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나도 과학이 알고 싶었어 1~2 세트 - 전2권 - 사소하지만 절대적인 기초과학 상식 250 실은 나도 과학이 알고 싶었어
래리 셰켈 지음, 신용우 옮김 / 애플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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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쌍둥이 아이들을 둔 엄마입니다. 

퇴근 후 아이들과 함께 집에 돌아오는 길, 아이들은 길을 걷는 내내 제게 질문을 던집니다. 

"엄마, 그림자는 왜 생겨요?"

"엄마, 그림자는 왜 까만 색이에요?"

"왜 할머니,할아버지들은 머리가 하얀 색이에요?"

"비는 왜 내리는 거에요?"


안타깝게도 저는 중학교 때부터 수포자, 과포자여서 아이들에게 임시방편으로 들려 줄 얕은 지식마저도 없습니다. 이 생활 속의 과학 지식이 아이를 낳고서 이렇게 중요한지 미처 몰랐습니다. 


《실은 나도 과학이 알고 싶었어 1,2》는 말 그대로 제 심정을 대변해 주는 제목이였습니다. 

어려운 공식으로만 가득찬 이 과학, 인공 지능의 발달과 융합교육으로 배우게 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제가 먼저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던 중, 반가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원제가 Ask a Science Teacher로 직역하자면 '과학 선생님께 물어 보세요'라는 제목이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올해의 미국 대통령 과학교사상을 여섯 차례 수상한 과학교사 출신의 대중과학 전문 칼럼니스트인 래리 세켈이 쓴 이 과학 상식은 1권에서는 인체,지구과학, 천문학 기술과학을 다루고 2권에서는 화학 물리, 생물, 기술과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각 권마다 126가지의 과학 상식에 대한 궁금증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1권의 목차 중 두 번째 페이지입니다. 제가 이 페이지를 찍은 이유는 바로 제 아이들이 정말 궁금해 하고 가장 많이 물었던 질문들이 이 페이지에 가득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064. 비는 왜 내릴까? 사실 아이들이 물어볼 때 전 하나님이 하늘 문을 여셔서 비를 내려주셨다라는 종교적인 답변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얼핏 배운 거 같은데 설명하기는 어려운 과학.. 대답해 주는 저도 정말 창피했습니다. 


구름은 왜 생겨요? 눈은 왜 하얀색일까? 땅과 바다, 하늘, 아이들의 관심사는 먼저 자연과학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막연하게만 알고 있는 우리들의 얕은 지식으로는 충분한 대답을 못 해 주고 있기 떄문입니다. 


나이가 들면 왜 머리카락이 하애질까?라는 질문에 과학 선생님인 래리 셰켈은 처음부터 흰 상태로 자라나는 것이란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저는 왜 이제서야 이러한 기초적인 상식을 이리도 몰랐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머리카락이 처음부터 흰 상태로 자라나는 것이고 흡연에도 영향을 준다고 하니 아이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아빠 담배 피우지 말라면서요. 덕분에 아빠 금연 시켜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네요^^. 


아이들이 묻기 전까지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던 질문. 구름은 왜 하얀색일까? 

이 질문에 저는 왜 난 구름이 하얀 색인 게 당연하다고만 생각했을까라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의 무궁무진한 호기심 어린 질문에 이 책의 과학 선생님은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1권에서는 지구과학, 인체, 천문학등을 다뤘다면 2권에서는 화학, 물리, 생물, 기술과학등을 다룹니다. 

1권이 지구의 신비 및 인체 등을 다룬다면 2권은 우리 실생활에서의 여러 가지 기술로 인하여 탄생된 문명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휴대전화를 영어로 mobile phone이라고도 하지만 cell phone이라고도 합니다. 과학 선생님은 왜 휴대폰이 cell phone이라고 불리는지 그 cell의 뜻을 상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그 각각의 셀에 타워와 작은 기지국이 있다는 것. 그리고 휴대전화가 양방향 라디오라는 사실 등. 우리의 실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너무 모르고 있었던 기술과학에 대한 설명을 하나씩 설명해 줍니다. 


음식점, 커피 전문점, 빵집 등 모든 곳을 가면 항상 옆에 나란히 표기되어 있는 칼로리. 그 칼로리가 과연 어떻게 측정되어 표시되어지는 것일까라는 궁금증. 한 번쯤은 해 보시지 않았나요? 

