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날갯짓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61
파라드 핫산자드 지음, 가잘레 빅델리 그림,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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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시계를 봐!
설날이 두 시간밖에 남지 않았어.
그런데 저 아이는? 그렇지 ○○○○!

이렇게 시작하는 그림책은 이란의 설날을 앞두고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인 듯하나 점점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아이들은 서로 같은 공간 속에 등장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란이라는 다소 낯선 나라의 문화와 그곳의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는 <나비의 날갯짓>은 다양한 색감을 담고 있지 않음에도 특정 사물들에 색상을 입혀줌으로써 묘한 느낌이 들게 한다.

우리 나라의 설날처럼 이란의 설날인 노루즈은 큰 명절로 낯선 나라의 문화와 명절을 앞둔 분위기를 잘 그려내고 있는 <나비의 날갯짓>은 다양한 색감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포인트를 주어 색상을 담아내고 있는 그림들은 묘한 느낌이 들게 했다.

나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듯한 이란의 명절 분위기는 우리나라의 명절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같은 것같다.
분주한 사람들의 움직임과 꽉 막힌 도로 등

곳곳을 날아다니는 노란 나비는 사물에 살포시 앉아있거나 날갯짓을 하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봄이 올 것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감이 들게 했다.

머리를 깍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지만 계속해서 어른 손님만을 먼저해주어 자꾸 순서가 밀리는 아르달란, 명절에 입을 원피스를 찾으러 갔지만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는 아줌마로 인해 답답한 아르투사, 설날까지 두 시간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미처 꽃을 다 팔지 못한 마리암과 알리.
이 아이들은 과연 자신들의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명절을 맞이할 수 있을까?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며 다른 나라의 명절에 대해 알아보면서 작품 속 아이들이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보며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생각도 들어보는 등의 독후활동을 통해 직접 가보지는 못한 나라이지만 지식도 쌓고 소통도 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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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 수업 : 관계 - 나를 바라보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심리의 첫걸음 퇴근길 인문학 수업
백상경제연구원 외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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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공공기관에서 시민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를 많이 열고 있다.
'나를 위한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분야를 시민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강의함으로써 사람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있다.

'하루 30분 인문학 수업'으로 대한민국의 직장인의 공감을 이끌어내었을 뿐 아니라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시즌 2'를 출간하게 된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심리, 경제, 사회, 문화, 신화, 과학, 역사, 문학, 고전 등 다양한 분야별로 주제를 정해서 사회 현상이나 전문적인 지식과 자신들의 생각을 펼쳐보이며,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시간을 제공해준다.

자존감의 뿌리를 찾아보고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걸을 일깨워주기도 하고, '틀림'이 아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에 대한 내용과 인간 관계에서 가장 힘든 관계가 '가족'이라 말하며 가족은 유기체라는 인식의 필요성에 대한 내용 등 각각의 주제를 읽다보면 어느 새 마지막 주제를 읽고 있을만큼 가독성도 좋고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다음 편을 기다리게 한다.

사람마다 관심있는 분야가 다름에도 각 분야의 주제를 보면 어려워서 기피했던 분야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기에 술술 읽어나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린 내담자일수록 그가 '보여주는' 혹은 '드러내는' 행동의 배후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보니 아이들의 행동은 단순히 못된 행동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깊은 불안을 보여주거나 말하지 못한 억울함, 감당하지 못한 공포감을 행동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가족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가족들이 자녀를 바라보는 관점도 서서히 바뀌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25~226p)

가족에 관한 주제 속에 담긴 내용 중 '세상에 못된 아이는 없다.'라는 말과 아이의 행동을 보면서 그 아이가 그러한 행동을 '보여주는'이라는 관점에서 아이를 바라본다면 조금은 이해가 되고 마찰을 줄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한 권의 책 속에 이렇게 다양한 주제를 담아내면서도 어느 하나 지루하거나 어렵다는 생각을 못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인문학을 보고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신기했다.

