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테이너블 엑설런스 - 미래를 선점하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코드
아론 크래머.재커리 캐러벨 지음, 이진원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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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속에서는 먼저 지속가능성의 의미에 대해 정의한다.

'지속가능성'의 의미는 무엇일까? 지속가능한 기업이란 투자자, 고객, 종업원 모두에게 가치를 선사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은 종업원들과 기업이 고류하는 커뮤니티의 생활수준을 제고시키고, 천연자원을 현명하게 이용하고,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우한다. 하지만 근래까지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 자원의 효율적 활용, 인권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은 기업들의 중요 관심사는 아니었다. 오늘날 기업들은 DNA에 사회와 환경을 고려하는 문화를 통합시켰을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탁월성을 얻게 된다. 그 방법을 알게주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책을 읽으면서 기업이 지속가능한 탁월성을 갖는것이 중요한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기업들은 두 가지 일을 해야 한다. 첫째, 더 우수한 사업 관행을 포용해야 한다. 둘째, 지속가능성 원칙을 적용하는 데 좋은 수완을 보여야 한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탁월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탁월성이라는 개념에는 기후, 물, 생물학적 다양성과 같은 환경 문제들이 관련되며, 이 문제들이 이 책의 중심 주제다. 지속가능한 탁월성은 어떤 기업이 이머징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전 세계 공급망 속에서 활동하는 모든 근로자들의 노동권을 포함한 수많은 이슈들과 관련된다.

 

기업들에게 지속가능한 탁월성을 필요하게 만든 건 세계 경제를 뒤흔들어 놓은 금융위기, 이머징 세계의 부상, 그리고 경제성장과 천연자원 소비 사이에 시급한 탈동조화라는 서로 맞물려 있는 세 가지 도전에 의해서 변화된 세계 속에서 흑자를 내야 한다는 단순한 필요성 때문이다.

 

기업이 지속가능한 탁월성을 탈성하기 위해서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스타벅스의 CEO가 위기를 맞이한 스타벅스를 재건하는 과정이 소개되어 흥미로웠다. 책 속에서는 다양한 기업의 사례를 통해서 지속가능한 탁월성에 대한 일화를 소개한다.

지속가능한 탁월성 달성에 필요한 리더십이 일반적인 기업 경영의 리더십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지속가능성 세계에서 리더십은 다른 경영 스타일에 비해서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노력이 더 많이 요구된다. 기후변화에서부터 주택, 식품 안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루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열리는 정상회담에 기업의 리더들이 정기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낯선 목소리를 경청함으로써 기업의 리더들은 가장 먼저 미래를 바라보고, 그들의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다.

 

책 속에서는 기업은 이익을 내야하는 집단이지만, 그에 앞서서 기업의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한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기업의 변화는 결국에는 돈 문제로 귀결된다. 돈은 수단이자 목적이며, 지속가능한 탁월성을 누리는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돈, 즉 자본은 가치중립적이다. 다시 말해서 자본은 더 많은 자본을 만들 수 있는 한 그것이 어디로, 누구에게, 혹은 어떤 목적을 띠는지 므게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탁월성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가장 흥미로운 건, 기업들에게 환경과 노동 관행에 책임을 지지 못할 경우 엄청난 비용이 유발되겠지만, 반대로 책임을 질 경우 상당한 이익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는 시장의 힘이 굉장히 커졌다는 사실이다. 지속가능한 탁월성의 사례가 되는 기업들에게 투자되는 돈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기업은 인간의 건강과 영양상태를 개선하고, 기술을 사용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인간이 표현할 수 있게 해주고, 인간이 직면한 환경적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앞장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 결과로 수억 명의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것이다. 에너지 회사들은 세상을 밝히고, 세상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클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생명공학 회사들은 인간의 건강과 영양상태를 크게 개선해줄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그리고 정보기술 회사들은 아무리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라도 가난을 극복하게 해줄 번창한 기업을 세울 수 있게 해주는 식으로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정도로 많은 커뮤니티들을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우리 모두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탁월성 원칙은 정말로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탁월성은 기업의 건전성은 물론이거니와 현재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천연자원을 사용하고 있는 세계 경제 시스템의 생존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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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7월 신간 추천 페이퍼 

   

 

2006년 첫 출간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공지영의 에세이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개정신판. 작가 자신의 문학 인생에 있어서도 큰 의미가 있었던 산문집이었던 만큼 남다른 애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금의 공지영표 문학이 어떻게 만들어져왔는지, 그리고 작가가 꿈꾸는 문학세계가 어떠한 것인지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공지영 작가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책, 읽고싶다.

