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간의 트랙터 다이어리 - 열혈청춘 강기태의 트랙터 국토순례
강기태 글.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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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트랙터 청년" 강기태 씨를 알게 된 것은 출근길에 자주 듣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미니인터뷰를 듣게 되면서였다. 인터뷰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동승했던 회사 동료와 "요즘 젊은 친구들은 참 별나구나" 하고 이야기 나눈 기억이 난다. 그 후로 TV 리모콘을 만지작거리다가 우연찮게 그의 트랙터 여행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잠깐 봤었고, 인터넷 뉴스 검색하다가 몇 번 그의 기사를 읽어봤었지만 그저 독특하고 별난 청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저 별난 정도가 아니라 참 멋진 청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가 180일간 트랙터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닌 기록을 담은 <180일간의 트랙터 다이어리; 열혈청년 강기태의 트랙터 국토순례(랜덤하우스코리아/2010년 11월)>을 읽고 나서였다. “지축을 뒤흔들 만한 창의적이고도 모험적인 청춘의 열정!”이라는 그의 표현대로 젊음의 열정과 패기를 한껏 맛볼 수 있는, 그래서 절로 가슴 뛰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프롤로그에서 또래의 청년들과 성장하는 소년들에게 불가능에 도전하는 모습을, 되든 안되는 끝까지 열정을 닿는 모습을,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에 젊음을 송두리째 바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는 작가는 수십 번을 들었을 질문일 <왜 트랙터 여행이었나>에 대해서 우리나라에서 누구도 트랙터여행을 시도한 적 없었다는 사실이 한몫하기도 했지만 경상남도 하동의 토박이 농민으로 살아온 자신의 뿌리의 상징이자 또한 사람들이 떠나간 농촌에서 논밭을 갈고 농작물을 심고 두엄을 뿌리고, 다시 농작물을 거두고 짚을 모아 처리하는 수고로운 일꾼으로서 우직한 소처럼 든든한 트랙터는 다름 아닌 '한국 농촌의 맨얼굴'이며 자신을 대변하는 여행 수단으로는 트랙터만 한 것이 없어 선택했다고 답한다.  책에서는 먼저 대학교 4학년 때 친구와 남아메리카를 트랙터로 종단해볼 계획이었던 "The Road to Eldorado- 가슴 속의 황금향을 찾아서" 프로젝트가 무산되고, ROTC 전역을 4개월 앞두고, 3년 전 이루지 못했던 꿈 프로젝트에 다시 착수해서 좌충우돌한 끝에 결국 "국내 최초 트랙터전국 일주 협찬 조인식"을 맺게 된 과정들을 이야기하고, 드디어 2008년 9월 18일 하동군청 출발하여 2009년 3월 18일 다시 하동 연화마을 고향집 도착하기까지 180일간 4,500km의 여정을 사진들과 함께 우리에게 펼쳐놓는다.   