"인문학은 어떻게 나의 삶이 되는가"를 말하다.

띠지의 이 문구를 보면서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나에게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인문학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워주었으며, 인문학을 통한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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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 - 윤자영 연작소설 한국추리문학선 5
윤자영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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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의 우직함은 인정해야겠네. 여러 가지 상황파악이나 의심, 게임의 본질을 깨닫고 가장 높을 확률에 베팅하는 것. 하지만 게임에서 진다면 다 소용없는 일이야. 어떤 게임은 이기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어."
(347p)

당승표를 본 의뢰인의 표현.
뛰어난 추리력과 의리도 있는 멋진 캐릭터인 당승표의 활약을 보는 재미에 푹 빠지게 하는 <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

젊지만 추리작가로써의 면모와 집중력을 통한 증거 분석과 상황 파악, 그리고 사건에 대한 의심 등으로 매번 놀라운 실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당승표.
전직 경찰의 직감 과 용의자들을 다루는 노련함으로 당승표와 명콤비를 이루는 나승만.
이 두 사람이 운영하는 탐정사무소는 경찰들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찾아드는 의뢰인이 들어나게 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탐정'이라는 직업이 낯설고 그저 불륜이나 뒷조사 등을 해주는 심부름센터 정도로만 여기는 분위기에서 이 소설은 '탐정'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보여주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가며 점점 빠져들게 했다.

중반부쯤 들어가자 새로운 멤버가 영입되게 되는데 이름은 '김민영' , 과학 교사출신으로 과학적인 지식과 추리력이 뛰어나 나당탐정사무소의 일원이 되어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게 된다.

도르래 살인사건, 황 영감 살인사건, 의문의 도박판 사건, 왕 게임 사건, 최후의 대결 등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독립된 듯 보이나 사실 연결성을 가지고 전개되고 있었다.

특히 마지막의 최후의 대결 편은 작가의 이전 작품과도 연결이 되고 있는 부분으로 결론으로 보자면 이들의 활약을 담은 새로운 작품이 출간될 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건과 그 속에 담긴 트릭을 통한 추리를 해 나가는 재미와 각각의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까지 있어 가독성이 좋은 <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는 '추리탐정'이라는 직업의 매력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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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공허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장재형 지음 / 유노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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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마흔을 '불혹'이라 했다.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의미의 불혹이라지만 요즘은 마흔에 접어들면서 불안함과 공허함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

어떤 이들은 그럴 것이다.
"마흔이 어때서 그렇게 의미를 두냐"고
100세시대라고 보자면 마흔이라는 나이는 한창 나이라고 하겠지만 대개는 마흔은 앞서 달려온 나의 삶과 앞으로 달려가야할 나의 삶을 돌아보고 고민해봐야 할 나이이기도 하다.

그저 지나가는 시간의 한 부분이라 여기며 그냥 그냥 세월을 보내는 이도 있을 것이고, 삶에 대해 새롭게 계획하고 도전하면서 '터닝포인트'로 삼아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느끼게 될 공허함을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한 지혜로 달래며 지내온 이가 전하는 <마흔의 공허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는 마흔을 맞이하는 이나 마흔을 지나온 이들에게 신화 속 삶이나 우리의 삶이 다르지 않음 보여 주며 신화를 보는 시각을 달리하면 읽는 재미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방황하는 벨레로폰의 삶과 현재 우리의 인생은 닮은 점이 많다. '인간이란 존재는 너무나 나약하고, 그의 삶 또한 덧없음 그 자체구나'라고 느껴진다. 누구나 인생에 한 번은 시련과 고통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막상 어려운 일을 당하면 어찌할 바를 몰라 막막해한다. 또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도 무엇을 택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한다. 어떻게 하면 길지 않은 인생을 후회 없이 살 수 있을까? (224p)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중 한명인 벨레로폰은 모함을 당해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고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하나 괴물 키미이라를 물리치면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키미이라를 물리치려면 날개 달린 말인 페가수스가 필요했고 벨레로폰은 아테나 신전에서 페가수스를 구하는 기도를 드리다 잠들고 꿈 속에서 아테나에게서 건네 받은 황금재갈 덕분에 페가수스의 주인이 되고 괴물도 물리치게 된다.
불행했던 인생에서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된 벨레로폰은 오만함때문에 결국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그로 인해 남은 인생동안 방랑하는 삶을 살게 된다.

