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아힘 마이어호프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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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자아를 가진 우리가 세상을 보는 시선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도서제공 사계절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소설은 처음으로 등교를 ‘혼자’하게 된 주인공이 죽은 사람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들뜬 목소리로 기쁜 소식’을 전하고 ‘책상이 이렇게 낮았었나!’ 자신의 성장을 뿌듯해하지만 이전에 ‘거짓말 하는 순간을 현장에서 딱 들켰기 때문’에 선생님은 그를 신뢰하지 않죠. 이야기를 전해들은 아버지는 ‘좋은 죽음이지, 아침에 꽃을 따다가 죽었으니까.’라고 냉소적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주인공의 냉소적인 시각이 어디서 왔는지 잘 알려주는 장면입니다. ‘천오백 명의 정신적 육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사이에서 자라난 주인공은 ‘개Hund를 쓸 때 H를 다른 글자보다 낮게 써야 할까, 높게 써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첫 글자를 높게 쓰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굉장히 재밌습니다. 세상을 낱낱이 분해해 판단하는 주인공이 사회와 규칙을 알파벳처럼 판단하며 생각하는 과정이 철학적이거든요. ‘기억의 그물코가 점점 좁아져 결국엔 망각의 운명에 빠져야 할 사소한 일들까지 함께 기억되는 날들’처럼 주인공의 서술도 남들에게는 사소하지만 주인공에는 의미 있는 것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의 구조는 단순합니다. 성장형 디아스포라? 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자라는 과정에서 사회적 문화적 틀이 교체되는 과정을 겪으며 이방인의 불안정한 심리를 가지게 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동경하는 도시로의 이동을 통해, 두 번째로는 기대를 깨버리는 미국 시골로의 이동을 통해, 그리고 계속해서 소년의 세상이 붕괴됩니다. 그가 태어나고 자랐던 정신병원도 환자들과 다른 모습인 자신으로 인해 세상과 유리된 상태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으니 그는 언제나 이방인인 것이죠. 그래서 이야기 속의 소년은 자신이 보는 것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판단합니다. 누구보다 독립적인 생각체계를 보여주게 되는 거죠.

읽다보면 어느새 끝이 나있는 마법 같은 소설을 원하신다면 이 책입니다.

“참, 이상하지. 나는 내가 왜 소위 정상적이라고 하는 사람들보다 소위 정상적이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 속에서 항상 더 편안함을 느끼는지 자주 생각했어. 사람들의 잰체하는 태도, 가식적인 행동, 위선적인 말이 싫었어.”

소설의 끝부분에서 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이 작품 내내 담겨있던 자아와 성장과 이물감의 원인을 찾은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한 소년의 성장을 통해 또 다른 세계가 자라나는 동안 그를 키워냈던 세계가 상실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서사에 가까운 내용을 이렇게도 쓸 수 있나 놀라웠고요, 이게 끝인가 아쉬워서 찾아보니 시리즈가 있더라고요? 계속되는 이야기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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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냐고, 철학이 내게 물었다 - 30인의 철학자가 오늘 나에게 건네는 철학의 말들
임재성 지음 / 필름(Feelm)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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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위한 철학자를 만나는 경험 괜찮냐고, 철학이 내게 물었다.”/도서제공 필름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은 분명하다.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태도와 선택에 집중한다면 외부의 폭풍 속에서도 내면의 자유를 지킬 수 있다.”

 

철학자 큐레이션 북입니다. 30명의 철학자를 화두에 맞게 배치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질문인 오늘을 바꾸는 철학 한줄코너를 읽고 나만의 깨달음 한 줄을 쓰고 마무리 하는 구성입니다. 이런 형태의 책은 365로 유명한 문장을 담은 일력구성이거나 한 철학자를 집중해서 만들어진 경우가 많은데 나만의 철학을 찾는 여정에는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철학자 자체를 큐레이션하고 질문과 대답으로 체크하는 방식이라 나를 위한 철학자 찾기에 적합한 책이라고 적어둡니다.

 

작가가 고른 각 철학자의 핵심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야스퍼스를 처음 만난 건 행운이었는데요. “소통을 인간 존재의 핵심으로 보는 철학자라니. 딱 제가 찾던 철학자라 반가웠습니다. 소통에 필요한 자기 개방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데서 시작된다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야스퍼스는 인간이 경계 상황’, 즉 죽음, 고통, 죄책감 같은 극한 상황을 마주할 때 자신의 실존을 직면한다고 보았다.”

 

데카르트 파트도 좋았습니다. “나는 스승들의 예속에서 벗어나도 좋을 나이에 이르자마자 그동안 배워온 공부를 완전히 버렸다.” 데카르트자체가 권위를 타파하고 관습을 의심하는 철학이라 이 과감한 문장이 데카르트의 핵심이죠.

 

칸트도 빠질 수 없죠. “인간은 단지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이다.”라니 우리가 철학을 사랑하는 이유도 여기서 시작되죠. 칸트의 말처럼 자신의 행복을 증진하는 도구로 지식을만나고 있는지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지금까지 읽고 생각해온 철학을 전반적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새로 만난 야스퍼스는 좀 더 찾아볼 생각이고요. 철학에는 정답이 없지만 정답을 찾아가는 길은 역시 책에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시간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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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의 기술 - 말 한마디 안 해도 원하는 것을 얻는 듣기의 힘
야마다 하루 지음, 정지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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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지능의 재발견 경청의 기술”/도서제공 알에이치코리아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하면 제대로 듣고, 올바르게 판단하고 제대로 반응하는 일이 경청입니다. 사회적 인간이 당연히 가져야 하는 능력인데, 이걸 책으로 배워야만 하는 세상이라니,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고 적어둡니다.

