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해요 -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직장탐구생활
존 그레이.바바라 애니스 지음, 나선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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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함께 일해요>는 '왜 남녀는 한 직장에서 ‘함께’ 일하지 못하는 걸까?'에 대한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답을 이야기한다. 여자와 남자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거의 모든 일을 다르게 한다. 의사소통하는 방식도 다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결정하는 방식, 갈등 해결방식도 다르다. 우성순위를 정하거나 감정을 처리하거나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식도 모두 다르다. 남녀가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이 책의 첫부분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 대해 알아차리지 못하는 여덟 가지 사각지대를 알아본다. 조직이라는 게 주로 남성 위주로 만들어진 환경이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여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이게 바로 남자들이 깨달아야 할 사각지대다. 반면에 여성이 깨달아야 할 사각지대는 남자들의 행동이 고의적인 것이라고 가정한다는 점과 관련되어 있다. 

 

남자들은 남성 위주의 작업 모델과 이 체계에 영향을 미친 고정관념으로 인해서 자신의 행동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지 못하고 업무현장을 다른 식으로 바라보기 어렵게 된다. 여자는 자신의 욕구를 더 확실히 표현하고, 남자는 여자가 요구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여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여자들은 남자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남자들이 중요한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차례대로 처리하는 성향이 있으며, 노력보다 결과에 집중하고 실적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더 효과적이고 능률적인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남자들도 얼마든지 마음을 열고 배우려 할 것이다. 남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여자들에게 어떻게 해석될 것인지 보다 예리하게 알아차려야 한다. 여자도 남자들만큼 목표 지향적이지만, 목표를 이루는 것만이 아니라 그곳으로 향하는 여정 또한 가치 있게 여기고, 서로 협력해서 작업하는 것을 선호하며, 서로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최고의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남자들은 결과에 대해 인정받고 싶어 한다. 남자에게 중요한 것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들어간 노력이나 과정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사실 자체다. 이에 비해 여자들은 그 결과를 얻기까지 거쳐 왔던 도전들을 알아줄 때 가장 인정받는다고 느끼고 뿌듯해한다. 또한 여자들은 관계 지향적인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봄으로써 자신의 관심과 배려를 보여준다. 질문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이 여자들에게는 상대방을 인정한다는 표현이다. 이런 성향 때문에 여자들은 대체로 서로 협력하며 협조적으로 프로젝트에 접근하는 반면, 남자들은 독립적이고 경쟁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남자들은 자신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들을 여자들도 똑같이 가치 있게 여길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었고, 인정해주었고, 자신의 행동을 알아주었다는 느낌이 더 필요하다. 여자는 목표 자체를 달성하는 것만큼 그 목표를 위해 자신이 하는 행동을 가치 있게 여기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데, 남자들은 그 욕구를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남자들에게 팀워크는 경쟁적인 스포츠와 비슷하다. 끊임없이 서로에게 공을 빼앗아 득점을 올리려 한다. 공을 빼앗아 달리고 점수를 따내 총 득점을 올리는 것이 경기의 규칙이므로 거기엔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 게임이 공정하게 진행되기만 하면 된다."

 

여자들과의 관계에서도 남자들은 보통 다른 남자들과 정감어린 농담을 주고받는 식으로 여자 동료들을 놀리고 농담을 던진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유머는 여자들에게 그리 효과적이지 않고, 오히려 반대효과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남자들이 농담을 던질 때 여자들은 그게 자신을 폄하하거나 모욕하려는 거라고 해석할 수 있다.

 

"남자들은 다른 남자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려 할 때 자주 농담을 활용한다. '그건 정말 멍청한 짓이었다니까!' 이런 식으로 상대를 놀려대곤 한다. 그에 비해서 여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그 순간의 긴장을 풀어보려 할 때 '난 매번 이렇게 늦는다니까'와 같은 식으로 자신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

 