 결코 쉽지 않았을 거라는 예상대로 작가는 눈길에서 세바퀴 반을 회전하는 "트리플 악셀"을 연출하기도 하고, 여행을 촬영 중이던 방송사 PD의 자동차와 접촉 사고를 내기도 하고, 강원도 강릉에서는 트랙터 오른 족 문이 산산 조각나는 아찔한 위기와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과 공원, 테니스장 등 길 위에서 야영을 밥 먹듯이 하는 등 참 힘들고 고단한 여정을 겪는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여행법인 “진심을 다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숙식을 해결”하고 “끼니와 잠자리를 스스로 해결”하며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하고 “여행의 테마에 맞는 협찬을 구하는 것”이라는 네 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켜낸다. 그리고 '타인'이란 아직 만나지 못한 '가족'일뿐이라며 트랙터 여행으로 '인맥부자'가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램대로 여행을 통해 참 다양하면서도 소중한 인연들을 맺는다. 작가가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르는 경북 청송군 진보면에서는 열흘을 머물며 진보면 공식 '손자 농사꾼‘이 되고, 울릉도에서 의형제가 아닌 의부를 맺은 사연을 소개하며 서울 도봉구에서 다시 만나 도봉산을 함께 오르며 부자의 정을 되살린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여행전문가로 유명한 한비야씨와의 만남에서 "적어도 여행 부문에서는 한비야 팀장님을 뛰어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요" 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하고, 전라남도 고흥군의 한 휴게소 벌어진 칠순 잔치에 넙죽 참석하여 넉살좋게 축가를 부르고 칠순 잔치 주인공 할머니와 무대에서 어깨춤도 추고 두 팔을 머리 높이 올려 하트를 만들어보이기도 하면서 온갖 애교를 부렸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책에서 그가 소개하는 여러 멋진 만남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우면서도 애틋한 만남은 바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었다. 책에서는  "청년, 젊은이다운 도전정신이 보기 좋네. 꼭 끝까지 성공하길 바랄게요!" 라는 격려의 말씀과 함께 나란히 서서 환하게 미소 짓는 대통령의 사진을 소개하고 있는데,  다른 사진이 없을까 싶어 노무현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에 들어가보니 책에서 소개한 사진 외에도 악수하는 사진과 대통령께서 작가 어깨에 손을 올려 놓은 두 장의 사진이 더 있었다. 지금은 다시 만날 수 없었던 그 분을 이렇게 책에서, 그리고 홈페이지에서 다시 만나보니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는 그런 감동이 느껴졌다.  

 

그의 도전은 이번 180일간의 전국 순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최초로 계획했던 "The Road to Eldorado“ 프로젝트, 즉 트랙터 아메리카 횡단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역시 그의 애마인 트랙터 ”드림이“를 타고 2011년 알래스카를 기점으로 캐나다 서부, 미국 서부 동부, 마야 문명의 중앙아메리카, 페루, 칠레의 남아메리카에 도착하는 1년 일정의 아메리카 일주 프로젝트에서 말라리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실정을 널리 알리고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한 모기장 설치 기금을 조성하고, 자선단체를 통해 후원하게 된 중남미의 두 꼬마들에게 인생에서 손꼽을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갈고 닦은 대금 연주로 우리 소리의 멋을 자랑하고 싶다고 한다. 

그는 20대가 "'스무 살 설렘과 열정'을 푸르게 간직한 때"이며 아직 젊음이 머물고 있는 지금 바로 "걸음이 느리고 길이 멀더라도 자기 생에 영원히 남을 '나의 길'을 걸어보자"고 제안하고,  "도착지를 가늠할 수 없고 시련과 고통에 휘감겨 절망스럽더라도, 자신의 꿈을 향해 걸어가는 길 위에선 결코 걷고 있는 자신이 승리자다"라고 자신의 믿음을 들려준다. 낙타가 바늘 귀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청년 취업문제로 하루하루 고단해하고 있는 자신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가슴 설레이게 하는 꿈과 희망으로 격려하고, 세상 시류(時流)에 휩쓸려 하루하루 늙어가고 있는 우리 중년의 어른들에게 눈부셨던 젊은날의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만드는 트랙터 청년 강기태씨는 그래서 그저 별난 청년이 아니라 참 멋있는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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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도 부처님도 기뻐하는 과학
강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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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이 지난 9월 10일 미국 CNN 래리킹 라이브 인터뷰에서 “신이 존재할 수 있지만 과학은 창조자의 도움 없이 우주를 설명할 수 있다. 과학이 신을 불필요하게(unnecessary) 만들 것”이라고 말하자 즉각 종교계에서 반박 설명을 발표하였고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찬반 토론이 격화되는 등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또한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창조론(創造論)과 진화론(進化論)의 논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인들에게는 종교(宗敎)와 과학(科學)은 서로 합일점(合一點)을 찾을 수 없는 대척점(對蹠點)에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최신 물리학 이론으로 각광받고 있는 “초끈이론”   (Super-string Theory. 물질과 힘의 근본을 입자가 아니라 진동하는 작은 끈이라고 생각하는 이론)을 불교 경전인 화엄경(華嚴經) 법성게(法性偈)로 해석하는 논문(웰빙지 연재(정신 세계원 2004.7~12)/조현학) - 솔직히 과학에 문외한(門外漢)인데가 불교도 그저 관심이 있을 뿐 논문 내용은 내 이해 수준을 훨씬 넘어선지라 그저 훑어보기만 했다 -도 발표되고 그 외의 종교들에서도 종교와 과학의 상호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절대 진리(眞理)- 그것을 신(神)이라 부르던 아니면 공리(公理)라 부르던 -에 대한 해석이 다를 뿐 어차피 지향하는 점은 하나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현재 대학교에서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임용 당시 대한민국 최연소 남자 대학교수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는 강상욱 교수의 <예수님도 부처님도 기뻐하는 과학(동아시아/2011년 11월)>을 처음 대했을 때는 종교와 과학의 상호 합일점을 모색하는 그런 딱딱한 이론서가 아닐까 우려가 들었었는데, 읽고 나니 그런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종교의 가르침과 과학의 원리를 곁들여 쉽게 쓴 일종의 과학 에세이였다.  