저자는 이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토대로 우리의 삶에 마주하게 되는 꿈, 사랑, 관계, 행복에 필요한 지혜와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과 결부시켜 서술하고 있는 것이 이색적이라 여겨졌다.

사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에 지쳐서 신화 속에 담긴 메세지를 캐치하지 못한 것이다.
신화라 하여 신과 인간이 어떻게 같을 수 있을까하지만 그의 이 책을 읽다보니 신화 속 주인공과 우리가 다르지 않음은 그들도 욕망과 사랑, 고통과 역경 등을 겪고 이겨내거나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시간을 돌아보면 눈물이 나고 후회스러운 순간도 많다. 한쪽 날개가 부러진 채 마음이 혼란스럽고 정신이 혼미한 나날들도 있지만 지금부터 암울한 과거는 잊기로 결심하자. 꿈을 향해 끝없이 도전하는 이카로스처럼 비상의 날개를 펼쳐보는 진정한 영웅이 되어 보면 어떨까? (107p)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신화에 대한 나의 편견과 인식의 전환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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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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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된 말로 결핵균이 지금 자네 폐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있는 중일세. '폐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라는 헝거리어가 이게 맞나?" (17p)

의사로부터 6개월 길어도 7개월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시한부선고를 받은 남자.
그가 선택한 것은 절망이 아닌 결혼이라는 희망과 사랑이였다.

<새벽의 열기>는 누구도 예상치 못할 선택을 한 한 남자와 우연에 우연으로 엮어진 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이야기가 가르도시 피테르라는 이 소설 작가의 부모님의 실화라는 점이다.

작가는 헝가리의 유명 감독으로 영화 부분에서 많은 수상을 하였으며, 이 소설은 그의 첫 소설로 자신이 만든 <새벽의 열기>라는 영화의 원작 소설이란다.

헝가리라는 낯선 나라와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라는 주인공 그리고 시한부선고
이 요소들만 보자면 소설의 분위기가 무겁고 슬플 것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소설 속의 반전, 바로 남자 주인공인 미클로스가 시한부선고를 받았음에도 절망감에 빠져있기보다 결혼이라는 희망을 선택하고 자신의 배우자를 찾기 위해 헝가리 여성 117명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 중 릴리라는 여자와 긴 시간동안 편지를 주는 장면은 슬픔보다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편지를 통해 서서히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의 모습을 상상하며 하루 하루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의 모습은 빠르게 변화하고 상대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 영상통화가 가능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릴리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겠다는 미클로스.
사랑은 죽음도 두렵지 않게 하는 것일까?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의사의 말처럼 소설을 읽는 동안 조마조마한 마음도 있었고 두 사람이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모습은 당연한듯 살아가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메세지가 되어 절망이 찾아왔을 때 절망인 채로 살아가기보다 희망과 사랑을 통해 절망이 기적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오십 년동안 부모님이 6개월동안 주고 받았던 편지의 존재를 몰랐다는 그는 10년이 지난 후에야 독자에게 소설로 부모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고 했다.

수용소에서 살아남는 기적이 시한부 선고라는 절망으로 바뀌었다 다시금 희망과 사랑을 통한 또 한번의 기적으로 변화하는 장면을 섬세한 문체와 묘사로 그려내고 있는 <새벽의 열기>
그가 전하는 감동의 울림은 소소한 나의 일상에 감사한 마음이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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