여자가 직접적으로 표한하지 않을 경우, 남자는 그것을 온갖 다른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여자의 간접적인 표현이 원래 의도와 다르게 남자를 다그치거나, 못마땅해 하거나, 원망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남자들은 그런 불만을 다루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확실한 요구사항을 다루고 정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남자들이 여자들과 함께 일할 때 그 성공을 망치는 가장 큰 주범은, 자신이 여자들의 말을 잘 듣고 있음을 상대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드러내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된다. 반면에 여자들이 남자들과 함께 일할 때 가장 크게 실수하는 부분은, 남자가 침묵을 지키는 것에 대해 원망이나 짜증을 드러내고, 그가 자신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단정지어 버리는 것이다. 여자는 자신이 알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질문한다. 대화에 활기를 불어넣으려고 먼저 말을 꺼내며, 지지한다는 뜻을 보이려고 자기감정을 표현하곤 한다. 여자들의 이런 행동방식과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남자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부적절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말하는 중간에 끼어드는 것은 남자들의 사고와 행동방식에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여자들에게는 상당히 이상하고 매너 없게 여겨지는 일이다. 남자가 여자의 말을 가로막고 자기 의견을 내세우거나 조언할 때, 그것은 정확히 목표를 겨냥하고 있는 행위일 뿐이다. 목표를 제대로 겨냥하고만 있다면, 절대로 상대방의 말을 무시하거나 잘 듣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남자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명예롭게 여긴다. 남자들에게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언제든 조언해도 좋다는 초대장과 같다. 하지만 남자가 중간에 가로막으면서 말할 때, 여자는 그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고 느낄 것이다. 남자들은 빠르게 반응을 보이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자신이 잘 듣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지만, 여자가 바라는 것은 남자가 대신 결정을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들어 주는 것이다. 여자는 사실 대화를 나누고 싶을 뿐인데, 남자들은 자신의 요점을 전달하고, 토론을 다시 정상궤도로 돌리고, 충고해주려고 끼어든다.

 

남자들은 하나의 역할만 하고 하나의 역할로만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즉, 남자로서만 살아간다. 다른 사람들을 이끌거나, 팀원이 되어 일하거나, 동성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배우자와 관계를 맺거나, 십대 자녀를 지도하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남자로서 대응한다.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언제든 침착함을 유지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되어야 남자로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가르침을 은영중에 혹은 노골적으로 주입받는다. 감정표현에 서툴고 불편해하는 남자들에게 이것은 여러 모로 피해를 입힌다. 자기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자들 주위에 있으면 당혹스럽고 편치가 않다. 이것은 직장생활을 하는 여자들에게도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자제력이 있다는 것을 보이려면 주위 남자들처럼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한 모습을 보여야 하며, 최대한 감정을 숨기고 말하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고 믿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여성의 감정을 성공에 도움이 되는 자산으로 받아들인다면, 과거에 잘못된 일들을 근거로 미래에 잘못될 수 있는 일들을 예견하고 더 나은 행동방침을 찾아낼 수 있다. 여자의 감정적인 반응과 복잡하게 생각하는 방식은 당장 행동을 취하려 하는 남자의 충동을 완벽하게 보완해줄 수 있다. 남자는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고 결정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여자는 남자의 한결같은 에너지와 앞으로 나아가려는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남자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집단의 노력보다 자신의 동기부여다. 남자들은 이런 사고방식을 잘 이해하고 그에 따라 잘 기능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여자들은 관계를 다지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남자 리더가 무신경하게 행동하 때 그것을 함께 노력해서 승리하려는 게 아니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승리하려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남자들이 여자들과 신뢰를 형성하려면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상대방의 노력과 존재가치를 인정하ㅗ 가치 있게 여길 줄 알아야 하며, 그런 식으로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표현해야 한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성별이해 지능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별이해 지능은 남자와 여자가 신체적, 문화적 차원을 넘어 서로의 고유한 성질을 자각하는 것이다.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성별이해 지능을 키우려면, 유전과 환경 이 두가지가 다 남녀의 성차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남자와 여자가 본래 다르다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만, 이 다름을 육성하고 개발하고 보완하는 방법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자들은 배려를 추구하고 남자들은 능력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나지만, 남자와 여자가 공유하는 욕구가 두 가지 있다. 남녀 모두 상대방이 자신의 진짜 모습을 이해하고 가치 있게 여겨주길 바란다. 그리고 둘 다 일터에서 함께 일하고 성공할 수 있는 유대감을 쌓아 유지해 나가고 싶어 한다. 

