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팅 - 유령화 시대의 사랑
도미닉 페트먼 지음, 최리외 옮김 / 동녘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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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최고레벨은 고스팅이죠. “고스팅”/도서제공 동녘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잠수이별 당해서 잠이 안 오는 분.

돈 빌리고 잠적한 친구가 있는 분.

골치 아픈 친인척이 있어서 전체 가족을 차단하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고스팅의 철학적인 의미부터 사회적인 분석까지, 그리고 고스팅이 상대방에게 주는 공격력이 어느 정도 인지까지 궁금한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고스팅 당해본 적 있다. VS 고스팅 하고 싶은 상대가 있다 모두에게 추천~!

 

우리가 애착을 지닌 소중한 대상은 격렬한 섹스의 와중에도 실제 사람인 동시에 환상이다.”

 

고스팅이라는 용어를 이해하고 나면 개인화된 요즘 세상에 고스팅이 얼마나 흔한지 알게 됩니다. SNS의 언팔로우, 페이스북의 30일 안보기, 카카오톡의 조용한 채팅방. 모두 고스팅의 방법입니다. 상대방의 영역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고스팅은 고민되는 관계를 정리하는 아주 손쉬운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비교적 가벼운 SNS 말고도 오랜 인간관계, 결혼이나 가족관계에서도 고스팅이 벌어진다는 점이죠.

 

친밀감은 관계에 대해 필연적으로 입장과 관점의 차이가 있음에도 두 사람 사이의 기적을 실현하는 협력이다. 고스팅이라는 사건이 두 사람을 깨뜨릴 때, 고스팅당한 사람은 하나의 고립된 전초 기지에 다시금 발이 묶인다. 이제 그는 하나가 채 못되는 불완전한 존재로 스스로를 경험한다.”

 

반면 당신을 고스팅한 유령은 특별한 존재감을 지니고 관심을 받으며 사라질 뿐 아니라, 마치 훔친 두루마리처럼 관계 전체를 둘둘말아 팔에다 끼고 종적을 감춘다는 점에서 잔인하다.”

 

독립적인 양육이라는 주장을 바탕으로 가해지는 자녀 고스팅만 아니면 일방적인 고스팅 보다는 원인이 있는 경우도 많고, 자녀도 사춘기라는 명목으로 부모를 고스팅(무시)하는 기간이 있으니 쌍방 고스팅인 경우들들도 있습니다. 영화 오징어와 고래에서 부모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자녀가 겪는 모순적인 버려짐의 감정들, 영화 테오레마의 두 가지 고스팅의 결합의 사례들을 보고나면 프렌즈의 세계적인 인기요인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정성어린 관계 판타지에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일상생활에 퍼져있지만, 용어는 낯선 고스팅에 대해 알게 되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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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장 밝은 밤에 헤어졌다 - 도스토옙스키 단편 백야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윌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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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는 여자. “우리는 가장 밝은 밤에 헤어졌다.”/도서제공 윌마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지금 같은 이런 순간이 너무나 드문 일이라서 저는 꿈속에서도 이 순간을 되새길 거예요. 밤새도록, 일주일 내내, 1년 내내 당신을 꿈꿀 겁니다.”

 

오랜만에 읽어보니 이 작품이 오랫동안 다양한 소설과 영화의 모티브로 사용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라니 얼마나 꿀잼 이게요 : ) 그것도 인생의 의미라고는 모르는 남자가 처음 사랑하는 여자라면 말이죠. 게다가 이런 사랑은 해피엔딩이 아니어서 더 안타깝고 몰입하게 되고 재미있는 법이죠. 끝이 보이는 관계가, 주인공의 순진하고 애달픈 마음이 결과가 예상과 다르기를 바라며 읽게 되는 것, 읽는 내내 실패가 두려워 시작 자체를 못하게 된 세대라서 열광하며 읽는 것이 아닐까도 생각해보게 되고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싫어하는! 타입의 여주인공이었는데 내용이 널리 알려져 있으니 언급해 보자면 다음 주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연인과 결혼하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고 나는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 한다.’라니... 저혈압 치료제 그 자체죠? 당장이라도 소리쳐 주고 싶은 여주인공의 태도와 대비되는 끝까지 순애인 주인공의 대사를 보면 아... 사랑이란 바보들의 장르인가 싶기도 하고요.

 

그래! 한순간이었던 지극한 행복이여! 한 사람의 일생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그래 너만 행복하면 됐다. 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덮습니다. 원문수록이라 130쪽 정도니까 더운 여름 연애소설 당길 때 가볍게 읽어 보시기 좋은 고전이라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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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만 있다면
고사카 루카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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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복을 찾기 위해 여행하고 있습니다. “살아만 있다면”/도서제공 오팬하우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어지는 두 계절을 이름에 넣어 우리를 하나로 묶어두려 했던 부모님의 의도가 이 순간 묵직하게 나를 덮쳐왔다. 여름과 가을은 영원히 떨어질 수 없었다.”

