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대 2 - 가을.겨울
로버트 매캐먼 지음, 김지현 옮김 / 검은숲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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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계속된다. 여전히 상상력 풍부하고 유쾌했다, 감동적이었다가를 반복한다.

세상에나, 이야기에 휘둘려 깔깔대다 찡한 감동에 눈물짓다를 반복했다. 완전 놀아난 기분이었지만, 뭐 나쁘지 않다. 오히려 이런 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싶다.

살인사건을 뒤쫓는 코리, 결국 그가 맞닥드리게 된 결론은 놀랍기만 하다. 등장인물 하나하나, 사건 하나하나가 결국 하나의 결말로 가는 여정이었다니!

그 여정을 따라 일년 여의 시간을 쫓다보면 아이에서 소년으로 성장한 코리와 만날 수 있다. 좀 더 믿음직하고, 밝은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건강한 소년을 말이다.

“ 평화는 남이 주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아빠. 평화를 얻으려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하든 원치 않든지요. 조니랑 고다 브랜린 일이 꼭 그랬거든요. 조니는 싸우고 싶었던 게 아니라 싸우지 않을 수가 없었던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싸워준 덕분에 우리 모두가 평화를 얻었잖아요, 아빠. ” (p187)

“ 있잖아, 네가 어둠 속에 있는지 천국에 있는지 모르겠어. 천국? 말썽이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는 곳이 천국이라면 거기가 뭐 그렇게 좋겠어? 그거 나한텐 교회처럼 들려. 주일에 가서 한 시간 있는 거야 괜찮지. 하지만 거기서 살고 싶진 않단 말이야. 그리고 어둠도 싫어. 그냥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거잖아. 네가 이제껏 한 일도 생각도 믿음도 모조리 그냥 사라지는 거잖아. 아무도 보는 사람 없는 연못에 번지는 물결처럼. ” (p295)

책을 읽으며 이마만큼 인물에 집중했던 적이 없었다.

제퍼 마을의 코리.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것만 같다. 오랜만에 만난 최고의 책,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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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터키
이혜승 지음 / 에디터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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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 가게 되면 장황하고 유려한 말솜씨를 갖게 되는게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두번째 터키>라는 책을 읽으며 나는 <내 이름은 빨강>이란 책을 떠올렸다. 왠지 두 권의 책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어쩌면 ‘터키’라는 나라가 가진 매력이 이런게 아닐까 싶다.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에 있다는 터키, 두가지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에라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유럽에서 만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던 이슬람 문화만으로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터키에 가면 그 것보다 더한, 더큰 매력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 터키> 속 터키는 매일 매일이 축제와 같은 일상으로 가득찬 활력 넘치는 흥미로운 곳이다. 이런 저런 가이드북에서 말하는 맛있는 음식점이나 가볼거리, 쇼핑목록 같은 것 보다는, 터키에서 사는 사람이 아니면 알지 못할 터키의 문화, 소소한 일상, 그들의 생각, 우연히 만난 인연 등에 관한 이야기로 꽉 차 있다.

새로운 이야기에 홀딱 반하겠다. ^^ 국민성이 거의 5차원이라는 이야기에 흥미가 간다. 얼마나 재밌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는 것일까? 터키는...

하지만 곧 이슬람이 가지는 여성에 대한 차별, 듣기만 해도 섬뜩해지는 명예 살인 이야기에는 오싹해져 버린다. 여행을 통해 만난 여행지는 언제나 파라다이스지만, 이렇게 한발 안으로 들어가 보면 내가 살고 있는, 내가 떠나온 곳과 사실, 별반 다르지 않다.

여행정보가 가득차 있는 것보다 이렇게 사람들 이야기, 여행하는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참 재밌게 다가온다. 가이드북은 여행을 떠날 때 필요한 책이고, 여행 에세이는 여행을 떠나지 못하지만 여행을 꿈꿀 때 딱 적합한 듯 하다. 언젠가 터키에 가보고 싶다.

이렇게 재밌고, 활기 넘치고, 특별한 문화와 만날 수 있는 터키를 가보고 싶어 하지 않을 사람, 누가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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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느질 다이어리 - 어느 오후의 행복한 바느질 이야기를 담다
김정아.황윤숙 지음 / 스타일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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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손바느질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재봉틀이 아니라 손으로 하나 하나 바느질을 하고 무언가 만들어 내는 기쁨은 더 특별하단 생각이다. 마치 내가 이태리 장인이 되어 한땀 한땀 정성들여 만든 명품을 손에 든 기분이랄까?

