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메이트북스 클래식 23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정영훈 엮음, 최기원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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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를 대표하는 위대한 고전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자유론』은 존 스튜어트 밀의 대표작으로 아내 '해리엇 테일러'와 함께 저술했다고 한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우리는 자유롭다."


밀이 주장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각자는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명제 속에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이 담겨 있다.


고전 철학서는 사실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이다. 내용 이해가 쉽지 않을뿐더러 읽고 있지만, 이게 무슨 내용이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런 독자의 고충을 이해했는지 요즘은 고전을 현대어로 읽기 쉽게 가독성도 좋게 편집해서 나온 책이 눈에 띈다.


이 책도 제작할 때부터 그런 점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원문의 추상적인 명제였던 장 제목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현대적으로 수정했고, 중간제목을 달아 독자가 철학적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길지 않은 문장과 단락, 표현과 어휘가 이해를 돕는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들어왔던 점은 "지금, 이 장은 나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라는 부분이었다.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검증과 반론을 견디고 나서야 진리는 살아남는다' 부분이었다.


지적 존재로서든 도덕적 존재로서든, 인간을 존엄한 존재로 인정하게 만드는 가장 본질적인 자질은 인간이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존재인 동시에 그 실수를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 있다.

인간은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인식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존재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오직 경험과 토론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단, 그 가능성은 경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경험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분석하고 해석해 주는 '토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p.57, 58

[서평]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정영훈 엮음, 최기원 옮김, 메이트 북스


인간이 실수를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류 사회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았다며, 그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충분한 '토론'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토론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내 명제에 대한 반박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우리는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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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 - 인간보다 정교한 동물들의 소통에 관한 탐구
리 앨런 듀가킨 지음, 유윤한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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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리 앨런 듀가킨은 루이빌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동물 행동학자, 진화 생물학자, 과학사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동물들의 사회적 네트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1980년대 후반 대학원생일 때부터였다. 초기에는 동물의 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2000년대 초반 동물의 사회성을 보여 주는 사례가 발표되기 시작하자 회의론이 줄어들며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내가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읽고 싶었던 이유는

컴퓨터 스마트폰이 생기기 전의 우리는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을까? 조선시대, 그 이전의 우리는 어땠을까?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동물들의 사회적 네트워크와 비슷하지 않았을까였다.


책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네트워크로 연결된 동물, 끈끈한 유대 관계, 먹이 네트워크, 번식 네트워크, 권력 네트워크, 안전 네트워크, 이동 네트워크, 의사소통 네트워크, 문화 네트워크, 건강 네트워크 총 10개의 장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박새들의 문화 혁신'이었다. 고래, 원숭이, 침팬지 등은 지능이 꽤 높게 알려져 있어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하지만 집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박새 이야기는 달랐다. 어떤 박새가 우연히 이웃의 우유병에서 뚜껑을 뜯고 우유를 마실 방법을 발견했고, 그것을 본 다른 몇몇 새들이 박새의 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박새가 우유 뚜껑을 뜯고 우유를 마시고 있었다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애플린 박사는 위덤 숲에 사는 박새들을 상대로 '퍼즐 상자' 실험을 실시했고, 그 결과 박새들은 '튜터(문제 해결 방법을 훈련받고 풀려난 새)'의 방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화적으로 전파된 먹이 찾기 방법은 지속력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책은 동물들의 상호 관계를 통해 우리와 나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인간은 다양한 채널로 연결된 '초연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원한다면 언제든 연락이 가능하다. 이런 것이 가능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발달하며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가 맺는 관계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사회적 연결선상에서 과연 내 자리는 어디일까? 나는 누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누구를 배제하고 있을까였다.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는 인간처럼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지 않고도 '초연결' 사회가 가능한 동물 세계를 보여준다. 학자가 썼지만 다양한 동물 이야기가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환경 교육을 하는 사람이 읽는다면, 생물 다양성에 관한 환경 수업을 할 때 활용하기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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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6
클레르 갈루아 지음, 오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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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자』는 프랑스 작가 클레르 갈루아의 작품으로 천희란 소설가가 추천의 글을 썼다.


아이러니로 가득한 인생의 기억과 헐벗은 듯 진실한 내면을 서술하는 그녀의 언어는 사회적 규범에 들어맞을 수 없는 존재에게 주어지는 절망적인 특권이기 때문이다.

[서평] 『육체노동자』 - 클레르 갈루아, 천희란 소설가 추천의 글 중


프랑스 소설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잘 읽게 되지 않는다.


『육체노동자』는 천희란 소설가가 추천의 글을 썼다고 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도착했고, 읽기 시작했지만 역시 이해가 쉽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지만, 이게 무슨 내용이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여러 번 읽으며 소설을 음미했다. 몇 번을 읽으며 주인공인 크리스틴과 빅토르, 세베로, 라이오넬, 아쉴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여전히 쉽지 않았다.


어쩌면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할 수 없으면서 포기하지 못하는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육체노동자』는 주인공 크리스틴의 하루를 그린 소설이다.


