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도서관
조란 지브코비치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책 <환상 도서관>은 책에 관한 소재를 판타지로 해석하여 독특함을 선사한 작품이다. 책 <환상 도서관>에 등장하는 각각의 단편을 읽으면서 책과 인간, 인생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다. 책 <환상 도서관>은 2003년 Wolrd Fantasy Award를 수상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환상적이고 마술적인 세계를 만들어내는 작가 조란 지브코비치의 의식세계가 탁월한 작품이 아닐까.

 

<가상 도서관>에 등장하는 인상적인 대사이다. 단편 <가상 도서관>에서 우연히 스팸메일을 열어본 작가는 책에 관한 판타지를 경험한다.

 

"상식이란 훌륭하고 좋은 것이지만, 항상 거기에 의존할 수는 없다. 가끔은 경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더 유용하고 현명한 행동이다."

 

"아침 8시 26분, 백마흔세 번째 짐가방을 나른 후 나는 마침내 방 안을 꽉 해웠다. 팔천삼백다섯 권의 책으로! 정말이지 웅장한 장면이었다. 마지막 책을 끼워넣은 다음 나는 감격해서 엄숙한 침묵에 잠겼다. 이런 작은 공간에 <세계의 문학>이 가득 들어찬 모습을 본 사람이 있을까? 숨이 막힐 정도였다. 엄청난 노력이었지만 결국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두번째 <야간 도서관>에 등장하는 인생에 관한 책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다.

 

"낮과는 책의 종류가 좀 다를뿐이지요. 저희는 오로지 인생에 관한 책만 갖고 있습니다. 꼭 한 번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굉장히 흥미롭지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진짜 인생은 만들어낸 이야기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답니다. 세상에 존재했던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지요. 이렇게 많은 인생이 있다 해도 제각각 독특하고 하나도 같은 데가 없답니다. 아주 귀중하죠. 그래서 기록할 가치가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에 관한 책이라고 하는 것이고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처음엔 자신에 관한 책을 고르죠. 그들이 이미 그 책의 내용을 알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좀 기묘한 일이지만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책에 놀랍고 새로운 사실이 가득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사람들은 많은 일을 잊거나 지워버리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법정의 기소장처럼 건조한 사실들이 내 앞에 전부 다 적혀 있었다. 내가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종종 나 자신으로부터 숨기는 모든 비밀까지도. 갑자기 대중 앞에 모든 범죄가 공개된 상습범이 된 듯 무력하고 벌거벗은 느낌이었다."

 

세번째 <지옥 도서관>에서는 책을 통해 치유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모든 시대에는 그 나름의 지옥이 있지. 요즘은 도서관이야. 우린 사람들이 강제로 책을 읽게 만들지. 덕택에 아름다움과 유용함을 조화시킬 수 있게 됐어. 무엇보다도 제소자들이 여기 오게 된 핵심적인 결점을 없앨 수 있지. 책을 많이 읽을수록 나쁜 짓을 할 시간과 동기가 점점 더 줄어들거든. 이 친구들에게 독서가 정말로 치유의 효과를 발휘하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벌이 아니라 치료로 생각하는거지."

 

네번째 <초소형 도서관>에서 작가의 냄새를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작가의 기쁨이 커지는 매력을 표현한 글귀가 특히 돋보였다.

 

"작가들에게는 냄새가 있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수록 그 냄새가 더 강해지지."

 

"앞으로 길고 힘겨운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소설은 행간 띄기가 없는 작은 글씨로 인쇄되어 있었다. 하지만 작가라는 직업이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휴식이란 없다. 지름길도 없다. 작가로서의 삶의 일부다. 그래서 완결로 향해갈수록 기쁨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쓰고 나서 그저 책을 덮으면, 이 작품은 내 필사본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그때 가서 제목 위에 내 이름을 덧붙인들 누가 나를 비난하겠는가?"

 

다섯번째 <위대한 도서관>에서는 책 속에 등장하는 각 단편의 맛을 요리하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위대한 도서관이란 위장과 매우 비슷하다. 안에 무엇을 넣느냐에 대해 엄격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위대한 도서관에 들어갈 물건은 적절한 기준을 통해 세심하게 골라야 한다. 어울리지 않는 책이 거기 들어가는 것은 잘못된 음식을 마구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구역질이 나고 속이 메스꺼워질것이다."

 

책과 도서관이 등장하는 매력적인 소재를 통해서 신비로운 판타지를 표현한 작품인 책 <환상도서관>은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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