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6
유홍준
창비 452

 

그동안 보아온 답사기 시리즈 6권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책의 부제는 “인생도처유상수”인데 살다보면 곳곳에 나보다 상수(上手), 즉 고수들이 있다는 뜻이다.  내용은 경복궁과 순천 선암사, 도동서원, 거창 합천, 부여 논산 보령의 문화재에 관한 것들이다.

 

경복궁에 대해서는 자금성과의 비교를 통해 너무 초라하다는 인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경복궁의 가치는 그 위치에 있으며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건축환경은 우리 건축의 주요 요소이기도 하다. 위압감을 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거대하게 만든, 나무 한그루 없이 자연을 배제한 자금성과는 애초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복궁은 정도전이 주도적으로  영건을 시작하여 세종 8년에 문과 다리의 이름을 정하며 완공되었다. 근정전의 의미는, 천하의 일은 부지런하면 다스려진다는 것인데 그 뒤에 이어서 “임금으로서 오직 부지런해야 하는 것만 알고 부지런해야하는 바를 모르면 그 부지런하다는 것이 오히려 번거롭고 까탈스러워 보잘 것 없는 것이 된다”고 하여 부지런함의 바른 의미를 찾도록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이 단지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믿는 것은 문제가 많다.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일하면 돌이킬수 없는 피해가 올수 있다.

 

책은 이어서 경복궁 곳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소개해주는데 근정전 앞마당에 깔린 박석이 햇빛을 산란시켜 눈부심을 방지하는 동시에 빗길을 세분화해 폭우가 쏟아질 때 물이 하수구로 급히 몰리지 않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2010년 현재 경복궁 1차 복원을 마쳤는데 총 125개 건물이 남아 고종 당시 500여채의 25%에 해당하는 건물이 복원되었다. 또한


광화문 광장이 문화재청 유홍준 청장의 아이디어인줄은 몰랐다. 광화문 영욕의 역사와 현판문제, 공사가림막 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소재를 소개하고 있다.

 

선암사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 석등이 없는 이유, 거창과 합천의 문화재, 부여군민이 된 사연 등등이 웃음과 함께 이어진다.

 

원체 박학다식한데다 글재주까지 있어 이처럼 맛깔나게 글을 써대니  한번 손에 잡으면 다 읽기전엔 놓기가 힘들다. 게다가 문화재에 대한 미학적 미술사적 해설뿐만 아니라  현장답사나  관련 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재치넘쳐 재미와 유익을 동시에 잡는 것이 가능한 책이다.

 

육조고사(六朝古寺)의 경우엔 본문엔 육조시대부터 내려오는 절이라하고 사진 설명엔 육조(六祖) 혜능을 모신 절이라 육조고사라 했다고 되어있다.  궁금해 인터넷을 찾아보니 대개는 육조헤능과 관련해서 육조고사라 부른다고 되었는데 ‘조’자가 서로 다르다. 어떤이의 블로그에는 글을 쓴 김익겸이  六祖 혜능을 쓰려다가 실수로 六朝로 썼을 것이라 추측했는데 옛사람들이 그런 글자를 혼동할 분들이 아니다. 한문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외국 박물관 관계자와 산을 찾는 자리에서 우리말 깊은 산을 영어로 deep mountain이라 했더니 영어엔 그렁 표현이 없고 콩글리쉬라 했다는데 영어에 분명 "deeep in the mountains"란 표현이 있다. 뜻도 깊은 산속이다. 내가 틀렸나? 이상하네.


견벽청야 전술이 손자병법에 나온다는 말도 잘못이다.

그러나 이책의 장점은 소개되는 다양한 인물들이다. 저자가 상수라고 표현할만큼 인생의 지혜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문화재를 몰라도, 그분들 이야기만 읽어도 인생을 조금은 배우게 될 것 같은 6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