이 책의 과학선생님은 음식의 칼로리 계산법이 어떻게 산출되는지 설명해 주는데요 칼로리를 측정하는 도구가 봄베열량계라는 것. 그리고 음식을 태워 가열된 물의 양과 온도의 변화를 확인해 함량을 계산한다는 사실을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2권의 마지막 장은 "엉뚱한 호기심도 과학으로 풀어보자"인데요. 

질문들이 부제 그대로 모두 엉뚱합니다. 

왜 테니스 공에는 솜털이 있나요? 맨홀 뚜껑은 왜 둥글까요? 왜 무게의 단위는 파운드(pound)를 lb로 나타낼까 등 엉뚱한 질문들이 나옵니다. 그 중 제게 가장 호기심을 자아낸 질문은 "윤년은 왜 있을까?"입니다. 바로 제가 결혼한 해에 윤달이 있었는데 양가 부모님이 그 달은 절대 안 된다며 강하게 반대하신 경험이 있어서 너무 궁금했습니다. 왜 윤달이 있고 윤년이 있을까? 

이 책에서 윤달이 아닌 윤년을 다루기는 하지만 과학 선생님의 설명은 간단합니다. 지구가 정확이 365일 만에 공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각 나라의 윤년에 대한 여러 전통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부분이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과학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먹고 사는 데에 필요치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과학은 우리의 실생활에 너무 친숙한 학문입니다. 휴대폰, 지구, 과학, 우리의 인체, 건강 등 모든 것이 과학의 영역입니다. 이러한 기초 과학을 모른다면 우리는 앞으로 살아가는 데 더욱 뒤쳐지게 될 것입니다. 과학을 제대로 알아야만 인공 지능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부분에 대해 대비할 수 있습니다. 


《실은 나도 과학이 알고 싶었어》는 부제 그대로 사소하지만 절대적인 기초 과학 상식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어린 아이들이 무작정 묻는 여러 질문들부터 우리의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된 기술과학까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앞으로 이 책으로 아이들과 오래 오래 과학 공부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저는 비록 수포자, 과포자로 살아왔지만 아이들에게 이 책은 과학이 친숙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학 선생님에게 물어보세요. 제목 그대로 우리 집에 과학 선생님이 생겼습니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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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3-26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제로 K
돈 드릴로 지음, 황가한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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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과거에 비해 연장되었지만 죽음은 여전히 인간에게 정복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자 신의 영역이다. 
하지만 신의 영역인 죽음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는 건 과연 가능한 일인지, 그리고 죽음을 선택함으로 삶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질까? 

돈 드릴로의 소설 『제로 K』는 화학적 온도 단위인 '켈빈(K)'에서 따온 글자로 -273.15도를 뜻한다. 인간의 신체를 냉동 보존하기 위한 온도로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온도이다. 

소설의 초반부는 주인공 제프 록하트가 억만장자인 로스 록하트가 막대한 거금을 들여 투자하는 '냉동 보존술'로 인간의 영원한 생명을 꿈꾸는 비밀 실험 프로젝트의 기지 <컨버전스>에 도착한 후부터 시작된다.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새 아내 아티스와 부유하게 살던 아버지 로스는 불치병에 걸린 아티스의 몸을 냉동 보존하기 위해 기지 <컨버전스>에 와 있으며 제프 또한 그 마지막에 함께 하기 위해 이 기지에 도착했다. 

죽음을 선택함으로 영원한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이 죽음이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삶을 선택하기 위해 냉동 캡슐에 잠시 보관되어 있을 뿐이다.   

"태어나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죠. 
 하지만 죽는 것도 반드시 똑같은 방식이어야만 할까요? 
 어떤 운명을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것은 인간의 영예 아닌가요? 
 우리가 여기서 원하는 게 뭘까요? 
 오직 삶뿐이에요."  
그들의 믿음은 아버지 로스의 대화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 나는 한 형태의 삶을 끝내고 또 다른, 훨씬 더 영속적인 형태의 삶을 시작하겠다는 거야." 

 죽음의 숙명을 거부하는 그들을 통해 저자는 독자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다시 부활한 후의 사람은 예전과 똑같은 나 일 수 있는가?" 
"깨어났을 때 세상은 과연 어떻게 변해있을 것인가?"
"죽음을 거부할 수 있다면 과연 죽음은 어떤 의미를 갖게 될 것인가?" 