 

책 <함께 일해요>을 통해서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고 남녀가 한 직장에서 조화롭게 일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들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은 직장생활에서 잘 이해하지 못했던 남녀의 생각을 알게 됨으로써 지혜롭게 남녀가 함께 일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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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서 온 손뜨개 소품 - 머플러, 장갑, 모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북유럽 스타일 겨울 소품 23종
스기야마 토모 지음, 맹보용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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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북유럽에서 온 손뜨개 소품>은 북유럽 스타일의 겨울 패션 아이템을 소개한 대바늘 핸드메이드 가이드 북이다. 일본의 인기 니트 디자이너인 저자 스기야마 토모가 쓴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심플한 벙어리 장갑&핸드워머, 작은 새무늬 벙어리장갑, 전통문양 모자&벙어리장갑, 꽃무늬 벙어리장갑, 다람쥐무늬 벙어리장갑, 나뭇잎무늬 벙어리장갑, 기하학적 문양 핸드워머&헤어밴드, 삼각형무늬 베레모&핸드워머, 두 가지 컬러의 방울 모자, 다이아몬드무늬 넥워머, 꽃문양 보디워머, 닻무늬 아이 모자, 아이용 벙어리장갑, 줄무늬 양말, 컬러풀한 양말, 꽃무늬 양말, 페어아일무늬 양말, 레그 워머 등 23가지의 다양한 북유럽 스타일의 겨울 패션 아이템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눈이 많이 내리는 북유럽 국가의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양의 겨울 패션 아이템들이 사랑스럽다. 다양한 디자인의 겨울 패션 아이템을 정성스럽게 만드는 기쁨도 클 것이다.

 

 

저자는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도안을 만들었고, 뜨개질 포인트나 준비 도구를 친절하게 설명하였다.

 

 

 

책 <북유럽에서 온 손뜨개 소품>에 등장하는 북유럽 스타일의 아름다운 패션 아이템을 만들어서 따뜻한 겨울에 지인들에게 선물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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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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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면서 바꿀 수 없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후회없이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법륜스님이 쓴 책 <인생수업>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이야기한다.

 

법륜 스님은 '왜 사느냐'는 질문으로 삶에 시비를 거는 대신 '어떻게 하면 오늘도 행복하게 살까'를 생각하는 것이 삶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쓰는 길이라고 말한다. 존재가 사유보다 먼저 있었기 때문인데, '왜 사는지'를 물으면 답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하고 생각하지 않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면 특별해져야 한다는 부담 없이 가볍게 살아갈 수 있고, 어떤 사람을 만나든 어떤 일을 하든 편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싱글족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 책에서는 결혼을 하지 못해서 고민인 사람들을 위해서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마흔이 넘도록 결혼을 안 했다는 건 잘한 것도 아니고, 잘못한 것도 아니고, 성공도 아니고, 실패도 아니고, 다만 그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법륜 스님은 결혼을 하든 다양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이라는 말씀이 위로가 되었다.

 

"한 40대 여성은 결혼을 못해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고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결혼을 하면 당당하고, 결혼을 하지 못하면 초라한 걸까요? 제가 60이 넘었는데도 결혼을 안 했다고 그걸 초라하게 여기거나 고민하지 않잖아요. 저보다도 젊은데 왜 자신을 초라하게 느낄까요. 바로 자신을 부정적으로, 패배자로 보기 때문입니다."

 

법륜 스님은 삶과 죽음은 하나의 변화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생멸의 관점을 갖고 세상을 보기 때문에 생겼다고 기뻐하고 사라졌다고 슬퍼한다. 하지만 그 과정을 전체로 보면 변화일 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늙음도 죽음도 단지 변화일 뿐임을 알고 나면,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바다에 가면 파도를 볼 수 있습니다. 파도가 일어나고 사라지고 또 일어나고 사라지지요. 그런데 바다 전체를 보면 파도가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물이 출렁거릴 뿐입니다. 바다 전체를 보듯이 인생을 관조하면 삶도 없고 죽음도 없습니다. 그러나 파도 하나하나를 보면 분명히 파도가 생기고 사라지듯이 인생도 언뜻 보면 생하고 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실재가 아닌 인식의 문제일 뿐입니다."