 

 

 

 <스님의 주례사>, <행복한 출근길>, <날마다 웃는 집>, <즉문즉설> 등 여러 베스트셀러를 통해 대중들의 다양한 인생 고민에 대한 명쾌한 해법을 들려주었던 법륜스님이 직접 군부대에서 진행한 강연의 내용을 모아서 묶은 책. 휴대하기 편한 포켓북으로 군복 상의 주머니에 언제나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핵심을 볼 수 있도록 각 장별로 마지막에는 행동지침과 감동적인 말씀을 정리하여 수록하였다. 아홉가지의 사례를 통해 [연애, 진로, 관계문제]의 비법을 간편하게 볼 수 있다.
언제나 지혜의 말씀을 전해주는 법륜스님의 책 <힘내라 청춘> 읽어보고 싶다.

 

생명의 시인 김선우가 새벽에 도시 오로빌에서 당신에게 보낸 행복 편지. 인도 남부의 코르만젤 해안, 그곳에 '유토피아'로 불리는 도시가 있다. 꿈이 꿈을 낳고, 다시 현실이 되는 곳, 한 사람 한 사람이 본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하면서, 또한 그대로가 하나가 되는 신기한 도시. 자신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곳, 오로빌.

오로빌에서 김선우 시인이 전해주는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다.  

 

  

 

 아프리카 수단 남부의 톤즈에서 7년 동안 선교와 의료, 교육 봉사활동을 펼치다가 지난 2010년 1월에 4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故 이태석 신부의 일대기를 다룬 평전. 다큐멘터리를 통해 소개된 그의 갸륵한 삶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큰 파문을 남겼으며, 함께하는 삶, 나누는 삶에 대한 성찰을 안겼다.
영화 <울지마톤즈>를 관람한 경험이 있어서 이태석 신부님의 숭고한 삶에 경외심을 느낀다. 책을 통해서 이태석 신부님이 전하는 사랑의 말씀 꼭 읽고 싶다.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을 사유한 아름다운 시인인 동시에 특강 섭외 1순위로도 꼽히는 인생 멘토 신달자는 그동안 수백 회의 초청 강연과 방송을 통해 청중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해 왔다. <여자를 위한 인생 10강>은 그동안 저자가 수많은 강연과 상담을 통해 이야기했던 것들 중에서 핵심만을 추려 여성들에게 전하는 열 가지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신달자님이 여성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를 통해 감동과 희망을 느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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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 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홀가분 - 마음주치의 정혜신의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
정혜신.이명수 지음, 전용성 그림 / 해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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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홀가분>은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이 쓴 심리처방 에세이이다. 그래도 나를 더 사랑하라, 내 마음을 쓰다듬고 보듬고, 언제나 당신이 옳습니다, 때로는 서로 어꺠를 맞대어라, 세상에서 가장 먼저 만나야 할 사람은 나입니다 라는 다섯가지 처방전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는동안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이 전해주는 위로와 치유의 이야기들을 따뜻하게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홀가분하다라는 말이 사람들이 최고라고 꼽은 쾌(긍정)을 표현하는 상태라는 것에 공감이 간다.

 

"사람들이 쾌[긍정'의 최고 상태로 꼽은 단더는, 다시 말해쾌를 표현하는 단어 중 그 정도가 최고라고 꼽은 것'홀가분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의미 있는 성취나 물질적 획득 혹은 짜릿한 자극에서 비롯하는 '죽인다, 황홀해, 앗싸' 같은 단어가 쾌의 최고 경지일 듯 싶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마음이란 그와 달리 무엇이 보태진 상태가 아닌 '거추장스럽지 않고 가뿐한 상태'에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는 거지요."

 

다음은 책 <홀가분>을 읽으면서 인상깊게 느꼈던 글귀이다. 생을 살아가면서 도움이 되는 지혜의 말, 치유의 말, 위로의 말이었다.

