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 컴퍼니 스토리콜렉터 3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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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조회사 놀이' 라는 독특한 소재

책 <극락 컴퍼니>는 '모조회사 놀이' 라는 독특한 소재가 등장한다. 정년퇴직 후 유유자적한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 스고우치는 어느 날 도서관에서 우연히 기리미네를 만나서 직장생활을 추억한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동네 허름한 찻집을 본거지로 '회사놀이'를 시작하고,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져나가게 된다. '모조'라는 의미는 '이미 있는 것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본떠서 만듦'이다. 다시 회사를 다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제안한 기리미네의 제안에 스고우치가 동참하면서 일어라는 사건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책의 저자인 하라 고이치의 모조회사 놀이라는 독특한 발상과 상상력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회사를 다니면서 느꼈던 애환이 있을 것이다.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비리와 회사의 목표와 이익만을 위해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정년퇴직을 하기까지 일본의 고도경제성장에 이바지했던 샐러리맨들의 이야기를 모조회사놀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풍자한 요소들이 유머러스하게 전개되어 속도감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소설이다. 

  
2. 모조회사 놀이의 기업이념 - 꿈속의 이상, 고지식함, 도외시라는 직장인들의 이상향
 

모조 회사놀이를 시작한 스고우치와 기리미네는 "꿈속의 이상, 고지식함, 도외시"라는 기업이념을 만든다. 직장인들의 이상향을 그대로 실현하는 회사라는 출발점부터가 샐러리맨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누구나 꿈꾸지만 현실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을것만 같은 기업이념을 통해 성공만을 위해 달려가는 직장인들에게 위로와 웃음을 선사한다.

"기업 이념을 액면 그대로 실현하는 회사로 만드는 겁니다. 내세우는 명분을 명분으로 끝내지 않는, 오로지 꿈속의 이상을 끊임없이 추구해나가는 회사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거죠. 누군가를 앞지르거나 누군가를 슬프게 하거나 누군가에게 원한을 사거나 누군가에게 경멸당할 짓은 결코 하지 않는다. 언제나 고지식하게 우리 고령자의 성실함을 소중히 여기는 회사. 채산도 효율도,야심도 욕망도, 승리도 영예도, 면목도 체면도, 온갖 번뇌와 얽매임을 일단 도외시한다." - 21p

연달아 폭로되고 있는 기업의 악행을 보면 회사를 키울 생각에만 급급했던 아버지들은 양심에 가책에 시달린다. 꿈속의 이상, 고지식함, 도외시라는 직장인들의 이상향 기업이념으로 만든 이유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회사에만 몸바쳤던 아버지들의 소망이 아니었을까. 

"쇼와 30년대 초에 회사 근무를 시작한 아버지들을 무조건 매출을 늘려서 회사를 키울 생각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발각만 되지 않는다면 뭘 하든 상관없다. 상대의 허를 찌르고, 빈틈을 노리고, 발목을 잡아가면서까지 오로지 상대를  앞지를 생각만 하며 일했다. 그러나 그렇게 해온 결과가 지금의 이 시대다. 어쩔 수 없다며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거대하게 성장한 기업은 어떻게 되었는가." - 192p 

3. 정년퇴직, 고령화라는 사회적 이슈를 풍자
  

모조회사 놀이의 공간을 대여해준 찻집 주인도 원래는 고도성장기를 질주해온 회사형 인간이었다. 마침내 부장으로 승진한 어느 날 모든 것에 염증이 나서 찻집으로 전업을 꾀했다. 스고우치는 찻집주인에게 묻는다. 찻집 주인과의 대화는 샐러리맨으로 살아가는 이 시대 남성들이 한번쯤 생각해보는 주제가 아니였을까. 회사는 꿈속의 이상도, 고지식함도, 도외시도 허락하도록 만들지 않는다. 오직 결과만을 중시하는 고도의 경제성장의 이익집단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기심이 그대로 반영된 회사라는 공간에서 탈피하고 싶었던 찻집 주인의 심정은 어땠을까?

"왜 회사에 염증이 난 건가요?"

"회사라는 것에는 인간의 이기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법이거든요. 그 이기심에 구역질이 났기 때문이죠." - 234p

책 <극락 컴퍼니>에 등장하는 스고우치의 대사가 인상적이였다. 앞만보면서 달리는 경주마와 같이 회사를 위해서 살아온 스고우치가 회사놀이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무엇일까를 잘 설명해준 대목이다. 고도 경제성장을 위한 희생양이 아닌 회사에 있었던 가치를 찾아내고 싶었던 것이었으리라.

