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링 calling - 빅마마 이지영 터키 소나타
이지영 지음 / 북폴리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이지영의 <콜링(Calling/북폴리오/2010년 7월)>을 받아들고는 제목인 “콜링”의 의미 때문에 잠시 생각에 잠긴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부르다, 외치다”라는 뜻의 동사인 “Call"의 명사형으로 “외침”이라는 뜻이 주로 씌이지만 기독교에서 하느님의 부름을 받고 구원(救援)에 이르는 것을 일컫는 말이자 어떤 특별한 사명이자 목적을 뜻하는 말인 “소명(召命)”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되고 있단다. 책 표지 “내 영혼의 외침 멀리멀리 너에게 닿기를” -빅마마 3집 일곱 번째 곡이자 이지영이 솔로로 부른 “콜링(Calling)"이라는 노래에 나오는 가삿말이기도 하다. 무지개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하고 여행을 떠난 소녀가 자신의 여행이 무엇을 뜻하는 여행이었는지 알게 되어 자신의 이야기가 멀리 있는 너에게 닿기를 바란다는 내용으로 이지영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잘 담겨져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 라는 글로는 “외침”의 의미일 테고 유명 여성 그룹 빅마마의 멤버로서 가수라는 직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자부심 또는 “소명의식”을 뜻하는 말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혼자 추측해본다. 그냥 넘어가고 책부터 읽어봐도 좋으련만 괜한 호기심으로 제목 때문에 이지영이 부른 동명의 노래 “콜링”을 틀어놓고, 인터넷을 검색하고, 기독교에서의 “소명”에 대한 장편의 글까지 찾아 읽고는 끝내 “콜링”의 의미에 대해서 자기 멋대로 해석하고 나서야 책장을 펼쳐 들었다.
 
   이 책을 뭐라 정의하면 좋을까? 〈EBS 세계테마기행〉라는 방송을 통해서 터키 땅을 밟게 된 경험 덕분에 쓰게 되었고, 책에 가득 담겨있는 터키의 풍광들과 사람들을 담아낸 사진들만 보면 여행기로 볼 수 도 있겠지만 담겨진 글들은 꼭 터키로 한정지을 수 없는 감성의 편린(片鱗)들이 느껴진다. “이 책은 멋진 성공기도, 화려한 여행기도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잠시 방황하는 시간에 썼다는 것이 당신 앞에 솔직한 고백입니다.” 라는 그녀의 말처럼 터키라는 공간적 배경에 그녀의 생각을 담아낸 “감성에세이”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방법도 자신의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국적인 터키 풍경 사진들만 골라서 봐도 좋을 것이고, 또는 그녀가 현지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따로 떼어내어 터키여행기로 읽어도 좋을 것 같고, 아니면 블로그나 미니홈피의 글들처럼 책 속에 담겨진 아름답고 감상적인 글들만 골라내서 읽어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각기 다르게 읽힐 수 있는 책이기에 나도 처음에는 다른 책처럼 터키 여행글 들만 골라 읽었고, 두 번째는 아름답고 이색적인 터키 풍광과 그녀가 여행 중에 만난 많은 터키인들을 담아낸 사진들만을, 세 번째는 마치 시처럼 적어 내려간 짤막짤막한 글들 - 내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옮겨 적어 놓을 만한 아름답고 감성적인 글귀가 꽤나 많다 - 을 골라 읽었다. 어떻게 읽어도 채 1시간이 안 걸릴 정도로 짧은 분량이지만 읽고 나서 그 여운은 꽤나 오래가는 그런 책이었다. 특히 그녀가 만난 많은 터키인들 이야기들은 이 책이 “여행”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에세이임을 잘 알게 해주는 그런 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여행 중에 많은 터키인들을 만난다. 티그리스 강가에 자리한 작은 마을 하산케이프에 있는 선사시대 동굴 집에서 노부모를 모시고 살고 있는 스물 여덟살 청년인 야라쉬, 여행 내내 지친다 싶으면 그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한바탕 웃음으로 피곤을 날려버리게 해준, 때론 그 어떤 절경보다도 한 사람과 나눈 교감이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 것을 알게 해준 아르카타쉬(친구) 탈리반. 디야르바키르에서 안탈리아로 가던 중 들른 어느 작은 마을 빵집 주인이자 한국말, 그것도 충청도 사투리를 유창하게 하는 아저씨, 터키 곳곳에서 사진으로 만나는 초대대통령 케말 아타튀르크, 동부 도시 반에서 본 전통 결혼식에서 만난 이란 신부, 낯선 도시의 지하철역에서 만난 신비로운 전통악기를 연주하던 거리 연주가, 지중해의 온화한 도시 안탈리아에서 만난 한국전쟁 참전 용사 분들, 그리고 동부 쿠르드 족의 도시 디야르바키르에서 오랜 내전의 종식을 선언하는 평화의 날에 한자리에 모여 온 도시가 떠나갈 만큼 큰 소리로 평화를 외치고 있었던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그녀는 여행객을 반갑게 맞아주고 따뜻한 차를 권하는 터키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터키 사람들은
눈을 마주치고 말을 걸어 인사를 나누면, 십중팔구 차를 권한다.
그리고 차를 다 마실 때까지 여행자의 곁에서 말동무를 해준다
차만 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간까지 내준다
차와 함께 여유와 마음을 따라 준다.
 