빅토르가 명령하듯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드라마 연출은 사절이야. 눈물도 안 되고,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도 안 돼. 크리스틴만 나하고 동행하는 거야. 너희 둘하고, 우리 부모님, 호기심 때문에 돌아가지 않고 남아 있는 하객들은 기차를 타고 따라오도록 해. p.90

[서평] 『육체노동자』 - 클레르 갈루아


빅토르는 동성연애자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 세베로와 라이오넬이라는 동성애자가 빅토르의 옆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크리스틴은 빅토르를 사랑하는 여인이다. 빅토르와의 관계가 싫증 날 때마다 크리스틴은 애인을 만든다. 빅토르의 장례식에 갈 때까지 크리스틴은 총 27명의 애인을 사귀었다. 빅토르는 크리스틴에게 아쉴과 결혼하라고 이야기한다. 아쉴은 크리스틴이 빅토르를 만나러 간다고 하면 편안하게 갈 수 있도록 교통편까지 제공한다. 크리스틴은 빅토르 옆을 지키는 라이오넬에게도 관심이 있다.


도대체 이게 무슨 관계란 말인가?


『육체노동자』는 빅토르의 장례식에 참석한 크리스틴, 세베로, 라이오넬 외에도 빅토르의 죽음을 알렸던 의사까지 이해하기 힘든 관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언가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들이 감당하고 있는 무게가 느껴지는 소설이다.


책에서 크리스틴의 할머니는 이야기한다.

"인생이란 일종의 대형 백화점과 같다. 일단 그 안에 들어서면 물건을 구입하고 값을 지불해야만 하는 것이다."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독자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 아닐까?


『육체노동자』는 내가 쉽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곱씹고 곱씹을수록 나는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서평을 쓰는 데 몇 주가 걸린 소설은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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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투자 노트 - 투자의 신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와 투자의 기술!
서희경 옮김, 하마모토 아키라 감수 / 소보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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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독파하고 확실히 각인하는 비주얼 노트!'는 어렵게 느껴지는 철학적인 내용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시리즈물이다. 투자의 신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와 투자의 기술! 『워런 버핏 투자 노트』 책이 얼마 전에 출간됐다.


이 책의 감수자는 니혼대학교 상학부 교수다.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장기 투자를 하는 워런 버핏의 투자법에 공감한 그는 버핏의 동향을 계속 분석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워런 버핏의 투자법을 배우고 삶의 방식까지 바뀐 이야기』, 『가상통화법의 구조와 실무』가 있고, 감수서로는 『만화로 배우는 버핏의 투자법』이 있다.


이 책에는 워런 버핏의 이야기가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다. 버핏의 투자 방법이 그림과 함께 있어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다. 하마모토 아키라는 버핏의 가르침은 투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비즈니스와 인생에도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투자 기법으로 성공한 거대 자산가 워런 버핏 그는 어떤 인물일까?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

2장. 장기적 관점이 성공의 열쇠다

3장. 사람이 자산이다

4장. 버핏이 알려주는 투자 원칙 ①

5장. 버핏이 알려주는 투자 원칙 ②

6장. 정보를 정확하게 분석한다

7장. 자신의 원칙을 충실히 지킨다

8장. 돈보다 중요한 것들


각장이 끝날 때마다 그 장을 정리해 놓은 '워런 버핏의 명언'과 'column'이 수록되어 있다.


기업의 가치와 주식의 가격은 다르다 p.24

『워런 버핏 투자 노트』 하마모토 아키라 감수, 소보LAB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워런 버핏은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라고 강조한다.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다."

『워런 버핏 투자 노트』 하마모토 아키라 감수, 소보LAB


기업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주식의 가격만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투자를 위해서는 기업을 분석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라고 한다.


책에는 버핏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다.


그중 가장 신기했던 것은 똑같은 음식을 반복해서 먹는다였다.


똑같은 음식을 반복해서 먹는다 p.160

『워런 버핏 투자 노트』 하마모토 아키라 감수, 소보LAB



버핏은 정크푸드를 좋아하고 채소를 싫어한다고 한다. 매일 브로콜리와 아스파라거스를 먹으면 수명이 1년 더 늘어난다고 해도 버핏은 지금의 식습관을 바꾸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다. 햄버거와 빵과 고기만을 먹고, 양상추와 양파는 먹지 않는 편식가라고 한다. 버핏 본인도 "나는 6살처럼 먹는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콜라, 패스트푸드, 가공육을 고집한다.


이 부분에 대해 이 책을 감수한 하마모토 아키라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의미 있는 반복에는 고집과 가치관이 반영된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집중하는 태도는

그의 투자 철학으로도 이어진다. p.160

『워런 버핏 투자 노트』 하마모토 아키라 감수, 소보LAB


책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워런 버핏에 대한 이야기가 그의 투자 원칙과 어우러져 소개되고 있다.

