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스페셜 에디션 홀로그램 은장 양장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수영 옮김, 변광배 해설 / 코너스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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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 왕자』가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읽으면서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 그림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20대에 읽으면서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 하며 읽었었다. 그런데 40대가 된 지금 이 책을 다시 읽으니, 『어린 왕자』 속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50대, 60대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어린 왕자』는 앞으로 내게 어떤 느낌과 감동을 줄지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한다.


<어린 왕자>를 탄생시킨 장본인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이다. 애칭은 '생텍스'이다. 행동주의 작가, 실존주의 작가로 규정되는 그는 1900년 프랑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리옹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4년에 정찰 비행을 하던 중에 독일군의 공격을 받아 비행기와 함께 실종되었다. p.134(해설)

[서평]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코너스톤


그동안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작가의 특이한 이름만 기억했지, 그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생텍쥐페리의 죽음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그중 정설로 굳어지고 있는 것은 그가 정찰 비행 중 독일군 조종사에 의해 격추되어 지중해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주인공도 비행을 하다 사막에 추락을 했고, 거기서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평생을 비행기와 동고동락한 생텍쥐페리는 비행을 하며 언젠간 추락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을까? 그런 상황이 된다면 어떨지에 대해 생각했을까? 아니면 광활한 하늘에서 비행기를 조종하며 고독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끊임없이 하며 외로움을 달랬을까?

작가가 실제로 비행기를 조종했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비행기 추락으로 실종되었다는 것을 이 책의 해설을 읽으며 알게 되니, 책에서 약간의 서글픔이 느껴졌다.


그런데 <어린 왕자>가 미국에서 먼저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불어로 쓰인 작품이니까 으레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의외로 미국에서 착상되고 또 먼저 출간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의 일이다. p.135(해설 중)

[서평]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코너스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프랑스가 독일에 의해 점령되자 생텍쥐페리는 미국으로 갔다고 한다. 미국에서 체류 중에 이 작품이 잉태되고 탄생했다고 한다.


생텍쥐페리는 <인간의 대지>, <전시 조종사> 등과 같은 작품에서 반복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은 관계 맺기라고 말이다. 관계 맺기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단 하나의 '진실한 사치'라고 말이다.

[서평]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코너스톤


코너스톤에서 나온 『어린 왕자 - 스페셜 에디션 홀로그램 양장본』은 책의 겉도 멋지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책 뒤에 있는 변광배 한국외대 교수의 해설 부분이었다. <어린 왕자>를 쓴 작가의 삶도 들여다볼 수 있었고, 또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이 다른 책들과는 차별이 되는 부분이다.


"꽃의 말을 듣지 말아야 했어." 언젠가 어린 왕자가 나에게 털어놓았다. "꽃의 말은 절대로 귀담아들으면 안 돼. 그냥 바라보고 향기만 맡아야 해. 내 꽃은 내 별을 향기롭게 해주었지만 나는 그것을 즐길 줄 몰랐어. 호랑이 발톱 이야기에 짜증을 낼 것이 아니라 가엾게 여겼어야 했어…." p.46

[서평]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코너스톤


"아니, 나는 친구를 찾고 있어. 그런데 "길들인다"라는 게 무슨 뜻이야?"

"그건 사람들이 너무 잊고 있는 것이기는 한데, '관계를 맺는다'라는 뜻이야." p.95

[서평]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코너스톤


"잘 가."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을 알려줄게. 아주 간단해. 오직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데 보이지 않아." p.101

"너의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장미꽃을 위해 네가 보낸 시간 때문이야." p.102

[서평]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코너스톤


어른이 되어, 그것도 중년이 되어 『어린 왕자』를 다시 읽으니, 위의 4문장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사막 여우와 어린 왕자가 나눈 대화 속에 관계 맺기에 대한 말이 예전에는 그렇게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 부분이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것 같다.


10년쯤 지나, 이 책을 다시 읽을 땐 또 어떤 부분이 내 마음에 다가오게 될까?


『어린 왕자』라는 책은 10년에 한 번씩, 아니면 생애 주기별로 한 번씩 읽어봐도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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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사노 아키라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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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제66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제61회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관객상', '제32회 밴쿠버 영화제 관객상'을 받으며, 영화로써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영화가 원작인 일본 소설이다.


영화감독이자 TV 다큐멘터리 연출가인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원작인 영화와 같은 이름의 소설을 '사노 아키라'와 함께 냈다.