그리고 그녀는 지중해의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보면서
 
노년의 어느 날,
사랑하는 이와 함께
아름다운 청파랑 지중해를 바라보며
평화로이 거닐 수 있다면,
 
안탈리아를 순회하는 유람선을 타고
라라 폭포의 힘차게 부서지는 물보라를 맞으며
얼굴을 마주하고 아이처럼 웃을 수 있다면,
 
따뜻한 햇살 아래,
오랜 시간 함께해 온 그의 어깨에 기대어,
눈빛만으로 소중한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면,
어쩌면 완전한 삶이란 그런 게 아닐까.
 
처음으로 느꼈다.
이렇게 늙어갈 수 있다면
결혼하고 싶다고,
 
라고 이야기한다. 그녀 말대로 먼 훗날 내 인생의 황혼녘에 바다가 한 눈에 바라보이는 언덕 위의 작은 벤치에 사랑하는 사람과 나란히 앉아 환하게 눈부시는 청파랑 바다를 내려다 보면서 같이 살아온 지난 날의 추억을 담소하며 웃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감상에 빠져본다.
 
이 글이 길고 긴 여행에 잠시나마 쉼표가 될 수 있다면 기쁘겠다는 그녀의 말처럼 모처럼 매력적인 그녀 목소리 못지 않은 감성적인 책을 만났다. 터키의 풍광과 함께 그녀의 감성을 올곧이 담아낸 이 책을 읽으면서 빅마마의 노래가 그 어느 가수보다도 더 가슴에 와 닿는 이유가 그저 목으로만 부르는 기교만 훌륭한 노래가 아니라, 노래에 이처럼 아름다운 감성과 영혼을 담아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녀는 처음 고민했던 제목 “콜링”처럼 자신의 영혼의 목소리를 그녀의 노래로, 책으로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그것도 그저 자신의 감정에 매몰되는 혼자만의 독백이 아니라 오노 요코의
 
