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치 체포록 - 에도의 명탐정 한시치의 기이한 사건기록부
오카모토 기도 지음, 추지나 옮김 / 책세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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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도의 명탐정 한시치의 기이한 사건 기록부 ’

이렇게 쓰여진 부제를 보고도 그다지 믿음이 가진 않았다.

‘에도시대’라는 시간적 배경도 그렇고, ‘명탐정’이라 칭하고 있지만 그런 옛날 과연 사건다운 사건이란게 있었을까 하고 얕잡아본 탓이다.

그 생각은 첫 사건 ‘ 오후미의 혼령’을 읽은 후 사라졌다.

아니 오히려, 현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 소설보다 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가득한 소설이란 생각을 할 정도였다. 한 편, 한 편 사건 기록부가 끝날 때마다, 읽은 책장이 읽어야 할 책장보다 점점 더 많아지는게 안타까울 정도가 되었다.

‘에도 시대’ 가 어떤 때인지 정확히 알진 못하지만 고즈넉하면서 예스러움이 물씬 느껴지는 그 시대는 이 이야기의 배경으로 딱!이었고, 한시치가 예전의 기억을 되짚어가며 이야기해주는 듯한 구성은 절묘한 어울림을 보여준다. 치정 사건에서부터 기이한 살인 사건, 으스스한 괴담까지 시대와 어우러진 사건을 한시치와 다른 오캇피키들이 사력을 다해 해결한다.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된 한시치가 때로는 너털 웃음을 터트리며, 혹은 걱정스러운 마음을 담아 전해주는 이 사건들을 듣고 있노라니 왠지 내가 그 시대의, 그 사건 속에 있는 듯한 느낌도 들고, 할아버지에게 재미있는 전래 동화를 전해 듣는 아이처럼 안달난 마음을 감출 수 없기도 하다.

 

맨 뒤의 작가 이야기를 보자니 ‘설록 홈즈’의 책을 재밌게 읽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한시치 체포록>은 현대 추리 소설 작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에도 시대를 공부하려면 우선 <한시치 체포록>을 읽으라고 할 정도라 한다. 고증이 완벽하기 때문에. 이런 책 소개를 읽으니 책에 대한 믿음이 더 생긴다. 옛날을 배경으로 한, 그리고 그렇게 발간되고 나서 또 백년의 시간이 더 지난 이 책이 지금 읽기에도 전혀 거리낌이 없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을 보면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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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온 남자, 도쿄에서 온 여자
권진.이화정 지음 / 씨네21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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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울에 살고 있는 외국인을 통해서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를 준다.

7명의 외국인. 그렇지만 서울에서 조금 오랜 기간 살아온 사람들.

서울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

안에 있으면, 일상에 너무 익숙해져서 모를 수 있는 서울의 아름다움, 혹은 서울의 참신함을 찾는 과정이다.

남자들은 뉴욕 뿐 아니라 독일, 코트디부아르 등 다른 나라에서 왔다.

여자는 도쿄가 아니라 오사카에서 왔다.

그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흥미로웠다.

그들이 서울은 참 좋은 곳이라고, 항상 변화하는게 힘이 넘치고, 그렇기 때문에 서울에 살고 있다고 말해서 조금 놀랐다. 서울에 있으면서 우울증이 치료되고, 누군가를 새로 만나고, 가정을 꾸리고, 그러면서 집값이 싸다고 말해줘서 또 놀랐다.

서울 안에서만 살아온 나는 서울이 조금 지겹고, 서울의 매일 변화하는 것에 질리고, 오래된 것을 때려 부셔 새롭고 반짝거리는 것만 만들어 내는 것 같아 싫었는데, 그 서울 안에서도 서울만의 독특함을 보여주는 장소가 있다고, 서울 사람들은 다정하다고, 서울이 자꾸 옛것을 버리는 것이 걱정된다고 말해서 끌렸다.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몰랐던 서울 이야기’

라는 부제의 의미를 깨닫는다.

아. 밖에서 보면 서울은 그렇구나. 반짝이고 있구나. 싶어졌다.