"학교를 졸업하고 40년 가까이나 회사밖에 모르고 살아왔다. 회사를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했고, 회사 때문에 울고 웃었고, 회사를 위해 희생했고, 때로는 회사를 위해 법도 어겼다.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었다. 그렇게 산 것이 정말로 잘한 짓인가. 모조 회사 생활을 즐기던 어느 날 문득, 무의식중에 그것을 검증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되었다." - 123p

"왜 이런 놀이를 시작한 것일까. 하물며 왜 그것이 회사여야 했는가. 그런 의문이 이제야 풀린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실은 제게는 회사를 그만둔 이래 줄곧 가슴속에 응어리로 남아 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나는 회사에 이용당해온 것이 아닐까. 고도 경제성장을 위해 이용당한 끝에 휙 내버려진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언제까지고 지워지지 않은 채 불완전연소 상태로 있었던 것입니다. 아니다, 그건 아니다. 난 분명히 도움이 되었다. 내가 회사에 있었던 것에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 그것을 확인하고 다시 납득하기 위해 무의식중에 만들어낸 장치, 그것이 모조회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 아니 우리는 그런 도구를 갖추지 않고는 스스로를 돌아볼 수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 애처롭기까지 한 심정만은 세상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합니다." -246p

아들 신페이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의 모조 회사놀이를 이용해서 니타니 사장의 자금으로 독립을 시도하고자 했다.결국 처음 모조회사 놀이를 만들자고 제안했던 기리미네와 니타니 사장이 모조회사 놀이의 규모가 커지자 자금횡령을 하고 사라진다. 스고우치의 아들 신페이는 뒤늦게 모조회사 놀이를 시작했던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린다. 처음 모조회사 놀이를 시작했던 꿈속의 이상, 고지식함, 도외시라는 회사이념을 버리고 자금횡령까지 하게된 기미네리는 모조회사를 통해 회사에 대한 공포를 떨쳐내려는 마음이 컸으리라. 

"겐조는 회사 인생의 시뮬레이션이라는 검증 행위에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기리미네는 이상의 회사를 시물레이션하는 것으로 트라우마처럼 박혀버린 회사에 대한 공포를 떨쳐 내려고 했다."

여유가 있는 고령자와 파워가 있는 젊은 세대가 힘을 합쳐 나이 든 세대가 이끌고 젊은 세대가 뛰따르는 차세대형 네트워크 비즈니스를 고안해낸 스고우치의 아내의 아이디어를 통해서 가족이 단합하고 정열을 이끌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다.  

"사람들은 비즈니스가 사람, 물건, 돈, 정보로 움직인다고 하지만, 모조 회사는 그중에서 물건과 돈은 가상이고, 사람과 정보만으로 진짜처럼 움직이는 거야"-104p  


책 <극락 컴퍼니>는 정년퇴직, 고령화라는 사회적 이슈를 모조 회사놀이라는 아이템을 통해 블랙 유머로 승화한다. 거침없이 직장인들의 애환과 고뇌를 이야기하는 내용을 통해서 희열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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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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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이해인 수녀님이 쓰신 책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는 일상의 나날들, 우정일기, 수도원일기, 기도일기, 성서묵상일기, 추모일기의 6개의 목차로 이루어져있다. 이해인 수녀님이 암투병 중에 나온 산문집이여서 수녀님의 글귀 하나하나가 더욱 진심으로 전해진다. 책 속에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30여년간 세계적인 판화 작가로 명성을 얻은 황규백님의 그림이 함께 실려있어서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더욱 아름답고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법정스님, 김수환 추기경님, 작가 박완서님, 이태석 신부님 등 이해인 수녀님이 쓰신 추모글들을 보며 그분들을 생각하는 수녀님의 따뜻한 마음씨를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에 글귀를 적어주신다고 약속하셨다던 박완서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이해인 수녀님은 책 맨 앞장에 박완서님이 이해인 수녀님에게 쓴 필서를 넣으셨다. 

