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사생활 - 서민들만 모르는 은행거래의 비밀
박혜정 지음 / 다산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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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는 언제나 나의 관심사이다. 가끔씩 경제 관련 서적을 보는데, 사실 조금 어렵다고 느껴왔었다. 그리고 기준이 되는 금액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기도 해서- 보통 1억!- 내게 맞는 내용은 아니구나... 하며 실망하기도 했다. 이 책 <은행의 사생활>을 읽기 전에 <4개의 통장>이라는 책을 읽기도 했는데, 그 책도 어렵게 다가오는걸 보고, 여전히 나는 경제 관념이 부족하구나 실망하기도 했다.

 

<은행의 사생활>은 의외로 쉬웠다. 읽기 편하고, 내가 그동안 궁금해했던 부분이 종종 나와 읽는 재미를 더했다. 찌질찌질(이라 표현해서 미안하긴 하지만), 작고,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되어 묻기도 어렵던, 아니면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그럴까 싶었던 그런 정보가 가득이다. 예를 들어 펀드의 만기일. 내가 지금 만기일이 지난 펀드가 있는데, 거기에 돈을 더 넣을까 말까 고민을 좀 했더랬다. 그런데 이 책에서 <펀드의 만기일이란 ‘그날까지만 입금이 가능하다는 뜻이다’>라고 알려주었다. 오호 그런거구나.. 대출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대출 상환법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적금을 들때도 조금이라도 이율이 좋은 적금을 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카드의 세이브 카드에 관한 내용, 펀드 이름 읽는 법, 보험에 관한 것까지 ... 실생활에 필요한 경제 정보란 이런게 아닐까 싶은 그런 책이었다.

돈이 새나가지 않도록 가계부를 충실히 작성하고, 그 가계부 양식도 올려주고.. 경제 서적의 기초가 되는, 그래서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나처럼 제대로 돈관리를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모두 필요한 책이다.

 

1억 만들기 프로젝트 같은 것이 있다면 그 1억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책.

1억을 만든 후 어떻게 더 큰 돈으로 부풀릴 수 있을까가 아닌, 보통 사람이 보통의 월급을 가지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종자돈을 만들 때까지 할 수 있는 노력이 담긴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나저나... 은행원들과 막 친해져야 한다는데... 그게 좀 문제구나.

나는 은행가서 정말 아무 말도 안 걸어주는 은행원을 제일 좋아하는데.. 괜히 말걸려고 웃다가 경련이나 안일어나면 다행이지 않을까 싶지만...

모든 책이 그렇듯,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지 않듯, 실천이 가장 중요한 법이니, 가까운 거래 은행에 가서 사탕이라도 건네며 말이나 걸어봐야겠다. 재테크의 시작이 이렇게 단순할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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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홀릭's 노트 - 게으른 포토홀릭의 엉뚱하고 기발한 포토 메뉴얼
박상희 지음 / 예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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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사진에 열광하는 사람의 이야기’ 이다.

사진, 카메라, 그에 얽힌 이야기.

카메라 하나만 있으면 세상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된다. ‘토이 카메라’ 라고 카메라가 장난감이 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 DSLR 이런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쉽게 가질 수 있는- 물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지만- 토이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와 카메라 만드는 법, 사진 찍는 법, 찍은 사진 현상하는 법까지 알려주는 책이었다. 토이 카메라의 다양한 종류에 놀라고, 그런 작고 장난감같은 카메라로 찍은 다양한 사진에 놀라고, 카메라를 직접 만들어 쓸 수도 있다고 해서 또 놀라게 되는 책이다. 정말 카메라랑 사진만 있으면 이렇게나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니...

 

그렇지만, DSLR 카메라를 가지고 여전히 auto모드에 맞춰 사진을 찍고 있는 나로서는..

사진찍는 기법이랄까, 기술이랄까... 뭐 그런걸 기대했다가 그냥 부러움만 느끼며 마지막 책장을 넘겨야 했다.

여전히... 초점 맞추는 것, 포커스, 스피드... 뭐 이런 걸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지 못한채.