그래서 조금 서울이 좋아지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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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2 오늘의 일본문학 9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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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얼마나 읽고 싶어 했는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아껴두었는지... 나 밖에 모를 것이다. 다른 재미없는, 혹은 내 취향이 아닌 책들을 읽으면서 ‘ 그래, 이런 책이 있는가 하면, 분명 재미있을 <올림픽의 몸값> 같은 책이 있는거야. ’ 라고 스스로 위로를 했고, 일상이 지루해지려할 때쯤이면 ‘조금만 더 참으면 저 재밌는 <올림픽의 몸값>을 곧 읽을 수 있을거야..’ 하며 나를 달랬다.

왜? 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그저... <올림픽의 몸값>을 읽는 이 날을 위해 시련(?)을 참아 냈다고나 할까.. 뭐 말도 안되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그만큼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말이다.   눈을 반짝반짝거리며 한껏 설레임의 마음을 담아 두 손으로 책장을 넘겨 본다..  오--

‘8월 22일 토요일’

이야기가 시작된다. 꿀꺽.

때는 바야흐로 올림픽이 개최되기 두달전, 개최 도시인 도쿄는 지금 ‘공사중’이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도쿄는 한창 단장중인 것이다.

문득, 1988년의 서울, 2008년의 베이징이 오버랩된다. 올림픽이란 그런 것인가...

‘도쿄올림픽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오자 길가의 걸인들은 가차없이 쫓겨났다. 쥐가 보였다가는 큰 망신이라며 도쿄 도에서는 독일제 쥐약을 나눠주었다. 노상 방뇨는 엄격히 단속되었다. 그것이 모두 다, 해외에서 찾아올 올림픽 손님들에게 ’아름다운 도쿄‘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였다. (p11)’

노점상 중의 한 노파가 길가는 사람들에게 도쿄 도를 마구 욕하고 있었다.

“ 우리는 강제로 철거당했어! 도쿄 도는 우리 점포를 돌려줘라! 역 앞 정비사업 반대! 올림픽을 해도 그렇지, 외국인이 이런 가마타 같은 곳엘 뭐하러 오겠어! 판잣집이 뭐가 어때서! 그렇게 우리가 창피하냐!” (p166)

기억은 나지 않지만, 1988년의 서울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바뀌어 가는 번화한 도쿄 뒤에는 이렇게 감추고 싶은 내막같은 것이 있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아직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 무슨 밑밥을 깔아 놓는 것인지 등장인물을 많이 등장하는데,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이 정말 범인인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 나갈지 기대되기도 한다.

그렇게 많은 기대를 품게 하며 1권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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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범인은 그였다.

음.. 왠지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작품이 생각난다. 범인이 누구인지 아예 처음부터 밝히고 시작하는 이야기는 왜 그가 그렇게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는지를 이유를 말하는데 뒷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범인에게 동정심을 갖게 된다. 그건 독자에게 뿐만 아니라 범인을 뒤쫓는 형사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올림픽의 몸값> 또한 그런 마음이 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 나는 국가 따위 어떻게 되건 관심 없습니다. 예전에 민중을 전쟁터로 몰아넣은 지배층은 이제는 사람들을 경제의 노예로 몰아넣으려 하고 있어요. ’

‘ 희생자를 짓밟고 이루는 번영이라면 그건 지배층만을 위한 문명이에요.’ (p65)

도쿄 올림픽은 전쟁을 딛고 일어선 일본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세계만방에 보여줄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국민들 모두가 잘 치러지길 바라는 국가적인 행사였다. 그래서 그 뒤에 숨겨진 희생이나 감추고 싶은 이면은 말 그대로 아웃오브안중, 안중에 없어졌다. 범인이 불만을 갖게 되는 것은 다 그 때문이었다. 누구를 위한 올림픽이란 말이더냐.

그래서 국가를 상대로 한번 큰 일을 벌이자라는 생각이었다.

10월 10일 올림픽 개회식까지 사건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안타까운 것은 형사조차 파악할 수 없는 국가의 거대함, 노련함의 벽이 너무도 높았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 상대하기에 너무도 힘겨웠을 싸움. 쫓는 자도 쫓기는 자도 다 무언가 허전함이 남는다.

그들을 따라가는 나도... 힘들었다. 무언가 아쉽기만 하다.

