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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 월드
플레이어 지음 / PAGE NOT FOUND / 2025년 11월
평점 :
『 NPC 월드』의 표지는 게임 안내서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별로 눈이 가지 않았는데, 표지의 문구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우리는 언제부터 생각하지
않는 존재가 되었을까?
당신은 스스로 움직이는 플레이어인가,
아니면 정해진 역할만 따르는 NPC 인가?
[서평] 『 NPC 월드』 플레이어 지음, PAGE NOT FOUND
NPC는 Non-Player Character의 줄임말이다. 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하지 않는 캐릭터로 원래 게임에서 유래되었고, 플레이어가 아닌 게임 시스템이 통제하는 인물을 뜻한다.
어느 순간 대한민국 사람들은 같은 말, 같은 댓글, 같은 선택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작가는 그 이유를 사람들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시스템이 설계해버렸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생각하지 않는 인간'으로 살아가게 만든 현대 사회의 시스템을 알리는 책이다. 시스템 속에서 자동 재생되는 알고리즘에 갇혀 우리는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책은 총 4부로 되어 있다.
1부 : 우리가 NPC가 되어가는 과정
2부 : NPC, 방관과 순응의 역사
3부 : NPC 탈출하기
4부 : 망한 게임도 1채널은 핫하다
주목 경제와 알고리즘, 자동화된 보상 체계에 익숙해진 사회에서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누가, 어디서 오래 붙잡느냐가 돈이 되는 주목 경제는 우리의 생각을 얇게 만들었다. 숏폼과 같은 짧은 영상은 맥락을 절단한다. 앞뒤를 보지 못하니 생각의 두께는 점점 얇아졌다.
"심심함 → 짧은 자극 → 느낌 → 얇은 기억
→ 더 많은 자극" 이 루프가 빨라질수록,
우리는 스스로의 판단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신뢰하지 못하니 더 많은 타인의 신호를 찾는다.
p.19
[서평] 『 NPC 월드』 플레이어 지음, PAGE NOT FOUND
2부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역사적 사건을 통해 방관과 순응의 비극을 이야기한다.
3,4부에서는 감정의 자동화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감정을 주관적으로 설계하고 의식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원래 불편함 속에서
의미를 찾는 존재다. p.189
[서평] 『 NPC 월드』 플레이어 지음, PAGE NOT FOUND
감정의 자동화를 끊고, 도파민 다이어트를 하며, 기억의 원본을 되찾기 시작하면 NPC에서 탈출할 수 있다.
감정의 자동화를 끊는 것, 기억의 원본을 되찾는다는 것은 감정과 기억을 타인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다루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자기 삶의 주도권을 갖고 플레이어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생각 대신 반응하고, 이해 대신 공유하며, 판단 대신 감정을 받아들이지 말자>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지금의 나는 선택하고 있는가?
아니면 단지 선택된 결과를 수행하고 있는가?
이 구분이 가능해질 때 비로소 생각은 시스템의 일부가 아니라 시스템을 바라보는 눈으로 올라선다고 한다.
작가는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한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이에 대한 답도 명확하게 내놓았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여
결정하고 살아가라.
이제는 NPC가 아닌,
플레이어로 살아갈 시간이다.
표지만 봤을 때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생각이 많아졌다.
그동안 바쁜 현실을 이유로 적당히 순응하고, 방관, 타협하며 살아왔는데 그런 생활이 이어지다 보면 추후에 내릴 결정을 더 비싸게 만든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내 삶에서 무언가가 빠져있다고 느끼거나, 삶의 방향성을 다시 설정하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은 책인듯하다.
세계가 자동으로 굴러갈수록,
인간은 더 수동으로 살아야 한다.
수동이란 '멈춤'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당신이 자동의 흐름 속에서도
방향을 받잡는 그 한순간,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된다. p.232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