 

법륜 스님이 자살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귀들이 눈에 띈다.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개인적인 원인은 바로 '자신에 대한 인식의 오류'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남이 나를 뭐라 하든 관계없이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정해진 상이 있다. 이를 자아, 자아상, 자아의식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상상의 자기를 만들고, 그 상상의 내가 진짜 나인 줄 착각한다. 자기가 그린 자아상과 현실의 나와의 사이에 간격이 너무 멀어져 극에 달하면 결국에는 자신을 죽여버린다. 자아의식이 현실의 자기를 죽여버리는 게 자살이다.

 

"자살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자아상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자아의식에 맞게 현실의 자기를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이 자아의식이 허위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걸 버림으로써 현실의 자기를 그대로 받아들일 때 오히려 문제가 해결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법륜 스님은 후회와 상처를 남기지 않는 이별법에 대해 말한다. 모든 인간이 다 이기적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내가 이기적이라는 것에 동의하면 서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헤어지더라고 상대를 미워해서 지난 시간을 상처로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내가 꼭 헌신적이고 늘 굽혀줘야 소통이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이기적이라는 것만 알아도 소통이 된다는 겁니다. 남편이 보기엔 부인이 문제인 것 같고, 이기적이고 고집이 센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사람도 나를 그렇게 느낀다는 거예요."

 

인생에는 슬픔이 있으면 기쁨이 있고 고통이 있으면 즐거움도 있기 마련이다. 법륜스님이 쓴 책 <인생수업>을 통해서 현명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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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노래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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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모든 게 노래>는 소설가 김중혁이 이야기하는 음악에 관한 유쾌함을 담은 에세이이다.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뮤지션과 음악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이 책을 통해서 음악 뿐만 아니라 소설가로서의 김중혁이라는 인물에 대해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고, 태풍이 몰아치면 늘 듣던 음악이 다르게 들린다는 저자의 말처럼 음악과 계절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이 책에서도 계절에 관한 음악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여 인상적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장으로 나누었다. 계절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은 아니지만, 계절에 대한 이야기가 제법 많다. 채소에 소금을 치면 샐러드가 되듯, 날씨에 노래를 쳐야 비로소 계절이 되는 것 같다. 노래가 없었다면 우리의 계절은 훨씬 흐리멍텅했을 것이다. 봄꽃은 덜 아름다웠을 것이고, 여름은 덜 더웠을 것이며, 가을은 덜 외로웠을 것이고, 겨울은 덜 추웠을 것이다. 모든 글에 계절이 담긴 것은 아니지만 노래가 품고 있는 계절을 감지해서, 네 장으로 나누었다."

 

'음악을 들을 때마다 뮤지션들의 시간을 생각한다'는 김중혁의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음악을 들을때 음악인들의 노력과 땀을 이해한다면 스킵하면서 듣는 음악은 줄어들 것이다.

 

"음악을 들을 때마다 뮤지션들의 시간을 생각한다.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고, 연주를 하고, 녹음을 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발매를 하는 뮤지션의 시간을 생각한다. 모든 노래들은 시간을 이겨내고 우리의 귀로 전송된 음악들이다."

 

김중혁은 자신이 좋아하는 보컬은 대부분 무심한 목소리라고 이야기한다. 나도 김중혁과 비슷한 취향 때문에 이 글귀가 인상적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보컬은 대부분 '무심한 목소리'다. 이게 참 설명하기 쉽지 않은데, 감정이 없다기보다는, 옳고 그런 것이나 좋고 나쁜 것에 경계를 두지 않는 목소리라고 해야 할까, 자신의 감정을 애써 설명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던져두고 멀리서 바라보는 목소리라고 해야 할까. 도무지 설명하기 힘들지만, 롤링 스톤스보다 비틀즈를 더 좋아하고, 재니스 조플린보다 니코를 더 좋아하는 것도 다 이런 취향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공부하듯 음악을 듣는 바람에 얻게 된 게 있다고 한다. 그는 기타를 한 덕분에 음악을 열심히 들었고, 음악을 열심히 들었던 덕분에 소설가가 되었다. 소설가 김중혁은 기타를 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을 사랑하게 됐고, 음악을 들으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좋아하는 걸 깨닫게 됐고, 그렇게 소설을 쓰게 됐다.