"사랑하는 이해인 수녀님, 그리던 고향에 다녀가는 것처럼 마음의 평화를 얻어가지고 돌아갑니다. 내년 이맘때도 이곳 식구들과 짜장면을(그때는 따뜻한) 같이 먹을 수 있기를, 눈에 밟히던 꽃과 나무들이 다 그 자리에 있어 다시 눈 맞출 수 있기를 기도하며 살겠습니다. 당신은 고향의 당산나무입니다. 내 생전에 당산나무가 시드는 꼴을 보고싶지 않습니다. 나는 꼭 당신의 배웅을 받으며 이 세상을 떠나고 싶습니다. 더도 말도 덜도 말고 나보다는 오래 살아주십시요. 주여, 제 욕심을 불쌍히 여기소서. 2010.4.16. 박완서" 이 글을 읽는데 왜이리 마음이 아플까.  

2006년 펴낸 <풀꽃 단상> 이후 5년만에 나오는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또한 이해인 수녀님이 찾은 보물에 대한 작은 이야기들이다. 그동안 신문 잡지에 실렸던 1장과 4장, 6장의 일부 이외는 근래의 노트에서 새로 뽑아 넣은 것들이며, 오래전 1998~1999년에 복음성서 구절을 되새김하며 적었던 단상들도 들어 있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더 잘 보이듯이 누군가 내 곁을 떠나고 나면 그 사람의 빈자리가 더 크게 다가온다. 우리가 한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하는 만남과 이별을 잘 관리하는 지혜만 있다면 삶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나하고는 같지 않은 다른 사람의 개성이 정말 힘들고 견디기 어려울수록 나는 고요한 평상심을 지니고 그 다름을 아름다움으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한다. 꽃이 진 자리에 환히 웃고 있는 싱싱한 잎사귀들을 보듯이. 아픔을 견디고 익어 가는 고운 열매들을 보듯이...."  

암투병 중에서도 사랑의 마음을 전해주시는 이해인 수녀님의 말씀을 읽고 있는 동안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이해인 수녀님이 전하는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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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5월 에세이 신간추천 페이퍼를 소개해볼까요?! 

1. <부처의 말씀> -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

책 <생각 버리기 연습>, <화내지 않는 연습>의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신작이다. 책 <화내지 않는 연습>을 읽고 마음의 평안을 얻었던 나의 경험으로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이 쓰신 책이라고 하니 더욱 눈길이 간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위안과 지혜를 주는 부처의 말씀을 새겨넣고 싶은 책이다. 

 

 

 

 

2. 타샤의 스케치북 : 타샤 튜더 

  

세계 최고 권위의 어린이 그림책 상인 칼데콧 상을 받은 타샤 튜더가 2008년 92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100여 권의 책을 출간했던 타샤 튜더의 그림 실력의 비결은 꾸준한 스케치 연습이었다.  타샤 튜더가 지금까지 간직해온 스케치북 속에서 200여 점의 스케치를 발췌하고 각각의 스케치에 타샤의 이야기를 더해 완성한 책인 <타샤의 스케치북>을 통해서 그녀의 그림을 통한 열정과 노력을 배워보고 싶다. 

 

 

 

3. 하정우 느낌 있다 : 하정우 

연기 뿐만 아니라 그림에도 뛰어난 재능을 지닌 예술적 감각의 소유자 배우 하정우의 책이여서 만나보고 싶었다. 평소 그의 연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의 그림 또한 주목할만하다. 하정우의 첫번째 책 <하정우, 느낌 있다>에는 그의 그림 60여 점과 함께 그림 작업과 연기, 가족과 사랑, 우정과 일상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간 지면이나 화면을 통해 다 전하지 못한 '인간 김성훈'의 면면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더욱 반갑다. 

 

 

 

4. 사랑바보 : 오소희  

 

터키 여행서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여행자의 천국 라오스를 밀도 있게 소개한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아프리카에 대한 깊이 있는 여행서 <하쿠나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를 통해 여행작가로 이름을 알린 작가 오소희가 이번에는 여행서의 틀에서 벗어나 오대양육대주를 두루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로 풀어냈다. 

책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를 읽고나서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을 배웠다. 책 <사랑바보>에서도 저자 오소희가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나눈 사랑 이야기가 기대된다.