A dream you dream alone is only a dream.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에 지나지 않지만
A dream you dream together is reality.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의 말처럼 모두가 함께 꿀 수 있는 그런 꿈 말이다. 앞으로도 그녀는 우리와 함께 꿀 수 있는 꿈을 빅마마의 멤버로서, 또는 지금 준비 중이라는 솔로 앨범으로 들려줄 것이다. 그녀가 들려주는 꿈에 계속 귀 기울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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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
신란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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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면 감성도 무뎌지는 걸까. 어릴 적에는 남자임에도 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읽고는 곧잘 눈물도 흘렸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는 그런 책들에겐 눈길도 주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들의 애틋한 이별 장면이 나오면 별 감흥 없이 멀뚱멀뚱 바라보다가 이내 흥미를 잃고는 리모컨을 눌러 코미디나 뉴스 채널로 돌려버린다. <풍장(원제 風葬/신란 지음/랜덤하우스 코리아/2010년 8월)>의 띠지에 적혀 있는 "행방불명된 남편을 찾아 30년간 티베트를 헤맨 한 여인의 애끓는 망부가"라는 소개 글에 이 책도 별 감흥 없는 그저 그런 진부한 사랑 이야기겠구나 하는, 아무런 기대 없이 책 페이지를 펼쳐 들었다. 늦은 밤 침대에서 최대한 편한 자세로 누워 읽다가 졸리면 그냥 자야지 시작한 책 읽기가 책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서 읽게 되었고, 결국은 잠시 잠깐의 쉼도 없이 240여 페이지의 책 한 권을 단숨에 읽고 말았다. 그리고는 다 읽고서도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녀의 이야기에 계속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새벽녘에야 잠들어서 아침에 늦잠을 자고 말았다. 오랜만에 메말라버린 줄 알았던 감성을 일깨우는,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슬픈 사랑이야기를 만났다. 

  1958년 칭하이(靑海)에서 시작된 티베트 무장 봉기가 전 성(省으)로 번지고 모택동이 대규모 인민 해방군을 티베트로 침공시킨 혼란의 시절, 주인공 스물 여섯 살 수원은 의사 동료인 커쥔과 결혼하여 꿈같은 신혼 생활을 보낸다. 커쥔은 결혼 3주 만에 티베트로 항하는 인민해방군 군의관으로 자원 입대하고 수원은 남편의 무사하기만을 기원하며 하루하루 애타게 기다린다. 그런데 남편이 티베트로 떠난 지 백일도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군으로부터 청천벽력과도 같은 남편의 사망통지서가 날아온다. 남편의 죽음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원은 티베트 어딘가에 남편이 분명히 살아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남편을 찾기 위해 자신도 군의관으로 자원 입대하여 티베트로 떠난다. 티베트로 가는 도중 구출해낸 티베트 여인 "줘마"와 함께 낙오하게 된 수원은 티베트 유목민 가족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되고, 그들과 함께 살면서 남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언니가 선물했던 책 여백에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꼬박꼬박 적으면서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티베트에서 보내게 된다. 오랜 시간 동안 수소문 끝에 남편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 수원은 정들었던 유목민 가족과 이별하고 남편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20 여 년 전 괴한에 의해 납치되어 헤어지게 된 줘마를 다시 만나게 되고, 역시 줘마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연인과도 재회를 하면서 세 명은 함께 수원의 남편을 찾는 여행에 나선다. 마침내 수원은 남편의 마지막 이야기와 그가 남긴 편지를 읽게 되고 충격과 슬픔에 기절하고 만다. 그리고는 드디어 티베트에서의 오랜 방랑을 끝내고 자신의 고향인 쑤저우로 돌아온다. 모든 것이 변해버린 자신의 고향이 낯설기만 한 그녀, 가족들을 어떻게 찾아야 할 지 막막하기만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하러 온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신란에게 이틀 간 숙식을 함께 하면서 티베트에서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홀연히 사라진다. 

  여느 소설이나 드라마보다도 더 거짓말 같은 이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니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쉽게 믿을 수 가 없었다. 3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밖에 함께 하지 못한 남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말도 글도 안 통하는 티베트 오지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한 힘이 될 수 가 있는지, 또 다른 사연의 주인공인 줘마를 납치된 지 20년 만에 무사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는, 그리고 줘마가 사랑했던 연인 또한 우연처럼 만나는 사연들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남편이 마지막으로 남긴 일기와 편지들을 그토록 오랜 시간 후에 수원에게 건네지는 사연 등등 솔직히 믿기 어려운 기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게 허구의 소설이었다면 30년 만에 살아서 서로 다시 만나는 커쥔과 수원으로, 즉 해피엔딩을 기대해 봄직 하지만 결국 남편의 죽음만을 확인하게 되는 현실이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그렇게 애타게 만나고 싶어했던 남편을 그가 남긴 글로써 밖에 만날 수 없었던, 결국 30년 동안의 방랑이 남편의 죽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을 맺어야 했던 수원의 아픔에 읽고 나서도 바로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그런 슬픔과 연민이 느껴졌다. 마지막 페이지 그녀와 다시 만나 그 후의 삶을 듣기를 원하는 작가 신란의 편지글처럼 중국으로 귀환해서의 그녀의 삶이 어떠한지가 더욱 궁금해진다. 과연 수원은 자신의 가족들과 재회할 수 있었는지, 자신의 이야기가 이렇게 책으로 엮여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지, 그녀의 남은 여생이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의 염원을 알고 있는지를 말이다.  

