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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리더의 손자병법 ㅣ 살면서 꼭 한번 읽어야 할 지혜시리즈 1
류징즈 지음, 홍민경 옮김 / 북메이드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삼국지(三國志)를 즐겨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병법서(兵法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릴적 읽었던 삼국지에는 권말 부록으로 <제갈량 병법>이 실려 있었는데, 어린 마음에는 삼국지 속 제갈량의 신출귀몰한 전법들, 특히 돌로 탑을 쌓아 온갖 풍운조화(風雲造化)를 일으켜 오나라 장수 육손을 혼내주었던 “팔진도법(八陣圖法)”이 실려 있을까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보았지만 결국 찾을 수 없어 이내 실망하고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각종 군담(軍談)소설을 읽으면서 병법서들을 들춰보긴 했지만 완독(玩讀)하지 못했었다. 최근에 고전을 새롭게 조명하여 향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텍스트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고대 전쟁에서나 활용될 수 있을, 그 가치가 퇴색되었다고 여겨지던 이런 병법서들 또한 입신양명을 위한 처세술이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영전략비법으로 새롭게 해석한 책들이 늘고 있다. 중국 명문 대학 칭화대 역사학 초빙 교수이자 이미 <삼십육계의 활용>, <손자병법론> 등 이러한 병법 관련 해설 및 활용 서적들을 집필해온 류징즈의 <똑똑한 리더의 손자병법(북메이드/2010년 11월)>은 병법서의 고전인 <손자병법(孫子兵法)>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치열한 생존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서문인 <이 책을 읽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에서 총성 없는 전쟁이라 불리우는 치열한 생존 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손자병법>에서 찾자고 제안한다. 손자병법은 극한의 전쟁 상황에서 살아남는 삶의 지혜를 담아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명쾌한 해답을 가르쳐 주지만 그동안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어 선뜻 손에 들고 읽기란 쉽지 않았다면서 이 책은 이해하기 쉬운 사례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병법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의 반열에 오른 이 시대 최고 기업들의 성공전략을 엿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이태백, 사오정으로부터 완벽한 탈출대작전을 세우고, 40대에도 회사에서 쫓겨나지 않고 정년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를 바란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펼치고 읽어보라고, 그러면 앞으로의 삶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력 권유하고 있다.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孫武)’는 잘 알고 있듯이 중국 춘추시대의 유명한 군사 전문가로 중국 병법의 비조이며, 중국뿐만 아니라 국외 학자들까지도 손무를 ‘병성(兵聖)’으로 부르고, 그의 저서 <손자병법>을 ‘병경(兵經)’ 또는 ‘무경(武經)’으로 부르며 추앙한다고 한다 - 손무에 대한 이야기는 1984년 출간 당시 300만부 이상이 판매돼 한국 출판 역사상 10대 베스트셀러에 꼽혔다는 정비석의 <소설 손자병법>에 잘 나와 있다. 나도 청소년시절 꽤나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 . 손무가 지었다는 <손자병법>은 전쟁에 관한 보편적인 규율을 제기하며, 총 13편으로 구성된 책속에 전쟁, 전략, 전술 등의 문제를 전면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어 최근에까지도 군 전략가들에게는 필독서로 꼽히는 고전(古典)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손자병법의 전술 원칙으로 “이길 확신이 섰을 때 싸워라”, “주도권을 쥐고 전투에 임하라”, “실(實)을 피하고, 허(虛)를 공격하라”, “속전속결” 네 가지 소개하고 이러한 전술들이 전쟁에서 뿐만 아니라 현재 기업 경쟁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만한 전술 지침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본문에 들어가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손자병법 13편을 각 장(章)으로 설정하고 먼저 병법의 원문을 소개하고, 병법에 맞는 삼국지 고사와 근현대 전쟁이나 기업의 적용 사례들을 예시하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후 각 장을 “지혜의 해법”으로 간략하게 마무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먼저 전쟁 계획을 세우는 원리 원칙이자 첫 번째 전략인 “시계(始計)”편에서는 병법가는 정치(政治),천시(天時),지리(地理),장령(將領), 법제(法制) 등 다섯 가지에 맞춰 자신과 상대방을 비교 분석하고 전쟁의 승패를 가늠해야 하고, 1) 군주의 깨끗한 정치 2) 장수의 유능 3) 천시와 지리적 이점 4)법령의 준수 5) 군대의 강함 6) 병사의 훈련 7) 공정하고 투명한 상벌 등 일곱가지 기준에 따라 양측을 비교해 승패를 예견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러한 조건과 기준 를 바탕으로 상황을 관찰하고 비교 분석 계획한다면 누구라도 승부의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계(計,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이러한 “계”에 대한 금언으로 손자병법 구절인 “다산승 소산불승(多算勝 小算不勝: 묘책이 많으면 이기고 묘책이 적으면 진다)”을 들면서 적벽대전 당시 제갈량이 짙은 안개를 이용하여 조조에게 화살 10만개를 얻어낸 “초선차전(草船借箭; 허수아비를 실은 배로 화살을 빌리다)” 계책과 제갈량이 신중하게 지키고만 있고 전쟁에 나서지 않는 사마의를 끌어내어 포위 섬멸해낸 “조호이산(調虎離山: 호랑이를 유인하여 산을 떠나게 하다. 또 다른 병법서인 <36계>의 15번째 계책이기도 한다> 계책 등 삼국지 일화와 함께 아일랜드에 상륙한다는 거짓 유언비어를 퍼뜨리고는 이집트를 정벌했던 나폴레옹의 “성동격서(聲東擊西 : 동쪽에서 소리를 지르고 서쪽을 친다)” 전략을 사례로 소개한다. 현대 사례로는 귀신 같은 예측으로 하는 사업마다 성공했다는 홍콩 최고 부자인 창장 그룹 리자청 회장과 작은 식당에 불과했던 맥도날드를 오늘날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킨 레이 크록의 사업수완과 노력을 소개한다.