아이가 태어난 직후에는

아버지가 되었다는 것이 도통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가족이 된다는 것은

과연 피로 맺어져야 하는지

아니면 함께한 시간만으로도 가능한 것인지

저 자신에게 묻고 고민하며 만들었습니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

[서평]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사노 아키라 지음


대기업 팀장으로 맡는 프로젝트마다 승승장구하는 중인 주인공 료타.

좋은 집에서 가정적이고 사랑스러운 아내 미도리, 자신을 쏙 빼닮은 아들 게이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게이타를 낳았던 산부인과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아이가 바뀌었다.'

'뭐라고? 어떻게 아이가 바뀔 수가 있단 말인가?'

료타는 믿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애지중지 키웠던 게이타가 내 핏줄이 아니라니….

료타는 혼란스러웠다.

'그럼, 진짜 내 자식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게이타가 태어난 날 병원에서 낳은 아이는 총 세명이었다. DNA 검사를 통해 '게이타'는 료타와 미도리의 아이가 아니라는 게 밝혀진다.


"그날은 날씨가 아주 좋았죠. 우리 둘이 오키나와의 여름 날씨 같다고 얘기했어요. 그래서 이름을 류큐의 류에 갤청을 써서 '류세이'라고 지었죠." p.77

[서평]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사노 아키라 지음


료타와 미도리의 진짜 아이는 전파상을 하고 있는 유다이의 아들 '류세이'였다. 게이타는 유다이의 진짜 아들이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두 가정은 병원 측과 함께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


"여하튼 이런 경우, 최종적으로는 부모님이 백 퍼센트 '교환'을 선택합니다."p.77

[서평]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사노 아키라 지음


두 가정의 만남에 함께 자리한 아키야마 사무부장은 이런 경우 최종적으로는 부모님이 아이들을 교환한다는 말을 한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더 덧붙인다.

아이들의 장례를 고려할 때, 결단은 빠를수록 좋다며, 가능하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교환을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한다.

아이들의 맞교환이라니…. 개나 고양이도 아니고…….

두 가정의 부모들은 첫 만남의 자리에서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고민이 시작된다. 료타는 앞으로 이 사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머리가 복잡해졌다.

부모들은 병원 측을 제외하고, 만나기로 했다.

다음 번 모임은 부모뿐만이 아니라 아이들 모두가 함께했다.

유다이는 세 아이의 아빠였고, 그중 류세이는 첫째 아들이었다. 키즈카페에서 만남을 가진 두 가정은 다음에 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몇 번의 만남 끝에 류세이와 게이타는 주말에 한 번씩 다른 집에 가서 자고 오는 미션을 시작했다.

료타는 류세이와 게이타를 보며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겨우 여섯 살이지만, 자기주장이 강한 류세이를 보고 자신과 닮은 점이 많다는 걸 느끼며, 게이타에 대한 감정은 느슨해져간다.

미도리는 그런 료타가 못마땅하게 느껴진다.

완벽하게 느껴졌던 료타의 가정이었지만,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 한 통화로 인해 균열이 생겼다. 균열의 틈은 점점 넓어졌고, 서로에게 상처만을 남겼다.

료타는 결국 자신의 핏줄을 택하게 된다.


"게이타, 미안해. 아빠가 네가 보고 싶어서 약속을 깨고 만나러 와버렸어."

그러나 게이타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땅만 바라보며 굳은 표정으로 계속 걸었다.

"아빠는 아빠도 아니야."

"그렇지. 하지만 육 년 동안은 ……. 육 년 동안은 아빠였어. 많이 부족하긴 했어도 아빠였잖니."

[서평]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사노 아키라 지음


자신의 핏줄을 선택하는 것에 단호했던 료타는 마지막에 심정의 변화를 일으킨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단숨에 읽히는 몰입도가 높은 소설이다. 료타의 감정 선의 출렁임을 따라가다 보니 소설은 어느새 끝이 났다.


아이에 대한 사랑을 그린 소설과 영화는 엄마의 관점에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아이를 열 달이나 뱃속에 품고 있었기 때문에 아빠보다는 엄마가 아이와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아이를 낳아본 엄마의 입장에서도 '내가 엄마가 됐다.'는 것을 실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엄마의 입장에서 아버지가 된다는 느낌을 상상해 보긴 쉽지 않다.