 

 5. 엄마 살아계실때 함께 할 것들 

  

시인이자 사진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신현림의 에세이. 엄마를 잃고 나서 3년, 길을 가다가도 문득 엄마가 그리워 명치끝이 아파왔다는 작가가 사는 동안 엄마에게 미루지 말아야 할 것들을 서른 가지로 압축해 전한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와 함께 작가 주변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엄마에 대한 에세이가 눈에 띈다. 작가 신현림이 이야기하는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을 통해서 엄마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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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9기 첫 신간 추천 페이퍼를 올려 주세요

 4월 신간 추천 에세이이다. 겨울이 지나가고 푸릇푸릇한 봄이 다가온다. 마음에도 새로운 싹이 돋아나길 바라면서 좋은 신간과 함께해보자. 

 

책 <생각 버리기 연습>,<화내지 않는 연습>의 저자인 일본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신간 에세이이다. 못난 나를 잘난 나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6장으로 구성하여 보여준다.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 힘든 사람,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못난 자신과 진지하게 마주함으로써 자신의 못난 마음을 버리는 마음의 해법을 만나게 될것이다. 

저자가 직접 그린 삽화도 실려있어서 재미있게 책의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 

 

  

책 제목이기도 한 <시네리테르>는 영화와 문학이 각자의 독자적인 영역과 특질을 인정하고 공유하면서 영화를 보다 문학적으로, 문학을 보다 영화적으로 보고 읽자는 시도를 일컫는다. 문학적으로 영화를 읽어내고 영화적으로 문학을 읽어내는 방식을 장르화한 16편의 글을 엮은 책이다. 

문학과 영화가 어떻게 만나는지, 다양한 영화안에서 문학을 비추는 영화를 재해석한다. <올드보이>, <스캔들>, <가족의 탄생> 등 여러 영화와 함께 문학작품들의 새로운 해석도 볼만한 책이 아닐까.

영화와 문학을 함께 이해하면서 두 가지가 상생하는 방법을 배우고 깨닫는 책이 될것이다.  

 

문학전문기자로 한국문학을 촘촘히 읽어온 최재봉 기자가 사랑하면 떠오르는 우리 문학의 사랑 풍경들을 포착했다.  

<동백꽃>, <은교>, <하이힐을 신은 남자> 등 옛날문학작품부터 최근의 문학작품까지 다양한 시대의 문학작품과 함께 사랑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향기로운 꽃이 피어나는 봄! 문학이 삶을 이야기하듯이 사랑을 배우고 느껴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사람과 사람이 진정으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마음 공식을 담은 선업 스님의 에세이이다.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상처를 진단하고 본래의 자기 자신을 찾는 법, 소통이 부족한 이들을 위한 공감 대화법, 배우자와의 생활을 점검하고 더 나은 관계를 꾸리는 법 등을 이야기한다.  

마음으로 하는 말이야말로 나와 타인이 교감할 수 있는 진정성있는 말이 아닐까. 20년간 이상 사람들과 상담을 해온 선업스님의 혜안이 담긴 책이여서 추천하고 싶다. 

 

길고양이에게 마음을 주고 유기묘였던 ‘스밀라’를 입양하면서 고양이 작가로 활동하게 된 ‘길고양이 통신원’으로 통하는 저자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고 때로는 치유자이자 삶의 동반자로 함께해온 고양이의 존재에 주목했다. 일러스트레이터, 금속공예가, 생활사진가, 화가 등 예술가들이 사랑한 고양이 작품을 통해 고양이의 아름다움은 물론 ‘고양이와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까지 곱씹게 한다. 

길고양이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작업실의 고양이>,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의 저자 고경원씨가 이야기하는 고양이와 예술작품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멋진 사진들로 구성되어 보고싶은 신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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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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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애도하는 사람> 제140회 나오키 상 수상작이다. 인간의 삶과 죽음,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이처럼 동시에 완벽하게 표현하는 소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성찰,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한 가치관까지 흔든 사건이라고 말하고 싶다.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사람

"누구에게 사랑받고, 또 누구를 사랑했는지, 어떤 일로 누가 그분에게 감사를 표했는지 아십니까?"

돌아가신 분을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로 기억하고 싶다는 시즈토의 말이 가슴에 새겨진다. 어릴적부터 죽음이라는 것을 일찍 목격한 시즈토는 소아과 병동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만나고 가장 친한 친구가 죽게되자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인다. 죽은 이를 잊지않고 기억해야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것인지를 생각한다. 자신과 연고도 없는 이들을 애도하는 시즈토의 행위에서 인간의 삶과 죽음, 사랑의 의미가 무엇일까하는 물음이 던져졌다.
 