 

"필사적으로 음악을 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어쩐지 부끄럽고 웃음이 나지만, 그게 또 나였다는 걸 인정하고 싶다. 어떤 친구는 집안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부를 했고, 어떤 친구는 필사적으로 여자들의 꽁무니를 쫗아다녔으며, 나 같은 녀석은 현실을 잊어버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음악을 들었다. 그건 부끄럽다기보다 애달픈 일이었다. 이제는 조금 여유 만만해졌지만, 필사적인 시절을 보내지 않았으면 이런 날이 오지도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에는 저자인 소설가 김중혁이 이야기하는 사람과 소설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여 흥미롭다. 세상에는 다양한 방식의 위로가 있으며 다양한 위로를 위해 여러 명의 예술가가 필요하다는 그의 말이 눈길을 끌었다.

 

"십 대의 나는 아무도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단정 지었지만, 사십대의 나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위로'라는 단어를 새롭게 알게 됐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위로할 수는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따뜻한 행동이 위로라고 생각한다. 위로는 죽으려는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모든 것에 환멸을 느낀 한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마음을 완전히 알지는 못해도 위로할 수 있다. 나는 '위로'라는 단어가 마음에 든다. '위로'의 '로'는 애쓴다는 뜻이다."

 

"이야기의 본질은 어쩌면 사람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드라마를 보고 소설을 읽고 연극을 보고 영화를 보고 수많은 이야기들을 찾아 헤매는 이유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신을 이해해야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다 거울인 셈이다."

 

저자는 음반이나 책이나 미술 작품을 만나는 데도 운명 같은 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물에 걸린 큼지막한 고기들이 내 운명의 작품들이 되는 순간은 얼마나 짜릿할까.

 

"동시대 작품들을 부지런히 챙겨 읽고, 보고, 듣느 건 참 재미난 일이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 건져낼 수는 없다. 그래다간 허리 부러진다. 그물코를 널찍하게 만든 다음 큼지막한 것들만 챙겨야지. 그물코를 너무 촘촘하게 만들어두면 걸리는 고기들이 너무 많아서 그물이 찢어질 수도 있다."

 

저자는 우리와 함께 무지비한 시간을 견뎌낸 책과 디브이디와 시디와 그림들의 형상을 친구들로 인해 우리는 좀 더 풍성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나의 음악, 책, 영화들과 함께 나도 계속 이 무자비한 시간들을 견녀내리라.

 

"세월을 보내고 나이를 먹으며 우리가 쌓아가는 것은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몇 시간의 기억이다. 밤을 꼴딱 세우며 책을 읽었던 시간들, 처음으로 가본 콘서트장에서 10분처럼 지나가버린 두 시간, 혼자 산책하던 새벽의 한 시간. 그 시간들, 그리고 책 속, 공연장, 산책길처럼 현실에 있지만 현실에서 살짝 어긋나 있는 공간에서 우리는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시간을 견뎌내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는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견딘다. 시간의 속도를 더디게 만들기 위해 필름 속에다, 컴퓨터 속에다 풍경을 담는다. 우리는 소설을 쓰고 읽으며 시간을 견딘다. 소설 속에 거대한 시간을 담아 시간의 처음과 끝을 파악하려 애쓰고, 시간을 되돌리고 빨리 흐르게도 하며 시간의 민낯을 보려 애쓴다. 우리는 영화를 보며 시간을 견딘다. 천천히 흐르는 시간의 모습과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의 속도를 화면 속에서 보며 우리의 시간을 잊는다. 그렇게 견딘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견딘다. 아니, 이 말은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뛰어넘는 방법을 배운다. 시간을 가뿐히 뛰어넘어 다른 시간과 공간에 가닿는 방법을 배운다. 그렇게 시간을 견딘다. 음악이야말로 가장 짜릿한 마법이다."

 

이 책 뒷부분에는 가을과 겨울에 어울릴 만한 노래에 관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읽어보면 유쾌하고 따뜻한 음악들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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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청춘, 문득 떠남 - 홍대에서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모로코까지 한량 음악가 티어라이너의 무중력 방랑기
티어라이너 글.사진 / 더난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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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느린 청춘, 문득 떠남>은 '커피 프린스 1호점' 음악감독 티어라이너의 여행 에세이이다. 그는 스페인, 포스투갈, 모로코를 여행하며 여행과 일상, 음악에 대한 글을 썼다.

