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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워십 - 세상을 바꾸고 리더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
바바라 켈러먼 지음, 김충선.이동욱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팔로워란 권력, 권한, 영향력에 있어서 상급자에 비해 열등하며, 따라서 항상은 아니지만 대개 연대하여 행동하는 하급자를 일컫는다.
"우리는 반복적으로 리더십을 동경하고 나아가 리더가 돼야 한다고 교육받는다. 리더가 인류 역사의 방향을 지시해야 한다는 보편된 인식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어떻게 해서 팔로워의 존재가 사라지는 결과는 낳는 '리더십 산업'이 생겼을까? 모두가 리더가 되기 위해 교육받는다면, 정확히 누가 팔로워가 된다는 것인가?"
권력, 권한, 영향력을 가진 자들과 갖지 못한 자들의 큰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 권력과 권한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간의 역학을 바꿔놓았다. 이를테면 고등교육에서 이메일은 학생과 교수 간의 관계를 더욱 수평화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감히 교수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어떤 엄한 교수도 언제든지 손끝으로 자판을 치면 연락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정보와 아이디어의 광범한 세계에서, 기존에 권위 있는 인물로 그려졌던 전문가의 이미지가 점점 더 시대에 뒤쳐진 모습이 되고 있다. 이런 전문가의 이미지가 제임스 서로위키가 말한 '대중의 지혜'로 대체됐다. 이 말은 대중이 소수보다 똑똑하다는 뜻으로, 오늘날의 비즈니스, 경제, 사회 및 국가를 형성하는 것은 개별 전문가가 아닌 집단이라고 서로위키는 주장한다. 이를테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을 활용하기 위해 지식 제공자로서 대중을 초대한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블로거들은 몇 년 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었을 정도로 많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저자는 팔로워를 방관자, 참여자, 운동가, 완고주의자로 나뉘어 이야기한다.
저자는 방관자를 주변 상황을 알고 있으나 의도적으로 거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리는 팔로워라고 정의한다. 중요한 점은 방관자는 상황에 대해 무지한 자들, 즉 무관심자와는 구분되며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과도 다르다는 것이다. 방관자는 어떤 행동에 대한 지지자도 반대자도 아니다. 그들은 말 그대로 그저 서서 지켜만 보는 사람들이다. 방관자가 된다는 것은 '현상유지를 위해 누구든 또는 무엇이든 간데'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며, 이는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그 방관자의 수가 많을 경우 그들은 '사건의 경과를 형성'하는 존재가 된다.
저자는 특히 팔로워십을 이야기하면서 히틀러에 관한 역사적 소재를 등장시키며 설명한다. 독재자와 대학살의 문제는 단지 역사 속에 존재하는 유물이 아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대학살은 캄보디아, 르완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르푸르에서 자행됐으며,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국제사회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팔로워십을 이해하고자 할 때 우리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방관적 태도는 인간 조건의 일부인가? 강력한 리더는 그의 집단과 조직을 복종시키는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그런 집단과 조직은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이 순응하도록 압력을 가한다.
"독일 영토 밖 또는 나치 통치를 받지 않던 지역의 사람들은 대학살을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물론 비독일인은 히틀러의 팔로워라 할 수 없다. 그러나 만일 히틀러가 수십만 유대인을 죽였으며 그 수가 결국에는 수백만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국제사회가 알고 있었음에도 그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그들 또한 공범이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들 또한 실질적으로 히틀러의 팔로워가 아니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일에 대한 개인의 책임 문제로서. 그것이 사적이든 거리가 먼 일이든 상관없다. 우리는 우리의 형제를 지켜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 이런 책임을 포기하는 것은 집단 차원에서 포기하는 것과 같다. 방관하는 태도가 일상화되면 이런 습관을 깨는 것은 매우 어려워진다. 되도록 이른 시점에 개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물러나는 것은 더 강한 권력, 권한, 영향력을 가진 이에게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는 것과 같다. 때때로 우리는 매우 운이 좋아서 훌륭한 리더와 경영자를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운이 따르지 않아 나쁜 리더와 경영자를 만나기도 한다. 운이 좋지 않을 때 그저 방관하며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것은 나쁜 상황을 더 나쁜 상황으로 몰고 가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비전문가 리더가 전문가 팔로워를 이끄는 경우 리더는 반드시 팔로워를 밀착 감독해야 한다. 왜냐하면 전문가가 바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비록 직급상으로는 부하지만 그들의 전문지식은 리더에게 권력과 영향력을 제공한다. 어떤 장소, 위치, 조직에 종사하는가와 관계없이 오늘날의 모든 전문가들은 예전과 비교해 공격당하기 쉬운 상황에 놓여 있다.
책 후반부에는 좋은 팔로워와 나쁜 팔로워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에 등장하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인간에 의한 인간의 잔학행위는 악한 사람들의 극악한 행동에 의해서 저질러질 뿐만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무행동에 의해서도 저질러진다."
책속에는 방관자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한번 등장한다. 사람들은 자신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불행을 자신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데 좀 더 어려움을 겪는다.
좋은 팔로워는 필요로 하는 곳에 기꺼이 돈을 낼 준비가 돼 있다. 이와 상반되게 나쁜 팔로워는 그렇지 않다. 물론, 좋은 팔로워와 나쁜 팔로워의 구분은 이처럼 간단한 공식이 함의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참여자는 대개 보통사람들이지만 그들의 리더가 방관하는 문제에 대해 매우 강한 감정을 가지고 그것과 관련해 무언가를 하기로 결심한다.
