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
김영미 지음 / 치읓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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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넘었다. 이런 나는 무슨 재미로 살고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한 <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

저자는 한 남자의 아내이자 세 딸의 엄마로 자신이 평범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는 재미가 없으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라는 인생 모토를 가지고 늘 '뭐 하고 놀지?'를 외치는 진짜 잘 노는 마흔 넘은 여자라 소개하고 있다.

꾸미지 않고 관리하지 않으면 듣게 되는 '아줌마'라는 소리
마흔이 넘으면서 아이의 학교를 가도 꾸미든 안 꾸미든 아이들의 입 속에서 터져 나오는 '아줌마'

아줌마들은 오전 시간, 잠시나마 수다를 떨고 고민을 풀어놓으며 서로 같은 처지임을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다. 묵었던 감정을 털어내고 치유까지 받는다. 떠나갈 듯 박장대소 한 번으로 스트레스를 날린다. 꿈도 이름도 잊고 웃는다. (14p)

카페에서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며 즐거워하는 엄마들의 모습을 봤을 것이다. 건설적이거나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시간때우기를 위해 앉아 있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지만 분명 엄마들 사이에서는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합리화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꿈도 이름도 잊은 채 아내, 엄마, 며느리, 딸 등의 여러 명찰들과 삶의 무게를 짊어진 채 살아가는 그녀들에게 그 시간만큼은 누구도 방해해서는 아니 방해받고 싶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는 '마흔'이라는 특정 나이를 정한 채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에세이라 여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어느 새 '마흔'이라는 단어는 머릿 속에서 사라진 채 결혼과 육아, 그리고 꿈과 재미 등의 그녀와 같은 상황을 겪고 있거나 겪고 지나간 이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역시도 '마흔'이 넘으면서 이전과 다른 삶이 펼쳐지고 그로 인한 좌절과 우울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좋아했던 것과 지금 하고 싶은 일 등을 떠올려보면서 그녀가 써 내려간 삶의 이야기에 울컥하기도 하고 버럭하기도 하면서 '다들 이렇게 살고 있구나!'라는 마음에 한편으론 위안을 받기도 했다.
 
그녀의 책 속에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또 다른 책이 존재했다.
각 파트별로 에피소드를 읽어가는 재미와 책 속에 담긴 좋은 글귀와 그녀가 소개하는 작품들은 또 하나의 볼거리와 감동을 준다.

인생에 굴곡이 없는 사람이 없다지만 평온하고 동화같이 행복할 것같았던 자신의 삶에 균열이 생기고 벼랑 끝에 몰리게 된 그녀가 찾은 삶의 재미는 글을 쓰는 작가였다.
작가가 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 위한 그녀의 노력과 재능이 합쳐져 지금은 인생 2막의 인생이라는 재미를 느끼며 살고 있다.

성공은 때로 어이없이 찾아온다. 뼈를 깎는 노력과 인내가 아니더라도 대박을 맞이하는 일이 있다. 열심히 놀다가 보니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유명해져 있었다. (164p)

유명 블로거가 되어 맛본 성공의 짜릿한 경험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는 그녀.
그녀의 말처럼 어쩌면 아이들만 잘 노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 역시도 재미있는 것을 찾아서 잘 노는 것이 필요한 것같다.

'무슨 재미로 사나?'가 아닌 '뭐 하고 놀지?'라는 생각의 전환만으로도 기분좋아지는 삶을 기대하게 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남들처럼 잘 놀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흘러가는대로 살면 되지 뭐 그리 난리야?"라는 생각만 하지 않음 절반은 유쾌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모험은
당신이 꿈꾸는 삶을 사는 것이다."
- 오프라 윈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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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을 찾아서 -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여행
양국희 지음 / 쿠키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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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 Anne이 살던 초록지붕집인 그린게이블즈가 아닐까?
어린 시절 TV애니메이션을 통해 알게 된 Anne의 진짜 매력을 알게 된 것이 성인이 되어 다시금 읽게 된 소설을 통해서다.

이런 나의 롤모델과도 같은 Anne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담은 <빨강머리 앤을 찾아서 -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여행>은 나에게 선물같은 책이였다.

갑작스럽게 생긴 휴식기동안 무얼 할지 고민하는 그녀에게 Anne의 흔적을 떠나보라는 남편의 권유가 일주일라는 짧은 여행이지만 용기를 내어 떠날 수 힘이 되었고 그것이 이런 결과물이 나올 수 있게 된 게 아닐까?(이 부분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네요^^)

​펜드로잉과 수채물감이 어우러져 그려진 그림과 여행을 다니면 느낀 그녀의 생각과 흔적들을 기록한 글은 나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오랜 시간이 걸려서 도착한 키가 큰 나무사이로 보이는 초록지붕 하얀 집은 내가 애니메이션과 소설을 통해 보아온 모습 그대로를 담아내고 있었다.

