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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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6
유홍준
창비 452

 

그동안 보아온 답사기 시리즈 6권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책의 부제는 “인생도처유상수”인데 살다보면 곳곳에 나보다 상수(上手), 즉 고수들이 있다는 뜻이다.  내용은 경복궁과 순천 선암사, 도동서원, 거창 합천, 부여 논산 보령의 문화재에 관한 것들이다.

 

경복궁에 대해서는 자금성과의 비교를 통해 너무 초라하다는 인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경복궁의 가치는 그 위치에 있으며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건축환경은 우리 건축의 주요 요소이기도 하다. 위압감을 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거대하게 만든, 나무 한그루 없이 자연을 배제한 자금성과는 애초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복궁은 정도전이 주도적으로  영건을 시작하여 세종 8년에 문과 다리의 이름을 정하며 완공되었다. 근정전의 의미는, 천하의 일은 부지런하면 다스려진다는 것인데 그 뒤에 이어서 “임금으로서 오직 부지런해야 하는 것만 알고 부지런해야하는 바를 모르면 그 부지런하다는 것이 오히려 번거롭고 까탈스러워 보잘 것 없는 것이 된다”고 하여 부지런함의 바른 의미를 찾도록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이 단지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믿는 것은 문제가 많다.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일하면 돌이킬수 없는 피해가 올수 있다.

 

책은 이어서 경복궁 곳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소개해주는데 근정전 앞마당에 깔린 박석이 햇빛을 산란시켜 눈부심을 방지하는 동시에 빗길을 세분화해 폭우가 쏟아질 때 물이 하수구로 급히 몰리지 않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2010년 현재 경복궁 1차 복원을 마쳤는데 총 125개 건물이 남아 고종 당시 500여채의 25%에 해당하는 건물이 복원되었다. 또한


광화문 광장이 문화재청 유홍준 청장의 아이디어인줄은 몰랐다. 광화문 영욕의 역사와 현판문제, 공사가림막 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소재를 소개하고 있다.

 

선암사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 석등이 없는 이유, 거창과 합천의 문화재, 부여군민이 된 사연 등등이 웃음과 함께 이어진다.

 

원체 박학다식한데다 글재주까지 있어 이처럼 맛깔나게 글을 써대니  한번 손에 잡으면 다 읽기전엔 놓기가 힘들다. 게다가 문화재에 대한 미학적 미술사적 해설뿐만 아니라  현장답사나  관련 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재치넘쳐 재미와 유익을 동시에 잡는 것이 가능한 책이다.

 

육조고사(六朝古寺)의 경우엔 본문엔 육조시대부터 내려오는 절이라하고 사진 설명엔 육조(六祖) 혜능을 모신 절이라 육조고사라 했다고 되어있다.  궁금해 인터넷을 찾아보니 대개는 육조헤능과 관련해서 육조고사라 부른다고 되었는데 ‘조’자가 서로 다르다. 어떤이의 블로그에는 글을 쓴 김익겸이  六祖 혜능을 쓰려다가 실수로 六朝로 썼을 것이라 추측했는데 옛사람들이 그런 글자를 혼동할 분들이 아니다. 한문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외국 박물관 관계자와 산을 찾는 자리에서 우리말 깊은 산을 영어로 deep mountain이라 했더니 영어엔 그렁 표현이 없고 콩글리쉬라 했다는데 영어에 분명 "deeep in the mountains"란 표현이 있다. 뜻도 깊은 산속이다. 내가 틀렸나? 이상하네.


견벽청야 전술이 손자병법에 나온다는 말도 잘못이다.

그러나 이책의 장점은 소개되는 다양한 인물들이다. 저자가 상수라고 표현할만큼 인생의 지혜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문화재를 몰라도, 그분들 이야기만 읽어도 인생을 조금은 배우게 될 것 같은 6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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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 인간 - Homo Philosophicus
김광수 지음 / 연암서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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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 인간
김광수 / 연암서가 / 336

 

처음 이 책을 소개하는 광고문구를 보았을때는 철학자의 평범한 사회비판서 정도인줄 알았다. 읽고나니 사회비판도 있지만 논지는 생각하면서 살자는 것, 정확히는 철학하는 인간이 되자는 것임을 알수 있었다. 일언이폐지 하면 “존재각성”하자는 것이다.
한편의 근대 철학사이자 철학개론이고 인간학원론이다.