토이카메라를 사려고 인터넷 쇼핑검색이나 하면서.

그렇지만, 원래 토이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만든 책이니 뭐라 할 수 없지 않겠는가... 토이 카메라의 여러 가지 다양성을 이야기하려고 만든 책인데, 거기다가 대고 포커스 맞추는 법이랄까, 셔터 스피드가 뭔지 그런걸 물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까, 이 책을 보려 한다면, 정확히 ‘목적’을 가지고 봐야 한다는 소리다.

‘토이카메라’가 궁금할 때 관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을 책이고, 카메라를 가지고 놀아볼 생각이 있는 분들에게 좋을 책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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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베르타의 사랑 - 아이러니하고 말도 안 되는 열정의 기상학적 연대기
쿠카 카날스 지음, 성초림 옮김 / 예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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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스페인 영화>가 주목을 받았던 때가 있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었나? 그런 유명한 감독의 작품 뿐 아니라 <하몽 하몽> <달과 꼭지> 등의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했었다. 지금은 극장에서 스페인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엔 그렇게 극장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물론 나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진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봤던 것 같은데... 사실 지금 내용이 어떻냐고 물어도 이야기해 줄 수 없을 만큼 기억에 없다.

다만 이해할 수 없고, 일상이 야한 것 투성이라 애고 어른이고 없이 그걸 너무 당연시한다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기만 했던 그런 영화였다. 날씨는 참 좋고, 색감은 화려했고, 모든게 다 허풍처럼 느껴지고, 결말은 어이없던 그런 기억이 남아 있다.

 

이 책 <키다리 베르타의 사랑>을 읽으면서 스페인 영화의 느낌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보고 예전 생각이 떠올랐다. 허풍이 가득한 것 같고, 여전히 일상이 야하다.

‘발칙한 상상’ 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책은 그 말과 참 잘 어울린다.

어쩜 이런 생각을 해낼 수 있는지...

눈이 오지 않는 크리스마스 마을, 베르타의 기분에 따라 비가 오거나 너무 덥거나 이상 기후를 보이는 날씨, 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다른 남자에게 줄 수 없다는 아버지, 분홍색으로 치장한 마을...

단순히 말하면 마을에서 키가 가장 큰 베르타와 그녀보다 더 큰 요나의 사랑 이야기인데, 여기에 그녀의 부모, 마을 사람들, 마을의 전설 등이 뒤죽박죽 섞이면서 현실적이지 않은, 공상의 세계에 들어간 듯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다만 영화를 볼 때는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있어’ 하며 중간에 보기를 그만 뒀지만, 책으로 접하니 그래도 읽을만 했다.

 

한바탕 동네 축제에 놀러갔다온 듯한 기분이다. 축제속에 있을 때는 화려함에 흥겹고 즐거우며 일상을 빗겨간 듯 그런 느낌이지만 끝나고 나면 뭔가 허전함이 남는 그런 축제에 다녀온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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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나요, 청춘 - Soulmate in Tokyo
마이큐.목영교.장은석 지음 / 나무수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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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예술하는 그들에게 왠지 도쿄는 맞춤옷을 입혀놓은 듯 딱 어울리는 도시다.

그 곳에서 무슨 소리를 떠들어대도, 무슨 짓을 해도 그곳은 도쿄니까... 아니면 예술하는 사람들이니까.. 하며 용서해 줄 수 있을 듯 하다. 그런 너그러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니, 세 젊은이가 하는 모든 소리가 다 재밌다. 그럴 듯 하다.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세 명의 젊은이들이 있다. 한 명은 사진을, 다른 한 명은 그림을, 또 한 명은 음악을 한다. 그 중 사진을 배우는 사람은 일본어를 잘 하고, 오래 그 곳에서 시간을 보낸 듯 하다. 그래서 그의 글에는 ‘ 생활인의 시선’으로 본 도쿄가 있다. 다른 두 명은 ‘여행자의 시선’으로 본 도쿄를 말한다. 하지만 한명은 그림 위주로, 한명은 음악 위주로, 그렇게 서로 다른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쿄를 이야기하는데 공통된 분모가 없었다. 아... 이렇게 쓰면 안되는건가?

