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공허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장재형 지음 / 유노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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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공자는 마흔을 '불혹'이라 했다.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의미의 불혹이라지만 요즘은 마흔에 접어들면서 불안함과 공허함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

어떤 이들은 그럴 것이다.
"마흔이 어때서 그렇게 의미를 두냐"고
100세시대라고 보자면 마흔이라는 나이는 한창 나이라고 하겠지만 대개는 마흔은 앞서 달려온 나의 삶과 앞으로 달려가야할 나의 삶을 돌아보고 고민해봐야 할 나이이기도 하다.

그저 지나가는 시간의 한 부분이라 여기며 그냥 그냥 세월을 보내는 이도 있을 것이고, 삶에 대해 새롭게 계획하고 도전하면서 '터닝포인트'로 삼아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느끼게 될 공허함을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한 지혜로 달래며 지내온 이가 전하는 <마흔의 공허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는 마흔을 맞이하는 이나 마흔을 지나온 이들에게 신화 속 삶이나 우리의 삶이 다르지 않음 보여 주며 신화를 보는 시각을 달리하면 읽는 재미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방황하는 벨레로폰의 삶과 현재 우리의 인생은 닮은 점이 많다. '인간이란 존재는 너무나 나약하고, 그의 삶 또한 덧없음 그 자체구나'라고 느껴진다. 누구나 인생에 한 번은 시련과 고통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막상 어려운 일을 당하면 어찌할 바를 몰라 막막해한다. 또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도 무엇을 택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한다. 어떻게 하면 길지 않은 인생을 후회 없이 살 수 있을까? (224p)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중 한명인 벨레로폰은 모함을 당해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고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하나 괴물 키미이라를 물리치면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키미이라를 물리치려면 날개 달린 말인 페가수스가 필요했고 벨레로폰은 아테나 신전에서 페가수스를 구하는 기도를 드리다 잠들고 꿈 속에서 아테나에게서 건네 받은 황금재갈 덕분에 페가수스의 주인이 되고 괴물도 물리치게 된다.
불행했던 인생에서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된 벨레로폰은 오만함때문에 결국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그로 인해 남은 인생동안 방랑하는 삶을 살게 된다.

저자는 이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토대로 우리의 삶에 마주하게 되는 꿈, 사랑, 관계, 행복에 필요한 지혜와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과 결부시켜 서술하고 있는 것이 이색적이라 여겨졌다.

사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에 지쳐서 신화 속에 담긴 메세지를 캐치하지 못한 것이다.
신화라 하여 신과 인간이 어떻게 같을 수 있을까하지만 그의 이 책을 읽다보니 신화 속 주인공과 우리가 다르지 않음은 그들도 욕망과 사랑, 고통과 역경 등을 겪고 이겨내거나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시간을 돌아보면 눈물이 나고 후회스러운 순간도 많다. 한쪽 날개가 부러진 채 마음이 혼란스럽고 정신이 혼미한 나날들도 있지만 지금부터 암울한 과거는 잊기로 결심하자. 꿈을 향해 끝없이 도전하는 이카로스처럼 비상의 날개를 펼쳐보는 진정한 영웅이 되어 보면 어떨까? (107p)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신화에 대한 나의 편견과 인식의 전환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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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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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된 말로 결핵균이 지금 자네 폐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있는 중일세. '폐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라는 헝거리어가 이게 맞나?" (17p)

의사로부터 6개월 길어도 7개월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시한부선고를 받은 남자.
그가 선택한 것은 절망이 아닌 결혼이라는 희망과 사랑이였다.

<새벽의 열기>는 누구도 예상치 못할 선택을 한 한 남자와 우연에 우연으로 엮어진 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이야기가 가르도시 피테르라는 이 소설 작가의 부모님의 실화라는 점이다.

작가는 헝가리의 유명 감독으로 영화 부분에서 많은 수상을 하였으며, 이 소설은 그의 첫 소설로 자신이 만든 <새벽의 열기>라는 영화의 원작 소설이란다.