 

겉표지 뒷면에 간략히 나와있긴 하지만 이분에 대한 정보를 보려 인터넷을 찾았더니 동명이인이 너무 많다. 얼굴과 나이도 확인할수 없다. <철학과 현실>편집위원을 지내고 지난90년대 신문에 논리와 글쓰기를 연재한 흔적만을 찾았다. 현대적 삶에 관심이 많은 저자인 것이다.  그래서 “생각 좀 하며 삽시다.” 라는 간단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쓴듯하다. 
이를위해 저자는 책을 9개 장으로 구성하고 비근, 즉 쉽고 가까운 예를 들어 인간은 왜 생각하지 않으면, 철학하지 않으면 안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1장은 인간,무엇인가?   2장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3장 자아의 나무
4장 진리란 무엇인가?   5장 낭만주의의 거울   6장 부조리 상황    7장 고통의 역설
8장 가능한 최선의 사회   9장 불멸  로 구성되었다.

 

앞에서도 밝혔듯 저자는 철학적 무중력 상태에 있는 현대인을 위해 어떻게 하면 삶의 의미를 정립시킬까를 고민한 끝에 ‘존재각성’이 해답임을 알고 신이 없더라도 존재각성을 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 내용을 이책에 담아 전달하고 있다. 물론 존재각성이 쉽지 않으며 구도자에게나 가능한 경지임도 인정한다. 그러나 이 구도자의 자세를 모든 대중이 본받을 때 모두가 존재각성을 할수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인간의 정의는 자신의 신념과 의지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위할수 있는 이성적 존재인데 모든 인간이 이성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0.1%라도 이성적 행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든, 창조되었든 진화되었든  우리 스스로를 살펴 우주와 나의 존재가 대체불가능한 유일자며 소중한 존재임을 성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존재각성이라고 한다.

 

그래야 어떻게 살아야할지 결정된다. 쾌락이나 종교, 돈, 꿈을 위한 삶도 중요하지만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은 문제의식에서 나오는데 존재각성인의 문제의식이라야 “어떻게 하면 존재의 신비가 가리키는 더 높고 고귀한 차원으로 상승할수 있는지”를 알수 있다고 한다. 많은 철학자나 과학자, 종교인이 제각기 이 문제의식이 말하는 진리를 주장했지만 진리란 “존재하는 모든 것을 떠받치는 영원불변한 존재의 기반이요 원리”인데 현대에 와서는 과학이 신을 대신해서 진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만유인력의 법칙이 있음을 알수는 있지만 왜 그런 법칙이 존재하는지 모른다면 뉴턴의 법칙은 기껏해야 미완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과학은 삶의 문제를 대답해줄수 없다.

 

삶이 고통스러운 것은 쾌락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고통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고통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인간의 자격이 된다. 타인의 고통에 얼마만큼 감수성을 보이는지가 인간됨의 지표가 된다. 함께 아파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할 기회를 주고 존재각성의 바탕이 되는 것이 고통이다. 저자는 이에대해 인간형을 구도자, 독단주의자,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대중 이 네가지로 구분하고  이중 구도자가 역사발전의 동력이 될수 밖에 없음을 역설한다.
얼핏 이는 소수의 리더를 중시하는 엘리트주의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 사회 전체에 구도자적 정신이 깃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도자적 정신문화가 사회의 토양과 저변이 되는 동시에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존재각성을 하게 하면 최선의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 종교의 가치를 부정하고 형이상학의 부재를 한탄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혹여 또하나의 유물론 철학 지상주의자인가 오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을 바탕으로한 철학자의 주장이 그간 내가 추구해온 우주의 신비와 창조주의 무한한 사랑 등 영성과 같은 맥락임을 읽는 내내 체험할수 있어  관점은 달라도 바라보는 곳은 같음을 알았다.