과연 죽음이 거부된 이후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작가는 이 컨버전스 기지 설립자인 스텐마르크 형제의 대답을 통해 분석해 나간다. 

1부에서는 냉동 보존을 택한 새어머니 아티스의 죽음이 주를 이룬다면 2부에서는 사랑하는 여인 에마의 입양아들 스택의 전쟁에서의 죽음과 아버지의 조력 자살이 대비되며 보여 준다. 
스스로 죽음을 택한 아버지와 전쟁 한복판에서 죽음을 당한 스택의 모습이 대비되며 주인공 제프는 죽음의 방식을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살기 위해 거금을 들여 냉동 보존을 택한 부자의 죽음과 
전쟁터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는 겨우 열 네 살인 스택의 죽음... 
이 두 사람의 죽음을 보며 영원한 생명을 위한 모험조차도 부유한 자들만을 위한 특권이라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돈 드릴로의 <제로K>의 책은 죽음에 관한 주제로 독자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영원한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 그들의 믿음 앞에서 삶이 예전과 같은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인가를묻게 된다. 삶이 유한하지 않고 무한하다면 우리는 과연 지금처럼 삶을 소중하게 누릴 수 있을까?
그리고 영원한 삶 속에서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늘어났지만 과연 인간의 삶은 더욱 행복해졌나? 
과연 전쟁터에서 죽은 스택의 죽음은 초라하고 무모한 죽음이었을까?

나는 돈 드릴로가 이러한 죽음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한다고 느껴지기보다 읽는 이들에게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질문한다고 생각한다. 그 답에 따라 우리 인간의 삶의 방향이 달라지므로 결국 답은 읽는 이의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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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
장민주 지음, 박영란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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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괜찮아질거야. 긍정적으로 생각해. 다 잘 될 거야... 


우리가 흔하게 내뱉는 일상적인 위로들이다. 

『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의 저자 장민주씨는 제목에 맞게 우울증 환자로서 이러한 위로를 거부한다. 


모두의 기대를 업고 명문고에 진학했지만 치열한 입시경쟁과 친구들의 따돌림 등으로 저자는 심각한 우울증으로 힘들어한다. 흔히 많은 부모가 자녀들이 내뱉는 고통을 공부에 치우쳐서 받는 일종의 가벼운 스트레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과정만 잘 지나가면 괜찮을 거라고 위로한다. 

부모님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자녀의 고통과 마음을 해석하고 처방한다. 저자 또한 부모님에게 자신의 증상을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건 "긍정적으로 생각해." 라는 흔한 충고 뿐이였다. 


"앞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 즐겁게 살아봐!"

우리는 우울증 환자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해. 조금만 힘을 !"

라고 쉽게 말할까

몸이 아픈 사람에게는 " 세포들이 건강한 세포를 공격하고 있잖아

가만히 내버려두면 !"

라고 말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지금이야 정신과 치료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정신과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상당히 부정적이였다. 극심한 정신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 격리되어 있고 음울하고 침울한 분위기의 정신병원을 떠올렸으며 정신과에 갈 때는 비밀리에 치료를 받곤 했다. 

저자의 부모님 또한 우울증을 치부처럼 여기며 그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할 뿐이였다. 

신체의 고통은 치료하려 하면서 왜 마음의 증상은 치료하라고 말하지 못할까? 

주위의 무관심과 사회의 일방적인 기준.. 이 모든 건 결국 증상을 가린 채 억지로 '웃는 가면'을 쓰며 살아가게 만든다. 


내면의 감정 기복이 아무리 심할지라도 

겉으로는 전혀 티가 나지 않을 있다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를 길가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하찮은 돌덩이처럼 

무의미하게 여기더라도 

우리가 가진 능력으로 충분히 부정적인 감정을 숨길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나타난 우울증의 증상 등을 차근차근 설명해간다. 

무기력증, 자살 충동, 기면증, 인지능력 감퇴 등 점점 저자의 일상 속에 치밀하게 공격해오는 우울증은 저자의 일상을 위협한다. 신체의 고통 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의 질병인 우울증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저자는 이론이 아닌 자신의 일상에 대입하며 그 위험성을 알린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된 우울증은 대학에 가서도 끊임없이 저자를 공격한다. 시시때때로 공격하며 인간관계를 좀먹고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게 방해한다. 