이 책을 통해 아버지도 누군가의 아버지이기 이전에 한 사람일 뿐이라는걸,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함께 커가는, 개인에서 아버지가 되어 가는 성장과정을 온전히 엿볼 수 있어 좋았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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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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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은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한국생태학회장,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을 지냈고,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와 생명다양성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1999년 『개미제국의 발견』을 시작으로 저서, 역서, 공저, 편저 등 100권이 넘는 책을 썼다. 강연 요청도 빗발쳐 엄선하여 해마다 100회 이상의 강연을 한다고 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최재천의 곤충사회』는 강연 녹취록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다.

2020년 '최재천의 아마존'이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이 책을 읽으며, 강연 동영상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진다.

1부 :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2부 : 이것이 호모심비우스의 정신입니다.

3부 : 자연은 순수를 혐오합니다.

저 같은 생물학자에게 자연계의 가장 위대한 성공 사례가 뭐냐고 물으면

열 명 중에 아홉 명이 이렇게 말합니다.

꽃을 피우는 식물과 그들이 방문해서 꽃가루를 옮겨주고

그 대가로 꿀을 얻는 곤충의 관계. p.117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자연계에서 가장 무거운 존재는?

자연계에서 가장 무거운 존재는 동물이 아니라 식물이라고 한다.

모든 동물의 무게를 다 합쳐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물의 무게에 비하면 조족지혈일 만큼, 지구는 식물이 완벽하게 장악한 행성이라고 한다.

무게로 가장 성공한 집단이 식물이면, 숫자로 가장 성공한 집단은?

숫자로 가장 성공한 집단은 곤충이다.

지구상에서 어마어마하게 성공한 두 집단이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 두 집단은 서로를 죽여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손을 잡아서 더 번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벚나무는 개미에게 꿀을 제공해서 다른 해충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아즈텍개미에게 방을 선물하기 위해 트럼핏나무는 속을 비우며 진화했다. 그래서 트럼핏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 더 번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걸 이른바 '공진화'라고 합니다.

두 종이 서로 조율하면서 함께 진화한다는 겁니다. p.143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개미와 식물이 서로 조율하면서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그럼 인간은?

우리는 식물과 곤충의 관계를 연구하면서도 손잡고 가는 것에 인색할 수밖에 없게끔 살고 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가?"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굉장히 열심히 생각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영어로 'coopetition'이라고 하는데요.

경쟁 competition 이란 단어와 협력 cooperation 이란

단어의 합성어입니다.

경쟁하는 듯 협력하는 듯, 이런 뜻이죠. p.118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우리는 매 순간을 경쟁하면서 살지는 않는다.

우리의 삶에서 지향해야 할 것은 경쟁과 협력의 조화이다.

현명하십니까? 현명하세요?

저는 동의 못하겠습니다. p.124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우리는 스스로를 '호모사피엔스(현명한 인간)'이라 부르고 있다.

자연계에서 우리보다 탁월한 두뇌를 가진 동물은 아직 발견된 바 없다. 우리는 DNA의 존재를 발견한 유일한 동물, 똑똑한 동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최재천 교수는 인간을 제 꾀에 넘어가는 아주 어리석은 동물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진짜 현명했으면,

이렇게 미세먼지 만들어 놓고

숨도 제대로 못 쉬며 살겠습니까?

모든 물을 다 더럽혀놓고 개울에서 물도

제대로 떠먹지 못하면서 현명하시다고요?

저는 동의 못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연계의 다른 생물과 공생하겠다는 뜻에서

'호모 심비우스'로 거듭나야 한다고 열심히 떠들어대고 삽니다. P.125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내가 느끼기에 이 책의 핵심은 '호모 심비우스'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에서 우린 정말 많은 힌트를 얻습니다.

자연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잘 들여다보고

우리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이것 역시 호모 심비우스의 정신입니다.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생물학자들은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에 지구의 생물 다양성 절반 정도가 사라질 거라고 예상한다.

지구의 동식물 절반이 사라질 대 우리 인간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인간이 아니었다면 환경은 파괴 없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면,

'그렇습니다'입니다. p.258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최재천 교수는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가 전 지구적으로 진화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현명하다는 관점으로 보고 있다.

심각한 문제임에는 틀림없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이 지금 인류에게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를 먼저 보여주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이게 위험한 발언이겠지만,

어쩌면 우리 대한민국 여성들이 역시

미래를 앞서가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 p.264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우리나라 출생률이 0.6명대로 내려왔다고 며칠 전 뉴스에 나왔다. 두 사람이 만나 0.6~0.7명을 낳는다면 인구 소멸의 과정인 것이다. OECD에서 계산한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300여 년 후면 한 명도 남지 않는다고 한다.