헝가리라는 낯선 나라와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라는 주인공 그리고 시한부선고
이 요소들만 보자면 소설의 분위기가 무겁고 슬플 것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소설 속의 반전, 바로 남자 주인공인 미클로스가 시한부선고를 받았음에도 절망감에 빠져있기보다 결혼이라는 희망을 선택하고 자신의 배우자를 찾기 위해 헝가리 여성 117명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 중 릴리라는 여자와 긴 시간동안 편지를 주는 장면은 슬픔보다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편지를 통해 서서히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의 모습을 상상하며 하루 하루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의 모습은 빠르게 변화하고 상대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 영상통화가 가능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릴리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겠다는 미클로스.
사랑은 죽음도 두렵지 않게 하는 것일까?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의사의 말처럼 소설을 읽는 동안 조마조마한 마음도 있었고 두 사람이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모습은 당연한듯 살아가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메세지가 되어 절망이 찾아왔을 때 절망인 채로 살아가기보다 희망과 사랑을 통해 절망이 기적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오십 년동안 부모님이 6개월동안 주고 받았던 편지의 존재를 몰랐다는 그는 10년이 지난 후에야 독자에게 소설로 부모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고 했다.

수용소에서 살아남는 기적이 시한부 선고라는 절망으로 바뀌었다 다시금 희망과 사랑을 통한 또 한번의 기적으로 변화하는 장면을 섬세한 문체와 묘사로 그려내고 있는 <새벽의 열기>
그가 전하는 감동의 울림은 소소한 나의 일상에 감사한 마음이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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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리더 - 역사 속에서 리더를 만나다
강관수 지음 / 한국표준협회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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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라 함은 단순히 조직의 우두머리가 아니다. 조직의 생사가 리더에게 달려 있다할 만큼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러기에 리더쉽에 관한 서적들을 서점에서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리더에 따라 조직의 분위기 뿐 아니라 조직원들과의 소통과 관리가 달라지게 된다.

옛말에 '군자'는 남보다 앞서가더라도 튀지 말고, 뒤에 가더라도 짐이 되지 말며, 남 위에 있더라도 누르지 말고, 남 아래 있더라도 매달리지 말라' 했다. (28p)

이 문장은 리더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도 필요한 자세와 마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리더> 속에는 다양한 리더십이 소개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각각의 리더십과 관련한 역사적 인물에 대해 소개되고 있는데 딱딱하고 재미없는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역사와 리더십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재미와 역사적 교양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있었다.

저자는 리더의 조건과 요소를 열여덟 테마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각 장의 끝에 있는 역사 교양 사전을 통해 많이 들어보았음에도 제대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 용어나 역사적 이야기에 관해 좀 더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어 역사적 이해 뿐 아니라 교양도 쌓을 수 있다.

면류관과 달리 익선관은 임금이 평상시 시무복으로 입은 곤룡포와 함께 쓰는 관으로, 뒤쪽에 매미 날개를 닮은 모양의 얇은 검정색 망사 두 개가 붙어 있다. 이것은 평생 임금이 매미에게 배우는 다섯 가지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표현한 것 (30p)

매미와 익선관에 관한 이야기는 임금이 매미에게 배워야할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한 것이다.
다섯 가지로 제시된 이 내용 안에는 매미의 습성과 연관지어 군자된 도리를 말하고 있는데 이색적이면서도 재미있었다.

<인생리더>의 경우는 수신, 중국과 일본의 역사적 인물을 통한 조직 관리와 용인술에 대한 정리, 선조나 인조를 통한 반면교사 리더십 뿐 아니라 2인자의 처세술에 관한 내용 등 구성 자체가 이색적이면서 관심을 끄는 부분이 많았다.

리더쉽이나 소통과 관련한 자기계발서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현자들이 가장 많이 묻고 배우는 역사와 관련하여 서술하고 있는 <인생리더-역사 속에서 리더를 만나다>라는 책은 단순히 리더쉽을 배우기 위함이 아닌 과거를 거울 삼아 현재와 미래로의 나아감을 위해서라도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해 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다양한 리더십 중 임금의 곁에서 길을 똑바로 갈 수 있도록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보) 잘못을 바로 잡아주는(필) 보필리더쉽은 나의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리더쉽이라는 생각에 눈여겨 보게 되었다.

천하를 다스렸던 24명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리더십 중 자신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인지 생각하며 읽어간다면 이 책이 더 재미있고 의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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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라서 좋아 - 혼자보다 함께일 때 더 행복한 이유
호시바 유미코 지음, 구사마 나오미 그림, 이현욱 옮김 / FIKA(피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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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혼자서 무엇을 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혼영', '혼술', '혼밥' 등 새로운 신조어와 함께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게 되어 마트나 음식점 등을 가도 혼자서 해 먹을 수 있는 양으로 포장된 상품이나 혼자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이 된 곳이 많아졌다.

