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에 사는 사람 - 관객과 예술가 사이에서 공연기획자로 산다는 것
이성모 지음 / 오르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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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연극을 본 적이 있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와 달리 현장감을 그대로 느끼고 무대 위 인물들의 작은 숨소리까지도 들리는데 공연이랑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하나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홍보되고 티켓팅을 시작으로 막을 올려서 관객들의 호응도를 살피는 모든 과정 속에 우리가 모르는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담겨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대 뒤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배우에만 관심을 가지고 작품에 대한 평가를 하기보다 는 배우와 관련한 역할 부분에 있어서의 어울림에 초점을 맞추고 감상하는 경우가 많다.

시상식 때 상을 받은 배우들이
"뒤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스탭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라는 말을 하는 걸 들을 때가 있다.
그렇다. 배우가 역할을 소화해내어 극을 극대화시킴에 있어 무대 뒤에서 묵묵히 각 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무대 뒤에 사람들이 있다.

<무대 뒤에 사는 사랍>이라는 책은 관객과 예술가 사이에서 공연기획자로 살아가는 이성모 작가의 이야기이면서 무대 뒤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사전적 의미의 공연기획자란 공연을 계획하고 설계하여 만드는 데 책임을 맡은 사람이다.
하지만 이 책 속에서의 공연기획자는 단순히 이렇게 한 줄의 문장으로 역할을 표현하기 어려움을 보여준다.

'기획자는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투자자이든, 예술가이든, 공무원이든, 마케팅 홍보 전문가이든 상대방의 상황과 서로의 이해관계에 맞추어 순발력 있게 태세를 전환하여 무언가를 설명하고 설득하고 가끔은 치열하게 논쟁해야 한다. (중략)
완성된 작품의 최종 책임은 오롯이 공연기획자에게 있기에....(p136)

꿈을 꾸는 사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저자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루고 여전히 이 두 가지를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치열하게 지내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이름 있는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성공과 실패의 연속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짤막한 소개가 에피소드가 끝나는 부분에 나와 있다.
작가에서 부터 다양한 분야의 감독님과 배우, 가수 등 저자와 함께 작품을 위해 연을 맺은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부분은 책을 읽는 재미를 높여주었다.

공연과 관련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답게 중간 중간 사진들도 첨부되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이 금방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무대 뒤에 사는 사람>을 통해 단순히 돈과 흥행, 재투자 등의 명사적인 해석으로서의 공연기획자가 아닌 모든 과정에서 '사람'을 곁에 두고 해야 할 일들을 판단하는 저자의 고뇌와 인간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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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소개를 보고 예전의 나의 모습이 담겨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다소 무거운 주제인 '고립, 은둔'이라는 이야기를 담은 이 책 속에 저자는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책 속에 등장하는 사례자들은 어떠한 이유로 고립과 은둔이라는 삶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궁금하였다.

PIE(파이) 나다운 청년들 대표이자 상담자인 저자는 '대학에 다니지 않는 청년들은 뭘 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청년들의 삶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저자는 스스로 해결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 및 그들의 가족을 만나고 그들의 대화 속에서 고립과 은둔 생활을 선택한 이유와 그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라는 저서에 담아내고 있다.

1장 우리가 모르는 청년들 편에서는 고립과 은둔 생활을 하는 다수의 사례자를 통해 그들 자신과 주변의 사람들의 힘겨움을 담고 있다.

보통 주변 사람들이 그들과의 어려움과 우려를 가지고 상담자를 찾아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의가 아닌 자의에 의해서 상담에 참여하였을 때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세상과의 단절과 고립을 선택하였기에 상담소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더라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것을 사례자별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한 명 한 명의 사례자들의 사연들은 다른 듯 같은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 불화와 왕따, 학교 자퇴, 통제적이고 간섭적인 부모에 의한 뒤엉킨 자아상 형성 등 이러한 요인들이 관계적인 면에서의 어려움으로 발전하면서 '잠수''회피'의 형식인 고립과 은둔 생활을 선택한 것들이.....

 

사례자들의 이야기를 읽던 중 한 사례자인 승훈이 부모의 억압과 통제로 오랜 시간 부정당하고 스스로 부정하는 가운데 만들어진 뒤엉킨 자아상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프로그램 참가 중 보여준 춤사위는 몸으로 말하는 '소리 없는 말'로 뭉클함을 느끼게 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은톨이들도 스스로를 포기하지 말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면 거기서부터 달라질 수 있다. (p123)


2장 못나고 또한 아름다운 편에서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체크할 수 여러 항목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가 궁금해 하는 고립과 은둔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등에 관해 알려주고 있다.

고립과 은둔은 미세한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공통점은 모두 사회적인 관계를 하지 않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몇 년동안 내가 택한 생활은 고립에 가까운 것같았다.

우울함과 무기력함에 타인과의 관계를 조금씩 힘들어하다 점차 집 밖으로 나가지 않게 되었던 몇 년간은 누군가의 응원이나 위로도 나에게는 그저 메아리처럼 허공에서 흩어지는 소리같았다.

