 자유는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마치 생명이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생명이 육체의 자유라면, 자유는 정신의 생명입니다."

저자는 국가의 최고 규범인 헌법의 사명은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는 데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헌법은 기존 질서에 대한 사회적 약자의 불만이 시민혁명으로 촉발하면서 탄생했다.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가 존중될 때 비로소 모든 사람의 권리가 보장된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이 올바르게 해석되고 적용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있습니다. 바로 약자와 소수자의 자유와 권리가 어느 정도로 보장되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약자와 소수자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는 헌법은 장식에 불과합니다. 이들의 권리가 다른 이들과 차별 없이 보장될 때 비로소 헌법이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헌법은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크게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명시한 기본권 부분과, 국가조직과 운영의 원칙을 밝힌 통치구조 부분으로 나뉩니다. 약자와 소수자 보호는 기본권과 통치구조 부분 전체에 걸쳐서 일관되게 강조되고 있습니다. '무죄추정의 원칙', '적법절차의 원리', '국선변호인 제도'와 같은 권리를 직접적으로 공권력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예외 없이 적용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약자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기능합니다. 또한 개헌을 하고자 할 때 반드시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는 것은 국회에서 소수의 의견을 무시한 개헌을 추진할 수 없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국가가 사회적 약자를 직접적으로 배려할 것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성과 연소자의 노동에 대한 특별한 보호,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보장, 신체장애자 및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 의무 등이 그것입니다."

저자는 동아시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고 모든 나라가 공존하려면 무엇보다도 이 지역 사람들이 신민에서 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이 같은 대전환은 과거에는 전쟁이나 혁명과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을뿐더러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저자는 신민은 국가의 지배를 받지만 시민은 국가를 자기의 필요에 따라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아고 이야기한다. 동아시아에 이러한 시민들의 수가 많아져야 한다. 신민은 전쟁을 초래하지만 시민은 평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헌법은 평화이다.

"헌법은 개인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기본으로 하면서 동시에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상호 소통과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때 비로소 효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개인을 중시하되 원자처럼 파편화된 개인이 아닌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개인, 사회적 존재로서 살아가되 맹목적이고 무비판적으로 사회 속에 녹아 버리지 않고 개인의 정체성과 독자적 판단 능력을 갖춘 개인, 이것이 바로 헌법적 인간상이고 민주시민의 모습입니다. 시민은 우상화를 거부하고 날조된 신화나 역사에 매몰되지 않으며 사회를 더 자유롭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하여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늘 생각합니다. 시민은 자신의 존엄성을 자각하는 만큼 타인의 존엄성도 존중하며, 모든 사람이 평등함을 자각합니다. 이러한 시민의식의 뿌리는 주권자 의식에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의 주인이고, 주인답게 살아가겠다는 결의가 있는 사람이 곧 시민입니다. 억압과 독재를 거부하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독재국가와 달리 민주주의국가에서 모든 국가권력은 오직 헌법에 근거하여 행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통령중심제와 의원내각제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국 주권자인 국민이 선택할 몫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대통령이나 의회를 끊임없이 살피는 일이다. 저자는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기약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민주주의국가의 헌법은 권력의 이기적인 속성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직시하며 어떠한 권력도 선하지 않다는 전제를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국가의 권력자를 예찬하고 우상화하는 것은 민주주의국가에서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러한 행위는 국가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할 뿐이라는 민주주의국가의 구성 원리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권력자가 맡은 소임을 잘하고 도덕적으로 훌륭하다 할지라도 그것은 그를 뽑은 국민에 대한 당연한 의무일 뿐이지 별나게 칭송받을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첫째, 헌법에 쓰인 대로 실행하겠다는 국민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헌법은 쓸모가 있다고 말한다. 둘째, 헌법은 중요한 사회적 현안에 대한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이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쓸모가 있다. 셋째, 헌법은 대통령의 탄핵과 같은 권력통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넷째, 헌법은 시민적 소통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한법은 한 국가가 지향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한 합의이다. 따라서 어떠한 사회적 현안에 대해 토론할 때 헌법을 출발점으로 삼으면 불필요한 오해나 논란을 피하고 해결방안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헌법에 나오는 표현과 개념을 사용하면 헌법에 대한 해석과 현실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서로의 의견 차이를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정치가 하는 일이다. 헌법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힘도 없지만, 헌법에 대한 국민적 의지가 높고, 헌법을 문제해결의 기준으로 삼으려고 노력한다면, 그리고 헌법을 권력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헌법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저자는 나아가 헌법이 사회적 소통의 도구로 자리매김한다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 발전에 필욯나 에너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신종 카스트제도가 널리 퍼졌는데,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문제라고 말한다. 저자는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고 노동자들이 어떤 형태의 고용을 선택하든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도록 법과 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헌법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며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눈앞에서 이루어지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대우는 명백히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자는 호주제 폐지가 우리나라의 가족관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인 이태영은 뿌리 깊은 남녀차별에 맞서 1952년부터 호주제 폐지와 가족법 개정을 주장했다. 이태영 변호사가 주도한 호주제 폐지 운동은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2008년 호적부 폐지 및 가족관계 등록부 실시로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호주에서는 호주 지위를 승계할 때 철저한 남성우월주의에 의해서 서열을 부여하였다. 이러한 호주제도는 원래 일본 무사가문의 법도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제도도 아니며,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서 한국에 도입된 것이다. 헌법재판과 청원 등을 통해서 끊임없이 호주제의 위헌성을 호소한 결과, 마침내 2005년에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다.

