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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독약 ㅣ 창비세계문학 28
엔도 슈사쿠 지음, 박유미 옮김 / 창비 / 2014년 2월
평점 :
<바다와 독약>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전쟁 포로에게 실제로 자행된 큐슈 대학의 생체 실험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1958년 발표되었다.
사건 자체를 다루기 보다는 생체 실험에 가담하게 된 인물들의 심리를 통해 전쟁이 인간의 영혼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신(바다로 상징)의 침묵 앞에서 인간의 양심은 어디로 흘러 가며 그 끝은 어디인지를 보여준다.
자신이 행한 반인륜적인 행위 그 자체보다 그런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을 추악하다고 느끼는 문제적 인물인 토다, 그는 우리에게 묻는다.
'여러분도 역시 나처럼 한꺼풀을 벗기면 타인의 죽음이나 고통에 대해 무감각한가.'(p.136)
엔도 슈사쿠(1923~1996)의 다른 작품들처럼 이 작품도 역시 인간의 죄의식과 양심의 문제를 다루며 독자로 하여금 깊은 성찰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