  어쩌면 하루에도 수십 수백 쌍의 부부들이 이혼하는 요즘 현실에서는 전혀 있을 법 하지 않은 진부한 사랑일 뿐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감성을 다시금 상기하게 하는, 오랜만에 애절한 사랑 이야기에 밤잠을 설치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아직도 늦더위가 한 낮에는 기승을 부리지만 어느새 가을의 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계절의 초입에서 참 좋은 사랑이야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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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수학>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범죄 수학 범죄 수학 시리즈 1
리스 하스아우트 지음, 오혜정 옮김, 남호영 감수 / Gbrain(지브레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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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속칭 주요과목인 “국·영·수”중에서 수학은 모의고사나 학력고사를 봐도 거의 만점을 받았을 정도로 가장 자신 있던 과목이었다. 대학에서도 특성상 수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제학을 전공해서 다른 전공과목보다도 수학 관련 과목들은 학점을 잘 받았었던 걸로 기억된다.  물론 수학적 감각이나 센스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풀이과정이나 공식을 잘 외웠던, 어찌 보면 암기과목처럼 공부했기에 시험 점수를 잘 받은 것이겠지만   정확한 풀이와 답을 요구하는 그 명쾌함과 깔끔함에 수학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수학공부도 학창 시절뿐 사회 생활을 하다 보니 실제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사칙연산 산수나 일부 통계자료 일뿐 학창시절 그렇게나 외웠던 미·적분, 로그함수, 삼각함수, 행열, 수열 등은 이제 언제 배웠나 싶을 정도로 까맣게 잊어버렸고, 그 유명한 “근의 공식”조차 가물가물 해지고 말았다. 그래서 그런지 범죄소설과 수학을 결합시켜 수학적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범죄수학(리스 하스아우트 / Gbrain(작은책방) / 2010년 7월)>을 읽으면서 받은 느낌은 난감함 바로 자체였다. 

책에서 탐정 역할을 하는“라비"는 수학을 매우 좋아하는 열네 살 소년이다. 아버지가 검사여서인지 라비는 여러 범죄 사건을 접하게 되고, 사건마다 그의 수학적 천재성을 발휘하여 명쾌하게 해결해낸다.  책에서는 14가지 사건들이 소개되는 데, 먼저 라비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 주로 아버지나 수사관들에 의해 사건을 전해 듣는다 - 사건의 개요와 함께 사건 해결의 실마리들, 즉 증인들의 증언과 증거물들이 소개된다. 소개 말미에는 전통적인 추리소설처럼 "범인은 누구누구다!" 라는 라비의 선언으로 끝나고, "사건 분석"에서 사건 해결을 위한 단서를 수학 문제화하여 제시한다.  연이어 "사건해결"편에서 사건분석에서 제시한 수학문제의 해법을 보여주고, 그 해법에 따라 라비가 지목한 범인이 누구였는지 추리소설의 답안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좀 더 알아보기"에서는 사건에서 설명한 수학 문제의 외연을 넓히는  내용들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추리소설 형식이긴 하지만 14가지 사건들은 수학적으로 해석 가능한 에피소드 수준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기막힌 플롯이나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든 밋밋한 수준들이다. 물론 이 책의 백미는 사건을 수학적으로 해결하는 부분일 텐데 내가 난감했던 부분이 바로 여기다. 고등학교 수준의 문제라더니 내가 고등학교 시절 이런 것들을 배웠나 싶을 정도로 낯설고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들이어서 학창 시절 수학 참고서를 아무리 들여다 봐도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 못하겠다고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푸념하던 수학 열등생(?)들의 마음을 이제야 이해가 된다고 느낄 정도로 난감하기만 했다. 그래도 에피소드와 해법을 이해해보기 위해 학창시절 수학 문제 풀 듯이 연습장에 책에서 제시하는 풀이방법을 적어 보고 한참을 들여다 보지만 그런 용어들을 수학 공부하던 시절에 들어봤다는 기억만 떠오를 뿐 이해하기에는 전혀 역부족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결국 에피소드는 추리소설처럼 이야기 위주로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수학 풀이는 건성건성 읽고는 서둘러 책장을 덮고야 말았다. 

