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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의 기술 - 나 홀로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들이 알아야 할 솔로여행의 모든 것
베스 휘트먼 지음, 강분석 옮김 / 푸르메 / 2010년 11월
평점 :
여행은 혼자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여럿이 어울려 하는 것이 좋을까? 학창시절에야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시끌벅적 놀다오는 여행을 좋아했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혼자 자전거 여행을 다녀오거나 아니면 가족 위주의 소수 인원으로 단출하게 다녀오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만큼 사람들 때문에 번잡하고 부대끼는 것을 싫어하게 된 탓일 것이다. 그런데 여자 혼자 여행가는 것은 어떨까? 여행이 편안함과 안락함을 위한 휴양(休養) 목적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낯섬과 함께 위험함도 내포하고 있는지라 내 여동생이나 미래의 내 딸이 혼자 여행을 가겠다면 우선 걱정부터 앞서 극구 말리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영국에서 7년간 유학하며 유럽 곳곳을 혼자 여행했다는 아내 -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여행담 중에는 사고를 안 당한 것이 천운이라 생각할 정도로 위험했던 순간이 여럿 있었다고 한다 - 나 박준의 <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이란 여행 책에서 혼자서 수년간 세계 곳곳을 배낭여행하는 여성들의 여행담을 읽어보면 그렇게까지 위험한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 책에서 어느 여성은 혼자서 여행 다닌다는 것이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으며, 실제 위험한 일을 겪더라도 여행 중에서 만날 수 있는 흔한 일이라고 여기고 넘아간다고 말한다. 여행전문작가이자 여성여행 전문 웹사이트인 Wanderlust and lipstick.com을 운영하고 있는 배스 휘트먼의 <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의 기술(원제 Wanderlust and Lipstick /푸르메/2010년 11월)>은 바로 혼자 여행하고 싶지만 두려움으로 망설이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안성맞춤인 여행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는 우선 “나홀로 여행”의 장점으로 무엇을 하든 자유롭고,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지하지 않는 홀로 여행으로 강해지고 성숙해지며, 여럿이 함께 하는 것보다 무엇을 하든 완전히 몰입하는 것, 즉 ‘최적 경험’, 또는 ‘그 완벽한 순간’의 체험을 하기가 쉽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취미나 관심사에 중점을 두어 계획하면 목적의식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여 모험·체험 여행, 휴양여행, 시진촬영, 야생동물 관람, 음식 여행, 자원봉사 등의 취미여행, 타문화 체험 여행과 자신의 뿌리인 조상을 찾기 위해 가계를 연구하는 여행인 가계(家系) 여행을 제안한다. 그리고 여행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핑계를 소개하는데, 생각만 해도 두렵다는 사람에게는 여행 시기와 목적지를 고려하여 적절한 안전 조치를 취하고, 책에 소개된 조언에 따르면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과 일생일대의 체험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게 된다고 말하며, 집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마음에 걸린다는 사람에게는 여행을 통해 더욱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며 여행은 당신과 소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의 유대와 결속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고 충고한다. 또한 여행지에서 혼자 식사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사람에게는 식당에서 아무도 당신을 쳐다보지 않으며 식당에 앉아 뭔가 열중한 만한 꺼리를 만들거나 카운터에 앉아 바텐더와 이야기도 나누고 TV도 보고 부동산 매물목록이나 신문을 들여다보면 어색함이 사라질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혼자는 외롭고 지루하지 않겠냐는 물음에는 오히려 혼자 여행하면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사교적인 활동 중의 하나이며, 당신에게 날마다 새로운 가능성과 재미있는 일들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어 당신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고 이제까지는 꿈도 꾸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된다고 권유하고 있다. 그 외의 핑계들, 즉 수줍음을 잘 타서, 너무 늙고 또는 병이나 장애가 있어서, 어디로 떠나야 할 지 모르겠고, 직장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으며, 여행 중 길을 잃거나 병이 나면 어떡하나. 외국어가 부족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우며 여행할 만큼 넉넉하지 않다 등등의 온갖 핑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을 하고 있다.