  작가는 머리말에서 과학이 종교와 갈등하고 충돌하는 것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종교가 인간에게 전하는 가르침은 과학이 자연에서 관찰하는 현상과 상당히 관련되어 있다고 전제하며, 이 책은 한 명의 진실한 과학자로 살고 있는 작가가 과학을 연구하면서 얻은 세계관으로 바라본 종교의 모습에 대해 독자들이 편안하게 읽어 주면 더 바랄 게 없겠고, 또한 이 책으로 각자의 신앙심이 깊어지면서도 다른 종교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 없이 행복하겠다고 집필 동기를 밝히고 있다. 책에서는 20가지 주제로 종교의 가르침을 먼저 설명하고 그와 연관된 과학 이론을 소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비종교인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널리 알려진 경전 구절들과 역시 학창시절 과학 교과서에서 공부해봤던 수준의 과학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즐거워하는 자들로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로 함께 울라(로마서 12:15)"라는 성경 구절을 먼저 소개하고, 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의 핵심은 염료가 햇빛을 받았을 때 염료의 전자가 주변의 반도체로 원활히 이동하는 "전자이동(electron transfer)"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주변 반도체의 에너지 준위(Energy Level)와 염료의 에너지 준위 사이의 차이가 적을수록 전자가 잘 넘어간다는 것처럼 같이 기뻐해준다는 것은 이처럼 둘 간의 심리적 상태, 즉 서로간의 에너지 준위가 비슷해지는 단계가 되어야 같이 기뻐해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애욕을 끊고 연연해하지 말며 고운 연꽃처럼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지 말라(법구경 사문품 24장)”라는 구절로는 연잎이 물에 젖지 않고 항상 깨끗한 이유는 표면이 바로 물을 싫어하는 성질인 소수성(疏水性)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연잎에 돋은 나노돌기가 물방울을 굴러 떨어뜨리며 주변의 먼지를 안고 떨어지기 때문이며 이런 특성 때문에 연꽃을 강조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마태 22:39)"라는 구절에서는 인간의 모습은 제각각 다르지만 그 화학적 구성요소는 모두 똑같으며 구성요소가 같은 데 왜 모습과 성질들이 다른 이유를 이성질체(異性質體, isomer, 분자식은 같지만 구조가 다른 화합물)로 설명한다.  또는 우리가 부모님께 흔히 듣는 "나쁜 친구와 어울리지 말라"는 이야기는 역시 유사한 성경구절과 법구경 구절을 소개하고, 금(金) 나노입자에 다시 금 나노입자를 붙이면 성질이 바뀌지 않지만 여기에 실리카(SiO2) 나노 입자를 붙이면 적외선을 받을 경우 열이 방출되는 특이한 성질로 변하듯이 이렇듯 인간은 삶은 주변의 영향을 받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어떤 외부 교란이 오면 반드시 그 교란을 줄이는 방향으로 평형이 이동한다는 원리인 "르 샤틀리에의 원리(Le Chatelier's principle)"로 최근 더욱 극심해지고 있는 대지진, 쓰나미, 허리케인 등의 기상이변들과 환경재앙의 원인을 설명하고, 종교의 기도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각종 부정적인 생각들과 분노를 잠시 밀어두고, 다른 건전한 생각들로 채우면서 몸 안에서 에너지가 활발히 작용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므로 힘들 때면 더 기도를 강조하는 이유가 이런 과학적인 원리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가득찬 풍선에서 공기들이 서서히 확산되어 풍선의 고무층을 빠져나오는 "확산"과 그런 확산을 도와주는 물질이 추가로 있으면 물질의 움직임이 급격히 빨라지는 "촉진"을 설명하면서, 예수의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은 확산과 촉진처럼 바로 남에게 사랑을 받으면 우리의 인생도 더 좋은 방향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말씀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앞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종교와 과학의 뭔가 거창하고 이론적인 분석과 성찰을 기대했거나 종교나 과학 분야에서 식견(識見)을 갖춘 독자라면 실망할 수 도 있겠지만, 오히려 나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종교의 가르침에 과학 원리를 곁들여 이해해 볼 수 있는, 색다르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과학 교양서적으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하고 싶다. 