   추리소설과 수학의 결합이라는 참 흥미로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해력 부족으로 책장을 덮고 말았지만 괜한 호승심이 생긴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냈을 때 느꼈던 그 희열과 짜릿함을, 전혀 이해가 안 가던 문제를 선생님께 여쭤봤을 때 칠판에 하나 가득 그 해법을 설명해주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그렇게 멋있을 수 가 없었던 그 시절 기억들을 너무 오랫동안 잊고 지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읽은 수학 관련 소설에서 보면 이웃 일본에서는 직장에서 은퇴한 노인들이 무료함을 달래고 치매를 방지하기 위해 수학 공부를 한다고 하고, 유명했던 수학자들 중에서 본업은 다른 일에 종사하고 수학은 취미로 했던 학자들도 제법 있었다는 대목을 읽은 적이 있다. 수학을 취미로 공부해보는 것은 어떨까? 학창시절처럼 시험 보기 위해 억지로 공부해야 하는 부담은 없으니 이제는 즐겁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책지금 수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수학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재밌는 책일테고, 수학에서 손을 놓은 지 오래인 나에게도  내용은 비록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잊고 지냈던 수학에 대한 향수와 지적 호기심을 유발하게 한 점에서는 가치있는 책읽기였다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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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페아 공주 - 現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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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사구조가 치밀한 긴호흡의 장편 소설을 즐겨 읽지만 서사구조를 압축하여 짧은 호흡에 담아낸 단편 소설을 읽는 맛도 꽤나 즐겁다. 보통 단편소설집은 작가의 글 성향에 따라 같은 장르의 소설들을 묶어내는 게 일반적인데, 보통 단편소설집이라는 제목 앞에 "추리","로맨스","SF" 등 장르를 나타내는 수식어가 붙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이재익의 <카시오페아 공주(황소북스, 2010년 8월)>은 딱히 장르 수식어를 붙일 수 없는 그런 단편집으로, 책에 실린 다섯 편 모두 서로 다른 색깔과 맛을 느낄 수 있는 일종의 버라이어티 소설이라 부를 수 있는 그런 소설집이다.