"첫째, 가족의 범위가 기존의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는 물론이고 생계를 같이하는 며느리와 사위, 장인, 장모, 시아버지, 시어머니, 처남, 처제까지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부모가 혼인신고 시 자녀가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협의한 경우에는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 있게되었습니다. 또한 친양자제도의 도입으로 새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길도 열렸습니다.
셋째, 가족관계등록부는 호주 대신 본인을 기준으로 하여 출생, 입양, 혼인, 이혼, 사망 등 출생부터 사망할 때까지의 신분관계의 변동사항이 모두 기록됩니다. 여성이 결혼하면 과거처럼 남편 호적에 입적하는 대신 자신의 가족관계등록부에 배우자의 인적사항을 기재할 뿐이며, 자녀 역시 아버지의 호적에 들어가는 대신에 자신의 가족관계등록부에 부모의 인적사항을 기재합니다.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신분변동 사항은 본인에 관한 것만 기재되고, 부모 등 가족의 신분변동 사항은 기재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모의 이혼이나 재혼 등의 사실이 기재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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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과의 공존 - 내 안의 우주
김혜성 지음 / 파라사이언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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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과의 공존>은 21세기 들어 새롭게 파악되고 있는 인간 몸 미생물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혜성은 사과나무 치과병원을 20년간 운영하며 진료와 더불어 미생물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미생물과의 공존>은 '서장, 우리 몸 속 미생물, 어떻게 접근할까? 1장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 2장 미생물이 사는 모습, 3장 우리 몸과 미생물의 전쟁과 평화, 4장 미생물과의 공존을 위하여'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미생물 입장에서 우리 몸을 보는 새로운 시선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생물 입장에서 보면, 피부는 물론 호흡을 하는 코나 폐의 기도, 음식을 먹는 입이나 장 모두 외부이다. 모두 미생물이 별다른 방해 없이 곧바로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 몸을 터전 삼아 살고 있는 무수히 많은 미생물을 관찰하고 정체를 밝혀온 역사와 방법에 대해서 소개한다. 또한 저자는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 전체에 대한 스케치와 대표적인 새륜을 모았으며, 우리 몸 세포와 진균, 세균, 바이러스 등의 크기를 비교하여 알려준다.

미생물은 말 그대로 '아주 작은 생물체'라는 뜻으로, 인간의 눈으로 관찰되지 않은 모든 생물들을 지칭한다. 구체적으로는 원생생물, 공팜이(진균), 세균, 고세균, 심지어 바이러스까지 포괄한다. 이 책에서는 미생물 중에서 주로 '세균'을 다룬다. 세균은 전체 생명의 영역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우리 몸의 건강와 관련해서도 가장 많이 밝혀진 영역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 가운데 세균만 해도 39개 조로 추청된다.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은 우리 몸 세포보다 더 많다. 

