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 하우스
안나 다운스 지음, 박순미 옮김 / 그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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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최악의 상황이겠지? 라고 생각한다면 안심하지 말 것. 인간은 그 순간 더 큰 실수를 저지른다> 호젓하고 도시에서 동떨어진 마을, 한 가족이 터질듯한 짐을 차에 우겨넣은 채로 삶의 새 터전으로 도착한다. 물론 그 집을 선택하게 된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체험판이라는 말에 충.동.구.매를 시전한다. 3개월 만에 떠나면 된다고 하지만 과연 떠날 수 있을까? 아는 맛이지만 그래서 더 재밌는 호러클리셰를 담뿍 담은 <섀도 하우스>기대보다 더 재미있었다고 적어 둔다. 미드소마느낌나면서 팬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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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드라의 머리처럼 해결해도 새로운 문제들이 터져나오는 상황은 싱글맘인 주인공이 겪기엔 벅차보인다. 전남편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아 정신과적 질환이 있는데다가, 아직 통잠을 못자는 딸과 사춘기 아들의 조합이라니...이것이야 말로 현실호러! 그에 못지않은 또 다른 주인공 르네의 상황. 조부모님들? 애들 교육은 부모에게 맡기시죠 좀! 정상 가족이 행복하다는 분들은 르네를 좀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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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은 룰렛이라던데 처음 입주 때만 하하호호지 여기 마을 사람들도 미드소마 만만치 않은데? 알렉스는 제물로 온 건가? 싶을 때 드러나는 과거의 사건들! 어쩐지... 이 마을이 생긴 게 언젠데 개발예정지가 지도에 있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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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처럼 아름다운 생태마을 파인리지에 숨겨진 마녀의 실체를 찾아가는 알렉스의 여정을 모든 문제가 해결되길 응원하며 따라가게 되는 이것은 결말이 만족스러운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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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기도가 만능 문제 해결이라는 분들 읽기 금지. 광신도 나옴.
호러 매니아에게는 소프트한 편.
육아 우울증 경험자분들도 지나가세요. 감정이입 만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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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레이블 ‘그늘’ 어서 오고!
더 컴컴한 작품 부탁드립니다.

<그늘의 도서제공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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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대로 낭만적인 - 스물여섯, 그림으로 남긴 207일의 세계여행
황찬주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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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끝으로 정렬된 문장 사이, 숨 쉬듯 떠오르는 생각 사이로 달았다가 편안했다가 짭짤했던 스물여섯, 호기롭게도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했던 여행은 이제는 도시의 건축가로 살아가는 저자의 가슴속의 숨결 한 줌이다. 그 숨결 속에 Y와 E의 이야기가 나는 특별히 좋았다. 연애를 원하는 소년 마냥 조심스럽게 툭툭 건네는 생각들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았고 선을 지키려고 애쓰지도 넘으려고 강요하지도 않아서 좋았다.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글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에세이라는 분류를 달고 너무 많은 것들을 담은 책들을 보다가 단순히 에세이여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좋은 관계를 만드는 일은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리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관계 역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마주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사람을 어떤자리에서 바라볼지 우리는 정해야 한다. 그의 친구가 될지. 연인이 될지. 혹은 규정하기 어려운 관계가 될지. 그림과 사람. 뒤에 이어지는 단계들도 연결고리가 있을까.

E였다. 뜨는 내가 도착하기 전부터 피렌체역에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두 번째 메시지를 보낸 것은 내가 역에 도착하기 한 시간도 전의 일이었다. 증거처럼, E는 어두컴컴한 기차역의 사진을 남겼다.”

왼손으로 나는 그녀의 풍성한 갈색 머리칼을 만진다. 곧 어둠 속에서 눈이 마주치고 나는 입을 맞춘다. “혹시 그림 그리는 거랑 사람 만나는 거랑 비슷한 거 알아?”

뱃멀미에 시달릴 때 E는 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잠시 후에 그녀는 다정한 연인처럼 팔짱을 낀다. 그리고 E와 헤어질 때, 스케치북에 베네치아 그림은 단 한 장도 없었다.

이쯤 되면 로맨스는 해피엔딩을 맞이해야 하건만 이건 현실이었다. 여행지에서의 만남은 그대로 흩어진다. E도 Y도 독자가 기대한 달달한 로맨스의 그 기류는 어디로 가고 입국장을 지나 그저 이 책 안에만 남았다.

이 책은 청춘에 대한 찬가다. 누구든 어디에서 만나도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고, 함께하는 이의 연애?를 위해서 여행에 조금 양보를 하기도 하고, 타오르는 모닥불 아래 ‘Do you wanna Kiss?’를 속삭여보기도 하는... 책을 쓴 저자도 우리도 이제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그 청춘 말이다.

오랜만에 대학 시절을 떠올려 보았다. 전국의 대학생이 함께 타고 있던 광주로 향하던 버스와 기차들. 낯선 사람이 손목을 잡고 끌어주던 금남로. 그리고 어쩐지 목적이 있어 보이지만 1학년 여자(!)후배들에게 친절했던 복학생 선배들. 꽃다지.