그래서 결국 한 권의 손바느질 책을 더 주문했다. <손바느질 다이어리> 책을 받고 보니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분들이신가보다. 나만 몰랐던 새로운 세상.
표지에 있는 가방이 너무 예뻐 보인다. 내가 저걸 만들 수 있을까?


우선은 작은 것부터 실력을 늘린 다음에 꼭 도전해 보고 싶다.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참 많다. 생활 소품, 아이 용품, 여행 소품 등 여러 가지였다.

파우치, 북마크, 원피스, 아이옷, 러그, 작은 이불, 슬리퍼, 앞치마, 주방 장갑, 인형, 아이용 책, 돌잡이 세트 등등. 이런 일상적인 물품들을 손으로 다 만들 수 있다니...

왠지 나중에 이것 저것 다 만들어서 사용하다보면 내가 타샤 할머니가 된 기분이 아닐까? 상상해본다. 바느질을 하고 있다보면 정말 타샤 할머니가 계속 계속 생각이 난다. 할머니도 이런 꼼지락 거리는게 좋아서 정원을 가꾸고, 옷을 만들고 인형을 만들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타샤 할머니가 자꾸 떠오르니 손바느질의 달인이 되고 싶어진다. (뭐라니? ㅋㅋ)

기본도구 소개와 기본 바느질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해서 위에 말했던 모든 것을 다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준다. 책을 보고 찬찬히 하나 하나 따라하다보면 뚝딱 하고 내가 만들고 싶었던 물건이 탄생한다. 맨 뒤에 실물 도안이 첨부되어 있어 따로 재단할 필요도 없다. 원하는 본을 준비하고 그대로 천 위에 대고 그린 후 사방으로 1cm씩 시접을 두고 오리면 준비가 끝난다. 중간 중간 첨부된 여행 이야기며 육아 이야기는 더욱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북돋운다. 부러운 일상이고, 내가 원하는 삶이어서였을까. 
 

 

 

그렇게 따라해본 ‘여행자의 다용도 지갑’

우연히 들른 동대문에서 세계지도가 그려진 천을 샀는데, 왠지 딱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 만들어 보았다. 아침 일찍 시작해서 오후 5시쯤까지 만들었는데, 천이 많이 겹쳐지기 때문에 바느질하는데 힘이 들어 그렇지 다 만들고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지갑아, 지갑아, 나를 멋진 곳으로 데려가주렴.

왠지 기도하고 싶어지게 하는 예쁘고 활용도 많을 지갑, 완성!


 

 

 

한번 만들어 보니 또 만들고 싶어지기만 한다. 제대로 매력에 빠졌나보다.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될 <손바느질 다이어리>. 새로운 취미를 찾고 계신 분들에게 자신있게 권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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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대 1 - 봄.여름
로버트 매캐먼 지음, 김지현 옮김 / 검은숲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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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작가 서문이나 이야기가 시작되고 주인공이나 배경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 부분을 읽으면서 살짝 잠이 들었다. 주인공 코리가 말하는 시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이 녀석이 하는 이야기가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졌었나보다.

만약 그 부분에서 읽기를 그만두었더라면 큰일날 뻔 했다. 처음 부분만 잘 넘기면 그 뒤로는 일사천리, 휙휙 넘어가는, 즐거운 코리의 모험담과 만날 수 있는데 말이다.

아마 이런 까닭에 내가 글쓰기를 시작한 것 같다. 일종의 ‘바로잡기’랄까. 주변상황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바로잡기. 신의 실수로 잘못 만든 세상을 제대로 고쳐놓기. 진짜 세상에서 나는 힘이 없지만, 내 세상 속에서만은 사슬에서 풀려나온 헤라클레스다.  (p28)

코리가 글을 쓰게된 이유를 듣자 하니 괜시리 웃음이 난다. 글쓰기 세상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코리는 사슬에서 풀려나온 헤라클레스처럼 거침없고, 즐겁고, 유쾌하기만 하다.

마을 유일의 리릭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 이야기, 부활절 교회에서 일어난 말벌 소동을 보며 나는 깔깔대며 웃고 있었고, 폭우에 강이 범람한 가운데 만난 올드 모세 이야기나 여름방학 맞이 친구들과의 비행을 보면서 ‘소년의 상상력이란!’ 하며 감탄했다. 아이에게 좀 더 책임감있는 교육을 하는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면서는 뭐랄까, 뭉클한 감동까지 있었다. 친구와 또래 아이들에 대한 코리의 정정당당함도 마음에 든다.