 

영상이 궁금한 소설입니다. 베이비 메신저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방식이 신선합니다. 과거에는 돌봄을 받았던 어린아이들이 지금은 어른이지만 망설이는 사람들을 등떠밀어 현재로 끌어오는 방식도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고요. 성장한 어린아이들의 달라진 행동들도 내일을 기대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는 것 같아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죽음이 항상 따라다니고 있는 하루카가 시간을 붙잡는듯 사진을 찍고 병실에 사진을 붙여두는 것, 주소도 모르는 가을 잎 아키하에게로 편지를 써둔 것도 슬펐지만, 어린 지카게가 자신이 죽고 하루카에게 심장을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생각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시작부터 등장하는 캐릭터 모두가 죽음과 맞닿아있다니...

 

남에게 모진 말을 들으면 마음이 무너져 내리지.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어.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걸 반복하다 보면 점토도 콘트리트로 변하기 마련이니까.”

 

미래를 꿈꿀 수 있었지만 나아가지 못했던 과거가 하루카, 아카네, 후유츠키에 나쓰메, 지카게까지 등장하는 일상으로 그려지는 장면이 너무 아름다워서 투병생활중에 이 글을 쓰며 미래를 그렸을 작가님의 마음을 짐작해보게 합니다. 우리가 현재를 좀 더 소중히 여기길 바랐지 않을까요?

 

상실과 회복이라는 테마지만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이름배치부터, 아주 어린아이로 두 연인의 배경이었던 아이들이 이야기의 행동주체로 성장해 두 연인을 만나게 하는 과정이 세대와 순환을 보여주고 있어 과거의 사랑보다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라 특별했습니다. 곱씹어보면 동생을 돌봐야 해서 사랑을 포기했던 주인공, 그 마음을 알기에 백지 편지를 봉투에 담아둔 여주인공까지 애절하고 슬픈 이야기지만 결국 만나는 해피엔딩이라 대만족!

 

러브스토리와 성장서사의 조합이라니. 잔잔하고 따뜻한 사랑이야기 원하신다면 좋아하실 것 같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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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도시를 걷고, 마음은 예술을 본다 - 파리 갤러리 산책
최보영 지음 / 비엠케이(BMK)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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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예술, 그리고 낭만. 천천히 돌아보면 더 좋은 파리이야기 눈은 도시를 걷고, 마음은 예술을 본다.” /도서제공 도서출판비엠케이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색깔로 구분해놓은 인포그래픽이 아주 좋습니다. 파리의 갤러리를 한 눈에 보는 구성을 그대로 본문에도 옮겨놓았으니 색을 맞춰 읽어보시면 편리합니다. 세미오즈 갤러리의 인터뷰를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고요. 기재된 사진이 흔히 공개된 공식사진이 아니라 현장감 있는 사진이어서 더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마레 지구로의 이전은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마레는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현대미술 전문 갤러리들로 명성을 쌓아왔으니까요. 파리 중심부에 있는 마레 지구는 파리의 가장 오래된 지역 중 하나로,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저택들과 비정형적인 구조를 지닌 19세기 작업장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예술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믿어온 나로서는, 갤러리 친화적인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어쩐지 이율배반적인 사람이 된 것 같아 죄책감이 들 때도 있었다.”

 

각 지구 설명 앞에 작가님의 산문이 붙어있습니다. 저는 이걸 읽으면서 작가님의 생각을 엿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요, 각 지구에서 제일 먼저 등장하는 갤러리의 설명과 연결되면서 이런 시각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독자들에게 제안하는 역할도 하는 부분입니다.

 

알민 레쉬 갤러리의 인터뷰에선 한국의 신진화가들의 이름을 알아갈 수 있었고, 비영리 협회로 출발한 22.48의 인터뷰를 보면서는 실험하고 공유하는 장소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갤러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파리를 소개하는 책들의 공통점이지만, 이 책도 저자의 색이 뚜렷하게 나타나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갤러리가 여럿 포함되어있는 것도 신기한 점이고요. 계획없이 파리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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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10만 부 기념 개정판)
김민성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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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불행하다면 이것부터 바꿔봅시다.“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10만부 기념 개정판. 모티브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직선 말고 곡선, 과거가 아닌 미래, 상대방의 생각을 묻는 일. 아주 작은 디테일이 대화의 색을 바꾼다는 걸 알려주는 책입니다. ‘당신이 옳다는 말을 듣고도 화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억지를 부리는 상황에 스스로 억지를 부리고 있음을 알든 모르든, 그런 그에게 정답을 말해준다 하더라도 대화를 이어 가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시도하면 시도할수록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게 되어, 실수하게 되거나 상대방을 더 극단적으로 만들 뿐이다. 대신에 당신이 옳다.”고 상대를 안아주면, 더는 실랑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한번 더 마음에 새기길 바란다. 말을 할 줄 아는 것과 말을 잘하는 것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육아에 해당하는 6. 아이에게 하는 말투가 다른 장보다 두껍지만 알차게 채워져 있습니다. 자식이 마음대로 안되는 부모라는 숙제를 가진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하루 종일 아이는 부모의 금지 속에 산다. 그러면 아이는 어느 순간 부모의 말을 전부 중요한 말로 듣지 못한다. 아이에게 모든 것이 금지라면, 아무것도 금지가 아니게 된다. 그래서 부모는 기준을 줄여야 한다. 정말 중요한 것만 제지해야 한다. 그리고 제지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서술형 대신 질문으로 말하기, 나의 단점을 내입으로 말하지 않기, 능력은 정확한 수치로 말하기 같은 좋은 팁들을 메모할 수 있는 실전 교과서 같은 책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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