철학자의 눈으로는 우리사회 나아가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계는 대립과 갈등 외에 타락과 탐욕으로 가득한 곳인데 이에 대한 치료책으로, 생각하고 살자는 대안을 내세운 것이 이채로왔다. 자칫 진부하고 케케묵은 서당선비의 비현실적 이상향일수 있지만 이렇게 실천하고 실현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오히려 현실적으로 가장 빨리 이상사회에 도달할수 있는 방안이란 생각도 든다. 어려움없이 읽을수 있으니 추천하고 싶은 철학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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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컨피덴셜 - 전략전술의 귀재들이 전하는 비즈니스 성공술
피터 어니스트 & 메리앤 커린치 지음, 박웅희 옮김 / 들녘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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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컨피덴셜 Business Confidencial
피터 어니스트, 메리앤 커린치 / 박웅희 옮김 / 들녘 / 304

 

얼마전 고교 동창들 소모임이 있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니 기업에서 어느정도 위치에 오른

친구들도 몇이 나왔다. 우연히 경영학 책이야기가 나왔는데 쓸모있는 경영학책은 거의 없더라

대개 술마시면 취한다는 소리더라 하는 말에 다들 동의를 표했다. 그중 실행력에 관한 책만

읽을만 했다는 것이다. 나역시 완전 공감했다. 그런 차에 이 <비즈니스 컨피덴셜>을 만났다.

전혀 다른 분야의 작업방식이 같은 과정이나 같은 결론을 향해 움직이다는 가설은 그리 낯선

것은 아니다. 역사가가 사실을 추구하는 과정은 형사가 사건을 추적하는 모습과 상당히 흡사하다.  그런데 이 <비즈니스 컨피덴셜>은 CIA에 오래 근무했던 인사가 경영에 도움을 주기위해 집필한 책이다. 그렇다면 CIA가 하는 일은 비즈니스와 얼마나 흡사한가, 또 비즈니스가 배울만한 점이

있는가.

 

책의 저자인 피터 어니스트는 미 정보기관에 오래 근무하고 요직에까지 올랐던 고위인사고

공저자인 메리앤 커린치는 경영심리학 저술가로 소개되어 있어 집필에 도움을 준 사람으로

보인다. 두 저자의 서문이 모두 실려있는데 메리앤의 서문은 뭐라는 소린지 알수 없지만 이

저술과정을 통해 “정부기관이 비범한 전문가를 많이 끌어들이고 붙잡아두려면 어떤 인간관계,

문화, 프로그램, 리더십이 필요한지 이해했다”고 말미에 밝히고 있다.

 

책은 크게 세 섹션으로 나뉜다. 목적이 있는 사람들:성공의 핵심, 정보 사이클, 조직개선.
각 섹션은 다시 네 개의 챕터로 나눠져 이 책은 총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나 사실

이책은 일반적인 경영학 경영론이 아니다. 분명 이책의 가치를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다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상당부분이 인재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다음이 조직운영이다. 두 번째 섹션인 정보사이클은  정보기관에서는 중요한 영역이겠지만 비즈니스계에서 상대기업의 정보에 촉각을 기울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여겨진다. 대기업이 아니라면. 차라리 그 시간에 내부 경영개선 작업에 시간을 투자하는게 낫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장에서 정보의 정의는 경영자가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모든 자료라고 하긴 했지만 상대회사의 중역을 미행하다든지 신제품개발 정보를 입수한다든지

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본다.

 

인재확보에 대해서는 국가기관이든 일반기업이든 다 마찬가지다. 훌륭한 자질과 성의있는 태도로 회사에 임해주길 바란다.  CIA의 일차심사에서는 이런 질문을 한다고 한다.
“내가 일차적으로 헌신할 대상은 조직인가, 일인가, 사명인가?” 이런 질문은 내가 속한 조직에서도 바로 응용할수 있었다.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우리 회사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일에 매진할수 있다. 회사를 위해 때로는 하기힘든 일이라도 해야하는데 일이 우선이거나 사명이 우선인 사람은 회사에 충성하기 어렵다. 