그 힘든 과정에서 자신의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심리학과로 편입을 결정한 저자의 노력은 매우 큰 용기이자 도전이였다. 


심리학을 배우며 저자는 우울증을 이해하고 치료해 가지만 저자는 이 우울증의 치료에 자신을 도와주는 부모님 외 지인들이 함께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비록 학창시절에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라는 단순한 충고로 저자의 마음을 무시했던 부모님이였지만 조금씩 딸의 증상을 바라보며 달라져가는 부모님과 자신이 온전히 마음을 열지 못했던 때에도 자신의 곁에서 친구가 되어 주었던 라오황과 티아오티아노의 우정은 저자가 긴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 주었다. 


부모님이 조금만 더 일찍 저자를 이해해 주었더라면, 라오황과 티아오티아노를 조금 더 빨리 만났더라면 저저가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아도 됐을텐데라는 마음이 드는 한편 사랑과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느끼게 된다. 


저자는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 같은 증상이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협적인 질병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치료했다 하더라도 수시로 재발할 수 있는 질병이자 이 우울증을 빠져나오기 까지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 힘든 여정 속에 "곧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지 이야기한다. 


괜찮아질 것이다라는 것 또한 하나의 가면을 쓰며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는 것이다. 

저자가 발견한 진리는 이 모습조차도 자신의 "소중한 나"임을 인정하고 그 위에서 설 수 있도록 살아가는 것이다. 주변의 시선에 주눅들며 가면을 쓰기보다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 저자는 그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함께 그 과정을 지켜보는 지인들에게 가벼운 말 한 마디보다 묵묵히 지켜봐주며 곁에서 응원해 줄 것을 이야기한다. 


『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를 읽으면서 떠오르는 책이 있었다. 

같은 우울증 환자로서 축복받지 못한 출생부터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너무 어린 나이에 어른 나이를 하며 살아가야 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죽지 않고 살아내줘서 고마워》이다. 

이 책 또한 본인의 우울증과 그 치료과정을 다루며 우울증은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질병임을 이야기한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고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 두 책의 저자들 모두 주변의 무관심 속에 치료가 계속 지연되었고 방치되어 왔다. 누군가가 그들에게 그 심각성을 알고 도와주었더라면 이런 아픔 속에 견디기 수월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우울증을 부정적으로 대하는 시선보다는 공감의 시선이 필요하다. 

앞의 두 책의 저자들 모두 그 무관심 속에 우울증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우울증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감기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것처럼 우울증 또한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 자신의 마음을 충실히 관찰하며 치료해 나가려는 의지와 주변의 응원만이 우리는 힘이 되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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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부자들 - 부자아빠 없는 당신이 진짜부자 되는 법
이명로(상승미소) 지음 / 스마트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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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이 말랐다고들 한다. "할아버지의 재력이 손주의 재력이다"라고 하며 금수저 또는 흙수저 등 계급의 격차가 심해지고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웃픈 신조어가 생겨난다.

부자부모가 아니면 부자가 되는 것을 꿈꾸기 어려운 사회. 그 현실 속에서 「부자 아빠 없는 당신이 진짜 부자 되는 법」 이라는 부제가 매우 흥미롭다.

재테크 전문가이자 푸르덴셜생명보험 Life planner로 근무하는 저자 이명로씨의 《월급쟁이 부자들》은 제목 그대로 월급쟁이등을 위한 책이다. 흙수저도 부자가 될 수 있는 법. 나는 이 책의 진정한 부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주로 2-30대를 겨냥한 재테크를 알려준다.

88만원 세대이자 학자금 대출과 주거비 등 여유자금이 없어 빈약한 월급으로 한 달 살기도 힘겨운 20대들에게 저자는 여유는 만들어가는 것이지 상황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월급이 많아서 생기는 여유가 아닌 한 푼 두 푼 절약하며 그 푼돈이 모여서 여유자금을 만들어간다고 말한다.

젊은이들이 저자에게 질문은 "뭘 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요?"라고 한다.

직장생활로는 부자가 될 수 없어 주식과 펀드 또는 다른 부업 등을 찾는 2-30대들에게 저자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재테크라고 충고한다.


