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베르타의 사랑 - 아이러니하고 말도 안 되는 열정의 기상학적 연대기
쿠카 카날스 지음, 성초림 옮김 / 예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스페인 영화>가 주목을 받았던 때가 있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었나? 그런 유명한 감독의 작품 뿐 아니라 <하몽 하몽> <달과 꼭지> 등의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했었다. 지금은 극장에서 스페인 영화를 쉽게 볼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엔 그렇게 극장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물론 나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진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봤던 것 같은데... 사실 지금 내용이 어떻냐고 물어도 이야기해 줄 수 없을 만큼 기억에 없다.

다만 이해할 수 없고, 일상이 야한 것 투성이라 애고 어른이고 없이 그걸 너무 당연시한다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기만 했던 그런 영화였다. 날씨는 참 좋고, 색감은 화려했고, 모든게 다 허풍처럼 느껴지고, 결말은 어이없던 그런 기억이 남아 있다.

 

이 책 <키다리 베르타의 사랑>을 읽으면서 스페인 영화의 느낌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보고 예전 생각이 떠올랐다. 허풍이 가득한 것 같고, 여전히 일상이 야하다.

‘발칙한 상상’ 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책은 그 말과 참 잘 어울린다.

어쩜 이런 생각을 해낼 수 있는지...

눈이 오지 않는 크리스마스 마을, 베르타의 기분에 따라 비가 오거나 너무 덥거나 이상 기후를 보이는 날씨, 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다른 남자에게 줄 수 없다는 아버지, 분홍색으로 치장한 마을...

단순히 말하면 마을에서 키가 가장 큰 베르타와 그녀보다 더 큰 요나의 사랑 이야기인데, 여기에 그녀의 부모, 마을 사람들, 마을의 전설 등이 뒤죽박죽 섞이면서 현실적이지 않은, 공상의 세계에 들어간 듯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다만 영화를 볼 때는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있어’ 하며 중간에 보기를 그만 뒀지만, 책으로 접하니 그래도 읽을만 했다.

 

한바탕 동네 축제에 놀러갔다온 듯한 기분이다. 축제속에 있을 때는 화려함에 흥겹고 즐거우며 일상을 빗겨간 듯 그런 느낌이지만 끝나고 나면 뭔가 허전함이 남는 그런 축제에 다녀온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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