오쿠다 히데오는 대체 무얼 말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그저 ‘올림픽을 인질로 몸값을 요구하는 범인을 잡는 추리 소설’이라 단순하게만 생각했는데, 그 것보다는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마 누구나 범인을 앞에 두고 심경이 참 복잡해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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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1 오늘의 일본문학 8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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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얼마나 읽고 싶어 했는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아껴두었는지... 나 밖에 모를 것이다. 다른 재미없는, 혹은 내 취향이 아닌 책들을 읽으면서 ‘ 그래, 이런 책이 있는가 하면, 분명 재미있을 <올림픽의 몸값> 같은 책이 있는거야. ’ 라고 스스로 위로를 했고, 일상이 지루해지려할 때쯤이면 ‘조금만 더 참으면 저 재밌는 <올림픽의 몸값>을 곧 읽을 수 있을거야..’ 하며 나를 달랬다.

왜? 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그저... <올림픽의 몸값>을 읽는 이 날을 위해 시련(?)을 참아 냈다고나 할까..

뭐 말도 안되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그만큼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말이다.

눈을 반짝반짝거리며 한껏 설레임의 마음을 담아 두 손으로 책장을 넘겨 본다..

오--

 

‘8월 22일 토요일’

이야기가 시작된다. 꿀꺽.

때는 바야흐로 올림픽이 개최되기 두달전, 개최 도시인 도쿄는 지금 ‘공사중’이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도쿄는 한창 단장중인 것이다.

문득, 1988년의 서울, 2008년의 베이징이 오버랩된다. 올림픽이란 그런 것인가...

‘도쿄올림픽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오자 길가의 걸인들은 가차없이 쫓겨났다. 쥐가 보였다가는 큰 망신이라며 도쿄 도에서는 독일제 쥐약을 나눠주었다. 노상 방뇨는 엄격히 단속되었다. 그것이 모두 다, 해외에서 찾아올 올림픽 손님들에게 ’아름다운 도쿄‘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였다. (p11)’

노점상 중의 한 노파가 길가는 사람들에게 도쿄 도를 마구 욕하고 있었다.

“ 우리는 강제로 철거당했어! 도쿄 도는 우리 점포를 돌려줘라! 역 앞 정비사업 반대! 올림픽을 해도 그렇지, 외국인이 이런 가마타 같은 곳엘 뭐하러 오겠어! 판잣집이 뭐가 어때서! 그렇게 우리가 창피하냐!” (p166)

기억은 나지 않지만, 1988년의 서울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바뀌어 가는 번화한 도쿄 뒤에는 이렇게 감추고 싶은 내막같은 것이 있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아직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 무슨 밑밥을 깔아 놓는 것인지 등장인물을 많이 등장하는데,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이 정말 범인인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 나갈지 기대되기도 한다.

그렇게 많은 기대를 품게 하며 1권이 끝났다.

자아-- 2권에는 어떤 내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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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플라워
김선우 지음 / 예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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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제목도, 표지도, 그 때의 살벌함과 비이성적 상황을 전혀 상상할 수 없을만큼 예쁘고, 감각적이며, 귀엽기만해서... 라고 괜히 탓해본다.

하지만 그것 역시, 그 당시 촛불을 든 사람의 입장을 잘 표현하고 있음을 왜 이해 못했을까...

무폭력을 주장하고, 참여하는 사람 또한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우리 옆에서 조용히 숨쉬고, 드러나지 않는 그런 작은 서민들이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촛불이 모여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듯이.... 모두가 아름다웠던 그 때를 이 책은 가장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해 본다. 

왜 나는 그 때 그렇게 마음만 참여하고, 움직이지 않았을까... 언제나 그렇듯 후회가 밀려온다.

아주 먼 훗날...

그 때...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 내가 있었는지 누군가 묻는다면... 언제나 나는 고개를 떨구고 말텐데.

그 때의 상황이 어땠는지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그저 조용히 이 책을 내밀 수 밖에 없으리라.

이 책은 2008년, 광화문과 시청, 청계천을 밝혔던 촛불 시위에 대한 기록이다.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게,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씩씩하게 그려졌지만, 그래서 눈물 날 수 밖에 없는 그런 기록이다. 

캐나다에서 온 자연의 소녀 지오, 서울의 희영, 연우, 수아, 태연, 민기...

그 날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아직도 진행 중인 이야기, 캔들 플라워였다.

그래, 갈 길은 아직 멀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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