미생물이 처음으로 인간의 시야에 포착된 것은 1670년대였다. 네덜란드 상인으로 무역을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레이우엔훅은 당시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과학에 관심이 많았고, 취미 삼아 현미경도 제작했다고 한다. 레이우엔훅은 나뭇잎의 세포와 자신의 대변, 치아의 플라크, 효모, 심지어 자신의 정자까지 관찰해 그림을 그렸다. 빗방울 속에서 발견된 '극미동물'을 그린 그림과 함께 영국 왕립학회에 보냈고, 레이우엔훅이 보낸 '극미동물' 그림이 와인이나 빵의 발효, 치즈와 요구르트를 만드는 주역이라는 것, 또는 질병의 원인이라는 것은 레이우엔훅의 첫 관찰 이후 200년이나 더 지난 후에야 밝혀졌다. 

저자는 우이 몸에 사는 미생물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이 태아일 때부터 세균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인간은 태아일 때부터 세균의 영향을 받는다. 건강한 산모의 자궁에는 세균이 살지 않는다는 오래된 도그마는 많은 연구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 자궁에는 다양한 세균들이 살고 그 세균들은 태아의 면역이 발달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탄생 과정도 장 미생물에 영향을 미친다. 엄마의 산도를 따라 나오는 태아는 자연스럽게 엄마의 질에 있는 여러 미생물과 접촉한다. 여성의 질에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산성 환경을 만드는 여러 유산균들이 사는데, 이 유산균들이 태아 몸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게 된다. 그래서 정상분만한 아이들은 제왕절개로 태어나 바로 멸균된 포에 싸여 생을 시작한 아이들에 비해 천시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덜 앓는다."

"장 미생물은 우리 몸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많이 밝혀진 부분은 면역조절 기능이다.(...) 장 미생물은 면역기능을 자극하고 발달을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장 미생물이 비만의 원인이기도 하다는 것은, 미생물이 당뇨나 고혈압 같이 비만과 관련된 여러 질병들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 미생물은 심지어 뇌 기능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우리 기분과 마음을 좌우하고, 치매의 위험성을 높이기도 한다."

미생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시스템을 가졌다. 인간들처럼 서로 모여살고, 신호를 주고받으며, 협력하고 갈등한다. 그리고 멀리 여행하며 우리 몸 곳곳으로 퍼져 나가 우리 몸의 생존과 번식,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을 통해 미생물이 사는 모습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항생제에 온전히 의지할 수 없다면 우리는 우리 몸의 면역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우리 몸에 사는 수많은 미생물은 몰살시켜야 할 적이 아니다. 우리는 세균을 비롯한 미생물들과 공존하면서, 이들이 우리를 해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적응하고 방어하는 힘이 자라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몸의 면역이 제 힘을 잘 발휘하고 더 강해질 수 있도록, 과로하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흡연을 피하며 과도한 식욕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바이오필름 속의 세균이 전신에 돌아다니는 기회를 줄임으로써 우리의건강을 지키는 것, 그를 위해 손을 잘 씻고 이를 잘 닦고 잘 먹고 잘 싸는 일상이 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20세기 의료의 3대 진보로 항생제 개발, 백신의 보편화, 환경위생 상태의 개선을 드는데, 이 가운에 항생제는 늘 앞자리를 차지한다. 하지만 항생제는 양날의 칼이다. 항생제는 제거가 필요한 세균을 물론, 우리 몸에 무해하고 심지어 필요하기까지 한 세균들까지 몰살할 수 있다."