어쩌면 신(神)을 수학적으로 증명해보겠다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수학자 쿠르트 괴델(Kurt Godel)의 엉뚱한 시도가 "수학자들이 사용하는 어떤 체계에도 증명불가능한 명제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불완전성의 정리'를 낳았고, 결국 20세기 수학 기초 이론의 핵심이 되어 "컴퓨터라 해도 풀 수 없는 수학적 문제가 있다"는 생각으로 발전되어 인공지능 등 컴퓨터 과학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것처럼,  또는 앞에서 언급한 초끈 이론에 대한 화엄경적 해석 논문과 같이 최신 과학 이론과  불교 쳘학의 접점을 새롭게 해석하는 연구들이  계속 이어지는 것처럼 종교와 과학은 서로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자극하고 보완하는 훌륭한 동반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산의 정상에서 만나게 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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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의 자격 - 똑똑한 팀장은 리더십이 다르다
김한훈.고현식.조광현.윤의성 지음 / 대성닷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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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매출액 2,000 억원이 조금 넘는 지방 중견 제조업체 경영관리팀 팀장을 맡고 있다. 팀원이라 해봐야 나 포함해서 3명인 미니 팀이지만 사업계획 수립, 원가관리, 예산관리, 경영성과분석 등 회사 내에서 핵심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업무에 있어 자부심이 꽤나 강한 팀이다.  처음 팀장에 임명되었을 때는 내가 팀장에 오를 만큼 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는 나에게 주변에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위치에 올라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당연히 그 위치에 걸맞는 능력을 갖추게 되니 걱정을 하지 말라고 격려를 해주셨지만 며칠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많은 걱정이 되었었고, 역시나 팀장으로서 자격을 갖출 때까지 꽤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었다. 팀원들과 너무 격의 없이 대하면 팀장으로서 권위가 서지 않을 것 같고, 그렇다고 너무 거리를 두면 너무 권위적인 팀장이 되지 않을까 하고 고민도 했었고, 업무에 서툴고 실수 연발인 팀원 때문에 차라리 내가 실무를 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겠다 싶어 업무를 이관하지 못하고 몇몇 업무는 직접 챙기기도 했었다.  이제는 팀원들이 부족한 나를 신뢰하고 업무 능력또한 실무자 시절의 나 이상으로 뛰어난 성과들을 보여줘 전 업무를 이관하고 업무 방향을 조언하고 결정하는 팀장 본연의 역할을 하게 되었고,  여느 팀 이상의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다고 자신 - 물론 팀원들이 내 견해에 동의하는지는 장담을 할 순 없지만^^ - 하고 있다.  소수 인원의 팀 운영도 자리잡기 위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는데, 수십명 씩 거느리고 있는 팀들은 어떠할까?  그리고 "팀장"이 되기 위해서는 정말 특별한 자격을 갖춰야 할까? 기업 경영컨설팅과 기업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김한훈 외 3명이 공동 저술한 <팀장의 자격; 똑똑한 팀장은 리더십이 다르다(코리아닷컴/2011년 11월)>은 팀장에게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며, 그 리더십의 실체는 바로 "신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팀원일 때는 잘 하던 사람이 팀장이 되면 위기를 겪는 이유는 팀장에게 필요한 덕목과 자질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 준비 없이 팀장이 되었기 때문이며, 이런 팀장들은 리더십의 위기를 심하게 겪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작가는 리더십의 본질은 바로 "신뢰"로 아무리 능력 있는 리더라도 신뢰할 수 없다면, 사람들은 그 리더를 따르지 않는다. 