이 책은 사랑을 원하는 상기된 소년같이 서툴기도 하고, 처음 교단에 선 강사마냥 어깨가 굳어있기도 했다. 그 모든 것이 다 좋았다고 적어둔다.


<흐름 출판의 도서제공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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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 카운트다운 - 지구의 골든타임, 탄소 중립 5년을 위한 준비
이진원.오현진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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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의 의미가 궁금해지는 책. 마음이 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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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 카운트다운 - 지구의 골든타임, 탄소 중립 5년을 위한 준비
이진원.오현진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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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약속, 우리만 잊고 있는 것 같은데요?>

조선의 경신대기근, 현종실록의 기록으로 1670년 봄이 되어도 눈과 우박이 내리고 그와 더불어 가뭄이 심해지던시기. 결국 보리와 밀이 말라죽고 모가 타죽었던 기록입니다. 5월이 지나자 이번에는 반대로 홍수가 내렸고 밭과 논의 작물은 물에 잠겨 썩어버립니다. 중세소빙하기에 우리나라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지금 인류는 이 소빙하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거라고 합니다.

넷제로 프로젝트들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지구 온도를 1.5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들을 말합니다. 화석연료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하고, 탄소를 줄이기 위해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들입니다.

기후변화는 인류의 흥망성쇠가 달려있기 때문이죠. 저자는 이 모든 문제가 발생할 지구평균온도 1.5도가 상승하기 까지 딱 5년이 남았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작년의 탄소시계는 7년이었지만 1년 새 속도가 두 배로 빨라졌다고 합니다. 책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이를 위해 2023년 4월 [탄소중립 녹색성장 국가기본계획]을 수립했습니다만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

이 책에서 최고의 부분은 부록! 여러분 시간없으시면 이 책은 부록부터 보세요. 업계현장의 목소리라 흥미진진. 푸드테크, 클린테크, 에코테크, 사회적 가치를 위해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사까지 알고나면 흥미로운 개념들이 가득!

<리뷰어스클럽 리뷰단으로 초록비책공방의 도서제공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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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도시 - 지금 여기의 두려움이
김동식 외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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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적 호러일까? 문학적 호러일까?> 공포를 표방한 소설들을 보면 읽기전에 둘 중 어느 쪽일까 궁금해집니다. 주인공이 깨달음을 얻는다(문학적 호러) 파국으로 향한다(장르적호러)에 가깝습니다. 구전 설화들로 만들어진 전설의 고향시리즈는 문학적인 호러에 가깝죠. 망각의 도시는 어느 쪽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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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에 김동식 작가님이 계실 때부터 장르적호러라고 생각했지만 두 가지 작품이 섞여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문학적인 호러, 잡념과 망상으로 흐르는 혼돈의 서사를 그린 작품이 많은 편입니다. 이런 작품들은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상상해보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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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장 : 동네 사람들의 이기심이 만든 무속난장판
도깨비 불 : 상상 속 친구를 통해 벌어지는 꿈과 현실의 혼돈.
가사: 가사도우미의 시각에서 본 이상한 관계.
율곡: 오랜만에 고향 율곡에 돌아가서 맞닥뜨리게 된 고향 소멸
흑설탕의 마지막 용도에 관하여: 흑설탕중독 살인.
그들은 내게 속하고 나는 그들에게 속하고: 빌라의 층간 벽간소음
남들이 못 보는 것: 가스라이팅하는 귀신
또: 전세사기와 행복주택 퇴소일자를 앞둔 두 사람.
재미: 주술의 축복을 받고 태어난 아이의 주술마무리
멜론: 임신이 만드는 정신과 육체의 변화.
제가 도와 드릴게요: 자살도구광고를 보게 된 여자.
포클랜드의 개: 사냥꾼과 동물보호를 하는 딸.
혈액, 순환: 대화
금의 기분: 금이빨
소문이 전설이 될 때까지: 이상한 바닷가마을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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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작품들을 적어놓고 보니 소재나 제목도 음습합니다. 어떤 이야기가 재미있을 것 같으세요? 전체적으로는 도시에 사는 사람과 도시 자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인데요. 빌라의 층간 벽간 소음 이야기가 저에게는 실감 나는 작품이었습니다. 제가 층간소음을 겪었을 때, 방송하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소음을 녹음한 적이 있는데요. 위층 딸과 아버지가 저희 집이 소음을 내고 있다고 발을 구르는 장면이 녹음되어 있었습니다. “아래층 새*들 왜 저러는 거야.” 하면서 발을 구르고 물건을 던지는 장면이 생생했죠. 그날은 다른 층에 이사 온 집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 아파트에 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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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으로 보여주거나 말로 설명하는 것 보다는 감각이 느껴지는 작품이 많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귀로 들리거나 냄새가 나는 것 같은 작품들이어서 신선했습니다. 시적이거나 문학적인 표현을 사랑하시는 분들께 맞는 호러 선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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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최초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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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의 도서제공을 통해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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