"대장균은 대장의 대표 세균도 아니고, 평소에는 전체 장 세균의 0.1% 미만으로 양도 많지 않으며, 우리 몸에 해롭지도 않다. 오히려 평소 대장균은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 K를 만들어 우리에게 선사하고, 다른 병인성 세균이 내장에 살지 못하도록 견제한다. 우리와 선의의 공색관계에 있는 녀석인 것이다. 다만 셒포분열 주기가 20분 내외로 매우 짧고 상당히 탄력적인 대사능력을 가지로 있어서 생명과학이나 관련 산업에서 오랫동안 자주 사용되어 왔고, 식품의 불결함을 측정하는 지표로소 유명할 뿐이다.
문제는 장 미생물 사이의 평형 상태가 깨질 때이다. 평소 조용히 지내던 대장균은 전체 세균 무리의 균형이 깨지면 수가 빠르게 늘어난다. 대장균은 매 20분마나 세포 분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수평적 유전자 교환으로 변이도 빠르게 일어난다. 세포 분열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나고 이런 돌연변이 유전자가 수평적 교환 과정을 통해 빠르게 전달되면, 배탈과 설사를 일으키는 대장균 무리가 탄생한다. 이 돌연변이들이 계속 분열하고 번져 나가면, 우리 장 환경은 순식간에 바뀌면서 장염이 진행된다.
수평적 유전자 교환으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항생제 내성이다. 항생제라는 혹독한 환경 변화에서 돌연변이를 통해 살아남은 세균은 자신의 유전자를 다른 세균들에게 나누어 준다. 더 많은 내성균이 실시간을 출현하는 것이다.(...) 긴 인류의 역사에서 10년이나 20년은 찰나에 불과하지만, 세균에게는 우리가 헤어리지 힘들 만큼 많은 세대가 바뀌고 유전자 교환이 일어나는 영겁의 시간이다."

저자는 냉장고의 발명은 인간과 서로 기대어 살면서 공진화해온 몸속의 미생물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라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그 전보다 발효음식을 훨씬 덜 먹게 되었고, 이것은 우리 몸속 미생물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결과적으로 음식을 통해 미생물이 장으로 흡수되는 주요원천이 차단된 것이다. 저자는 김치나 된장과 같은 토속 발효음식보다는 육류의 섭취가 느는 식습관의 변화와 함께 대장암은 물론 당뇨 등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 느는 것이 이런 미생물의 변화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지난 20세기 과학과 의학의 눈부신 발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많은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미생물을 터부시해 왔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1850년대부터 시작된 세균과의 전쟁 170년을 돌아보고, 인류의 탄생 이래오 유례 없이 자연과 생명에서 멀어진 우리의 생활방식을 반추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에 대해 좀 더 생명친화적인 생활방식과 식이습관을 제안한다. 우리 몸과 우리 몸속 미생물에 꼭 필요한 식이섬유가 음식이 산업화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없어졌다. 발효 가능한 식이섬유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장내 미생물 군집을 단쇄지방산을 많이 생산하는 종으로 바꾸는 일이기도 한다. 또 단쇄지방산이 많이 생산되면 장 세포간 결합도가 높아져 장누수현장이 방지되고 결과적으로 인체의 방어막이 튼튼해진다. 반대로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 기회성 감염이나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들이 더 많이 자라는 환경이 되면, 장 세포의 방어막도 약해지고 결과적으로 장에 잦은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음식의 변화는 빠르다. 특히 현대 산업화된 식품의 변화는 더욱 그렇다. 그에 반해 인간 유전자의 변이는 느리다. 그 느림에 맞춰 음식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 느림의 속도에 맞는 음식, 오래된 음식은 현대의 패스트푸드에 비해 검증되었고 더 안전하다. 발효음식과 식이섬유가 많은 과일과 채소가 그런 음식이다. 또 장염이나 변비로 고생하거나 항생제 부작용으로 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인류와 오랜 세월 공존하며 생존과 건강을 함께 해온 미생물들을 엄선해 놓은 프로바이오틱스도 보충제 역할을 할 수 잇다. 김치나 치즈, 와인과 같은 식품의발효에 작용하는 오래된 미생물과 프로바이오틱스 미생물은 실은 같은 종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도시는 인간만을 위한 공간이고, 인간과 인간이 키우는 화분 속 식물과 애완동물을 제욓면 거의 무생물의 공간이라고 말한다. 이에 비해 산은 사방이 흙이고 천지가 식물과 미생물이다. 산은 우리가 가장 가깝게 도달할 수 있는 공생과 생명의 공간인 것이다.