국민이 사라지면, 국가는 당연히 존재할 수 없기에 요즘 정부에서는 출산장려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국민, 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생각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충분히 대한민국이 미래를 앞서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재천의 곤충사회』는 작가가 어떻게 사회생물학자가 되었는지, 그동안 자신의 경험과 관찰을 통해 무엇을 느꼈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호모 사피엔스인 인간도 지구에서 본다면 단 한 종의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관점으로 쓴 이야기를 읽으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말이 생각났다.

나는 그동안 여기에서 말하는 '상대방'을 인간에 한정 지어 생각했었구나!

『최재천의 곤충사회』는 인간 중심주의였던 내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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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행복 수업 -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임유란 엮음 / B_공장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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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는 자신이 칸트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칸트의 사상을 올바르게 계승했다고 확신했던 독일의 철학자이다.


쇼펜하우어는 30대 초반에 동양학자 프리드리히 마이어를 통해 힌두교와 불교를 알게 된다. 그는 이 종교들의 핵심 교리 속에 자신과 칸트가 도달한 결론과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깨달음을 쇼펜하우어는 글로 남겼고, 서양에 동양철학의 세련된 점을 알리게 된다.


그는 동양철학과 서양철학 간의 유사성을 말한 철학자이자 자신은 무신론자임을 표명한 독창적인 철학자이다.


그의 사상은 19세기 말에 유행해 많은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끼쳤고, 문학계의 수많은 작가와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러시아의 소설가 톨스토이, 안톤 체호프, 도스토옙스키, 프랑스의 작가 에밀 졸라, 모파상, 독일의 작가 토마스 만, 헤르만 헤세, 프란츠 카프카, 아르헨티나의 보르헤스 등도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톨스토이는 집에 쇼펜하우어의 초상화 하나만을 걸어두었을 정도로 그의 사상에 심취했다.


나는 쇼펜하우어가 세계의 모든 인간 중 가장 천재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하네. 쇼펜하우어가 우리 모두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세상에 바보들이 많기 때문일 거야. p.8

- 톨스토이가 러시아어로 쇼펜하우어의 책을 번역한 친구 페트 센신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


쇼펜하우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던 사람일까?

그의 매력은 무엇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쇼펜하우어의 행복 수업』의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행복의 문, 행복의 열쇠 : 행복은 다른 사람과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거래하는 것이다. p.13

[서평] 쇼펜하우어 행복 수업 -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p.23

세르반테스의 경우를 보면, 참혹한 감옥에서도 불후의 명작 『돈키호테』를 쓸 수 있었다. 그는 갇히고 폐쇄되었다는 외적 환경보다는 의식을 자유롭게 풀어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 있는 정신력이 강했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었다. p.24

[서평] 쇼펜하우어 행복 수업 -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


행복과 불행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한다. 내 몸이 감옥에 갇힌다는 것은 외적으로 볼 땐 굉장히 불행한 환경이다. 그런 환경이었지만 상상의 나래를 펼쳐 『돈키호테』와 같은 대작을 쓰는 동안 세르반테스는 행복했을 거라는 쇼펜하우어의 견해에 나는 100% 공감할 수 있었다.


'행복은,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의 것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행복은 남과 비교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상대로 할 때 극대화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


갑자기 TV프로그램 <먹찌빠>가 생각이 났다.

나는 고등학교 때 덩치가 좀 큰 편이었다. 그때는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나만 보는 것 같고, 내 뒤에서 내 덩치에 대해 쑥덕거리는 것 같아 자신감이 바닥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땐 먹는 것이 좋고, 행복해서가 아니라 입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먹었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먹방 프로그램이 잘 되기 시작했고, <맛있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이 '히트'를 쳤다. 방송에 나온 식당은 그곳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맛있는 녀석들의 초창기 멤버는 덩치가 있는 개그맨과 개그우먼이었는데, 그들의 식사는 음식을 정말 행복하게 먹는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처음에 그 프로그램을 봤을 때는 "저렇게 많이 먹는다고? 그렇게 먹고도 괜찮을까?"라고 했던 생각이 프로그램이 계속될수록 "정말 맛있게 먹는다. 진심으로 행복해 보이네. 나도 행복하게 먹고 싶다"라고 바뀌었다.