 

"가장 깊고 절박한 것들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삶의 갈림길에서 꼭꼭 봉인되어 있던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을 누군가가 존재했다면 그것은 축복입니다. 털어놓을 마음이 생겼다는 그 자체로 소중한 의미를 가지니까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홀가분하게 살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자신의 가장 고백하기 힘든 사연을 훌훌 털어놓을 누군가를 만드는 일입니다."

 

"정신분석에서는 내담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침묵을 하면 침묵 직전의 이야기에 그 사람의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합니다. 침묵을 견딜 수 있는 힘은 일종의 심리적 능력입니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침묵이 없는 이야기는 무의미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파트 베란다를 터서 거실을 넗힌 이들이 흔히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비오는 날 창문을 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완충지대가 없어 비가 바로 들이치니까요. 살다 보면 잠자는 시간마저 아까운 경우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수면이란 낮 동안 입력된 정보들이 정리되고 저장되는, 인간의 두뇌에서 정보처리 과정의 마지막 순서가 진행되는 필수적인 시간입니다. 삶의 순환을 위해서 꼭 필요한 시간이지요. 마음의 영역에서도 이런 순환의 법칙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한옥의 광 같은 허드레 공간이 있어야 인간의 마음은 정상적으로 순환됩니다. 그런 때의 허드레 공간이란 가장 요긴한 공간의 또다른 이름이겠지요. 여백이란 그런 것입니다."

 

"인간의 독점 욕구는 본능에 가까운 측면이 있습니다. 다른 욕망을 일거에 잠재울 만큼 강렬합니다. 그것은 마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자기 안방에 걸어놓고 혼자서만 감상하려는 것과 비슷하다는 거지요. 그러나 '공개'는 독점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독점은 유혹적인 개념입니다. 하지만 독점할 수 있는 것을 나누는 일은, 해보면, 훨씬 섹시하게 사람의 마음을 잡아끕니다. 확실합니다."

 

"사람이 온전히 혼자 서게 된다는 것의 의미를 섬세하게 정의한 한 베테랑 심리치료사의 육성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 타인의 인정을 얻기 위해 자신을 왜곡하는 일을 멈출 때, 그리고 실패를 경험한 후에도 자신을 탓하지 않을 때, 그럴 때, 인간은 비로소 온전히 혼자 서게 된다는 것이지요.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자기를 제대로 인식하고 집중하고 어루만질 수 있는 게 진짜배기 독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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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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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최인호가 쓴 장편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그가 두달만에 쓴 작품이다. 두달 동안 항암치료 속에서 손톱 한개와 발톱 두개가 빠져나가는 고통속에서도 직접 원고지에 만년필로 써내려간 소설이기에 작가의 집념과 의지가 더욱 살아난 작품이 아닐까. 더욱이 이 소설은 최인호 작가가 누군가의 청탁으로 이루어진 작품이 아닌 작가 스스로의 열망으로 쓴 최초의 장편소설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한 작품이였다. 독자를 의식해서 쓴 작품이 아니라 최인호 작가 혼자만의 독자를 위해 쓴 작품이다. 암투병중에 자신에게 바치는 글이라는 생각을 하니 더욱 애틋한 소설이 아닐까. 

 

K는 어느 날 아침 자명종이 울리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일상임을 감지하고 혼란스러워한다. 나와 함께하는 아내, 딸이 내가 알고있는 아내와 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시작한다.

 

"7시 정각에 자명종이 울린 것으로부터 이 혼란은 시작되었다. 그 누구도 작동하지 않은 자명종이 스스로 울린 것이다. 그리고 K는 결혼한 지 15년의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벌거숭이 상태로 침대에서 일어났으며, 잠옷 또한 마술사의 손끝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비둘기처럼 증발해버렸다. K가 매일 아침 사용하던 스킨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그 자리에 K가 전혀 알 수 없는 천박한 상표의 스킨이 놓여 있는 것이다. 이 일련의 사건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어머니를 때렸던 아버지를 싫어했던 반면에 K는 어머니의 존재를 걱정인형이라는 표현으로 대변했다.

 

"어머니의 죽음은 K가 가진 단 하나의 걱정인형을 잃어버린 것과 같았다. 걱정할 때 그 걱정을 대신해준 어머니. 걱정인형이 없다는 것은 K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아내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정신과를 알아보던 중에 K는 학창시절 친구였던 H를 알게된다. 그리고 정신과의사인 H에게 아내와 딸 등 주변의 사람들이 가짜로 보이는 혼란스러움을 고백한다. 의사 H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K에게 치료방법을 권한다. 