왠지 코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지금보다는 정이 오가는 따스한, 무한한 가능성같은 것이 살아 있는, 생생한 시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1권에서는 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전개된다. 아버지와 함께 우유배달에 나섰다가 만나게 된 호수에 빠진 자동차 사건, 깊은 숲속, 늦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빅건 블레이록과 KKK단의 은밀한 거래, 사랑에 빠진 코리... 앞으로 어떻게 해결이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 대목이 아닐까 싶다.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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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결 - 뷰티 다큐
고현정 지음, 조애경 감수 / 중앙M&B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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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현정’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뷰티법도 참 여러 가지던데, 재미는 있어요. 추측이거나 부풀려지거나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빠진 경우가 더 많지만. 그래서 내가 직접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몰라요. 내 이야기라고 하는 실제로는 아닌 게 더 많으니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쏙 빠진 경우가 많으니까. 내 이야기는 나만 할 수 있으니까. (p20) /

드디어 고현정, 고배우가 입을 열었다. 갖가지 ‘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녀가 입을 열었다고 하니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한창 잘나가던 때에 재벌가 며느리가 되었다, 어느 순간 갖가지 소문이 난무한 가운데 이혼을 했고, 이혼을 한 후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연기를 하고, 그래서 이제는 뭐랄까, 거물로 성장한 그녀였기에 더욱 그렇다.

고배우가 아닌 다른 사람이 책을 냈다 해도 이렇게 관심이 생길까? 생각해본다.

역시 고배우니까. 그녀니까 관심이 생긴거다.

사실, 뷰티 노하우를 말하는 책이었다면 솔직히 나는 실망했을지 모르겠다.

그런건 굳이 누군가의 이름을 내건 책이 아니어도 한달에 한번씩 나오는 잡지에도, 텔레비전에도, 인터넷에서 차고 넘치게 많은 정보가 있다. 눈썹을 이렇게 그리고 아이새도우로 눈두덩이 어느 부분에서 시작해서 색을 칠하고, 입술은 이런 모양으로 그리고 마무리는 이렇게... 세상 사람들의 얼굴이 일률적으로 생기지 않았을텐데,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화장법을 설명하고 있는 뷰티법은 질리게 들어왔다.  그런 방법을 안 따라해본것도 아니다. 열심히 비슷하게 그려보아도, 나중에 거울 속에서 나를 보고 있는건 어색한 나일뿐이다. 한번 두 번 실패하다가 결국 그냥 편하게 화장이라고 말하기도 뭐하게, 화장을 한다. 그래도 그게 더 마음 편하다. 허옇게 퍼렇게 칠한 나보다 그게 더 나같다.

뷰티 노하우를 얻기 위해 책을 펼쳐들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별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끝마다, 이건 저한테 맞는 방법이에요, 이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고, 저는 그래요. 라니...... 물론 제안하는 방식도 있다. 자기가 어떤 피부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지 항상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가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세요,란다.

그러니까 이 책은 고현정의 뷰티법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니라, 맨 위에 인용한 문구처럼, 누구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더 많다.

/그저 ‘ 내 안에는 나도 모르는 힘이 있다. 예뻐지는 힘도, 감동을 내는 힘도, 자유로워질 힘도. 나는 그걸 덮고 있는 흙만 파헤치면 된다’ 고 뭐라 근거를 댈 수 없는 물렁물렁한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이라고요. (p80)/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하면서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 속에 부풀려진 자신보다 평범한 ‘고현정’을 알아줬으면 하고 바란다.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일 뿐임을, 일에 관해서라면 냉정한 사람일 뿐임을, 어쩌면 당신보다 특별할 것 없는 사람일 뿐인 고현정을 말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고현정 스스로가 쓴 글이 아니라, 한사람(옥양) 거쳐서 써진 이야기라는 것. 가끔씩 보이는 그녀의 수첩 안 글을 그대로 옮겼으면 어떨까... 싶었다. 왠지 누군가 다른 사람의 손길을 거친 책에 ‘고현정 지음’ 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언제나 삼천포로 가버리는 이야기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옥양의 말에, 그냥 삼천포로 가게 놔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뭐 그녀 스스로, 지금은 이정도만... 이라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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