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핑 북 - 오늘부터 잠이 쉬워지는 수면 생활 안내서
스테파니 로미제프스키 지음, 김지혜 옮김 / 어크로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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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이 힘드시다면? 주말 늦잠을 자제하셔야 합니다. AWAKE마인드셋 “슬리핑 북” 어크로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건강한 잠에 대해 설명하는 좋은 책입니다. 잠은 회복의 시간이고 성장의 시간입니다. 어떤 책들은 불규칙한 생활 자체가 문제라고 수면시작 시간을 지적하기도 하는데 살다보면 그게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이 책은 다릅니다. 수면시간보다는 일어나는 시간과 낮의 생활에 집중해보라고 제안하는점이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잠을 깨는 것도, 잠을 잘 못자는 것도 정상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요. 잠은 몸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니까 푹잠, 꿀잠, 통잠 이런 패턴에 집착하는 것도 좋지 않았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낮의 패턴과 학습된 반응에 따라 불면도 다시 봐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중요한건 아침과 낮이었습니다. 꼭 보셔야 하는 부분은 평일에 고생하고 주말에 푹 자면 몸이 회복된다고 생각하는 통념을 깨는 수면부채 부분, 그냥 더 잔다고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회복되는 기간이 있고 몰아서 자는 행위가 오히려 수면리듬을 흔들어 좋지 못하다는 의견도 담고 있습니다.

 

다양한 수면도구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파트도 흥미롭습니다. 저는 수면제부터 알코올, 영양제와 화이트 노이즈등 다양한 도구를 섭렵한 상태라 장단점을 언급하는 파트가 유용했는데 여러분은 어떤 파트가 읽는 보람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이 책의 중심인 AWAKE는 뒷부분에 있습니다. 스마트 워치나 기기를 보고 수면패턴이 좋다 나쁘다 판단하지 말고 스스로 컨디션으로 판단하는게 진짜죠. 몸무게 말고 눈바디로 몸을 판단하는 것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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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쿠 - 망자의 터
기타자와 도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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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읽으면 이사도 좀 다니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온고쿠”/도서제공 반타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일본식 호러 미스터리 입문작으로 강력 추천! 정통 일본 호러 미스터리 스타일이라 엔딩을 예상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오래된 가옥을 배경으로 집자체가 품고 있는 망령들이 대거출현! 알고 보니 인간이 저지른 일이라고 퉁치고 마는 사이코 호러 아니고 망령과 무녀, 괴이에 금기까지 등장하는 제대로 된 사이킥 호러입니다.

 

온고쿠는 이 소설의 세계관입니다. 온고쿠는 저승에 가지 못한 귀신들이 도달하게 되는 곳으로 미련과 원한까지 다 놓고 가게 되는 곳이죠. 그리고 이 온고쿠에 가지 못하면 망령입니다. 그런데 죽어서도 사랑하던 아내가 집에 잡힌 망령이 되었다? 왜 전설의 고향보면 ‘시집가면 죽어도 그집 귀신’이라는 말 나오잖아요. 딱 그 상황입니다.

 

망령이 차곡차곡 쌓인 집에 살았던 주인공이 오랜 세월동안 감춰진 봉인을 강령술로 해제 해 버렸으니 이제 후루세가의 저택은 망령과 괴이의 차지가 되어버립니다. 아직도 내가 엄마로 보이니? 같은 귀신호러의 클리셰가 곳곳에 등장! 상상력 뛰어난 분에게는 매우 무서운 소설입니다. 자꾸 뒤를 돌아보려는 저를 멈추게 되더라고요 : )

 

귀신호러 좋아하세요? 그럼 만족하실 겁니다.

 

‘남자의 얼굴에는... 아니, 과연 그것을 남자라고 불러야 할까. 그 얼굴에는 눈도, 코도, 입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도화지 위에 막 그리기 시작한 소묘처럼 흐리멍덩한 음영만이 약간 져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남자도 여자도 아니었다. 젊지도 늙지도 않았으며,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았다. 그저 아무것도 없는 얼굴.

 

“자네... 대체 정체가 뭔가?”

 

내 질문에 그것의 목소리가 퍽 흥미롭다는 듯 흠, 하고 탄성을 띄었다. 무언가 생각할 것이 있는지 턱에 손을 대고 고개를 비틀었지만 표정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뭐냐니?”

 

의아하다는 듯, 하지만 분명한 호기심을 목소리에 가득 싣고 그것이 말했다.

 

“그런 걸 묻는 놈은 네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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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원의 삽목
마쓰시타 류노스케 지음, 마미영 옮김 / 반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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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미스터리의 완벽한 결합“1차원의 삽목”/도서제공 반타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에서 대상을 받는 작품들이 기대되는 이유는 일본미스터리의 맛에 신선한 설정이 더 해진 작품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이 작품도 21세기 초 유전자복제시대에 벌어졌던 난리통 몇 가지 사건을 모티브로 첨가해두었는데 반려동물부터 이혼한 전 부인까지 유전자로 복제해 준다던 업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만약 그때 누군가 복제되었다면? 그 이십여 년 후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주요 설정입니다.

 

삽목이라는 제목자체가 스포일러이면서 작품 전체를 설명합니다. 식물과는 달리, 유전자가 같은 쌍둥이도 서로 다른 영혼을 가진 인간. 그렇다면 복제인간은 인간이 맞을까요?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고 따뜻한 피도 흐르는데 인간이 아닐까요? 설정자체가 쫀쫀해서 되짚어보게 되는 맛이 있는 깊은 소설입니다. 사건전개가 빠른데 생각해볼 거리가 많아 두 번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최근 본 SF설정 소설 중에서는 가장 가독성이 좋았고 사람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는가? 아마 이 소설을 보시면 그 한계를 좀 더 넓게 보게 되실 거라고 적어둡니다.