겉으로 굽실거리고 추종하는 것 같아도 속마음은 그렇지 않으며 이 책은 팀원들에게 신뢰받기 원하는 팀장을 대상으로 했으며, 서는 팀장이 조직내에서 어떻게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지 그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본문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팀장의 신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팀장의 신뢰는 어떻게 깨지며, 신뢰를 얻기 위한 네 가지 법칙을 제시하며 마지막에는 신뢰받는 팀장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실어 자신이 직접 어떤 팀장인지 점검해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우선 신뢰란 무엇일까?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의 데니스 루소 교수는 

'신뢰란 상대방의 의도나 행동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에 근거하여 취약함을 감수라혀는 의도로 구성된 심리적 상태다" 

라고 정의한다. 즉 상대방에게 믿음을 갖는 것, 설령 그 사람이 나를 이용하거나 속일 가능성이 있어도 상대방에게 바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위해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마음가짐이라고 한다.  작가는 팀장으로서 팀원들에게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탁월한 전문성(expertise), 배려와 겸손의 인간미(character), 감성과 친밀함이 만드는 관계(relationship), 3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쌓기는 어려워도 깨지는 건 한순간인 신뢰는 어느때 깨지게 될까? 작가는 사적인 '라인'은 버림받는 지름길이며, 부정적인 감정과 사고는 실제 삶에서 부정적인 행동을 낳게 되는 '노시보(Nocebo)'효과를 가져오고,  팀원들의 가슴 속에 숨겨져 있는 저항의 목소리를 잘 관리하지 못할 때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신뢰를 쌓기 위해서 팀장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먼저 팀장은 비전과 전략, 그리고 성과를 끊임없이 공유하며 의사소통을 막힘없이 원활하게 유지(->소통하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 팀원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자극을 주도록 노력(->자극하기)해야 하는데, 팀장들의 고민거리 중에 하나인 “권한위임”에 대해서 작가는 권한위임이야말로 팀원들에게 성장할 기회를 주고, 팀원들의 능력과 역량을 신뢰하고 의견을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단순히 상사와 부하라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협력자로서 수평적 관계를 추구한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어 팀원들에게 동기 부여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세 번째로는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이 스스로 사고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코칭(coaching)(->동행하기)해야 하며, 코칭의 원칙으로 스마트(SMART) 원칙,  즉 목표는 구체적(Specific)으로 달성여부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하며(measurable), 실제 달성할 수 있는(achievable) 목표로 작성하고, 최종 성과와 관련이 있고(results-based), 달성기간이 미리 정해져야 한다(time-bound)는 원칙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항상 전략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고를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전환하기)하라고 이야기하며 정치적인 사고는 팀장 개인 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으므로 정치적 사고를 전략적 사고로 착각하지 말아야 하며, 정치적인 사고가 조직 내에 뿌리내리기는 것을 막으려면 투명한 의사소통을 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하며, 문제들을 공유하라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저자 후기에서 이 세상에서 리더로서 최고의 모델로 부모님을 꼽으며, 부모님처럼 '나는 망하더라도 너는 성공시키겠다'라는 심정을 지닌 리더가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리더일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끝을 맺는다. 