팔로워의 모든 유형 중 리더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는 완고주의자다. 완고주의자는 결국 변화를 만들 수 밖에 벗다. 그들은 자기 신념에 의해 소진된다. 많은 경우 완고주의자는 징계와, 그들의 말을 개인적 불복종과 정신적 동요에서 빚어진 행동으로 치부할 가능성이 높은 제도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감히 권위에 도전하여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이다. 내부고발자들도 완고주의자에 속한다.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를 구별하게 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어떤 개념을 가지고 있듯이, 우리는 좋은 팔로워와 나쁜 팔로워를 구별하게 하는 것에 대한 개념 역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두가지 기준이 특별히 개입되는데, 하나는 수단에 관해, 또 다른 하나는 목적에 관한 것이다. 첫번재 기준은 관여의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어떤 관여든 관여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두번째 기준은 동기부여를 말하는 것으로, 공공의 이익에 동기부여되는 것이 개인적인 이해에 동기부여되는 것보다 낫다. 다음 다섯가지 원칙이 이들 두 범주로부터 나온다.
-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즉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쁜 팔로워가 되는 것이다.
- 좋은 리더, 즉 효율적이고 도덕적인 리더를 지지하는 것은 좋은 팔로워가 되는 것이다.
- 나쁜 리더, 즉 비효율적이고 비도덕적인 리더를 지지하는 것은 나쁜 팔로워가 되는 것이다.
- 좋은 리더, 즉 효율적이고 도덕적인 리더에 반대하는 것은 나쁜 팔로워가 되는 것이다.
- 나쁜 리더, 즉 비효율적이고 비도덕적인 리더에 반대하는 것은 좋은 팔로워가 되는 것이다.
좋은 팔로워는 어떤 방법으로든 집단과 조직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좋은 팔로워는 효율적이고 윤리적인 좋은 리더를 따른다. 그리고 그들은 비효율적이거나 비윤리적인, 도는 둘 모두에 해당하는 나쁜 리더에게 최선을 다해 저항한다. 이런 측면에서 고립된 자들이나 방관자들 모두 좋은 팔로워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참여자, 운동가, 완고주의자는 좋은 리더를 지지하거나 나쁜 리더에게 저항할 때만이 좋은 팔로워라고 할 수 있다.
팔로워의 행동이 오직 그들의 리더에게만 의존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정도의 자극들에 대응하며, 리더는 이 자극들 중 하나일 뿐이다. 팔로워와 팔로워십 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저자는 팔로워를 상급자보다 권력과 권한, 영향력을 덜 가진 하급자로 정의한다. 마찬가지로 팔로워십은 하급자와 상급자 간의 관계 또한 후자에 대한 전자의 대응으로 정의한다. 그러므로 리더의 행동에 따른 팔로워의 행동은 규범적인 의미가 있으므로 팔로워보다는 팔로워십에 더 가치를 두어야 한다. 책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의 저자 로버트 E.켈리는 효과적인 팔로워는 자기관리를 잘하고, 그들이 속한 집단과 조직에 헌신하며, 용기 있고, 성실하며, 신뢰할 수 있는 이들을 일컫는다. 켈리의 말에 따르면 팔로워가 모범적이고 더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동시에 스스로 독립성을 유지한다면 리더와 다른 구성원에게 더 큰 영향을 주고, 더욱 중요해 진다는 것이다.
좋은 팔로워가 되는 것은 묘하고 반직관적이게도 좋은 리더가 되는 것과 아주 비슷한다. 좋은 리더처럼 좋은 팔로워는 잘 알아야 하고, 활기차야 하며, 독립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또 좋은 리더처럼 좋은 팔로워도 복잡성에 대처하고, 변화를 관리하며, 옳은 판단을 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서로에게 가끔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둘 모두가 함께, 즉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나눌 수 없는, 혹은 하나만 뗴어서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팔로워십 없이는 리더십도 없으며, 단 한명의 팔로워도 없다면 거기에는 리더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팔로워가 리더 다음에 있는 자나 리더의 부속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모아진 힘 또는 현상이라는 의식이 고취되어 있다. 팔로워십 교육이 바로 리더십 교육의 일부분이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책 <설득의 심리학>에는 나오는 글귀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우리가 원하는 것이나 필요한 것을 얻으려면 권위에 반항하기보다 순종해야 한다는 점을 배운다. 그럼에도 로버트 치알디니가 걱정하는 것은 권위를 가진 사람들에게 얼마나 자주 우리는 재차 생각지도 않고 순종하느냐는 것이다. 그저 따라가는 것이 따라가지 않는 것보다 훨씬 쉽고, 시간과 문제, 대로눈 '노NO'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에 우리는 따라간다.
리더가 팔로워에게보다는 팔로워가 리더에게 더욱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팔로워를 리더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팔로워를 북돋워 그들이 속한 지위에서 열심히 팜여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바로 그들이다. 우리중 누구도 항상 리더일 수도 또 항상 팔로워일 수도 없다.
이 시대에는 권력과 영향력이 전문가에서 대중에게로, 산업계의 거물에서 예전에는 의사결정 과정에 어떤 역할도 맡지 않았던 소비자에게로 흘러가고 있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성공과 인터넷이라는 개방적인 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투표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이 급증하고 있다. 누가 음반 계약을 하고, 누가 뮤직비디오를 만들며, 누가 브로드웨이에서 <그리스> 재공연에 캐스팅되는가 등 모든 것을 결정하도록 요청받는 대상은 팬, 팔로워, 보통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