되는 조직은 ‘해야한다’는 말보다 ‘하고싶다’는 말을 더 많이 하는 조직이다. 또 “아무도 하고 싶지않은 일이라도 누군가는 해야한다.”는 말은 CIA의 사명중 하나라고 한다. 회사는 누구든 이런 인재를 원한다. 

 

중간관리자의 역할에 대한 정의도 있다. “관리자란 조직기술을 보유한 사람이며 리더는 정신고취기술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한다. 리더십은 다른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약속을 제시하고 고용하고 선도한다. ... 이것은 전략적 능력이다. 반면 관리는 일상적으로 시간을 조직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다. 관리에는 전술적 능력이 필요하다.”

 

보통의 회사에는 몰입직원의 비율보다 미음이 떠난 직원의 비율이 훨씬 높다고 한다. CIA는 그

반대인데 정보관으로 일하는 동안 얼마든지 누릴수 있는 훈련과 교육의 기회때문이라고 한다.

갤럽의 통계를 이용해 직장을 떠나는 이유중 첫 번째가 상사와의 나쁜관계 때문인데  그런 상황을 막기위해 CIA는 직원들이 정착할수 있도록 많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 보완하고있다고 한다. 

해고의 문제도 마찬가지. 저자는 정리해고를 반대하지만 어쩔수없이 해고가 이루어지더라도

방식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조언한다.

 

소기업이나 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남과의 차별성을 늘 생각한다. 뭔가 달라야 고객이

들기 때문이다.  이책의 후반부는 그런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조직의 브랜드와 브랜드의 요소,

브랜드의 교체가 갖는 결과는 무엇인가. 기업의 정체성은 어떻게 확보할수 있는가 등.
여하튼 경쟁자가 당신을 규정하도록 내버려두지 말라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 책의 가치는 거대조직을 다뤄온 사람이 갖는 경험을 전수했다는 것인데 그 분야는 인재충원과 조직관리 정도에 해당한다. 경영기법에 대한 책이 아니다.   어느면에서는 사람과

조직의 문제가 경영의 전부라고 할수도 있다. 인사가 만사라 하니.

 

실행력이라는 책은 생각하고 결정하고 판단하고 정작 실행에 옮기는 과정의 어려움을 말한다.

이책은 그 정도로 중요하고 필요한 책은 아닐 것도 같다. 그러나 바로 써먹을수 있는 여러 기법에 대한 부분이 많다. 실제로 직장에서 일어나는 트러블이 대개 이책에 나오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와 맞아 떨어진다. 대기업 인사팀이나 정보부서에서는 이런 책이 상당히 도움될 듯 하다.

소기업 소점포를 가진 경영자라면 실질적인  도움을 줄수 있는 분야가 많으므로 역시 읽어볼만

하겠다.  결국 판단과 결정은 자기 몫이니 그것이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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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국을 보았다 나는 천국을 보았다 1
이븐 알렉산더 지음, 고미라 옮김 / 김영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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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국을 보았다
이븐 알렉산더 / 고미라 옮김 / 김영사 / 251

 

임사체험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많은 경험담과 이에 대한 연구서가 있고 사후세계나 영혼에 대한 이야기 또한 식상할 정도로 거론되는 실정이다.  이 방면에 대한 조예가 전혀 없지만  얼핏 생각나는 책만도 고전인 <사자의 서> 이집트와 티벳편이 있고 스베덴보리가 쓴 <천상여행기>, 다치바나 다카시의 <임사체험> 등등이다.

 

모르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관심만큼은 매우 커서 항시 궁금하게 생각해왔다. 어떤  것이든 종교가 있는 이라면 영혼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다. 19세기 근대과학의 형성기에 유물론이 제창된후 과학이라는 탈을 뒤집어쓴  유물론이 인간영혼의 존재를 부정했고 지금까지도 그 영향으로 의식은 뇌의 작용일 뿐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오히려 뇌과학이 새롭게 등장한 요즘은 그렇게 믿는 사람이 더 많아졌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의학박사면서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한 평범한 의사가 혼수상태로 7일간 있었던 상황을 정리한 책이다.