실제 이해관계에 근거하여 상응하는 융통성과 임기응변 방법이자 여덟 번 째 전략인 <구변(九變)>편에서는 지혜로운 사람은 반드시 이익과 손실의 양 측면에서 사물을 생각하는 유비무환의 대비와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하며 육손을 얕잡아보고 방비를 소홀히 했다가 결국 맥성을 잃고 죽음에 이르게 된 관우와 무턱대고 철군할 때의 이익과 손실을 탁월하게 예견하고, 한명의 병사로 잃지 않고 무사히 전군과 함께 철수한 육손, 관우와 장비를 잃고 분노해서 이성을 잃어 오나라와 전쟁을 벌였지만 결국 대패하고 자신도 병사한 유비 등 삼국지 일화들을 소개하고, 매년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전후해서 놀라운 가격으로 "폭탄세일"하면서 급격히 성장한 영국 "해롯 백화점" 사례들을 함께 소개한다. 이채로운 것은 우리나라 기업인 “대우그룹”을 예로 들고 있는데, 1974년 한국 기업계에 미국이 섬유제품 수입에 쿼터제를 도입한다는 소문이 돌자 각 업체들은 미국 수출 규모를 줄이고 새로운 국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김우중 회장은 오히려 회사 인력을 총동원해 과감하게 섬유 제품의 미국 수출 규모를 늘리는 데 온힘을 쏟아 1974년 미국 수출 규모에서 1위로 껑충 뛰어오르는 성과를 거두어 미국의 쿼터제를 극복한 유일한 승리자라는 명예를 얻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미 망해서 사라진 기업의 성공사례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데 역자(譯者)는 나처럼 의아해 하는 독자들을 위해 주석(註釋)으로 대우그룹은 방만한 경영과 자금관리로 말미암아 실패한 기업으로 인식되지만 당시 김우중 회장의 미국 시장 개척 정신을 높이 평가하여 소개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한 지혜의 해법으로 곧장 가면 위험해진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무사히 종착점에 이르는 방법인 “이우위직(以迂爲直; 우회함으로써 곧장 가는 효과)”를 모든 분야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열쇠라고 제시한다. 이 두 편 외에도 <작전(作戰)>, <모공(謀攻)>, <군형(軍形)>. <병세(兵勢)>, <허실(虛實)>,·<군쟁(軍爭)>, <행군(行軍)>, <지형(地形)>,<구지(九地)>,<화공(火攻)>,<용간(用間)>편들을 각 장으로 나누어 병법 원문과 사례들을 중심으로 해설하고 있다.
딱딱하기만 한 손자병법을 잘 알고 있는 삼국지 일화들과 각종 역사 속 사례들, 그리고 현대 기업들의 성공비법과 경영전략을 예시로 들어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다만 작가가 중국 사람인지라 중국 기업들 사례를 많이 담고 있는데, 이름도 생소한 중국 기업들보다는 보다 더 유명한 세계 기업들의 경영전략을 예시로 들었으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아쉽게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과연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 걸 맞는 인생 지침서 또는 경영전략서로 가치가 있을까? 구구절절이 옳은 말만 써놓은 여느 자기 계발서나 성공 사례집처럼 이 책의 활용여부는 독자의 몫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말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저 사무실 벽면에나 걸어놓는 “구호(口號)”에 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충고나 권유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이라면 병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억지로 끌어다 붙였다고 평가할 수 도 있겠지만, 그런 대목은 과감히 건너뛰고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례들만을 골라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평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