확실히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혼자서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는 등의 일은 어지간히 용기를 내지 않으면 안될 것같은 일이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였는데 지금은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기에 혼자서 행동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반하는 제목의 <둘이라서 좋아>라는 책은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과 둘이기에 즐거울 수 있는 것과 둘이였기에 혼자가 되었을 때의 외로움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무언가를 해야 할 일이 있을때,
혼자서 해결하는 것과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좋으냐고....
어느 쪽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그리고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그 대답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혼자서 일을 끝내는 쪽이 더 가치있다 생각할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예전의 나는 혼자 해결하는 편이였지만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는 혼자 감당하기 힘들 때가 많아서인지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는 삶을 살게 되었다.

어떤 일이든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같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평범한 일상도 특별한 순간으로 느껴지기에...

<둘이라서 좋아>는 얇은 책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많은 메세지를 주고 있다.
둘이라서 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게 하고, 둘이기에 "나는 너와는 달라"라며 다투기도 하고, 둘이기에 각자의 생활을 인정해주고 상대를 기다려주는 마음도 필요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혼자일 때와 둘이 일 때 어느 쪽이 더 좋으냐는 이분법적인 질문을 내게 한다면 나의 답은 둘이였기에 혼자일 때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그 시간이 소중했구나 생각할 수 있고, 둘이기에 함께라는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지금은 "넷이라서 좋아"라고 말하고 싶다.

혼자보다는 함께일 때 더 행복한 이유를 말하고 있는 <둘이라서 좋아>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도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곁에 소중한 이들이 있어 버텨나갈 수 있는 점도 많기에 '함께라서 좋아'라고 오늘도 그들에게 말해본다.

하나보다는 둘
항상, 절대, 반드시는 아니지만,
둘이라서 좋아.
함께여서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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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름을 갖고 싶었다
김지우 지음 / 홍익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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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존재하지 않는 도시의 교외이고, 결코 쓰이지 않은 책에 대한 장황한 해설이다. 나는 아무도 아니며,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느낄 수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고, 원할 수도 없다. 나는 완성되지 않은 소설 속의 등장인물이다. 나는 완성시킬 줄 모르는 어떤 자의 한 조각 꿈이 되어, 존재했었다는 과거도 없이 바람 속으로 날아가버린다. (190p)

소설에는 등장인물이 있다. 그 수는 적을 수도 많을 수도 있다.
등장인물에게는 인칭 대명사라 불리는 '그' , '나' , '너' 등이 아닌 각자의 이름이 있다.
하지만 완성되지 않은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은 그 이름이 존재함에도 소설이 완성되지 못해 독자들에게 읽히지 못하여 그 이름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처럼 소멸된다.

처음 이 소설은 이색적인 제목에 이끌려서 읽게 되었다.
<나는 이름을 갖고 싶었다>는 제목만 보며 유추하기를 이름이 있음에도 삶 속에 자신의 이름이 아닌 누군가의 딸, 아내, 엄마 등으로 불리면서 느끼게 되는 존재적 상실감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소설이라 여겼다.
그러나 소설을 읽어가면서 그러한 내용만은 아닌 듯했다.

김지우작가는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선생님보다는 작가님이라 불리고 싶다는 사실을 깨닫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이름으로 갖고 싶었다.
인간이라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름 하나는 가져야지 않나 (7p)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 있음에도 그녀가 원하는 이름은 '소설가'
그런 그녀로 인해 수많은 이름이 탄생하고 그들은 또 다른 그녀이기도 했다.
닮은 사람이기도 하고 전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기도 한 이름들이 그녀가 쓴 소설 속 등장인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여러 편의 소설을 담고 있는 소설집이다.
작품에 따라 그 분위기가 다르며, 어떤 소설은 읽다가 빵 터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이색적이면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내가 이해하기 난해한 면도 있었다.

그녀의 소설들은 목적지 없이 140번 버스를 타고 가다 썼다는 <140번 버스의 아이들>이라든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역국으로 끊인 뒤 한 시간 만에 썼다는 <완벽한 미역국을 끊이는 방법> 등 소설의 제목이나 탄생된 배경이 독특하다는 점도 그녀만의 특색을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아는 내 이름이 아니라
그들이 불러주는 이름을 나도 갖고 싶었다."

이 문구가 이 소설의 출발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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