그들은 내 고등학교 때와는 달랐던 것이다. 먹는 것에 진심이었고, 먹는 것에서 행복을 찾았던 것이었다. 나는 더 이상 그들을 외모로만 판단하지 않게 됐다. 행복하게 먹으면 '0 kcal'라는 말에 동의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먹방을 뛰어넘는 프로그램이 나왔다.

<먹찌빠>, 이 프로그램은 덩치 열 명이 나와 팀을 나눠 겨루는 '덩치 서바이벌'이다. 그 프로그램에 나온 사람들을 봤을 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의 뚱뚱한 몸을 부끄러워하거나 눈치를 보는 사람은 없었다. 먹을 때 정말 행복해 보였고, 자기 몸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그들은 내 고등학교 때와는 정말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시대적 흐름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그 프로그램을 보며 '행복'과 '불행'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고,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심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던 것 같다.


2장. 사랑의 힘 : 사랑은 혹독하게 추운 겨울에도 장미를 피운다. 우리 인생에 있어 소중한 것 중 유일한 것이 사랑이다. p.53

[서평] 쇼펜하우어 행복 수업 -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


인간의 본능

이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본질은 짝을 이루려는 의지적 행위이다. 그것이 바로 모든 생명체의 핵심이며 그것에 모든 실존의 목적이 있다. p.76

[서평] 쇼펜하우어 행복 수업 -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


3장.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비결 : 어리석은 사람은 멀리서 지혜를 찾지만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발밑에서 지혜를 찾는다. 지혜란, 추구해야 할 것과 피해야 할 것에 대한 지식이다. p.89

[서평] 쇼펜하우어 행복 수업 -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


가끔은 고독하라

고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진정한 나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p.107

[서평] 쇼펜하우어 행복 수업 -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


혼자 지내다 보면 육체적인 저항력이 낮아지고, 지병이 쉽게 찾아온다. 또한 지나친 고독은 정신을 예민하게 만들다고 한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가끔 고독해질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고독은 나와 세상의 존재를 빛나게 만든다고 이야기하며, 정신적인 고독과 육체적인 고독을 동반할 수 있는 일만큼 세상에서 행복한 일도 없다고 말한다.


4장.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 : 나 혼자만의 운명을 살아가고 있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이다. p.13

[서평] 쇼펜하우어 행복 수업 -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


건설 현장의 인부들은 건물이 어떤 의도로 설계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 건물의 설계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만약 당신이 소중한 인생의 하루나 매 순간들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것은 인생 전체의 설계를 생각하지 않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당신은 당신 인생의 주인이지 고용된 인부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라. p.147

[서평] 쇼펜하우어 행복 수업 -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건설 현장의 인부들은 건물이 어떤 의도로 설계되었는지 알지 못하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라는 구절이었다.


건설 현장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닌듯하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과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과의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 확연히 드러난다는 것을 세상을 살며 느껴왔다.


인생의 설계도를 작성하기 위해선 가장 우선돼야 하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해 아는 일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나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는 근본적인 것이 무엇인지 아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쇼펜하우어는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퍼스널 브랜딩'과 닿아있다.

'쇼펜하우어'는 문학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다. 그의 책은 꾸준히 읽혀왔지만, 요즘 다시 재조명 받고 있다.


왜?


에세이가 유행을 타고, 나 자신을 알고 알리는 것에 현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알고 싶은 마음들이 커졌기 때문 아닐까?


SNS에 보이는 꾸며진 행복 읽기에 지친 사람들이 진정한 행복에 대해 알고 싶어 '쇼펜하우어'의 사상에 관심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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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법정 - 미래에서 온 50가지 질문
곽재식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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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박사로 통하는 곽재식 박사를 생각하면 친근하고 푸근한 웃음을 짓는 얼굴이 연상된다. 현재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EBS의 인물 사담회와 SBS의 김영철의 파워 FM 등 대중매체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세기 후반 SF의 소재로 자주 다뤄지던 장면 중 몇몇이 실제 일상에 널리 퍼지는 시대가 시작되면서 SF와 사회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작가 곽재식은 SF와 사회의 관계를 좀 더 깊이 파헤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SF에서 따져볼 만한 윤리 문제, 사회 문제만 모아서 글을 써보자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나온 책이 바로 '미래에서 온 50가지 질문' 『미래 법정』이다.


책에는 50가지 질문이 있지만,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작가는 문제에 대한 답이 아니라 문제에 관한 여러 가지 관점을 소개한다. 각 문제의 소개가 끝나면 그 문제가 현실 속에서 어떤 식으로 다뤄지고 있는지, 어떤 전망이 나와 있는지 정리하는 내용으로 마무리를 한다.