 

듣기, 이해하기, 말하기(반응하기)를 기능별로 구성하지 않고 카테고리별로 구분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청각계의 슈퍼스타들처럼 동물과 비교하거나, 성별에 따른 언어의 차이처럼 듣기라는 행위의 바탕이 되는 사회문화를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사회적 경청파트에 ‘FOSNO fear of saying no'가 있을 정도죠.

 

정신 건강 전문가들은 자신만의 선을 분명히 설정하려면 때로 거절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는 일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심리학자들은 그 이유가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려는 사회적 압박 때문이라고 본다.”

 

여성의 음역보다 남성의 음역이 낮은 이유가 후두의 크기차이 때문이라거나, 목소리가 나이, 건강 상태, 스트레스는 물론 체내 수분 상태와 같은 신체적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는 과학적인 근거도 담고 있습니다.

 

모든 파트가 흥미로웠지만 듣기 지능을 재발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프롤로그를 놓치지 마시길.

 

듣기의 범위는 광대하다. 듣기는 단순한 청각적 경험이 아니라, 시각과 촉각까지 아우르며 개인적·관계적·문화적 차원의 경험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듣기가 우리를 무한한 세계로 이끌어준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책입니다. 삶의 자극이 부족하고, 세상이 심심하다고 느껴진다면 이 책과 함께 경청의 세계와 함께 하시죠. 내가 속한 사회를 보는 눈부터 바뀌기 시작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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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너는 더 강한 사람 - 어차피 지나고 나면 먼지 같은 일이야
김묘정 지음 / 필름(Feelm)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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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나를 성장시키고 싶은 당신에게 생각보다 너는 더 강한 사람도서제공 필름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예전에 나는 일적인 관계를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함께 일하는 사람, 함께 웃던 동료 모두 가족이라고 믿었고, 그래서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을 해 주며 이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

 

이 책은 언젠가 책임자가 되어야할 당신을 위한 책입니다. 사장일 수도 있고, 상사일수도 있죠. 누군가를 책임지고 앞에 서야하는 무게는 특별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불완전하고, 부족하고, 때로는 겁먹은 나에게도 그 날은 옵니다.

 

혼자만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 위치가 된다는 건, 지금껏 내가 해 왔던 개인적인 노력과는 다른 무게의 책임을 지게 된다는 의미였다.”

 

이혼, 성장기의 아픔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스스로 자신을 책임지는데 성공한 어른. “진짜 단단함은 무너지지 않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무너지고도 다시 일어나는 그 과정에서 만들어 진다.”는 문장이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성장은 편안함이 아니라,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도 기억해두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꾸준함이, 그렇게 쌓인 시간이 내일의 나를 바꾼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거든요. 오늘이 힘들 때 읽어보면 좋을 거 같고요.

 

성공한 누군가의 여정을 책으로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건, 독서의 장점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이 저자의 성공노하우보다 단단하게 마음을 다져가는 과정을 담고 있어 좋았습니다. ‘내 탓이오가 말버릇인 친구가 있다면 선물할 거 같고요. 세상일에는 이유가 있고, 그걸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이 책이 말해주거든요. 책 표지에 커다랗게 쓰여 있는 부제가 정답입니다.

 

어차피 지나고 나면 먼지 같은 일이야.”


에필로그 놓치시면 안 됩니다. 매일 아주 조금씩 꿈으로 걸어왔던 저자의 꿈 노트 사용법 10단계가 있거든요. “당신의 꿈 노트가 현실이 될 그날을 힘껏 응원하는 저자님께 응답이 될 겁니다. 좋은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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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문법
박민혁 지음 / 에피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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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야기를 읽는 기쁨기억의문법도서제공 에피케에서 보내 주셨습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짓는 행위는 그 대상을 사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존재를 책임지겠다는 뜻이기도 하고.”

 

나는 지금도 믿는다.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고귀하다는 것을. 마음을 살리는 일은 목숨을 구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내가 SNS에서 유니콘파파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도 거기에 닿아 있다.”

 

오랜만에 무한한 사랑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으로 시작된 관계, 마음을 열었지만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야만 했던 롱디 상황. 서로의 이름의 뜻을 오롯이 알게 된 순간 그에게서 물러났던 공황이라는 어둠. 잘 짜인 로맨스 소설의 일부 같지만 이건 진짜 현실의 누군가의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은 배워서 자라나는 것인가도 생각해봅니다. 그의 모든 사랑의 근원인 어머니, 수많은 곳으로 그를 데려갔던 아버지. 아이들은 부모의 모든 것을 보고 배운다지요. 그렇게 사랑을 배운 하늘에서 빛나는 별이 된 작가의 이야기도 빛나고 있었습니다.

 

책의 권두에 그가 출연한 KBS인간극장의 PD가 공개한 작가의 달달하다 못해 이가 썩어버릴 것 같은 이과버전사랑고백도 꼭 읽어두어야 합니다. “시간이 상대적으로 흐르듯 서로 다른 시간을 살던 우리가 결맞은 파동이 된 지 5년이 되었습니다.”... SNS이름에 유니콘 넣으신 거 인정합니다.

 

작가의 마지막 말 조차 글을 읽게 될 모든 분들 역시 부디 사랑하는 삶을 살게 되길 기도합니다.”로 끝나는 책. 어느 한구석 사랑이 아닌 것이 없고 구원이 된 이야기라고 적어둡니다.

 

책의 물성도 독특합니다. 긴 수첩판형으로 좌우의 글줄이 짧아 가독성이 좋고 술술 읽힙니다. 책태기가 와서 세상을 판단하지 않고, 어렵지 않고, 화내지 않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물리적으로 잘 읽히고 내용면에서 부드럽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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