 

저자인 티어라이너는 스페인의 마드리드, 톨레도, 세고비아, 바야돌리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그라나다, 네르하, 말라가, 코르도바, 발렌시아, 바르셀로나, 히로나, 팔마데마요르카, 소예르를 여행하였고 포스투칼의 포르투, 리스본, 신트라, 라고스, 파루를 여행하였으며 모로코에서는 마라케시, 모로코 남부, 사하라 사막, 페스, 쉐프샤우엔, 테투안을 여행하였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의 빈티지하고 농밀한 삶의 한 가운데를 말하는 건물사진이 인상적이다.

 

"이 도시에는 소박한 사사로움이 있다. 황혼과 여러모로 닮았지만 그처럼 열정적이지도 않다. 포르투의 정겨움과는 다른 사적인 어루만짐. 이 소소함이 진득하게 마음에 남는다."

 

 

여행을 통해서 저자의 음악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는 단편적이고 날이 선 작사를 피하려고 즐겨 쓰는 방법 중 하나는 직접적인 하나의 감정이나 하나의 이야기에 몰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사용할때도 의미는 중의적이고 방향을 모호하게 설정한다. 그는 자신의 음악에 대한 전혀 다른 감상들을 즐기고 존중하며, 그런 평가와 감상들을 보면서 음악을 하는 보람과 힘을 얻는 사람이었다.

 

"나는 '건조한 촉촉함'을 사랑하고, '서늘한 따뜻함'을 사랑한다. 나의 음악도 남들에게 이렇게 서로 다른 감정의 모순적 결합으로 들렸으면 좋겠다. 청자들의 감성에 따라 같은 음악도 다르게 들린다고, 나는 믿는다. 어떤 이가 부드럽고 따뜻하다고 느낀 곡이 다른 이에게는 냉소와 허무함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그 놀라운 차이의 간극은 사랑스럽다. 답이 하나뿐이거나 똑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은 동화 속의 단편적인 캐릭터를 연상케 한다. 선자는 끝까지 선하고, 악자는 끝까지 악한 세상이란 없다. 선악을 나누기 이전에 그 경제 자체도 시대에 따라 바뀌고 지역과 가치에 따라 달라진다. 삶의 정답이 없고 다양성이 존재할진대 음악이라고 일률적으로 전달될 이유는 없다."

 

저자는 모로코에서는 경치를 구경하기 좋은 명당으로 공동묘지를 놓쳐선 안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모로코의 도시들은 카스바 밖으로만 나가면 언제든 입지 좋은 언덕에 자리한 공동묘지를 접할 수 있다고 한다.

 

"묘지는 내게 아주 매력적인 관광 포인트다. 여행객에게 공동묘지가 좋은 관광지인 이유는 묘지 자체에 담긴 독특한 분위기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공동묘지 터가 그 도시의 '명당'이라는 데 있다. 묘지들이 늘어선 언덕에 오르면 메디나에 가득 들어찬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고, 반대편으로 넓은 도로와 신시가가 펼쳐진다. 무덤가에 오르면 과거와 미래를 한눈에 보는 셈이다."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골목의 분위기를 이야기한다. 골목은 연애하는 여자 마음과 같아서 간드러지게 굽이치다가도 어느 순간 막혀버리고, 미로와 같아 알 길이 없어 보이지만 어디로든 진득하게 가다 보면 곧 대로와 만난다는 그의 골목애찬을 만날 수 있다.

 

"골목 구석구석의 놀라운 풍경들, 서로 다른 분위기, 서로 다른 냄새들, 서로 다른 삶들. 아침과 밤의 골목에 중독되어 쉽게 헤어나오기 힘들다. 거기에는 호객이나 부담스러운 시선도 없고, 시끄러움이나 더러움도 없다. 대신 안개 자욱한 새벽의 파랗고 차가운 고요나, 노랗고 따스한 밤의 분위기와 평화, 한적한 자유로움이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남는다면,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에 대한 것이. 좀 더 여행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큰 사진이나 재미있는 사진들을 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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