 

‘누구에게나 진정한 의미에서 자기 인생을 사는 시기가 언젠가 반드시 찾아온다고 생각해요. 그건 사람에 따라 인생의 대부분일 수도 있고, 또는 몇 년, 며칠, 어쩌면 찰나의 순간일지도 모르죠. 그 시기가 지나버리고 나면 나머진 그 추억을 인생의 반려 삼아 하루하루를 낭비할 뿐. 하루카 씨라면 잘 알 거예요.’

 

‘시하루는 그럴 생각이 없었어요. 처음부터 자기 운명을 알았고, 그 너머에 보이는 지옥에도 혼자 갈 생각이었어요.’

 

유전자 복제와 관련된 이후 여러 사건들을 잘 녹여 내고 있고 시간이 멈춘 듯 다양한 시대의 인골이 발견되는 인도의 빙하 호수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SF를 좋아하는데 자기계발적인 메시지는 싫어한다면 이 미스터리를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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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 사과
박솔뫼 외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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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도 좋지만, 작가가 선택한 자선작이 있어 더 특별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도서제공 북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사과에 대한 리뷰가 많아 저는 작가가 직접 싣기로 결정한 자선작, 비둘기 옮기기를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아무튼 사람들이랑 같이 있어도 혼자 있는 느낌은 정처 없는 느낌이지만 동시에 이제 문을 열고 나가면 된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다.’

 

표지를 보면서도 느낀 점인데 최근의 문학상 작품들은 불투명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 세대의 문학상 작품들이 생존하기 위한 전력질주와 성장서사나 깨달음을 담고 있다면 최근 문학상들은 사회와 나를 개인으로 분리하거나, 사회와 나 사이의 이물감을 느끼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자선작인 비둘기 옮기기 같은 경우도 고양이와 비둘기, 이 이상한 조합을 알아가는 과정인데 객관적이거나 통념적이지 않습니다. 그저 내가 왜 그걸 그렇게 봤느냐의 이야기죠.

 

다른 작품들도 보면 비슷합니다. ‘일일업무 보고서’가 대표적인데 장애인에겐 일상이 하나의 노동이라는 사회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개념을 드러냅니다. 그나마 이해하기 쉬웠던 장르작품은 정기현의 ‘그거 점된다.’ 신체이형장애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자신을 허물벗기듯 벗겨내는 내용인데 딱 바디호러라 이해가 쉽죠.

 

자선작인 비둘기를 제외하면 공통적으로 ‘타인의 기대에 반하기’라는 주인공의 행동의 여정이 보입니다. 장애인이니까 주는 대로 조용히 살기를 바라고 도움과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돈과 여력을 갈취하는 사람들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일일업무 보고서’ 사회가 보고 있는 나라는 껍질을 벗겨버리는 ‘그거 점 된다.’ 학교폭력가해자에게 정서적 폭력을 행사하는 피해자 ‘영주’ 반려견의 장례를 사람처럼 치르는 과정과 생각을 담은 ‘나의 빈 묘에’ 엄마면서 자식을 또 다른 자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하악’ 사회가 정한 물건의 이름을 개인의 감각이 받아들여야 하느냐를 묻는 ‘사과’ 읽는 내내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게 새로운 문학의 방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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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술사
이원정 지음 / 양양하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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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킨트의 ‘향수’를 읽었다면, 그 집착을 사랑으로 이해했다면 이 소설도 읽어보시길. “감정술사”/도서제공 양양하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판타지 소설입니다. 감정술사의 기준으로는 신의 미움을 받은 어떤 사람의 이야기. 소년을 기준으로는 깨달음을 얻고 구원받은 사람에게 버림받는 이야기입니다. 슬픔과 사랑이 교차하면서 인간의 다층적인 감정이 드러나는 이야기랄까요.

 

‘사랑하는 것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들, 신의 심술을 온몸으로 견뎌내는 사람들. 그들을 들여다보는 일은 아무렇게나 흙을 쌓아 만든 무덤을 파헤치는 듯한 고통이었다.’

 

‘나는 슬프다.’

 

누구보다 슬픔을 온몸으로 느꼈던, 잘못된 사랑밖에 모르는 한 남자가 구원한 한 소년이, 그가 끝까지 부정했던 ‘슬픔’의 감정을 깨우치는 순간 이 소설은 끝납니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지만 철학적인 소설입니다. 끓여 없애버릴 정도로 온 힘을 다해 부정한 ‘슬픔’이라는 감정은 결국 사랑에서 시작된다는 걸 상징하는 마지막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아름다운 것들은 시들지. 꽃이 시드는 것처럼 말이야. 하지만 나의 슬픔은 아름답지 않아서 시들지도 못한 채 썩어갈 거야.’

 

슬픔조차 노래하던 아내를 잃은 그의 상실, 비조차 피해가던 그에게만 닥치던 상실이라는 슬픔. 모두가 부러워하는 누군가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과 기쁨, 실망, 즐거움, 두려움이 날아간 플라스크에 가장 무거운 슬픔만 남았다는 표현을 보며 판도라의 상자의 바닥에 남은 희망과의 대비를 의도하셨나 싶기도 했습니다.

 

슬픈 소설입니다. 구원받은 자는 슬픔을 깨닫고,

구원받아야 하는 주인공은 끝까지 자신의 구원을 외면하고 떠나 슬픔이 두 배가 되어버립니다. 어쩌면 그가 떠나 아내를 죽음의 순간에라도 만났기를 기원하면서 책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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