"산에는 눈에 보이는 나무나 바위틈의 이끼, 버섯, 가끔 나를 놀라게 하는 뱀, 귀찮게 따라붙는 파리나 벌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산속 흙에는 다양한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흙은 지구상 가장 거대한 미생물의 서식처이다. (...) 공기 중 80%를 차지하는 질소가 미생물에 포집되어 콩과식물에 제공되지 않으면, 우리는 콩은 물론 두부나 두유를 먹을 수 없다. 무엇보다 흙속의 미생물은 산소를 만들어 생명이 숨쉬게 한다. 시나오박테리움은 지구 초기부터 지구상 공기에 산소를 불어넣어 산소 농도를 20% 정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미생물이 없다면 나를 포함한 모든 생명은 시작될 수도 없었고 유지될 수도 없다."

"자연을 극복하고 인간의 편익을 위해 가공하기까지 인류는 많은 공을 들였다. 그렇게 이룩한 청결과 문명이 편하고 유익함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늘 과한 것은 문제를 불러온다. 자연을 과하게 가공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자연에게도 인간에게도 유리할 것이다."

저자는 구강 미생물 관리를 위해서 1) 약에 의존하는 것을 바꾸기, 2) 치약을 바꾸기, 3)칫솔질 방법을 바꾸기, 4) 칫솔을 바꾸기, 5) 치과 이용을 바꾸라고 강조한다. 충치나 잇몸이 부어 아플 때, 약으로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 치과에서 가장 많이 쓰는 약은 항생제와 진통소염제인데, 이것에만 의존해 입속 미생물을 없애려는 것은 위험하다. 감염이 일어나면 항생제를 쓰기 전에, 먼저 고름과 플라그를 제거하고 해당 부위를 소독해서 위생 상태를 청결히 해야 한다. 계면활성제가 치약의 주요 성분이라는 것은,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비누나 식기세정제로 입안도 닦아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약은 말 그대로 구강 미생물을 관리하는 약제로 거듭나야 한다. 현재 시판되는 많은 치약들 가운데 구강 미생물과는 관련이 없다나 과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대신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에게 일정한 항균 효과가 잇으면서도, 원래 우리 입속에서 살아가는 세균들에게는 영향이 없거나 덜한 제제를 찾아야 한다. 화학적 항균제보다 생약 중에 그런 물질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치약을 선택할 때에는 가능한 화학적 계면활성제를 쓰지는 않았는지, 항균효과에 대한 자료는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입안에서 가장 세균이 많이 사는 잇몸주머니를 닦아내는 것이 칫솔질이 주요 목적이 되어야 한다. 칫솔모가 치아 뿌리를 향하게 하여 치아에 바짝 붙인 다음 45도로 세우면, 칫솔모의 일부가 잇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는데, 이는 '바스 법'이라고 불리는 칫솔질이다. 또한 칫솔의 머리 모양이 작고 좁을 것을 선택하여 잇몸주머니를 잘 닦아낸다. 뿐만 아니라 매일 3회, 3분씩 칫솔질을 하여 잇몸주머니가 깊어지지 않게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우리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생명을 얻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여기며 우리 몸을 소홀히 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반대로 통생명체로서 우리 몸을 이해하지 못하고 해가 될 일을 이가 될 일이라고 믿고 행한다. 저자는 우리가 우리 몸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힘이 제대로 쓰이도록 스스로를 잘 보살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피곤하다고 느껴지는 우리 몸의 힘이 스스로를 보살필 수 있도록 충분히 쉬어야 하고, 과로하지 말아야 한다. 최고의 휴식을 평정함과 잠이다. 자기 전 따뜻한 물로 깨끗이 씻고 칫솔질을 하면 더욱 좋다. 몸의 온도를 올려 생명활동을 촉진하고, 우리 몸에 붙은 미생물을 상대하기 위해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우리 몸속 미생물은 과거의 흔적으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 몸속에서 우리 몸과 더불어 통생명체를 형성하고 우리와 공생한다. 또 우리 몸속 미생물은 늘 자기들끼리 경쟁하고, 우리 몸 세포들과도 불협화음을 내며, 아주 가끔은 '나'라는 생명체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기도 한다. 우리 몸은 거대 다세포 인간과 수많은 미생물들이 평와와 긴장이라는 양면의 상태로 공존하는 역설적 공간인 것이다. 우리는 그 조화와 부조화 사이의 경계를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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