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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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 -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두 번째 이야기
에크낫 이스워런 지음, 박웅희 옮김 / 바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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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만트람(혹은 만트라)은 신성한 뜻이 깃든 진언(眞言)을 이야기합니다. 만트람이라 불리는 간단한 어구는 우리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강력한 힘을 제공하는데, 이는 여러 성인들의 삶에서 증명되었습니다.
에크낫 이스워런의 <폭풍 속에 마음 다스리기>는 만트람을 우리 일상에 적극 이용하기를 권하는 일종의 ‘실용서’입니다. 작가는 일상에서 불안, 화, 증오와 직면했을 때 만트람에 의지해 마음을 진정시켜보라고 합니다. 그 결과 우리는 안정, 동정, 사랑의 마음을 되찾을 수 있다더군요.
만트람을 이용해서 마음을 다스리는 수련법의 효용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 저자가 소개한 명상법은 인도의 요가에서 시작된 명상법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이건 종교적 혹은 문화적 차이로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이스워런은 영적인 신비주의에 사로잡힌 맹목적인 수행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저자는 매우 겸손하고 현실적인 태도로 독자에게 만트람의 위력을 효용성을 일러줍니다. 게다가 이슬람교, 가톨릭, 불교 등 다양한 종교를 넘나들며 자신이 일러주고자 하는 수련법의 공통점을 찾아냅니다.
무엇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이유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상대방에게 친절을 베풀 것을 권합니다. 설사 그가 적대적인 관계에 있더라도 친절한 태도로 그를 존중하라고 말합니다. 상상만 해도 속 터지는 노릇이죠. 꼴도 보기 싫은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며, 그것도 모자라 그의 말을 경청하라니요. 하지만 그것이 결국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친절은 폭풍처럼 마음을 흔들어 화, 증오를 일으키는 것들 앞에서 의연함을 잃지 않는 가장 좋은 수련법이며, 이는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는 겁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조금 과하게 해석하면, 순전히 나를 위해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라는 거죠. 즉 내 마음 편하자고 친절을 베푸는 거죠.
불안과 조급함에 대한 이스워런의 조언도 귀담아 들을 만합니다. 우리가 불안과 조급함에 시달리는 것은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망상에 사로잡혀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현재인데 왜 지나간 것에 집착하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것에 대해 미리 불안해하거나 과도한 기대를 하는 걸까요? 작가는 그냥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합니다. 마음이 자꾸 과거와 미래로 멋대로 움직일 때는 만트람을 외며 현재에 집중해보라고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일러준 수련법은 실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 늘상 들어왔으며, 당연히 실천해야하는 덕목이며 지혜입니다. 따지고 보면 그리 어려운 것들도 아닙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당연한 것들을 우리가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비법’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활용하라고 권할 뿐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를 단단히 옭아매는 것은 현실이 아니라, 집착과 망상이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십분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