부자 부모를 두지 않는 한 어려서부터 부자인 사람들은 없다. 저자가 만난 대다수의 부자들은 4-50대등 자기 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부자라고 말하며 미래를 위한 투자가 파트 타임을 하며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실에 충실하기. 자기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것. 바로 기본에 충실하기였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기대했던 상담자들에게 저자는 결국 현재에 충실하지 않으면 어떤 재테크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재테크 전문가들이 말하듯, 저자 또한 적게 쓰고 저축하기를 적극 권장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통장 관리 및 각 금융 상품등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전달해주며 어떻게 해야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의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지 여러가지 팁을 제공하여 준다.

가령 급한 목돈이 필요한 경우 어떤 상품을 해지하거나 어떤 저축을 끝까지 지켜야 하는지 또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분산투자의 예를 들어 이해를 돕는다.


"지피지기는 백전백승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우선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돈과 여러 금융상품 등에 먼저 충분한 지식이 갖추어져야 우리는 은행 및 다른 플래너들이 그들의 입맛에 맞는 가입권유에 휘말려들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은 부자가 되는 데 지름길은 없다고 말한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는 한 절대 부자가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적게 쓰고 저축하기, 분산투자 등을 말하는 재테크 책들은 많지만 기본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전문가는 《월급쟁이 부자들》의 저자 , 이명로 전문가 외에는 보지 못했다.

현재에 충실하기. 나는 이 책에서 경제가 아닌 내가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인생을 배운 느낌이다.

경제학 책이지만 쉽게 설명해주어 경제 문외한인 나도 이해할 수 있고 가독성도 좋지만 이 책의 아쉬움이 있다면 앞에서 언급했듯 주로 2-30대들에게 적용 가능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였다.

물론 책 후반에 20-60대 등 각 연령층에 맞게 팁을 제공하여 주지만 주로 젊은 층들을 겨냥한 부분이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직장생활을 갓 시작한 사회초년생 또는 기반이 없어 힘들어하는 2-30대가 읽으면 이 책이 많은 위안이 되어 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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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길의 왼쪽 - 황선미 산문집
황선미 지음 / 미디어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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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몰랐던 시절동화나 그림책은 단순히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래서 주로 소설,에세이 또는 인문서등만을 주로 읽던 내게 동화가 다 큰 성인인 나를 이렇게 엉엉 울리리라고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렇게 《마당을 나온 암탉》은 나를 엉엉 울게 만들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통해 자신과 다른 청둥오리를 품으며 그 오리의 엄마가 되어주는 암탉 잎싹의 모성애와 희생을 사람이 아닌 암탉으로 써낸 동화는 내게 큰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 모성애와 입양 등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황선미 작가님의 글의 원동력이 알고 싶었고 에세이 「익숙한 길의 왼쪽」는 내게 당연한 선택이었다.

 

옴망눈,엄마에게 혼나 피하지 못해 구부러진 새끼 손가락, 어렸을 때부터 장녀로서 짊어져야 했던 책임감 등..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다. 밝고 동심에 가득 찬 어린 시절이 아닌 엄마에게 혼나고, 자신의 아픈 손가락들을 바라본다.

애정까지 덧붙여 받아들인 '나의 옴망눈'은 옴팡눈이 아니었다.

짓궃은 별명일망정 야무지고 암팡지고 빈틈없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믿었다.

오십년 넘게 그렇게 믿었다.

오십년간 내 식대로 받아들이고 믿고 안으로 삭여 가능해진 균형이다.

 

어렸을 때부터 삼촌은 작가에게 "옴망눈"이라는 별명을 즐겨 불렀다. 그리고 저자는 옴망눈이 야무지고 암팡지고 빈틈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믿어왔다. 비록 그 뜻이 매서운 눈 독사를 연상시킴에도 오십 년간 자신이 믿은 대로 받아들여왔다.

저자의 책 곳곳에는 자신의 신체의 약점을 드러내는 부분이 많다. 구부러진 새끼 손가락, 못난이 손톱, 화상으로 생긴 발등의 자국 등. 여자인 저자에게는 볼 때마다 상처이고 극복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은 삼촌의 외모를 비하하는 듯한 별명에도 저자는 자신의 해석대로 별명을 믿어나간다.