 

"가족 중에 가장 좋아했던 사람을 만나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 정체성을 회복하는 거야."

 

K는 결국 의사 H가 권해준 방법대로 가족중에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누나는 찾기 시작한다. 지금은 누나와 이혼한 매형을 찾고 매형에게서 누나의 연락츠를 알게된다. 그리고 마침내 K는 누나를 찾았다.누나에게 가족 사진 2장을 가지고 가겠다는 말을 꺼내는 K. 사진을 통해서 자신과 가족이 사랑했던 기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갖는 K.

 

"K는 두 장의 사진을 골랐다. 한장은 K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이고, 또 한 장은 덕수궁에서 어머니,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K는 두 장의 사진이 자신에게 필요한 치료제임을 알 수 있었다. K는 언젠가 H가 이야기했던 거울요법을 떠올렸다. 한쪽 팔을 잃은 환자가 잃어버린 환상의 팔로부터 계속해서 극심한 통증을 느낄 때의 유일한 치료 방법인 거울요법. 거울을 통해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실제로 존재하는 통증이 아니라 환상사지에 대한 착각임을 인지케 하는 대증요법처럼, 두 장의 사진 역시 K의 정체성을 찾는 거울이자 특효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K는 누나가 자꾸 자신에게 "그때 일은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듣는다. 과연 누나는 왜 자신에게 자꾸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일까. K가 더욱 혼란스러운 것은 자신이 친누나에게 성욕을 갖았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가족인 친누나에게 성욕을 갖을 수 있는것일까.

 

"이제 K는 알 수 있었다. 간질환자들은 발작이 시작되기 직전에 몽롱한 현기증을 느낀다. 개미들은 비가 오기 직전에 자신의 집 주변에 흙을 쌓고, 쥐들은 지진이 일어나기 직전에 떼를 지어 안전지대를 찾아 대피한다. K에게도 그런 육감이 생긴 것이다. 오관으로는 느낄 수 없는 자연의 신비한 섭리나 깊은 본질을 직감적으로 포착하는 기능인 식스센스가 생긴 것이다. 그 슈퍼센스는 '낯이 익다'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

 

K에게 타인은 너라는 2인칭이었다는 문장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자신 외에는 모두 타인이라는 K의 생각은 세상과 자신을 완전히 분리해버리는 이분법이 아닐까.

 

"K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거짓말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K의 고백은 그래서 주로 자선에 것이었다. K는 남에게 온정을 베풀거나 재물을 기부하거나, 남을 위해 봉사하거나, 헌신하거나, 희생하거나 하는 일에 대해 무관심하였다. K는 남의 일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사생활을 침해하는 독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K에게 타인은 '너'라는 2인칭이었다. '너'는 '그'라는 3인칭과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물질적인 자선 행위와 정신적인 자비 행위는 모두 '나'와 '너'는 다르지 않고 하나이며, '나는 곧 너'고 '너는 곧 나다'라는 등호와 같은 모순된 진리라고 K는 생각하고 있었다."

 

"K는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만약 자신이 굶주린 사람이 될 경우에도 결코 남에게 도움을 받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병이 들어도 남에게 간호를 기대하지 않을 것이며, 헐벗을 때에도 남에게 동정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K의 인생철학이었다."

 

K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듯 자꾸만 눈에 보이던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낯익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K는 나중에 자신과 똑같은 K라는 인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자신은 결국 K2였고 K1이 존재한다는 것을. 자신과 똑같은 K1을 바라보는 K2의 기분은 어땠을까. 세련된 회사원도 아니고 행색이 초라한 K1의 모습에서 K1조차 K1과 K2가 동일인물이라면 이렇게 다른 사람일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아 헤매는 것일까. 내가 누구인지, 내 가족,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그들이 맞는 것일까. 낯은 익지만 서로를 알 수 없는 진정성이 없다면 우리는 낯익은 타인일 뿐이다. 어쩌면 K2가 K1을 발견해가는 과정은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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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도서관
조란 지브코비치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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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 <환상 도서관>은 책에 관한 소재를 판타지로 해석하여 독특함을 선사한 작품이다. 책 <환상 도서관>에 등장하는 각각의 단편을 읽으면서 책과 인간, 인생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다. 책 <환상 도서관>은 2003년 Wolrd Fantasy Award를 수상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환상적이고 마술적인 세계를 만들어내는 작가 조란 지브코비치의 의식세계가 탁월한 작품이 아닐까.

