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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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은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한국생태학회장,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을 지냈고,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와 생명다양성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1999년 『개미제국의 발견』을 시작으로 저서, 역서, 공저, 편저 등 100권이 넘는 책을 썼다. 강연 요청도 빗발쳐 엄선하여 해마다 100회 이상의 강연을 한다고 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최재천의 곤충사회』는 강연 녹취록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다.

2020년 '최재천의 아마존'이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이 책을 읽으며, 강연 동영상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진다.

1부 :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2부 : 이것이 호모심비우스의 정신입니다.

3부 : 자연은 순수를 혐오합니다.

저 같은 생물학자에게 자연계의 가장 위대한 성공 사례가 뭐냐고 물으면

열 명 중에 아홉 명이 이렇게 말합니다.

꽃을 피우는 식물과 그들이 방문해서 꽃가루를 옮겨주고

그 대가로 꿀을 얻는 곤충의 관계. p.117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자연계에서 가장 무거운 존재는?

자연계에서 가장 무거운 존재는 동물이 아니라 식물이라고 한다.

모든 동물의 무게를 다 합쳐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물의 무게에 비하면 조족지혈일 만큼, 지구는 식물이 완벽하게 장악한 행성이라고 한다.

무게로 가장 성공한 집단이 식물이면, 숫자로 가장 성공한 집단은?

숫자로 가장 성공한 집단은 곤충이다.

지구상에서 어마어마하게 성공한 두 집단이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 두 집단은 서로를 죽여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손을 잡아서 더 번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벚나무는 개미에게 꿀을 제공해서 다른 해충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아즈텍개미에게 방을 선물하기 위해 트럼핏나무는 속을 비우며 진화했다. 그래서 트럼핏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 더 번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걸 이른바 '공진화'라고 합니다.

두 종이 서로 조율하면서 함께 진화한다는 겁니다. p.143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개미와 식물이 서로 조율하면서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그럼 인간은?

우리는 식물과 곤충의 관계를 연구하면서도 손잡고 가는 것에 인색할 수밖에 없게끔 살고 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가?"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굉장히 열심히 생각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영어로 'coopetition'이라고 하는데요.

경쟁 competition 이란 단어와 협력 cooperation 이란

단어의 합성어입니다.

경쟁하는 듯 협력하는 듯, 이런 뜻이죠. p.118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우리는 매 순간을 경쟁하면서 살지는 않는다.

우리의 삶에서 지향해야 할 것은 경쟁과 협력의 조화이다.

현명하십니까? 현명하세요?

저는 동의 못하겠습니다. p.124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우리는 스스로를 '호모사피엔스(현명한 인간)'이라 부르고 있다.

자연계에서 우리보다 탁월한 두뇌를 가진 동물은 아직 발견된 바 없다. 우리는 DNA의 존재를 발견한 유일한 동물, 똑똑한 동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최재천 교수는 인간을 제 꾀에 넘어가는 아주 어리석은 동물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진짜 현명했으면,

이렇게 미세먼지 만들어 놓고

숨도 제대로 못 쉬며 살겠습니까?

모든 물을 다 더럽혀놓고 개울에서 물도

제대로 떠먹지 못하면서 현명하시다고요?

저는 동의 못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연계의 다른 생물과 공생하겠다는 뜻에서

'호모 심비우스'로 거듭나야 한다고 열심히 떠들어대고 삽니다. P.125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내가 느끼기에 이 책의 핵심은 '호모 심비우스'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에서 우린 정말 많은 힌트를 얻습니다.

자연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잘 들여다보고

우리도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이것 역시 호모 심비우스의 정신입니다.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생물학자들은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에 지구의 생물 다양성 절반 정도가 사라질 거라고 예상한다.

지구의 동식물 절반이 사라질 대 우리 인간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인간이 아니었다면 환경은 파괴 없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면,

'그렇습니다'입니다. p.258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최재천 교수는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가 전 지구적으로 진화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현명하다는 관점으로 보고 있다.

심각한 문제임에는 틀림없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이 지금 인류에게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를 먼저 보여주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이게 위험한 발언이겠지만,

어쩌면 우리 대한민국 여성들이 역시

미래를 앞서가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 p.264

[서평]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열림원

- 호모 사피엔스의 기이한 행동에 관한 보고서

우리나라 출생률이 0.6명대로 내려왔다고 며칠 전 뉴스에 나왔다. 두 사람이 만나 0.6~0.7명을 낳는다면 인구 소멸의 과정인 것이다. OECD에서 계산한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300여 년 후면 한 명도 남지 않는다고 한다.

국민이 사라지면, 국가는 당연히 존재할 수 없기에 요즘 정부에서는 출산장려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국민, 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생각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충분히 대한민국이 미래를 앞서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재천의 곤충사회』는 작가가 어떻게 사회생물학자가 되었는지, 그동안 자신의 경험과 관찰을 통해 무엇을 느꼈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호모 사피엔스인 인간도 지구에서 본다면 단 한 종의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관점으로 쓴 이야기를 읽으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말이 생각났다.

나는 그동안 여기에서 말하는 '상대방'을 인간에 한정 지어 생각했었구나!

『최재천의 곤충사회』는 인간 중심주의였던 내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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