그러다 서서히 주변 사람들도 지쳐 연락을 하지 않게 되고 그러한 생활이 오히려 편하기까지 하다 느껴졌다.

하지만 나에게는 일어나야하고 밖으로 나아가고 내 마음 속의 감정과 소리를 들여다보는 '감정 돌봄'을 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건 두 아이의 엄마였기에 그들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서라도 고립의 시간을 힘들지만 이겨내야 했다.

타인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자각에 의한 탈출과 이겨냄은 또 다시 그러한 상황이 오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힘이 되었다.

저자의 말 중 고립과 은둔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신질환이라는 질병이 아닌 하나의 사회 현상이며 '마음의 무너짐으로 절망하는 것'이는 부분이 너무 와 닿았다.

청년들의 고립과 은둔은 사회적 문제이긴 하지만 그들을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대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알았으면 좋겠다.

저자는 고립되고 은둔하는 이들과의 대면과 비대면의 시간을 보내며 그들의 마음의 병을 알아차리고 돕고자 상담과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그리고 '괜찮지 않지만 괜찮은 듯' 생활하며 삶에 지치거나 버거워 사회적 관계에서 철수 내지 회피하는 방식을 택한 그들을 자신은 늘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 한 명 한 명을 고유의 색을 지닌 보석이라고 생각해보자. (중략) 우리는 그저 은톨이(은둔형외톨이)에게 "너의 색이 있을 거다. 잘 찾아 보렴."하고 말을 건네면 된다. 그들의 아름다운 색을 함께 볼 것을 기쁜 마음으로 기대하면서 (p208)

저자의 마음이자 그들과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 메세지를 오늘도 힘든 하루 하루를 버텨나가고 있을 모든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덮으면 다시금 보게 된 제목이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웅크린 마음으로 방 안에서 오늘도 어두운 빛 속에서 사람들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은톨이들에게 당신들이 선택한 어쩔 수 없는 현재 삶도 존중하지만 그 시간 외롭고 어둡다는 것을 겪어본 나는 조금은 그 방황의 시간이 짧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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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 점프 앤 런타워 게임 만들기 로블록스 게임 제작
서종원.강은숙 지음 / 길벗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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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이 드는 단어가 있다. 바로 '메타버스'로 가상, 초월이라는 단어의 meta(메타)와 세계, 우주라는 단어인 univers(유니버스)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거의 모든 영역에서 '메타버스'라는 말이 쓰이지만 특히 게임 영역에의 메타버스는 단순히 게임이나 체험 공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상상하는 세계를 가상 공간으로 만드는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로블록스 점프 앤 런 타워 게임만들기>는 로블록스를 처음 시작하는 초등학생 친구들을 위해 집필된 책이다.
로블록스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을 위해 로그인 방법부터 시작 화면에 있는 다양한 메뉴에 대해 하나 하나 설명해주고 있어 그동안 그냥 로블록스로 아이와 단순히 하는 게임만 했던 나에게도 유용한 정보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만들기 메뉴에 들어가 게임개발자가 되어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통해 게임을 제작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코너가 나오자 아이는 진지하게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을 설치하면서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며 기대반 셀렘반으로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며 따라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같이 책을 보면서 제작 과정에 들어갔음에도 나보다 아이가 더 이해를 잘하고 나에게 설명해주기도 했다.
알고보니 아이는 '점프 앤 런 타워'를 만들어서 플레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로블록스가 게임을 설계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그저 게임의 하나로 자신만의 타워를 만들고 그것을 자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가 만든 가상 공간은 단순했다.
하지만 이 책 속에 소개되고 있는 내용들은 좀 더 자신이 만든 가상 공간에 장애 요소와 특별한 기능들을 추가하여 점차 디테일하게 완성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스크랩트 코딩을 배운 후라면 게임의 제작이 더 쉬웠겠지만 그러지 못한 상황이라도 괜찮다.
책의 곳곳에 담겨 있는 Tip은 제작 과정에 있어서의 어려움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로블록스로 게임만들기'
게임을 즐기는 아이라면 단순히 제작자나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게임을 수동적으로 이용하기보다 자신이 상상하는 세계를 가상 공간을 만들어 보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입장이 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본 <로블록스 점프 앤 런타워 게임 만들기>을 통해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와 창의력과 상상력  향상 그리고 코딩에 대한 이해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 중 유일하게 하는 게임이기에 선택했던 책이였는데 오히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보다 게임 제작 과정을 통해 하나의 게임이 활성화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치게 됨을 몸소 느끼고 게임 제작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코딩에 대한 유익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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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길을 잃다
엘리자베스 톰슨 지음, 김영옥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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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잃어버린 기억이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때론 자신의 입장에서 만들어버린 조작된 기억으로 인해 과거가 현재까지 영향을 주기도 한다.
특히 가족과의 관계에선 더욱 그러하다. 좋은 경험과 기억이라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과거의 기억과 경험으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현재까지 영향을 주고 함께 함이 괴로운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파리에서 길을 잃다>는 알코올 중독자 엄마를 떠나 영국에서 제인오스틴을 테마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손님과 투어하는 가이드의 역할을 하는 해나라는 두 인물이 중심이 되어 펼쳐지는 소설이다.