애도하는 사람으로 인해 인생의 가치관이 변화하다

모두가 싫어하는 인물로 불리는 기자 마키노, 시즈토와 함께 애도여정을 떠나는 유키오 등 애도하는 사람인 시즈토로 인해 인생의 가치관이 변화한다.  

사랑하는 가족도,친구도 없는 마키노는 시즈토를 만나면서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가 깨닫는다.슬픔과 분노를 대변하는 기사를 써왔던 마키노가 죽을뻔한 사고를 겪으면서 자신의 죽음을 의미있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겠구나라는 안도감은 그의 인생의 큰 가치관의 변화였다.
사랑하는 남편을 살해해야만 했던 유키오는 죽은 남편의 혼령과 함께 시즈토의 애도를 위한 여정에 따라다니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느낀다. 유키오의 죽은 남편 사쿠야와 대화를 통해서 죽은자와 살해한자 사이의 경계에 있는 시즈토의 모습이 강렬하게 기억된다. 시즈토와 사쿠야와의 대화를 통해서 유키오는 남편이 자신에게 태어나고 싶다고 말했던 의미를 깨닫는다. 그것은 자신을 사랑했던 남편이 자신의 존재안에서 새로운 사랑으로 잉태되고 싶어함을 의미한다. 혼령인 사쿠야가 드디어 유키오의 몸에서 떨어져나갈때의 여운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시즈야를 사랑하지만 집착하지 않고 그의 애도를 방해하지 않으며 그와 닮아가려는 유키토의 모습에서 진정으로 사람을 기억한다는 애도의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것인가를 알 수 있었다. 

시즈토의 어머니 준코는 시즈토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을 하면서도 한편으로 그의 애도여행을 격려한다. 계속 애도를 하려는 뜻을 위해서라도 살아있어야한다고 말해야하는 준코의 심정은 어땠을까. 친오빠 대신 자신이 삶을 얻게됬다고 여기는 준코가 죽음에 가까워지면서 아들인 시즈토가 고인을 애도하는 것이 아들 자신이 현재를 살아가기 위한 행위임을 느끼게된다. 준코가 폐암에 걸려 죽어갈 때 딸 미시오는 아이를 잉태하는 모습에서 삶과 죽음의 양면성과 본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생의 본질은 어떻게 죽었나가 아니라, 사는 동안 누구를 사랑하고 누구에게 사랑받고 어떤 일로 사람들에게 감사를 받았는가에 있습니다" 

"그는 사람을 애도하고 있어요. 죽는 순간, 그저 숫자가, 유령이 되어버리고 가까운 사람을 제외하면 어떤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았는지 잊어버리는데 이 남자는 죽은 자가 지나온 삶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습니다. 그 인물이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소박하게나마 기리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바꿀 수 없는 두가지가 있다고 한다. 생명이 태어나는 것과 죽음이다.
시즈토가 애도하는 사람중에는 죄를 저지른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죽어서 마땅한 것일까?
아무리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 해도 한때나마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은 기억이 있을것이다. 그로 인해서 감사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세가지를 잊지 않으면 그 사람을 기억하고 애도할 수 있다.
죽음이라는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준다. 사람은 현재를 살아나가기 위해서 죽은자를 잊는다. 사고가 나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희생당하고, 사라져 가는데도 우리는 아무일이 없었다는 듯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책 <애도하는 사람>은 아직 죽음이라는 시간이 멀게만 느껴졌던 내게 정말 충격으로 다가왔던 작품이다. 죽음을 다룬 내용만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이 얼마나 고귀한 것이며 사랑이라는 것이 삶의 가치를 빛나게 해준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애도하는 사람인 시즈토를 만나고 싶어졌다. 자살하는 대신 타인의 죽음을 애도하게 된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는 시즈토의 영혼이 애도하는 사람이 되기까지는 고통으로 힘든 나날을 견디어왔을 것이다. 애도하는 의미가 개인의 병적인 것으로 치부하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의 수많은 죽은 사람을 잊지않고 기억하려는 시즈토의 정신은 숭고하다. 내게도 언젠가 죽음의 날이 온다면 누군가 나를 애도할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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