​이름을 다 알 수없는 수많은 나무가 어우러져 있는 초록지붕 집을 보고 있자면 창가에 턱을 받이고 웃음짓고 있는 Anne의 모습과 그녀가 생활했던 방이 떠올랐다.

그리고 매튜와 마릴라가 사용한 공간과 빨강머리앤의 소설을 탄생시킨 루시모드몽고메리의 생가와 그 안에 남아있는 그녀의 흔적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직접 보지 못한 독자들을 위한 작가의 배려가 느껴졌다.

너무도 당연하게 해 오던 것을 당연하게 할 수 없는 지금. 마음만 먹으면 어디라도 떠날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는지금.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무작정 떠나는 여행이나 가보고 싶은 곳을 계획하고 떠나는 여행 등 '여행'이 주는 힐링감과 에너지 충전의 힘을 알지만 모두가 힘들게 버티며 이겨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직접 떠나는 여행이 아닌 누군가가 다녀와서 써내려간 여행관련 서적을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양국희작가님의 글과 그림이 담긴 <빨강머리 앤을 찾아서 -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여행>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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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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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시작하면서 생각지못한 이별을 두번 경험하였다.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이는 단순히 '이별'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힘든 경험이다.
태어남이 있음 그 끝은 죽음이라고 하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이의 입장에서는 이를 받아들이가 쉽지 않다.
특히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갑작스러운 이별이라면 그 고통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을만큼 클 것이다.
준비된 이별이란 없는 것같다. 아니 준비하라는 말을 들어도 사랑하는 이를 영영 볼 수 없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고인을 잘 보내드린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만난 나가쓰키 아마네의 <머지 않아 이별입니다>라는 소설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냄에 있어서의 절망과 슬픔, 이들의 절망과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정중하면서도 예를 갖추어 일하는 장례디렉터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장례디렉터는 우리말로 장례지도사로 상을 당한 유족의 요청에 따라 장례절차를 주관하는 사람을 말한다
주로 장례의식, 시신관리, 빈소설치, 의례지도 등종합적인 장례의식을 관리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반도회관'은 장례식장으로 그 곳에서는 장례와 관련한 이를 하는 이들이 많으며, 전문 장례디렉터의 지도에 따라 원활하고 엄숙한 장례가 이루어지도록 모든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취업난에 고생하고 있던 주인공인 시미즈 미소라는 예전에 아르바이트로 일을 했던 '반도회관'에서 일을 도와달라는 연락을 맞고 출근을 하게 된다.
그 곳에서 사토미스님과 우루시바라를 만나게 되고 이들과 함께 고인들과 유족들의 슬픔을 달래주며 장례를 무사히 치룰 수 있는 일을 하게 된다.

분신 자살을 통해 생을 마감한 이의 장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생을 마감한 만삭의 임산부의 이야기, 병으로 인해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해야하는 아이와 그 아이를 떠나보내지 못해 붙잡고만 싶은 엄마의 이야기,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내고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여성의 이야기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는 어느 하나 감동을 주지 않는 이야기가 없었다.

"그래. 아무리 가족이라도, 이 세상을 떠났다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이런 식으로 후회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승화하는 수밖에 없지. 장례는 그런 자리이기도 해."

장례는 고인을 위한 의식이기도 하지만 남은 가족을 위한 의식이기도 하다.

"(중략) 소중한 가족을 잃고 힘든 상황에 놓인 유족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사람들이 저희들이죠. 저희는 그런 유족들이 슬픔을 받아들이고 그 슬픔에 매듭을 지어줌으로써 그들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장례디렉터가 되겠다는 미소라를 걱정하는 가족들에게 장례디렉터로써의 그들의 역할을 설명해주는 우루시바라씨의 말을 통해 그들이 하는 일이 고인과 유족을 위해 노력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나라마다 장례문화가 다른 부분이 있지만 그 마음만은 같다고 생각한다.
'머지않아 이별'이라는 말처럼 언제고 예고없이 찾아오는 이별 앞에 맥없이 무너진 유족들을 곁에서 도와주는 장례디렉터의 역할의 소중함과 이별 뒤 남겨진 이의 아픔과 절망감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는 이 소설은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게 했다.