본론에 들어서면 본격적인 혼자 여행 방법을 소개하는 데, 여행 세부 계획 짜기와 예약, 숙소 고르기 노하우, 현지 관광 방법, 각종 형식과 절차 챙기는 방법, 건강, 교통편, IT기기와 소품들 사용법들을 안내하고, 항상 빠듯하기만 경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쉽게 사귀는 방법, 여행 중에 연락을 주고 받는 방법, 무엇보다 중요한 의사소통 방법 등 여행 중에 만날 수 있는 각 사항별로 시시콜콜하다 느낄 정도로 세세하게 안내한다. 각 장에는 또 다른 여성여행자 45명이 들려주는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별도로 싣고, 각 안내 내용 사이사이에는 작가만의 노하우를 “생생 팁”으로 들려주고, 마지막 부록에는 이 책에 소개된 여행에 유용한 사이트들의 주소를 소개한다.
앞에서 말한 여성 혼자서 하는 여행을 위한 안전 수칙은 13장 “뭐니뭐니해도 안전이 최고!”편에서 언급하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알 수 있는 위험 대비법, 예를 들어 호텔에서는 객실 번호가 알려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계단에 가까운 방이 안전하며, 문을 잠그는 습관을 들이고, 자물쇠 외에 다른 잠금장치가 없는 때는 가구로 문을 막으라는 식의 일반적인 충고를 한다. 이 장에서 재밌는 것은 일반적인 안전 수칙이 아니라 작가의 노하우인 생생 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남자들의 원치 않는 접근을 막으려면 결혼반지를, 필요하다면 가짜 반지라도 끼고, 가짜 '남편‘의 사진도 몸에 지니고 다닐 것이며, 남편이 여행에 동행하지 않은 이유를 술술 말할 수 있도록 가짜이야기도 지어놓으라고 일러둔다. 또한 문에 체인 록이 없을 때 아래쪽에 도어스톱을 밀어 넣으면 침입자가 열쇠로 열고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으니 도어스톱을 챙겨가라고 조언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대로 호신용으로 최루 가스나 후추 스프레이를 사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작가는 마무리 글인 <마지막 한마디>에서 자신은 20 여 년 전 첫 번째 여행을 떠나면서부터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삶을 살게 되었고, 이제는 여행, 그것도 혼자 떠나는 여행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으며, 솔로여행은 자신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놓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는 꼭 세계 여행이나 1만 마일 오토바이 여행과 같은 거창한 여행이 아니어도 좋으며, 꿈이 무엇이든 바로 지금 여행이라는 모험을 계획하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꿈이 이루어지는 날, 전에는 몰랐던 힘을 발견할 것이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삶에 여행은 긍정의 힘을 곳곳에서 발휘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리고 일리노어 루즈벨트의 "당신이 도저히 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바로 그것을 해야 한다'는 말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 그것이야말로 여행의 첫걸음이라고 당부하며 끝을 맺는다.
이 책은 여행전문가인 작가만의 여행 노하우나 비법(秘法)을 담았다기보다는 계획에서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놓치기 쉬운 각종 주의 사항들을 꼼꼼히 일러주는 일종의 체크리스트(Checklist)로써 활용가치가 높은 실용 여행 안내서라고 볼 수 있다. 제목에는 “여성”과 “홀로”를 강조하고 있지만 “남성”들과 “단체”여행에도 참고할 만한 사항들이 많아 여행가기전에 한번쯤은 준비사항을 체크할 겸 읽어봐도 좋을 것 같고, 얇은 책자라 배낭에 넣고 다니며 수시로 열어봐도 좋을 듯 하다. 낯설고 불편한 것이 여행의 특성이겠지만 그만큼 잘 준비하고 대비한다면 여행만큼 삶의 활력을 불러 일으키고,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것도 없을 것이다. 혼자라는 두려움에, 집을 떠나서 겪게 되는 불편함에 아직도 여행을 망설인다면 작가의 마지막 당부처럼 자신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격려해보자. 그러면 새로운 세상이 우리에게 그 문을 열어줄 것이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마음껏 즐기는 것이 곧 작가가 말하는 여행의 참 멋이자 본질이라고 지레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