 

급성 박테리아성 뇌막염으로 갑자기 쓰러져 7일동안 혼수상태로 지내며 의료진으로부터 사망선고를 기다리던 의사 이븐 알렉산더는 어느날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그는 혼수상태에서 신을 만나고 왔는데 그 기억이 너무 생생하여 글로 남긴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자신이 겼었던 기억이 뇌의 환각작용이 아님을 의료적 과학적 지식을 이용하여 증명하고 꿈같은 몽환상태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이 바로 신이라는 것을 깨어난 후 알게되었다는 것이다. 자신도 의사로서 환자들이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겪는 이야기에 너무나 무심하게 대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신과의 접촉이 과학에 대치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적으로 증명될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이책을 읽어가면서 떨리는 감동을 주체할수 없었다.  그가 전하는 신의 세계와 신의 모습은 다름아닌 사랑이었다. 영혼이 겪은 최초의 상태는 진흙탕같은 혼돈의 상황에서 시작되는데 그 속에서 빛과 소리에 의해 인도되고 천사를 만나 게이트를 지나 근원(the core)으로 향하며 신을 만난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감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껴지고 알게된다고 한다. 그가 들은 신의 소리는 옴(om)이라, 그는 신을 옴om으로 부른다. 그는 기독교의 하느님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가 천사로부터 들은 말은 - 말로된 언어가 아니었다고 한다 -


“그대는 사랑받고 있고 소중히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대는 두려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대가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세마디인데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대는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것이라 한다.  이 사랑이 가장 강력하고 가장 순수한 형태는 질투하거나 이기적이지 않은 조건없는 사랑이라고 한다.

 

그의 영혼은 혼돈의 세계에 머물면서 그 자신, 즉 인간은 신성(神聖)의 일부이며 그 무엇도 이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으며, 여러 가지를 알게되었지만 이를 언어로 표현하기는 너무 어려워 마치 침팬지가 하루동안 인간이 되는 경험을 한뒤 돌아가 침팬지들에게 인간세계의 모든 것을 전해주려는 것과 똑같다고  표현했다.

 

인간의 삶이란 신성을 향해 성장하는 일이고 뇌는 지구의 필요에 의해 진화한 지구의 생산물이며 선택하는 주체는 바로 영적인 존재라고 했다.  참다운 영적 자아는 물리적 세계에서 인식되는 그 무엇보다도 실재하며 창조주의 무한한 사랑과 신성하게 연결되어있다는 진실을 아는 것은  사랑과 연민을 실천하는 방법에 의해 가능하는 것이다. 

 

뒤에가서는 의학이론과 물리학이론을 동원하여 자신이 느낀 신의 세계가 동덜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하려 한다. 평행우주론은 이런 저런 책을 통해 자주 접했는데 여기서도 평행우주를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양자역학을 통해 나와 대상 즉 나와 우주가 떨어져있는 상이한 존재가 아님을, 다만 상이한 진동수로 존재하고 있음을 역설하고 우주의 모든 입자속에 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간곡하게 주장한다.

 

진리에 접근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임사체험을 해야할까? 아니다. 기도나 명상을 통해 자신의 의식 깊숙이 들어가야한다고 말한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자신의 임사체험을 통해 세상을 좀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위해 영적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인 이터니아를 설립했다는 소식을 담았다. www. Eternea.org

 

나 또한 사랑이 대단히 큰 힘을 갖고 있으며 종교의 본질이 사랑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나는 머리로만 알고 있다. 가슴으로 빈 마음으로 영혼으로 알고있지는 못하다. 이 책을 보고 좀더 마음을 열어 우주의 모습을 바라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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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수필 그릇꿈
이양재.김향희 지음 / 분홍개구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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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수필 그릇 꿈
이양재 김향희 / 분홍개구리 / 191

무엇을 하고있든 꿈을 꿀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88만원 세대든 사오정이든 꿈을 꿀수만 있다면 괜찮다. 이시대 명강사라는 김미경이 운집한 젊은이들 앞에서 촛불은 밤에들고 낮에는 노력하라고 꿈을 위해 노력하라고 했다는데 맞는 말이다. 하물며 나이들어서도 꿈을 가질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아닐수 있겠는가. 더 이상 꿈을 못 꾸는 사람이 불행한 사람이다.  그릇 꿈을 꾸는 도예가 이양재는 엄청 행복한 사람이다.  얼마나 그릇을 사랑하면 이몽룡이 춘향이 꿈꾸듯 그릇꿈을 꾸는가.