작가 나가쓰키 아마네는 남편의 기일이자 음력 9월을 뜻하는 나가쓰키와 하늘의 소리를 뜻하는 아마네를 합쳐 만든 필명이란다.
슬픔을 딛고 앞으로 향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저자의 그러한 마음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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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험 나만 해봤니?
신은영 지음 / 이노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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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나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건 그 사람과 한발짝 더 가까워지기 위함이 아닐까?
나만 이런 경험을 한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좋은 경험, 나쁜 경험들을 이야기하며 들어주다보면 우리의 삶이 보편적이라 여기면서 힘든 상황의 경우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위로받기도 한다.

<이런 경험 나만 해봤니?>에는 나도 이런 경험이 있었는데 하는 작가의 경험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특별한 것없는 경험부터 독특한 경험까지 한 편 한 편이 짧은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어 한번에 쭉 읽지 않아도 끊어짐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가볍게 읽을 수 있어 좋다.

작가 개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게 뭐 재미있을까 싶겠지만 읽다보면 나도 이런 적있는데 하는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서 잠시나마 현재가 아닌 과거로 돌아가 회상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경험이라는 건 아주 개인적인 것이 아닐까라는 선입견을 깨고 이 책을 읽게 되면 그 재미가 배가 된다.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이 쓰는 서울말에 매료되어 그 달콤에 빠졌다가 그 사람과의 대화 중 사투리를 써서 주변 사람들이 폭소를 터트린 경험 나 역시 경상도 사투리가 심해 서울에서 생활하는 동안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급 공감과 함께 폭소를 터트렸다.
그리고 동남아인으로 오해보고 지하철에서 국적이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명험을 받은 그녀의 경험은 외국인으로 오해받은 에피소드가 많았던 친구가 생각나게 했다.

<오늘도, 별일은 없어요>로 처음 알게 된 신은영작가님의 이번 작품은 공감하기 위해 글을 쓴다는 그녀의 작품세계를 잘 반영해내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녀의 '경험'이라는 한 조각 한 조각이 모여 하나의 책으로 엮어져서 독자에게 즐거움과 위로를 주고 있는 <이런 경험 나만 해봤니?>
나의 경험이 나를 더 단단하게 하고 때로는 누군가에겐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는 값진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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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가는 유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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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매니아층이 두터운 작가 중 한명인 이사카 고타로작가님의 <후가는 유가>는 1년에 단 하루, 그것도 2시간마다 서로간에 순간이동이 일어나는 후가와 유가 쌍둥이 형제의 삶과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제 이야기는 착각과 각색뿐만 아니라 일부러 거짓말하는 부분도 있으니까 곧이듣지 않는 편이 좋을 겁니다.

이 소설은 '도카와 유가'가 한 남자에게 자신의 기이한 경험담을 털어놓으면서 시작하는데 그가 털어놓는 이야기는 쉽게 믿기 힘든 이야기로 듣는 이도 계속해서 긴가민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집은 지옥이고 밖에 있을 때만 삶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밖에 있는 나는 진정한 내가 아니다."
(144p)

유가와 후가는 2시간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로 이도 정확한지 알 수 없다할만큼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태어났다.
늘 학대를 일삼는 짐승같은 아버지와 이를 방관하고 삶에 지친 어머니의 밑에서 자란 두 형제는 서로 닮았지만 다른 성향을 지닌 그럼에도 동지애같은 끈끈함으로 서로 의지하고 역경을 이겨나가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우연하게 알게 되는데 그건 1년에 단 하루, 자신들의 생일에 신체적 반응과 함께 서로간의 순간운동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것을 인지하고부터는 나름의 규칙을 정하면서 그 순간이 되며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준비를 하고 때로는 특별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그들에게 잊지 못할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이 사건은 그들의 인생의 또 다른 불운이자 이 소설의 마지막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읽기 어려운 작품이라서도 이해하기 어려워서도 아닌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루면서도 우리에게 안타까움과 씁쓸함을 느끼게 하지만 작품을 다 읽은 후에는 감동과 여운을 준다.

<후가와 유가>도 학대와 학교폭력, 납치와 살인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다루면서 순간이동이라는 쌍둥이 형제의 특별한 능력을 이용한 히어로적인 요소를 가미하며 작품의 곳곳에 반전을 담아내고 있다.
학대받는 아이들끼리의 공유할 수있는 감정과 그 속에서도 결코 쓰러지지 않고 삶과 맞서는 그들의 이야기는 작품을 읽어가는 내내 먹먹함과 감동을 주고 있다.
후가는 유가, 그들은 둘이면서 하나인 진정한 히어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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