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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맨 - 왕찐드기 나의 영웅 ㅣ 소담 팝스 3
뤼디거 베르트람 지음, 헤리베르트 슐마이어 그림, 함미라 옮김 / 소담주니어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어린이, 청소년용 도서를 가끔 읽어볼 기회가 있는데 그때마다 책의 수준에 한껏 놀라게 된다. 의외로 감동적이고, 재미를 주는 작품이 참 많아서 요즘은 일부러라도 평이 좋거나 누군가가 권유를 하면 꼭 읽어보려고 한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문학 전집이 비슷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몇 가지 이야기가 없었는데, 요즘은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작품이 소개되고 있는 것 같아 참 많이 부럽다. 소공녀, 오성과 한음, 15소년 표류기, 걸리버 여행기... 이 정도가 끝이었던 것 같은데, 모험이나 전통적인 소설 외에도 SF 공상 과학, 역사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또한 문화적 차이가 나는 외국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와 다른 그 나라의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쿨맨 - 왕찐드기 나의 영웅> 책은 독일 문학이다. 자녀 앞에서 애정 표현을 서슴없이 하고, 연극 무대에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부모, 온통 검은색으로 온몸을 휘감고 면허가 없어도 거침없이 운전을 하는 누나, 파티를 열어 친구를 초대하고 아무렇지 않게 술과 담배를 접하는 문화는 우리와 다른 점으로 다가온다.
주인공 카이에게는 네 살 때부터 같이 다니기 시작한 ‘쿨맨’ 이라는 친구가 있다. 친구라 칭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부모로부터, 누나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친구도 없는 카이에게 쿨맨은 분명 친구가 맞는 것 같다. 문제는 쿨맨은 오직 카이에게만 보인다는 것이다. 부모님께 쿨맨의 존재를 이야기해보지만 병원에 데려갈 생각을 하는 부모님이어서 더 이상 고민을 말할 수는 없었다. 쿨맨은 외로운 카이에게 친구가 되고 고민을 해결해 주는 존재가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도움이 된다기 보다는 아이들에게서 더 멀어지고, 이상한 아이로 보이게 하는데 더 공이 크다.
그런 카이가 부모님의 연극 공연, 누나가 주최하는 파티, 가출 등을 겪으면서 조금씩 변화되어 가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리즈의 첫 번째편이라 아직은 많은 것을 새롭게 전개하고,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전개될 방향을 제시하는 정도로 끝이 난다.
처음에는 특별한 마무리없이 끝나는 마지막장을 넘기며 에? 벌써 끝이야? 란 생각을 했는데, 앞으로 시리즈로 나올 것이라는 걸 알고는 그럼 그렇지... 했다.
슈미츠씨와의 만남을 통해 슈퍼 영웅을 좀 더 잘 다루는 방법을 알게 되고, 같은 반 친구 레나, 알렉스와 유스틴과의 새로운 관계를 통해 변할 것이 분명한 카이의 모습이 기대를 갖게 한다. 외롭고, 사람들에게 내보일 수 없는 친구를 가진 카이가 세상 사람들 속으로 한발을 내딛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