버핏의 실수와 그 실수를 통해 얻은 교훈, 다음 투자에는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자신을 컨트롤하는 버핏을 통해 나는 내 삶의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워런 버핏 투자 노트』는 버핏처럼 투자에 성공하고 싶은 사람이 읽어도 좋지만, 꼭 투자가 아니더라도 버핏의 삶의 방식이 궁금한 사람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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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지음 / 니들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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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강연 프로그램인 클래스ⓔ에서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이란 제목으로 20분짜리 12강좌를 촬영한 적이 있었는데,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은 출판사에서 그때의 강연 내용을 문장으로 풀어서 책으로 내겠다고 해서 나온 책이다.


이 책에는 스웨덴 화가 '칼 라스손'의 작품이 함께 한다.


시인 나태주는 강연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 평소 중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하던 문학 강연처럼 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고, 자신의 시 작품을 두고 인생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촬영을 마쳤다.


오늘을 사는 젊은 청춘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고민하는지에 강연의 포커스를 맞추었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강연을 하고,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책은 인생수업 1강~12강까지 총 12개의 주제로 되어있다.

자기애, 자존감, 결핍, 인생, 행복, 사랑, 터닝포인트, 시, 가족, 삶의 담론, 성공과 죽음.


책의 처음은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라는 시로 시작한다.


너 오늘로써 충분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고, 괜찮으니, 너무 잘하려 애쓰지 마라. P.15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원래 시를 찾아 읽는 편이 아니지만, 나태주 시인의 시는 마음을 울리는 뭉클함이 있어 가끔 찾아 읽어보게 된다. 이 시는 청년뿐만 아니라, 나이를 불문하고 위로가 되는 시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때로 너무 잘하려고만 해서

힘들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칼 라스손의 「숙제하는 에스뵈른」이란 작품과 시가 잘 어울린다. 숙제하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창문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소년에게서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풀꽃 1」은 환경교육을 할 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시 중 하나다. 이 시를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그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 나온다. 배경을 알고 나니 시에서의 언어 선택이 그냥 이루어지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교직에 있는 43년 동안 한 번도 수업을 놓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날이 좋으면 아이들과 밖에 나가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 A4에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데도 시인은 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리려는 대상이 내 눈에 확연히 보이고, 내 마음에 들어오면 그제서야 겨우 선 하나를 긋기 시작해요. 그러면 놀랍게도 눈앞에 피어 있던 제비꽃이 사라지고, 그 제비꽃이 나를 통해 종이 위로 옮겨갑니다. 그런 순간들이 마법 같지요.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아이들이 뚝딱 그려온 그림은 하나도 닮아 있지 않은데, 그 이유는 머릿속에 들어 있는 개념대로 그리려고 해서 그런 것이다. 실제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머릿속에 있는 관념대로 바라보기 때문에 닮은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한다.


나는 이제 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세히 봐. 그리고 오래 봐라.

자세히 봐야 예쁘다.

알았지? p.40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자세히 봐야 예쁘단다) 너희들도 그래!"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풀꽃 1」의 마지막 문장 '너도 그렇다' 대신에 '나도 그렇다'라고 했다면, 나태주는 자신이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거라고 한다. '나만'에서 '너도' 이 두 글자 차이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시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시는 「풀꽃 2」, 「풀꽃 3」으로 이어지며, 힘든 일이 있더라도, 잠시 실망했더라도, 기죽지 말고 살다 보면 좋아지지 않을까요?라며 나를 인정하고, 나를 높이는 마음을 가지라고 한다. 자존감이 낮으니까 자꾸 '나만 그렇다.'라고 하는 이기심이 생기는 것이라며,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상대적으로 나를 높이라고 한다.


스스로 자기를 낮추지 마십시오.

그만하면 당신은 괜찮은 사람입니다.

오늘로 충분했어요.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시인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와 시를 쓰게 된 배경, 이 시기를 사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책에 담았다.




장학사로 5년을 지내던 시절, 시인은 학교로 돌아가고 싶었고,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생각했던 학교와는 차이가 있었다. 버스도 닿지 않는 아주 외진 곳에 있는 학교로 가게 된 것이다. 그곳에 발령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크게 감기에 걸렸고, 그 감기는 반년이나 지속되었다고 한다. 억울하고 화난 감정이 쌓여 있으니, 몸이 아팠던 것이다.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는가?' p.133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시인은 누군지도 모를 대상에게 계속 물었다.


교무실에 앉아 있다 창문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밖으로 나온 나태주는 운동장 가장자리로 걷다가 축구 골대 앞에 섰다. 그리고 거기서 노란 민들레 꽃 한 송이를 봤다.


아이들의 발에 채여 이파리는 망가지고 꽃만 덩그러니 남아 있던 민들레에게는 반절만 남은 잎사귀가 하나 달려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파리는 하나밖에 없는 초라한 줄기 끝에 샛노란 봉오리가 하나 더 달려 있다는 것이었다.


축구장 옆에 있는 작은 민들레를 보고, 시인은 자신의 삶에서 터닝포인트를 찾았다고 했다.


가다가 돌아오는 것은 유턴입니다.

가던 길을 계속 가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터닝포인트입니다.

당신은 어떤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그건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p.135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나처럼 살지 말고 너답게 살아라.

[서평]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니들북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에는 시인 나태주가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응원의 말이 가득하다. 지치고 힘들 때 읽으면,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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