암팡지고 야무지다라는 뜻이라고.. 과연 누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자기 해석이 어쩜 자기의 외모를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는데 필요한 방법이였을 것이다.

 

나 역시 고3까지 보름달이라 놀림을 받은 기억이 있다. 친구들은 보름달을 보며 왜 하늘에 떠 있냐며 지상으로 내려오라고 놀리곤 했다.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내게 다른 한 친구는 "보름달이 뭐가 어때서? 다들 좋아하는 달이고 싫어하는 사람이 없잖아?" 라고 말해주는 순간 나는 그 보름달 별명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 역시 자신의 약점 모든 것을 감추기보다 의미를 부여해주며 오십년간 지켜올 수 있었다.

 

나의 깊고도 아픈 인자.

우리는 엄마의 줄기 하나였다.

아버지의 한 조각이었다.

저자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이 그토록 닮기 싫어하던 엄마의 모습이 자신 안에 있음을 싫어한다.

"너는 점점 엄마 목소리를 내는 구나." , "장모님을 닮아가."라는 주변의 말에 애써 부인하고 싶지만 결국 저자는 자신 역시 피할 수 없는 부모님의 한 줄기임을 고백한다.

나 자신으로 살고자 하지만 우리가 완전히 부모님과 동떨어져 자신을 생각할 수 없음을 저자는 나이가 들어가며 인정하게 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 줄기를 인정하면서도 온전한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고독한 몸부림과 외로움을 저자는 아래와 같이 고백한다.

엄마,

왜 나를 떠나지 않아?

아직도 내게 요구할 게 있나?

 

그래요. 난 엄마를 털어내고자 부단히 애쓸 거야. 엄마처럼 살지 않아.

나는 끝내 나이고 싶어

나 역시 부모님에게서 닮고 싶지 않은 모습들이 내 모습에 비칠 때 진저리를 치곤 한다. 그 모습 속에 우리는 좌절감을 느끼고 어쩔 수 없는 건가라는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그 인정 위에 우리는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싸워나가야 한다는 걸 저자는 잘 알고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주는 두려움은 온몸의 감각을 꺠울 수밖에 없다.

낯선 길과 타인에 대한 경계심은 내가 어린애처럼 세상을 보고 작은 것도 기쁘게 관찰하도록 해 주었다.

늘 다니던 익숙한 길의 왼쪽에 이런 세상이 있었구나.

왜 나는 한가지 길밖에 몰랐을까.

익숙하고 편리한 게 전부가 아닌 줄 그때 이미 알았으면서 나의 오른쪽이 무너지고 있는 줄은 이렇게 몰랐다니.

이제부터는 왼쪽의 삶에 무엇이 있는지 봐야겠다.

저자는 목 디스크로 인해 오른쪽 어꺠 및 손 등의 통증을 호소한다. 고통을 줄여보고자 자신에게 익숙한 오른쪽 근육 대신 왼쪽 손과 왼쪽 근육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불편함과 어색함 속에 스톡홀름에 머물렀던 경험을 소환해낸다. 익숙한 길 대신 왼쪽 낯선 길로 선택하여 바라본 주위의 풍경. 그리고 그 풍경이 주던 감동을 저자는 깨닫는다. 그리고 이제 낯선 왼쪽 삶을 살펴보기로 다짐한다.

 

나에게는 이 글이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아닌 새로움도 있지만 내게는 저자가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보지 못하는 주변의 이웃들과 도움을 말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미혼모, 입양, 모성애등 소외된 자들을 향해 글을 써 온 저자에게 이 왼쪽은 바로 우리의 소외된 그 무엇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저자는 자신이 자신으로 설 수 있도록 글쓰기를 시작했고 이 에세이가 그 기록이라고 말한다.

내가 나일 수 있는 것. 나는 이 글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인정과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손가락,발, 매서운 독사같은 눈 등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부모님의 일부분임을 받아들이며 인정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자신에게 언제나 돌아올 곳이 있는 집사람 같은 남편, 그리고 저자의 인생 곳곳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나가는 많은 사람들.. 그 모든 것들이 모여 저자가 지금의 자신이 되어 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글은 읽는 내내 따뜻함과 함께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버텨내왔던 자기와의 싸움을 느낄 수 있었다.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스스로 외로움을 택하기도 하며 자신을 지켜나가는 작가의 글을 보면서 과연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무엇일까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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