사실 이런 류의 자기계발서적들은 팀장에 임명되었을 때 몇 권 읽었었고 대부분 좋은 말들만 골라 실은, 즉 내용이 거기가 거기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별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읽으면서 그냥 읽고 넘기기에는 아까운, 귀담아 들어둘 만한 내용들이 많아 노트를 펼쳐놓고 목차에 맞춰 핵심내용들을 요약하면서 읽게 만들었다. 특히 책에 인용하고 있는 실제 기업 현장에 종사하고 있는 팀원들의 목소리는 내가 팀원 시절 팀장에게 가졌던 불평이자 지금 내 팀에 소속해 있는 팀원들이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로 느껴져 읽으면서 그동안 팀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해왔는지 스스로 반성해보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어쩌면 기업뿐만 아니라 작게는 가정에서부터 크게는 국가 경영에 이르기까지 가장 중요한 덕목인 "신뢰"야 말로 구축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무너져 내리기는 한순간이라는 것을, 그러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끊임없는 의사소통을 통해서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구축 방법을 모색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유익한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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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한국을 선택했다
이우중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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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에서 2036년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고 주장하는 예언가 “존 티토(John Titor)”가 그렸다는 2036년 우리나라의 미래 지도가 화제가 되었었다. 한반도와 만주일대, 중국 해안과 일본이 우리 영토로 표시되어 있는 이 지도는 결국 한 네티즌이 중국의 동북아공정에 맞서 장난으로 만든 것이라고 밝혀지면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중국이 앞으로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들이 현실화되어가고 있는 지금 이 지도 덕분에 일말의 희망을 가져본 것도 사실이라 하겠다. 최근에 읽은 이우중의 <신은 한국을 선택했다(책이있는마을/2010년 10월)>은 존 티토의 지도처럼 2045년 일본, 몽고, 러시아 연해주, 중국 만주를 아우르는 신한국연방이 탄생하고 세계의 패권을 차지한다는, 그리고 이러한 한국의 미래가 수천년 전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에 예언되어 있다는 황당하면서도 괜히 가슴이 설레이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세계 패권을 장악한 신한국 연방 소속 기업인 K 텔레콤의 기술이사는 박상민은 신한국 연방이 공식 출범하던 날 아버지 박진혁의 묘소를 찾아가 아버지가 연방 출범 100대 인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아버지가 활약했던 2005년 그 시절을 회상한다. 

K텔레콤 특허과장이었던 박진혁은 회사의 명운이 걸린 미국의 통신기업 A텔레콤과의 특허분쟁을 준비하지만 이미 회사에서는 패배의 기운이 짙게 드리워져 있어 그의 어깨는 갈수록 무거워진다. 어느날 특허를 검색하던 중 패색이 짙은 소송을 단숨에 승리할 수 있는 그런 중대한 자료를 발견하게 되고 열과 성을 다해 소송을 준비하지만 갑작스레 자신의 상사인 부장은 명퇴를 당하고 자신은 핀란드 헬싱키로 MBA 교육 발령을 받게 된다. 헬싱키에서 만난 한국 유학생들을 통해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에 세계의 패권이 수 천년 후 태평양을 건너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언이 적혀 있고 박정희 대통령과 우리 기업 총수들이 그 예언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고, 방학 중에 이집트에 가서 오벨리스크를 확인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람세스>의 저자로 잘 알려진 크리스티앙을 만나 그 사실을 전해듣는다. 그러던 중 1차 특허소송은 K텔레콤의 패배로 확정되고, 이번 특허분쟁이 한국의 국운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건일수도 있다고 생각한 박진혁은 귀국하여 다시 한번 2차 특허소송을 준비한다. 국정원에 다니고 있던 친구를 통해 세계 패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의 음모가 개입된 엄청난 사건임을 알게 된 박진혁은 치밀한 준비 끝에 국제 특허 소송에서 극적인 승리를 이끌고 국내 특허 소송마저 승리하게 되지만 그만 과로사(過勞死)하게 된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박진혁의 아들 박상민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K텔레콤 특허부에 입사하게 되고, 제2차 세계 특허 대전에서 아버지 못지 않는 활약을 펼치며 전설의 기업인인 스티브 잡스와 A텔레콤의 공세에 맞서 멋지게 승리해내고 K텔레콤은 세계 제일의 정보통신회사로 입지를 굳건히 다지게 된다. 2045년 드디어 숙원의 남북통일을 이뤄낸 우리나라는 일본, 몽고, 러시아 연해주, 중국 조선족 자치구 통합을 아우르는 신한국 연방으로 거듭나게 되고, GDP 세계 1위, 특허권 보유 및 로열티 수입 세계 1위의 기술,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여 오벨리스크의 예언대로 세계 패권을 차지하는 강대국으로 성장하게 된다. 

