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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2 ㅣ 오늘의 일본문학 9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이 책을 얼마나 읽고 싶어 했는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아껴두었는지... 나 밖에 모를 것이다. 다른 재미없는, 혹은 내 취향이 아닌 책들을 읽으면서 ‘ 그래, 이런 책이 있는가 하면, 분명 재미있을 <올림픽의 몸값> 같은 책이 있는거야. ’ 라고 스스로 위로를 했고, 일상이 지루해지려할 때쯤이면 ‘조금만 더 참으면 저 재밌는 <올림픽의 몸값>을 곧 읽을 수 있을거야..’ 하며 나를 달랬다.
왜? 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그저... <올림픽의 몸값>을 읽는 이 날을 위해 시련(?)을 참아 냈다고나 할까.. 뭐 말도 안되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그만큼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말이다. 눈을 반짝반짝거리며 한껏 설레임의 마음을 담아 두 손으로 책장을 넘겨 본다.. 오--
‘8월 22일 토요일’
이야기가 시작된다. 꿀꺽.
때는 바야흐로 올림픽이 개최되기 두달전, 개최 도시인 도쿄는 지금 ‘공사중’이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도쿄는 한창 단장중인 것이다.
문득, 1988년의 서울, 2008년의 베이징이 오버랩된다. 올림픽이란 그런 것인가...
‘도쿄올림픽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오자 길가의 걸인들은 가차없이 쫓겨났다. 쥐가 보였다가는 큰 망신이라며 도쿄 도에서는 독일제 쥐약을 나눠주었다. 노상 방뇨는 엄격히 단속되었다. 그것이 모두 다, 해외에서 찾아올 올림픽 손님들에게 ’아름다운 도쿄‘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였다. (p11)’
노점상 중의 한 노파가 길가는 사람들에게 도쿄 도를 마구 욕하고 있었다.
“ 우리는 강제로 철거당했어! 도쿄 도는 우리 점포를 돌려줘라! 역 앞 정비사업 반대! 올림픽을 해도 그렇지, 외국인이 이런 가마타 같은 곳엘 뭐하러 오겠어! 판잣집이 뭐가 어때서! 그렇게 우리가 창피하냐!” (p166)
기억은 나지 않지만, 1988년의 서울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바뀌어 가는 번화한 도쿄 뒤에는 이렇게 감추고 싶은 내막같은 것이 있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아직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 무슨 밑밥을 깔아 놓는 것인지 등장인물을 많이 등장하는데,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이 정말 범인인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 나갈지 기대되기도 한다.
그렇게 많은 기대를 품게 하며 1권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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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범인은 그였다.
음.. 왠지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작품이 생각난다. 범인이 누구인지 아예 처음부터 밝히고 시작하는 이야기는 왜 그가 그렇게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는지를 이유를 말하는데 뒷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범인에게 동정심을 갖게 된다. 그건 독자에게 뿐만 아니라 범인을 뒤쫓는 형사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올림픽의 몸값> 또한 그런 마음이 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 나는 국가 따위 어떻게 되건 관심 없습니다. 예전에 민중을 전쟁터로 몰아넣은 지배층은 이제는 사람들을 경제의 노예로 몰아넣으려 하고 있어요. ’
‘ 희생자를 짓밟고 이루는 번영이라면 그건 지배층만을 위한 문명이에요.’ (p65)
도쿄 올림픽은 전쟁을 딛고 일어선 일본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세계만방에 보여줄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국민들 모두가 잘 치러지길 바라는 국가적인 행사였다. 그래서 그 뒤에 숨겨진 희생이나 감추고 싶은 이면은 말 그대로 아웃오브안중, 안중에 없어졌다. 범인이 불만을 갖게 되는 것은 다 그 때문이었다. 누구를 위한 올림픽이란 말이더냐.
그래서 국가를 상대로 한번 큰 일을 벌이자라는 생각이었다.
10월 10일 올림픽 개회식까지 사건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안타까운 것은 형사조차 파악할 수 없는 국가의 거대함, 노련함의 벽이 너무도 높았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 상대하기에 너무도 힘겨웠을 싸움. 쫓는 자도 쫓기는 자도 다 무언가 허전함이 남는다.
그들을 따라가는 나도... 힘들었다. 무언가 아쉽기만 하다.
오쿠다 히데오는 대체 무얼 말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그저 ‘올림픽을 인질로 몸값을 요구하는 범인을 잡는 추리 소설’이라 단순하게만 생각했는데, 그 것보다는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마 누구나 범인을 앞에 두고 심경이 참 복잡해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