 

도예가 이양재가 책을 냈다길래 여기저기 서점을 찾아다녔으나 결국 못사고 인터넷으로 책을 구했다. 동네서점에는 주문조차 할수 없다니 출판유통 구조가 좀 이상하다 싶다. 그렇게
기다려서 받은 도공의 책은 흰바탕에 파란 빛 청화백자 스타일.

 

그런데 읽다보니  이양재의 저술이 아니고 이양재와 김향희의 대담록 정도되는 수필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고 네 개의 주제로 나눠 서술되어있다. 일상, 정성, 인연, 마음.
곳곳에 이양재의 도자작품을 소품처럼 배경으로 활용했다. 책 자체가 작품처럼 느껴진다.

 

도예가 이양재는 우리나라 생활자기의 중견작가? 뭐라 불러야할지? 대가라 해도 지나치지는 않은 듯 한데 나이가 좀 어중간하고. 권위자는 학자에게 어울리고. 중견이기엔 좀더 나간 것 같은데.

홍대 디자인학과를 다니다 도예과로 재입학해 도자기를 공부하고 영국에서 공부한 이야기며 저지르고 떠난 배낭 세계일주며 평생의 반려를 만난 이야기들이 그의 도자철학과 함께 녹아있다.

 

생활자기는 감상이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하는 예술품아닌 예술품인데  주로 사용하는 계층이 주부들이라서 그런지 아는 사람에게만 알려져있는 듯 하다. 이양재는 몰라도 로얄 코펜하겐을 모르는 사람이 있겠나. 조선 도공을 끌고와  세계적 도예대국이 된 일본만 해도 도자기가 일상생활 전반에 두루 통용되고있는데 한국이 그렇지 못한 것은 경제사정도 있겠지만 미적 탐구나 예술적 가치에 대한 동경이, 비싼 것에 대한 전시욕구보다 훨씬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국보인 이도다완은 조선의 막사발이다. 그런 사기 질그릇에서 투박하고 자신을 낮추는 선적(禪的) 다도정신을 배울수있는 자세가 있어야 과일접시 하나에도 자신의 미적 관념을 담아 손님에게 내놓을수 있는 것이다. 도자그릇은 과시가 아닌 선다일여에서 나온 자기표현이다.

 

조선의 백자는 완상용도 있지만 대개는 선비정신을 담은 일용의 그릇으로 사용되었다. 유교에서는 그릇을 군자로 비유했는데 가장 좋은 그릇은 제사에 쓰는 그릇이었다.  백자는 더 나아가 분청이나 청화백자로 발전했고 지금 분청을 좋아하는 사람도 참 많지만 나는 깨끗한 백자를 좋아한다. 이양재는 백자에 자신의 특기인 청화채색의 드로잉을 더해 독특한 양재스타일의 도자를 완성했다. 듣기로는 일본에서도 고정팬층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 읽고나니 아쉬움이 없지 않다. 동양적 전통에 사십이 넘으면  자서전을 쓸수 있다. 이양재는 오십이 넘었으니 오십자술을 써도 되었다. 이 책처럼 대화체도 좋겠지만 작가자신의 글로 완성했어도 좋았을텐데. 좀더 인생 경험을 녹여 현재의 도예관이 나오게된 계기를 상세하고 진솔하게 버무렸으면 어땠을까. 간간이 나오는 오타도 옥의 티.

 

이제 이 책을 계기로 다시한번 과거를 돌아보고 새롭게 갈길을 정비하는 인생의 중간기지로 삼아 생활도예의 대가 이양재를 만나게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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