  책에는 "카시오페아 공주(환타지 멜로)", "섬집 아기(미스터리 호러)", "레몬(감성 멜로)","좋은 사람(호러)", "중독자의 키스(미스터리 멜로)" 이렇게 다섯 편의 중단편 소설이 실려있다 - 소제목별 장르구분은 출판사 홍보 글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 한편 한편이 단순하면서도 치밀한 구성과 간결한 문체, 빠른 호흡을 느낄 수 있는 단편소설의 장점을 한껏 살리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보통 어느 한 장르에 강점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다섯 편 모두 서로 다른 종류의 장르를 선보이면서도 어느 한편 서사 구조가 약하거나 재미가 떨어지지 않고 고른 수준을 나타낸다는 점일 것이다. 전작은 어떤 장르일까 하고 인터넷으로 작가 이력을 살펴보니 이미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중견 작가로 그가 발표한 4편의 장편소설 모두 청춘·휴머니즘·연애(멜로)·추리 등 각기 다른 장르의 소설들인 것 보면 이런 장르적 실험이 이번 단편소설이 처음 시도가 아니라 작가 특유의 문학적 성향인 것으로 보여진다. 서로 장르를 달리 하지만 다섯 편을 관통하는 키워드라면 "상실(喪失)"과 "치유(治癒)",  두 단어를 꼽아보고 싶다.  표제작이기도 한 중편소설인 "카시오페아 공주"에서는 사랑하는 아내를 강도에게 살해당하고 혼자서 딸을 키우는 주인공은 아내를 살해한 강도를 막아내지 못하고 눈 앞에서 놓친 자신을 자책하며 다시 만나게 될 살인범을 직접 자기 손으로 복수하기 위해 이종격투기를 연마한다. 그런 그에게 카시오페아에서 온 외계인이라는 엉뚱한 여인에 의해 결코 치유되지 않을 것만 같던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고 급기야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강도의 정체를 알게 되지만 그 또한 무언의 용서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상처를 아물게 한 여인은 자신의 말대로 고향별로 돌아가 버리고 그는 다시 만나고 싶다는 강렬한 염원을 그녀에게 보낸다. "레몬"에서는 외국계 은행이라는 전도유망한 직장과 아름다운 아나운서 애인을 두었지만 자신의 진로에 대해 왠지 모를 허무함과 상실감에 직장과 애인을 잃게 되는 청년에게 자신과는 전혀 비슷한 점이 없는 여인을 만나면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사랑을 느끼게 된다.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좋은 사람"에서는 어릴 적 유괴되어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자신의 쌍둥이 동생을 평생의 트라우마로 안고 사는 여인이 연쇄살인범을 만나 죽음의 기로에 서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상처또한 빠르게 치유해 나간다. "중독자의 키스"에서는 10년 가까이 친구로서만 여겨왔던 남자친구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이미 자신에게는 그와의 추억을 떠올려볼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녀를 1년 넘게 스토킹하던 남자에게서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을 되살려 볼 수 있는 선물을 받게 된다. 어쩌면 가장 이질적인 단편이 고전 공포물을 연상케 하는 "섬집 아기"인데 여기서 상실은 20년 동안 살인을 감춰왔던 “인간성”의 상실과 겉으로는 누가 봐도 부러워할 행복한 가정이지만 쉽게 깨져 버리고야 마는 - 물론 그 계기는 남편의 과거를 알고 있는 친구의 협박과 초자연적인 존재이지만 - "가족애"의 상실을 말할 수 있겠다. 결국 그러한 상실은 가장 비극적이고 공포스러운 방식으로 치유된다. 이처럼 서로 다른 장르로  서로 다른 결말로 상실과 치유를 이야기하는 이 책은 다섯편 모두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담고 있어 읽고 나서도 묘한 여운과 감동을 느끼게 한다.

( 어쩌면 내가 꼽은 키워드인 “상실”과 “치유”는 작가의 의도한 바와는 전혀 다른, 그리고 이 책을 같이 읽은 독자들에게는 전혀 생뚱하게 느낄 억지스런 공통점 찾기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나만의 책 읽기 감상법으로 양해해주길^^) 