사실 이 책에서 그리고 있는 2045년 신한국 연방과 오벨리스크의 예언들은 구체적인 상황들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지 않는 그저 소설적 배경일 뿐이어서 그걸 기대하고 이 책을 선택한 독자들은 꽤나 실망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성격을 엄밀히 말하자면 30여 년 동안 정보통신부와 ㈜KT에 근무했었다는 작가의 독특한 이력을 토대로 “특허 분쟁”을 다룬 기업소설로 보는 것이 오히려 정확할 것이다. 책만 놓고 보면 흥미있는 소재와 빠른 이야기 전개로 쉽게 읽히는 재미있는 소설인데, 차라리 작가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좀 더 살려 특허 분쟁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 심도 있게 그렸다면 기업소설로서 재미와 가치가 충분했을 텐 데, 뜬금없는 고대의 예언과 미국의 세계 지배 음모, 어떻게 세계 패권 국가가 되었는지 과정이 불분명하여 개연성이 떨어지는 미래 설정 등 과욕을 부려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소설이 되어 버린 것 같아 못내 아쉬웠다. 다만 통신기술이 국가의 정치, 경제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혈액과 같은 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술인만큼 지금부터라도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특허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작가의 견해만큼은 읽는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아쉬운 책이긴 하지만 존 티토의 예언처럼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우리 미래를 만나보고 싶은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재밌는 책으로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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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톨스토이, 세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참 재밌다”가 딱 제격일것이다. 그는 지금 현재 기준으로 나에게 있어 유일한 “전작(全作)주의 작가” - 예전에는 일반 소설 작가들 중에서는“이외수","최인호","이문열”, 장르 작가들 중에서는 "이영도(드래곤 라자)","이우혁(퇴마록)" 등 작가 이름만 보고 무조건 읽었던 책들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베르베르가 유일하다 - 로 국내에서 출간된 그의 모든 작품을 빠짐없이 읽었다. 그렇다면 하루에도 수 십권 씩 쏟아져 나오고 있을 수많은 외국 작가 작품들 중에서 본국인 프랑스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더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그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짐작할 수 없는 그만의 독창적인 상상력 때문일 것이다. "개미", "영계(靈界)탐사","천사", "신(神)","인류의 진화", "뇌","우주여행"  등 이름만 들어도 구미가 당기는 다양한 소재들을 "참 기가 막히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기상천외한 상상력- 그의 머릿속은 도대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 지 궁금할 정도다 - 으로 변주해내는 그의 글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하다. 어느 책에선가 우리나라는 20세기 들어 일제 식민지, 민족상잔의 분쟁, 민주화 열망과 같은 치열하고 퍽퍽한 현실을 리얼리즘에 반영해야 하는 과제 의식 때문에 공포, SF, 추리, 판타지 등 모든 장르 분야에서 일본의 망가나 미국 코믹스에 비견할 만한 펄프 픽션이 없을 수 밖에 없었다고 우리 문학 환경을 설명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런 경직된 문학 환경을 감안해본다면 베르베르의 작품은 과거에는 접해볼 수 없었던 기발하고도 독창적인 재미로 일종의 문화적 충격(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좋아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발하고 독창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단편집 <파라다이스 1,2(열린책들/2010년 3월)>을 최근에 읽었다. 사실 이 책은 예약 판매할 때 당시 샀던 책이었는데, 그동안 바삐 읽어야 할 책들이 많아서 미루기도 했지만 어릴 적 맛있는 과자는 숨겨 두었다가 가장 나중에 먹듯이 아껴 두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일부러 진도를 천천히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건만 역시나 그 재미에 금새 읽어버린, 베르베르의 재미를 한껏 만끽한 그런 책이었다.  

