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
세라 슈밋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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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에 작은 거울이라도 있는 것처럼 아버지의 흥건한 피가 보였다. 들개가 잔치를 벌이고 남은 먹잇감. 아버지의 가슴 위피부 조각들, 어깨에 떨어진 한쪽 눈알, 요한계시록을 재현하는 아버지의 시신, "누가 집으로 들어와서 아버지를 난자했어." 내가 말했다.
브리짓이 몸을 떨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미스 리지? 어떻게 주인어른의 얼굴을 난자해요?" 그녀의 목소리는 눈물에 젖어갈라졌다. 그녀가 우는 게 싫었고, 내가 달래야 하는 상황은 원치않았다.
"나도 잘 몰라." 내가 대꾸했다. "도끼를 썼을지도 모르지. 나무를 베듯이." - P15

리지는 비둘기의 깃털을 헤집고 족집게처럼 손가락 두 개를 찔러넣어 새의 몸에서 작은 생물을 끄집어냈다. "그러다 주변을 오가는 마차에 치일 위험을 감수하라고? 개는 키우지 않을 거야." 그녀는 손가락으로 이를 꽉 눌러 죽인 후 손을 치맛자락에 닦았다. 리지는 섬세한 손길로 비둘기의 날개를 펼치며 말했다. "네가 얼마나멀리 갈 수 있는지 볼까!"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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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고딕 이야기
이자크 디네센 지음, 추미옥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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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투스는 젊은 여인을 청년으로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에 당황했다. 하지만 그것이 자기 탓도 아니었기에 사과를 할 수도 없었다. 그는 급히 자신을 소개하고 여인에게 여행하는 데에자신이 도와줄 일이 없는지 물었다. 아우구스투스를 대하는 여인의 태도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자기가 한 말로 인해 아우구스투스의 태도가 변한 것에도 일체 무관심한 듯했다. 망토 아래에가녀린 무릎을 꼬고 두 손을 한쪽 무릎에 포개 얹고 앉아 있는 자세도 그대로였다. 아우구스투스가 생각할 때 대부분의 여자들은남자와 대화를 할 때 주된 관심사가 상대 남자에게 자기가 어떤모습으로 비치는가 하는 것이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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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투스는 젊은 여인을 청년으로 착각하고 있었다는에 당황했다. 하지만 그것이 자기 탓도 아니었기에 사과를 할 수도 없었다. 그는 급히 자신을 소개하고 여인에게 여행하는 데에자신이 도와줄 일이 없는지 물었다. 아우구스투스를 대하는 여인의 태도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자기가 한 말로 인해 아우구스투스의 태도가 변한 것에도 일체 무관심한 듯했다. 망토 아래에가녀린 무릎을 꼬고 두 손을 한쪽 무릎에 포개 얹고 앉아 있는 자세도 그대로였다. 아우구스투스가 생각할 때 대부분의 여자들은남자와 대화를 할 때 주된 관심사가 상대 남자에게 자기가 어떤모습으로 비치는가 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래서 여자들과 교제하는 게 그 자신에게는 멋쩍고 지루한 거라고 생각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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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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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더라도 만약 샤를르가 마음만 기울였더라면, 그것을 짐작이라도 해주었더라면, 만약 단 한번이라도 그의 눈길이 엠마의 생각에 닿았더라면, 마치 손만 뻗치면 과수장에서 익은 과일이 떨어지듯이 그녀의 가슴속에서 돌연 무진장으로 솟구치는것들이 쏟아져 나왔으리라. 그러나 그들 생활의 친밀감이 더해질수록 내면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그녀를 남편에게서 멀어지게했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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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바닐라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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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기진은 잠에서 깨자마자 주로 뭘 먹이나를 생각했다. 다른 건 몰라도 식구들 아침밥만은 꼭 먹게 하는것이 주부로서 그녀가 가진 원칙이었다. 갓 지은 밥과 따뜻한 국,
부드러운 달걀과 두부를 먹이기 위해서 그녀는 새벽부터 주방을종종거렸다.
이제 그런 것은 다 지나간 일이 되었다. 근래 그녀는 누구를 위해서도 밥을 짓지 않았다. 아침마다 잠에서 깨지 못해 멍했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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