  이번 작품을 담당한 편집자의 “최고의 페이지 터너(Page Tunner)"라는 평에 걸맞게 빠르게 읽히는 이 책은 맛있는 반찬들을 한 자리에 모아놔서 어느 반찬부터 손대야 할까 하는 즐거운 고민을 하게 만드는 잔칫상처럼 다양한 장르의 소설들을 한 권으로 읽어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소설집이라 할 수 있겠다. 다음 출간 예정인 이재익 작가의 작품들도 기존 작품들처럼 청춘, 미스터리 판타지, 사회고발, 휴머니즘 등 다양한 장르적 실험들을 계속해나간다고 한다. 쉽고 재밌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그러면서도 가슴 한 켠이 아려오는 애틋한 감동을 느끼게 해 줄 그의 다음 작품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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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다
김태연 지음 / 시간여행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빨간색 표지가 인상적인 <이것이다(김태연/시간여행/2010년 8월)>을 처음 받아들고 “본격수학소설”이라는 부제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추리소설, SF소설은 들어봤지만 수학소설이라니 처음 접해보는 장르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수학 소설이라는 장르 명칭이 붙은 소설이 몇권 검색이 된다. 국내에는 2,500 년 전 그리스 피타고라스 학파의 비밀을 소재로 한 팩션 소설인 <천년의 침묵(이선영/김영사/2010년 1월)>이 검색되었고, 해외에는 영화로 더 유명했던 수학자 존 내쉬를 그린 전기소설(傳記小說) <뷰티플 마인드(실비아 네이사/승산/2002년 4월)>, 치매에 걸린 노 수학자와의 아름다운 인연을 그린 <박사가 사랑한 수식(오가와 요코/이레/2002년 7월)>와 몇 권이 더 검색이 된다. 그러나 검색된 책들 대부분이 수학을 일종의 소재로 사용했기에 출판사에서 홍보용으로 “수학”이라는 타이틀이 붙었을 뿐 본격적인 수학 소설이라 부르기는 어려운 그런 책들이 대부분이다. “본격”이라는 수식어로 수학 소설임을 강조한 이 책, 혹시 복잡한 수학공식만 잔뜩 나열한 그런 책은 아닐지 하는 걱정과 430여 페이지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분량으로 몇날 며칠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두려움에 책 첫 장을 넘겼다. 그런데 토요일 아침부터 읽기 시작한 책은 좀처럼 손에서 떨어지지 않더니 저녁 무렵에는 두꺼운 책 한 권을 다 끝내게 되었다. 다 읽고 나서 소감은 본격수학소설이라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장르의 정체 - 아마도 앞으로 수학 소설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제일 먼저 이 책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고, 하루 만에 금새 읽어낼 정도 - 물론 식사하고 TV보고 낮잠 잤던, 일종의 휴식 시간을 포함해서다 - 로 몰입감과 재미가 뛰어난, 모처럼만에 즐거운 그런 책을 만났다.

책 첫 시작은 기도원에서 시작한다. 독실한 크리스챤인 원장은 자신이 재림예수라고 생각하는 환자를 만나 그를 회유하지만 그는 천국가는 지도는 성경이 아니라 기하책이라고 강변하여 천국행 약도이자 열쇠를 적어주겠다며 수백 장의 도화지에 수학공식을 잔뜩 적어댄다. 장면이 바뀌어 경남 합천 심심산골에 살고 있던 “나”는 축구공 때문에 살인자로 몰려 마을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해 집에서 한나절 걸리는 부산으로 유학을 떠나고 “나”의 청소년 시절은 그 누명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괴로웠던 그런 시절이 되고 만다. 다행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법대에 합격하면서 그 당시 자신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했던 동네 아이가 진실을 밝히면서 누명을 벗게 된다. 그런데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그런 일이 일어난다. 어릴적부터 집안을 들락거리던 오도산지기 왕거지에게서 나의 할아버지가 선가인 “여의구파”의 계승인이었고, 그 선맥이 왕거지에게 이어졌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저 12개의 오각형과 20개의 육각형으로 이뤄진 축구공이 사실은 우주의 신비를 담고 있으며 수학이야말로 우주의 비밀을 밝히는 열쇠라는 이야기를 듣고 법대를 포기하고 수학과에 재입학한다. 본격적인 수학의 길에 접어든 나는 수학적 재능을 발휘하여 국내와 해외에서 두 개의 박사학위를 받는 등 촉망받는 수학교수로 성공하게 되고, 왕거지에게서 여의구파 수제자로 임명받기에 이른다. 어느 날 나에게 국내 굴지의 대기업 부회장으로부터 온갖 이상한 것들을 모아놓은 기업 비밀박물관의 위원이 되어달라는 제안을 받게 되고, 그에게서 자폐증에 있는 양아들이 수십년 채 기록하고 있는 낙서 꾸러미를 건네받으며 의미를 해석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러면서 부회장은 픽션인 것 같지만 철저하게 논픽션이라는 황당한 소설 “챔피언스 리그”를 건네받는다. 그 책에는 나도 잘 알고 있는 수학계 실제 인물들과 천재 수학자 김광국이 등장한다. 책에서는 중반부터 액자소설 형태로 “챔피언스 리그”가 전개되고 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다 읽고 난 나는 본격적으로 양아들의 낙서를 해독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다양한 방법으로 검토하던 중 여느 자폐증 환자들처럼 양아들이 천재적인 수학적 머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의미 없는 낙서를 해석하는 실마리를 발견하게 된 나는 그 낙서가 우주의 모습을 고차원적인 방법으로 묘사하고 있는 일종의 수학 방정식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낸다. 왕거지 사부는 뒤늦게 수학이 우주를 해석하는 열쇠임을 깨닫게 된 나를 수제자로 인정하고 경전의 사본을 건넨다.

