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는 인간 - Homo Philosophicus
김광수 지음 / 연암서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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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 인간
김광수 / 연암서가 / 336

 

처음 이 책을 소개하는 광고문구를 보았을때는 철학자의 평범한 사회비판서 정도인줄 알았다. 읽고나니 사회비판도 있지만 논지는 생각하면서 살자는 것, 정확히는 철학하는 인간이 되자는 것임을 알수 있었다. 일언이폐지 하면 “존재각성”하자는 것이다.
한편의 근대 철학사이자 철학개론이고 인간학원론이다.

 

겉표지 뒷면에 간략히 나와있긴 하지만 이분에 대한 정보를 보려 인터넷을 찾았더니 동명이인이 너무 많다. 얼굴과 나이도 확인할수 없다. <철학과 현실>편집위원을 지내고 지난90년대 신문에 논리와 글쓰기를 연재한 흔적만을 찾았다. 현대적 삶에 관심이 많은 저자인 것이다.  그래서 “생각 좀 하며 삽시다.” 라는 간단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쓴듯하다. 
이를위해 저자는 책을 9개 장으로 구성하고 비근, 즉 쉽고 가까운 예를 들어 인간은 왜 생각하지 않으면, 철학하지 않으면 안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1장은 인간,무엇인가?   2장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3장 자아의 나무
4장 진리란 무엇인가?   5장 낭만주의의 거울   6장 부조리 상황    7장 고통의 역설
8장 가능한 최선의 사회   9장 불멸  로 구성되었다.

 

앞에서도 밝혔듯 저자는 철학적 무중력 상태에 있는 현대인을 위해 어떻게 하면 삶의 의미를 정립시킬까를 고민한 끝에 ‘존재각성’이 해답임을 알고 신이 없더라도 존재각성을 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 내용을 이책에 담아 전달하고 있다. 물론 존재각성이 쉽지 않으며 구도자에게나 가능한 경지임도 인정한다. 그러나 이 구도자의 자세를 모든 대중이 본받을 때 모두가 존재각성을 할수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인간의 정의는 자신의 신념과 의지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위할수 있는 이성적 존재인데 모든 인간이 이성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0.1%라도 이성적 행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든, 창조되었든 진화되었든  우리 스스로를 살펴 우주와 나의 존재가 대체불가능한 유일자며 소중한 존재임을 성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존재각성이라고 한다.

 

그래야 어떻게 살아야할지 결정된다. 쾌락이나 종교, 돈, 꿈을 위한 삶도 중요하지만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은 문제의식에서 나오는데 존재각성인의 문제의식이라야 “어떻게 하면 존재의 신비가 가리키는 더 높고 고귀한 차원으로 상승할수 있는지”를 알수 있다고 한다. 많은 철학자나 과학자, 종교인이 제각기 이 문제의식이 말하는 진리를 주장했지만 진리란 “존재하는 모든 것을 떠받치는 영원불변한 존재의 기반이요 원리”인데 현대에 와서는 과학이 신을 대신해서 진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만유인력의 법칙이 있음을 알수는 있지만 왜 그런 법칙이 존재하는지 모른다면 뉴턴의 법칙은 기껏해야 미완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과학은 삶의 문제를 대답해줄수 없다.

 

삶이 고통스러운 것은 쾌락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고통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고통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인간의 자격이 된다. 타인의 고통에 얼마만큼 감수성을 보이는지가 인간됨의 지표가 된다. 함께 아파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할 기회를 주고 존재각성의 바탕이 되는 것이 고통이다. 저자는 이에대해 인간형을 구도자, 독단주의자,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대중 이 네가지로 구분하고  이중 구도자가 역사발전의 동력이 될수 밖에 없음을 역설한다.
얼핏 이는 소수의 리더를 중시하는 엘리트주의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 사회 전체에 구도자적 정신이 깃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도자적 정신문화가 사회의 토양과 저변이 되는 동시에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존재각성을 하게 하면 최선의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 종교의 가치를 부정하고 형이상학의 부재를 한탄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혹여 또하나의 유물론 철학 지상주의자인가 오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을 바탕으로한 철학자의 주장이 그간 내가 추구해온 우주의 신비와 창조주의 무한한 사랑 등 영성과 같은 맥락임을 읽는 내내 체험할수 있어  관점은 달라도 바라보는 곳은 같음을 알았다.


철학자의 눈으로는 우리사회 나아가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세계는 대립과 갈등 외에 타락과 탐욕으로 가득한 곳인데 이에 대한 치료책으로, 생각하고 살자는 대안을 내세운 것이 이채로왔다. 자칫 진부하고 케케묵은 서당선비의 비현실적 이상향일수 있지만 이렇게 실천하고 실현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오히려 현실적으로 가장 빨리 이상사회에 도달할수 있는 방안이란 생각도 든다. 어려움없이 읽을수 있으니 추천하고 싶은 철학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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