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보리스!
캐리 웨스턴 글, 팀 원스 그림, 송주은 옮김 / 예림당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오늘은 유치원에 새로운 친구 보리스가 오는 날이에요. 동물 친구들이 모두 신이 났네요. ^^ 토끼는 예쁜 분홍색 아기 곰을, 두더지는 갈색 아기 곰을, 생쥐는 멋쟁이 아기 곰을 상상했어요. 하지만 꼬꼬댁 선생님이 보리스를 데리고 들어오자 모두들 소리를 지르고 말았어요. 왜냐구요? 보리스는 작고 귀여운 곰이 아니라 크고 무시무시한 털복숭이 곰이었거든요! 친구들은 보리스에게 자리를 내어주지도 않았고, 함께 점심을 먹지도, 말도 걸어주지 않았어요. 보리스는 너무나 외로워서 눈물을 흘렸답니다.

집에 갈 시간이 되었어요. 친구들은 저만치 앞서가고 보리스는 멀리 떨어져 따라가고 있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깡패 쥐 일당이 나타났어요. 친구들은 어쩔줄 몰라하며 오들오들 떨고 있었고, 때마침 나타난 보리스는 깡패 쥐들이 새로운 친구들이라고 생각하고는 최대한 화알짝 미소를 지어 보였어요. 깡패 쥐들은 보리스를 보고 털복숭이 무서운 곰이라고 외치면서 도망쳐 버렸어요. 친구들이 보리스를 위해 노래를 불렀어요. "보리스가 우리 친구라서 좋아요" 그러자 보리스도 부끄러워하며 따라 불렀어요. "곰 친구를 사귀려면 나처럼 털 많고 무시무시한 곰이 좋아요!"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느끼는 긴장감은 어른이나 아이가 모두 비슷할거라고 생각해요. 상대방의 첫인상만 보고 섣부르게 편견을 가진다든지 오해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새 친구가 온다는 소식에 친구들은 작고 귀여운 '아기 곰'이 올거라고 생각했지만 보리스는 친구들이 기대했던 외모를 가지지 않았어요. 의자에 앉으려다 의자를 부시고, 환하게 웃을 때마다 뾰족한 이빨이 드러났던 보리스는 친구들에게 너무나도 무섭게만 보였던 것이죠. 보리스는 남들보다 튀는 외모때문에 친구들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어요. 

다행히 우연찮게 찾아온 위기가 보리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었네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할말이 많아요. 아무리 동화라지만 유치원 아이들끼리만 집으로 보낸다는 설정이 좀 무리가 있다 싶어요. 실제로 유치원에서는 보호자가 마중나오지 않으면 아이를 다시 유치원으로 데려가는 것이 원칙일만큼 철저하거든요. 요즘 사회적으로 너무나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조금 민감하게 느껴지네요. 그리고 '나쁜 쥐'가 아닌 '깡패 쥐'로 직접적인 표현을 쓴 것도 좀 그렇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곱살인 우리 아이는 이 부분에 유난히 관심을 보입니다. 특히 깡패 쥐의 등장부터 행동 하나하나까지 따라할 정도네요. 그리고는 보리스의 환한 웃음도 흉내냅니다. ^ ^;; 
 
 사실 일곱살 정도 되면 동화책을 읽고 곧바로 "또 읽어줘~!! 다시 읽어줘~!!" 하는 책을 만나기가 상당히 힘들답니다. 그런데 <오, 보리스!> 이 책은 몇번이나 다시 읽었는지 몰라요. 아이들은 또래보다 몸집이 크고 기운이 센 친구를 닮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지요. 그래서 주인공인 보리스와 깡패 쥐들에게 자꾸만 시선을 가는 것 같아요. 책을 덮자 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네요. '새친구를 사귀며 적응해 가는 보리스를 응원해 주세요.' 라구요. 그러자 아이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보리스에게 화이팅을 외칩니다. "대~한 민 국~!! 짝짝짝 짝짝, 오~ 보리스! 짝짝짝 짝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