책 초반부터 황당하게 시작 - 궁금했던 재림예수라 주장하는 사람의 정체는 책 읽는 내내 밝혀지지 않다가 책 말미에 이르러 왕거지 사부가 주인공인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등장한다 - 하더니 책 속의 책인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수학으로 차원여행을 떠나는 천재수학자가 등장하고, 현실로 돌아와서는 수 십년간 점만 찍어대는 양아들의 낙서가 사실은 최근에야 밝혀지고 있는 우주의 진정한 모습을 풀이한 것이라는 더 황당한 결론으로 끝을 맺는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런 만화적인 상상이 유치할 법도 한데, 전혀 유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개연성 있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물론 문과 출신으로 수학적 지식이 일천한 내가 이 책에 등장하는, 제대로 이름한번 들어보지 못한 수많은 수학자들과 공식들, 수학 및 과학 이론들을 이해해서 소설적 장치로서의 수학이 개연성 있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아니다. 비록 낯설고 생소한 수학 분야를 다루는 소설이지만 이야기 전개를 따라 읽다 보면 황당함보다도 흥미진진함과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글솜씨 때문일 것이다. 어렵기만 한 수학적 지식에 천체 물리학, 양자역학 등 과학 뿐만 아니라 스포츠(축구), 종교, 철학, 신비주의에 이르기까지 전혀 섞일 것 같지 않은 다양한 요소들을 기가 막히게 버무려서 이질감 없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가의 글솜씨는 읽는 내내 글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감이 매우 뛰어나다. 여느 유명 SF소설 못지 않은 수학적, 과학적 설정이 돋보이는 이 책은 수학이 범죄나 액션, 추리, 역사, 판타지 등 여느 장르적 소재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흥미진진한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낸, 수학 소설이라는 장르의 본격적인 태동을 알리는 그런 신호탄로서 가치 있는 책이라고 평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니 괜히 고등학교 이후 펼쳐 보지 않아 먼지만 잔뜩 쌓여있을 수학 참고서를 공부해보고 싶어진다. 책에서도 이야기 하는 것처럼 이웃 일본에서는 은퇴한 분들이 치매방지를 위해서 수학 공부를 즐겨한다고 하니, 그리고 “페르마의 정리”로 유명한 페르마도 사실은 법학을 공부한 변호사였으며, 지방의회 의원으로 생애를 마칠 때까지 그 직에 종사하였고, 수학은 취미였다니 말이다. 이처럼 학창 시절 이후에 잊고 지냈던 수학에 대한 흥미를 되살리는 것을 보면 이 책은 공부중인 청소년들이 수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권해주고 싶다.

물론 나처럼 수학에 문외한인 독자들이 아니라 실제로 수학이나 과학을 전공하는 전문가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어떻게 받아드릴까 하는 것이 궁금하기는 하다. 그저 유치한 만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할 건지 아니면 나름 개연성도 있고 흥미 있다고 평할지 말이다. 물론 그들의 평이 이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치하던 개연성이 있던 이 책의 재미만큼은 분명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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