  장편, 단편 다 잘 쓰는 작가가 드문데 베르베르는 여러 권 분량의 연작 시리즈 장편이나 이야기당 30~40 페이지의 단편, 두 가지 분야 모두에서 강점을 가진 그런 작가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단편집에서는 다양한 수십 가지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한 자리에서 만나보는, 일종의 성찬(盛饌)을 맛보는 것 같은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이 책에서는 총 17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각 편마다 <있을 법한 미래>, <있을 법한 과거>, <막간의 짧은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담배 한 대만 피워도 사형을 당하는 살벌한 환경 규제가 일상이 된 미래를 그린 이야기(->“환경 파괴범은 교수형”)이나 남자들이 멸종되고 여자들만 살아남은 미래를 그린 이야기(->“내일 여자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유머들이 사실은 비밀결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이야기(->“농담이 태어나는 곳”) 들이 포함된 <있을법한 미래>는 어찌 보면 참 유치하고 말도 안되는 만화같은 이야기들을 천연덕스럽게 소개하는 베르베르 특유의 재미와 상상력을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라고 본다면 사설 경호원의 이야기(->“존중의 문제”)나 사회적 파장이 우려되어 자식을 살해한 어머니의 범죄를 묻어버리는 이야기이자 베르베르의 직접 겪은 경험으로 짐작되는 이야기(->“안개 속의 살인”), 역시 베르베르 자신의 전생이야기로 짐작이 되는 이야기(->“아틀란티스의 사랑”) 등이 포함된 <있을 법한 과거>는 그동안 그의 글들과는 다른, 다소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그가 인터뷰에서 “있을 법한 과거/추억’은 내가 정말 경험한 것만 썼다. 그게 곧 진실이기 때문에”라고 했던 말처럼 상상이 배제된 그의 실제 경험담은 아무래도 그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낯선 경험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런 낯섬이 오히려 베르베르의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어 색다른 재미가 느껴졌는데, 역시 나처럼 베르베르의 팬이자 이 책을 먼저 읽은 동생은 그런 낯섬 때문에 전작들처럼 큰 재미는 느끼지 못했다고 평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짧은 유머같은 <막간의 짧은 이야기> 두 편을 제외한 15편의 단편들은 우열을 가리지 못할 정도로 고른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데,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작품들 외에 인상 깊었던 작품을 꼽아보자면 실재(實在)가 그 어느 허구의 영화보다도 드라마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멸망 직전까지 갔던 인류가 어리석은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과거의 모든 것, 즉 국가와 종교, 역사 교육을 금지시키는 암울한 미래를 그린 <영화의 거장>을 꼽고 싶다. 

 아껴두었던 이 책을 읽고 나니 맛있는 과자를 결국 먹고 나면 다시는 먹을 수 없음에 허탈해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언제쯤 다시 베르베르를 만날 수 있을까, 그냥 예전에 읽은 책들 다시 한번 읽어볼까 생각하던 중에 아는 분이 베르베르의 신간 소식을 알려왔다, 바로 지금 예약 판매중인 <카산드라의 거울(열린책들) 1,2>이 바로 그 책이다. 이번에는 인류의 미래를 예언하는, 그러나 자신의 과거는 모르는 소녀의 모험을 그렸다는데, 최근 들어 그의 작품에 자주 언급되어 반가운 우리나라 - <신>에서는 일본 사람들이 보면 불쾌해 할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 의 “김예빈”이 주연급으로 등장한다니 더욱 기대가 되는 그런 작품이다. 서둘러 예약 구매를 했지만 배송 예정 일자인 11월 25일까지 기다리자니 그 기다리는 시간이 꽤나 지루하고 길 것 같다. 아마 이 책도 오자마자 바로 읽게 될지, 아니면 <파라다이스>처럼 아껴 둘 지는 아무래도 책을 받아 들고서야 결정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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