 

<가상 도서관>에 등장하는 인상적인 대사이다. 단편 <가상 도서관>에서 우연히 스팸메일을 열어본 작가는 책에 관한 판타지를 경험한다.

 

"상식이란 훌륭하고 좋은 것이지만, 항상 거기에 의존할 수는 없다. 가끔은 경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더 유용하고 현명한 행동이다."

 

"아침 8시 26분, 백마흔세 번째 짐가방을 나른 후 나는 마침내 방 안을 꽉 해웠다. 팔천삼백다섯 권의 책으로! 정말이지 웅장한 장면이었다. 마지막 책을 끼워넣은 다음 나는 감격해서 엄숙한 침묵에 잠겼다. 이런 작은 공간에 <세계의 문학>이 가득 들어찬 모습을 본 사람이 있을까? 숨이 막힐 정도였다. 엄청난 노력이었지만 결국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두번째 <야간 도서관>에 등장하는 인생에 관한 책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다.

 

"낮과는 책의 종류가 좀 다를뿐이지요. 저희는 오로지 인생에 관한 책만 갖고 있습니다. 꼭 한 번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굉장히 흥미롭지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진짜 인생은 만들어낸 이야기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답니다.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지요. 이렇게 많은 인생이 있다 해도 제각각 독특하고 하나도 같은 데가 없답니다. 아주 귀중하죠. 그래서 기록할 가치가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에 관한 책이라고 하는 것이고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처음엔 자신에 관한 책을 고르죠. 그들이 이미 그 책의 내용을 알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좀 기묘한 일이지만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책에 놀랍고 새로운 사실이 가득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사람들은 많은 일을 잊거나 지워버리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법정의 기소장처럼 건조한 사실들이 내 앞에 전부 다 적혀 있었다. 내가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종종 나 자신으로부터 숨기는 모든 비밀까지도. 갑자기 대중 앞에 모든 범죄가 공개된 상습범이 된 듯 무력하고 벌거벗은 느낌이었다."

 

세번째 <지옥 도서관>에서는 책을 통해 치유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모든 시대에는 그 나름의 지옥이 있지. 요즘은 도서관이야. 우린 사람들이 강제로 책을 읽게 만들지. 덕택에 아름다움과 유용함을 조화시킬 수 있게 됐어. 무엇보다도 제소자들이 여기 오게 된 핵심적인 결점을 없앨 수 있지. 책을 많이 읽을수록 나쁜 짓을 할 시간과 동기가 점점 더 줄어들거든. 이 친구들에게 독서가 정말로 치유의 효과를 발휘하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벌이 아니라 치료로 생각하는거지."

 

네번째 <초소형 도서관>에서 작가의 냄새를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작가의 기쁨이 커지는 매력을 표현한 글귀가 특히 돋보였다.

 

"작가들에게는 냄새가 있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수록 그 냄새가 더 강해지지."

 

"앞으로 길고 힘겨운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소설은 행간 띄기가 없는 작은 글씨로 인쇄되어 있었다. 하지만 작가라는 직업이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휴식이란 없다. 지름길도 없다. 작가로서의 삶의 일부다. 그래서 완결로 향해갈수록 기쁨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쓰고 나서 그저 책을 덮으면, 이 작품은 내 필사본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그때 가서 제목 위에 내 이름을 덧붙인들 누가 나를 비난하겠는가?"

 

다섯번째 <위대한 도서관>에서는 책 속에 등장하는 각 단편의 맛을 요리하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위대한 도서관이란 위장과 매우 비슷하다. 안에 무엇을 넣느냐에 대해 엄격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위대한 도서관에 들어갈 물건은 적절한 기준을 통해 세심하게 골라야 한다. 어울리지 않는 책이 거기 들어가는 것은 잘못된 음식을 마구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구역질이 나고 속이 메스꺼워질것이다."

 

책과 도서관이 등장하는 매력적인 소재를 통해서 신비로운 판타지를 표현한 작품인 책 <환상도서관>은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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