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도 부처님도 기뻐하는 과학
강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이 지난 9월 10일 미국 CNN 래리킹 라이브 인터뷰에서 “신이 존재할 수 있지만 과학은 창조자의 도움 없이 우주를 설명할 수 있다. 과학이 신을 불필요하게(unnecessary) 만들 것”이라고 말하자 즉각 종교계에서 반박 설명을 발표하였고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찬반 토론이 격화되는 등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또한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창조론(創造論)과 진화론(進化論)의 논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인들에게는 종교(宗敎)와 과학(科學)은 서로 합일점(合一點)을 찾을 수 없는 대척점(對蹠點)에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최신 물리학 이론으로 각광받고 있는 “초끈이론”   (Super-string Theory. 물질과 힘의 근본을 입자가 아니라 진동하는 작은 끈이라고 생각하는 이론)을 불교 경전인 화엄경(華嚴經) 법성게(法性偈)로 해석하는 논문(웰빙지 연재(정신 세계원 2004.7~12)/조현학) - 솔직히 과학에 문외한(門外漢)인데가 불교도 그저 관심이 있을 뿐 논문 내용은 내 이해 수준을 훨씬 넘어선지라 그저 훑어보기만 했다 -도 발표되고 그 외의 종교들에서도 종교와 과학의 상호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절대 진리(眞理)- 그것을 신(神)이라 부르던 아니면 공리(公理)라 부르던 -에 대한 해석이 다를 뿐 어차피 지향하는 점은 하나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현재 대학교에서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임용 당시 대한민국 최연소 남자 대학교수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는 강상욱 교수의 <예수님도 부처님도 기뻐하는 과학(동아시아/2011년 11월)>을 처음 대했을 때는 종교와 과학의 상호 합일점을 모색하는 그런 딱딱한 이론서가 아닐까 우려가 들었었는데, 읽고 나니 그런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종교의 가르침과 과학의 원리를 곁들여 쉽게 쓴 일종의 과학 에세이였다.  

  작가는 머리말에서 과학이 종교와 갈등하고 충돌하는 것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종교가 인간에게 전하는 가르침은 과학이 자연에서 관찰하는 현상과 상당히 관련되어 있다고 전제하며, 이 책은 한 명의 진실한 과학자로 살고 있는 작가가 과학을 연구하면서 얻은 세계관으로 바라본 종교의 모습에 대해 독자들이 편안하게 읽어 주면 더 바랄 게 없겠고, 또한 이 책으로 각자의 신앙심이 깊어지면서도 다른 종교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 없이 행복하겠다고 집필 동기를 밝히고 있다. 책에서는 20가지 주제로 종교의 가르침을 먼저 설명하고 그와 연관된 과학 이론을 소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비종교인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널리 알려진 경전 구절들과 역시 학창시절 과학 교과서에서 공부해봤던 수준의 과학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즐거워하는 자들로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로 함께 울라(로마서 12:15)"라는 성경 구절을 먼저 소개하고, 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의 핵심은 염료가 햇빛을 받았을 때 염료의 전자가 주변의 반도체로 원활히 이동하는 "전자이동(electron transfer)"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주변 반도체의 에너지 준위(Energy Level)와 염료의 에너지 준위 사이의 차이가 적을수록 전자가 잘 넘어간다는 것처럼 같이 기뻐해준다는 것은 이처럼 둘 간의 심리적 상태, 즉 서로간의 에너지 준위가 비슷해지는 단계가 되어야 같이 기뻐해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애욕을 끊고 연연해하지 말며 고운 연꽃처럼 더러운 것을 받아들이지 말라(법구경 사문품 24장)”라는 구절로는 연잎이 물에 젖지 않고 항상 깨끗한 이유는 표면이 바로 물을 싫어하는 성질인 소수성(疏水性)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연잎에 돋은 나노돌기가 물방울을 굴러 떨어뜨리며 주변의 먼지를 안고 떨어지기 때문이며 이런 특성 때문에 연꽃을 강조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마태 22:39)"라는 구절에서는 인간의 모습은 제각각 다르지만 그 화학적 구성요소는 모두 똑같으며 구성요소가 같은 데 왜 모습과 성질들이 다른 이유를 이성질체(異性質體, isomer, 분자식은 같지만 구조가 다른 화합물)로 설명한다.  또는 우리가 부모님께 흔히 듣는 "나쁜 친구와 어울리지 말라"는 이야기는 역시 유사한 성경구절과 법구경 구절을 소개하고, 금(金) 나노입자에 다시 금 나노입자를 붙이면 성질이 바뀌지 않지만 여기에 실리카(SiO2) 나노 입자를 붙이면 적외선을 받을 경우 열이 방출되는 특이한 성질로 변하듯이 이렇듯 인간은 삶은 주변의 영향을 받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어떤 외부 교란이 오면 반드시 그 교란을 줄이는 방향으로 평형이 이동한다는 원리인 "르 샤틀리에의 원리(Le Chatelier's principle)"로 최근 더욱 극심해지고 있는 대지진, 쓰나미, 허리케인 등의 기상이변들과 환경재앙의 원인을 설명하고, 종교의 기도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각종 부정적인 생각들과 분노를 잠시 밀어두고, 다른 건전한 생각들로 채우면서 몸 안에서 에너지가 활발히 작용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므로 힘들 때면 더 기도를 강조하는 이유가 이런 과학적인 원리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가득찬 풍선에서 공기들이 서서히 확산되어 풍선의 고무층을 빠져나오는 "확산"과 그런 확산을 도와주는 물질이 추가로 있으면 물질의 움직임이 급격히 빨라지는 "촉진"을 설명하면서, 예수의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은 확산과 촉진처럼 바로 남에게 사랑을 받으면 우리의 인생도 더 좋은 방향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말씀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앞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종교와 과학의 뭔가 거창하고 이론적인 분석과 성찰을 기대했거나 종교나 과학 분야에서 식견(識見)을 갖춘 독자라면 실망할 수 도 있겠지만, 오히려 나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종교의 가르침에 과학 원리를 곁들여 이해해 볼 수 있는, 색다르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과학 교양서적으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하고 싶다. 어쩌면 신(神)을 수학적으로 증명해보겠다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수학자 쿠르트 괴델(Kurt Godel)의 엉뚱한 시도가 "수학자들이 사용하는 어떤 체계에도 증명불가능한 명제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불완전성의 정리'를 낳았고, 결국 20세기 수학 기초 이론의 핵심이 되어 "컴퓨터라 해도 풀 수 없는 수학적 문제가 있다"는 생각으로 발전되어 인공지능 등 컴퓨터 과학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것처럼,  또는 앞에서 언급한 초끈 이론에 대한 화엄경적 해석 논문과 같이 최신 과학 이론과  불교 쳘학의 접점을 새롭게 해석하는 연구들이  계속 이어지는 것처럼 종교와 과학은 서로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자극하고 보완하는 훌륭한 동반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산의 정상에서 만나게 되듯이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