해나와 그녀의 엄마는 사이가 좋지 않다.
아니 해나에 있어 엄마는 사랑할 수 없는 골칫거리의 존재이다.

엄마와 나 사이에 대서양이 없다는 건 우리의 갈등을 막아줄 완충제가 없다는 의미였다. (p32)

조용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해나에게 나타난 그녀의 엄마는 충동적이고 자신밖에 모르는 존재였기에 해나는 그런 엄마와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이였다.
그런 그들은 우연하게 다락방에서 열쇠와 명함 그리고 파리의 아파트 문서가 든 봉투를 발견하게 되는데...

공동 상속권을 지닌 아파트를 둘러싼 서로 다른 입장 차와 두 사람의 갈등의 이유는 이 소설의 중심 주제로 다른 에피소드들과 함께 소설을 읽어가는 재미를 주었다.

내가 자라는 동안 실제로 곁에 있어 준 유일한 엄마같은 존재가 할머니였다(p107)는 해나의 고백은 엄마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이유의 일부가 무엇인지 느끼게 하는 대목이였다.
해나에게 네가 모르는 일이 많았다고 말하는 엄마와 자신이 모르는 일이 무언지 말해봐라는 해나.
서서히 밝혀지는 할머니와 엄마와 관련된 과거의 일과 현재 남겨진 유산을 처리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조금씩 타협해나가며, 과거는 바꿀 순 없지만 현재에 그들이 다시금 서로를 이해하며 보물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과거의 파리와 현재의 파리를 오가는 스토리와 소설 속 주인공들의 갈등 구조는 몰입도를 높혀 주었다.
주인공인 해나의 다양한 감정선을 따라가며, 그녀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펼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읽는 것도 소설의 재미를 높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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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꽃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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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연쇄 살인마일까?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나타난  구원자일까?

소설의 중심인물인 이영환은 20대 청년으로 불가사의한 인물이라 볼 수 있다.
장애를 지닌 두 명의 사람이 발견되고 그들에 의해 알려진 인물이 이영환이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모든 범죄 행위를 사면 혹은 무죄로 판결해주는 이가 나타난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의학 기술을 알려주고 자신이 가진 이 놀라운 기술로 어떠한 병이라도 고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데...

이동진 작가의 <죽음의 꽃>은 고통과 죽음 앞에서 약해지고 두려워하는 이를 구원할 수 있다는 이영환과 그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박재준 변호사 그리고 다른 입장을 가진 장동훈 검사라는 세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갈등과 고뇌 그리고 법의 심판이냐 구원이냐의 다양한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이영환은 223명을 죽인 희대의 연쇄 살인마이다. 그의 손에서 죽은 이들은 인체 실험을 통해 희생된 이들로 그는 자신의 범죄 행위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살아야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박재준변호사 역시 이영환이 사람을 죽인 사람이라는 느낌도 전혀 안 느껴지고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대단한 사람처럼도 보이지 않다.
그러나 그는 사형을 받을 정도의 범죄를 벌인 이영환을 살려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러기에 미치광이같은 말을 하는 그와 타협을 하고 사면 또는 무죄 판결을 받도록 해주도록 도와주는 변호사를 자청했다.

이해가 안갈 수 있을 것이다. 왜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는 그를 심판이 아닌 변호를 맡으려고 하는지...  소설 속에 그 답이 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움의 대상이다.
특히 현대 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병으로 고통받고 죽음 앞에 무릎 꿇어야 하는 환자나 그의 가족이라면 자신들을 정말 고칠수 있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그 어떤 극악무도한 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그를 살려줘야한다고 아니 죽여서는 안된다고 할 것이다.

나라는 223명을 인체 실험을 죽인 최악의 살인귀인 이영환을 살리느냐? , 죽이느냐?에 대한 국민 청원의 열기가 대단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애매모호한 입장 표명은 혼란을 가중시켰다.

소설 속 인물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의 국민들의 입장은 어떠한 사안을 둘러싼 현재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범죄이고 잘못된 형국임을 알면서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그를 바탕으로 소리냄이 다르다는 것.

납치 살인,  인체 실험, 소생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여러 생각을 하며 읽어나갔던 <죽음의 꽃>
허무맹랑한 이야기같지만 소설 속 이영환이 하는 말들을 보자면 누가의 희생으로 인해 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부분에선 만약 내가 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놓인다면 옳고 그름의 판단은 뒤로 하고 우선은 살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그를 지지할 지도 모르겠는다는 생각이 들 것같다.

"제가 많은 사람을 끔찍하게 죽였다고 욕하시는 분이 많은데...
나중에 아픈 당신들 살려 줄 게 접니다. 그러니까 저를 욕하지 마세요."

적당한 분량과 심리적 대립, 마지막 부분에서의 반전  등 <죽음의 꽃>은 길진 않지만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요소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한번쯤 읽어봐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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