흥미로운 질문이 정말 많다.

'로봇세', '사람에게 일은 꼭 필요한가?' '컴퓨터에 뇌를 업로드하면 그 컴퓨터를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등….


그중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48장에서 언급된 '외계인과의 접촉은 어느 부처 관할일까?'였다.


"외계인과의 접촉은 어느 부처 관할일까?"

과거에 없던 문제에 대응하는 프로세스 정립의 문제. #공공기관 #책임회피 #관할문제 #신기술규제

[서평] 미래에서 온 50가지 질문 『미래 법정』 - 곽재식


스피카 5 행성에서 우주 화물선이 파괴된 흔적을 정찰하던 이미영은 정찰 중 이상한 생명체를 발견했다. 이미영이 다가가자 외계 생명체는 도망치기 시작했고, 외계 생명체가 도착한 곳은 대한민국 서울의 광화문 사거리 한가운데였다.

광화문 사거리에 나타난 외계 생명체를 보고 시민들이 모여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대부분은 사진을 찍고 있다. 하지만 외계 생명체 주변에는 전문가 또는 정부 관계자나 책임자와 같은 사람은 보이질 않았다.


이미영은 112에 신고전화를 했다.

"지금 광화문 사거리 한복판에 외계인이 나타났어요."

하지만 경찰의 대답은

"선생님, 여기는 경찰입니다. 경찰은 법을 어긴 내국인이나 외국인을 통제하는 곳입니다. 외계인은 경찰 소관이 아닙니다."

이미영은 경찰에게 그럼 외계인은 어디 관할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저희가 다른 관청 관할이라고 함부로 말하면 시민의 요청을 다른 쪽에 떠넘겼다고 해서 나중에 감사 나와서 지적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담당 부서를 스스로 찾으셔서 연락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미영은 119에 전화를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같았다. 소방서에서 관리하는 대상에 외계인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소방서는 행정안전부 소속이고, 외래종 관리 업무는 환경부에서 관리한다는 말을 하고 전화는 끊겼다.


이미영이 환경부에 전화를 걸자 환경부에서는 다짜고짜 화를 내며 자기 부서의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럼, 도대체 외계 생명체의 출현은 어디에서 관할하는 것일까?


이미영은 군부대 중 수도방위 사령부에 있는 민원 응대 부서에 전화를 했다.

돌아오는 답은 "저희 부대 민원실은 외계인과 싸우는 부서가 아닙니다."였다.


"그럼 어디에 전화를 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모든 부처가 같았다.

"저희가 다른 관청 관할이라고 함부로 지정해서 말하면, 민원을 떠넘겼다고 나중에 감사에 걸리기 때문에 어디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 어떤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을까?


화제가 되는 외계 생명체를 찾아온 것은 얼굴이 알려지길 바라는 정치인들이었다. 얼굴을 알릴 목적이 있는 정치인들은 비서를 끌고 현장을 시찰한다는 명목으로 무작정 광화문을 향했고, 뒤 배경에 커다란 외계 생명체를 두고 밝은 얼굴로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관공서 기관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책임 떠넘기기는 현재도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재작년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 사건, 그전에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그 어떤 부서에서도 책임을 지고 행동하려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내 책임이 아닌 어렵고 까다로운 일을 잘 처리했다고 해서 관공서 직원에게 엄청난 포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일을 잘못해서 문제가 생기면 처벌을 받는다. 혹여 그 사선이 언론에서 자주 다뤄지면 여론이 형성되며 처벌의 수위도 높아진다.


그럼 누가 나서서 책임을 지고 일을 하려고 하겠는가?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빠르게 바뀌어갈수록, 이렇게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문제와 새로운 사건은 계속 나타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관공서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을 어떻게 보완해야만 서로 책임을 계속 떠넘기는 문제를 피할 수 있을까? 책임을 떠넘기면 더 무서운 벌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으면 해결될 문제일까? P.447

[서평] 미래에서 온 50가지 질문 『미래 법정』 - 곽재식


『미래 법정』에서는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들을 놓고, 독자의 생각을 묻는다.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최선의 길로 가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우리의 고민에 깊이를 더하는 책인듯하다.


'미래에서 온 50가지 질문' 『미래 법정』은 독서토론 모임이나 토론 수업을 할 때 함께 이야기해 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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