그들에게 ‘공통 분모’가 있는데, 그건 ‘ 도쿄에 대한 무한한 애정’ 이다.

하여튼 그 감정을 밑바닥에 깔고, 도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담긴 이야기에는 겹치는 부분이 없었다... 라는 말이다. ^^

여행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도쿄에 관한 이야기를 그저 재밌게 읽고 끝내면 되는 그런...

보통 여행기를 읽고 나면 여행지에 대한 관심만 더 많아진다. 그 사람이 다녀온 그 장소에 나도 가고 싶어지고, 먹었던 음식을 나도 먹고 싶고, 느꼈던 감정을 되도록 나도 느끼고 싶어진다. 그런데 이 책은 읽고 나면, 도쿄의 그런 것 뿐 아니라 이야기를 들려주는 세 명의 ‘청춘’에도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된다. ‘도쿄에서의 한 때’를 기억에 담아 그걸 바탕으로 청춘을 버텨낸, 혹은 이겨내고 더 높이 날아오르는 그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여유롭고, 넉넉하며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는, 외로운만큼 다른 사람의 외로움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어주었으면 싶다. (도대체 왜!)

20대, 30대, 더 배고프고 더 슬퍼도 돼. 그게 나중에 너의 밑거름이 될 거야. 젊으니까 더 힘들어도 돼. 무슨 말인지 알겠지? (사진작가 김중만님의 말씀)

이런 말에 힘을 얻는 청춘이었기에, 그리고 자기가 하는 일에 고민할 줄 아는 그들이었기에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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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크리스마스 - 세상에서 가장 기쁜 날
해리 데이비스 지음, 타샤 튜더 그림, 제이 폴 사진,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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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주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크리스마스에 이 책을 읽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어울렸겠는데, 지난해 크리스마스 즈음에 대체 난 뭘하고 있었던걸까?

나의 한탄에 친구는 ‘올해 크리스마스에 맞춰서 읽으면 되잖아? ’하고 말을 건네지만, 친구야... 타샤 할머니의 책이라구!!! 1년과 다름없는 그 기간을 어찌 참아내라고!! ^^

가장 ‘적기’를 놓치기는 했지만 타샤 할머니의 책에 ‘적기’란 따로 없다 주장하며 책을 펼친다. 그리고 이내 책 속으로 빠져든다.

 

지금 밖에 눈이 많이 와 있는데, 타샤 할머니가 이 눈을 보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생각해본다. “ 나는 눈냄새가 좋아요. 눈에는 사과꽃 향기와 똑같은 냄새가 있어요. 보통 공기 중에 배어 있는 그 냄새를 맡고 눈이 내리리란 걸 알 수 있답니다. ” (p50)

길이 미끄러워 다니기 힘들다고, 먼지와 함께 회색으로 변해 버린 눈이 지저분하다고 눈살을 찌푸리기만 했는데, 이 글을 읽고 내가 눈이 내린 후의 고요해진 세상을, 그 적막함을 좋아한다는게 떠올랐다. 하얀눈을 뭉쳐 이글루처럼 만들고 그 안에 촛불을 넣는 ‘눈등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타샤의 가족처럼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면 매년 크리스마스가 행복한 축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직접 만든 선물을 나누고, 함께 구유를 꾸미고, 쿠키를 굽고, 리스를 만들고...

하지만 마지막 옮긴이의 말처럼 내가 직접 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어도 이 책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누릴 수는 있겠다.

 

세상에 이렇게 읽는내내 입가의 미소가 떠나지 않게 만드는 책이 또 있을까 싶다. 순수하고 자연친화적인 꾸미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담뿍 담겨 있는 타샤 할머니의 책을 보며, 마음이 저절로 행복해진다. 그녀처럼 살수 있다면 나이를 먹는다는게 전혀 두렵지 않다. 올해에는 크리스마스 전에 <타샤의 크리스마스>를 다시금 보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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