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아트북 : 크리스토퍼 놀란의 폭발적인 원자력 시대 스릴러
제이다 유안 지음, 김민성 옮김, 크리스토퍼 놀란 서문 / 아르누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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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 아트북』의 저자 제이다 유안은 <워싱턴 포스트>지의 특별 기사 전문 기고가다.

뉴멕시코 로스엘리모스에서 태어나 예술가와 핵물리학자 친지들을 두었으며, 현재는 뉴욕 브루클린과 워싱턴 D.C에 살고 있다.


나는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이야말로 실로 극적이고 역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오펜하이머와 그 동료 과학자들이 진행했던 트리니티 실험에서 하마터면 그들의 '가젯(장비)'이 대기권을 연소시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말살시킬 뻔했다는 사실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몇 년 전 처음 듣게 되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p.7

크리스토퍼 놀란 서문 중


책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서문으로 시작한다.


놀란 감독의 전작 <테넷>의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로버트 패틴슨은 촬영이 끝났을 때 놀란에게 오펜하이머의 연설집 한 권을 선물했다고 한다.

놀란의 모든 장편 영화의 파트너 프로듀서이자 배우자인 에마 토머스는 놀란 감독과 오펜하이머 사이에서 직접적인 유사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놀란과 오펜하이머, 둘 사이의 직접적인 유사점은 무엇일까?"


오펜하이머는 위대한 발상가였지만 수학 실력은 시원찮기로 악명이 높았다. 맨해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은 오펜하이머 한 명의 덕이 아니라 뛰어난 지성들을 한데 모았던 덕분이라고 한다.


감독이 하는 일도 이와 비슷하다. 서로 다른 인재들을 한데 모아 감독의 비전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영화감독이 하는 일이다. 이렇게 보면 둘은 참 닮았다.

놀란은 보통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고, 본인 취향과는 맞지 않는 실제 인물의 재미없고 지루한 전기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진 않았다고 한다.


그런 크리스토퍼 놀란의 마음을 바꾼 것은 2006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카이 버드와 마틴 J. 셔원의 오펜하이머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고 나서였다고 한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고 나서 놀란은 오펜하이머 전기 영화 제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2005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가 출간되면서 저자 카이 버드와 마틴 J. 셔원은 주축이 되어 1954년 집행된 ACE의 오펜하이머 보안 인가 말소 조치 판결 철회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몇 년 동안 정치적 압박을 가하던 버드는 2021년 3월 로스엘러모스의 <오펜하이머> 세트를 방문하던 중, 로스엘러모스 국립 연구소 소장인 토머스 메이슨을 만나면서 돌파구를 찾게 된다.


그리고 다음 해 2022년 12월 16일. 미국 에너지부에서 1954년 집행된 ACE 오펜하이머 보안 인가 말소 조치를 취소했다는 소식이 들여왔다.


놀란 감독은 2021년 9월 만족스러운 각본을 완성한 놀란은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의 원작자 카이 버드와 마틴 셔원을 초대했다.


그런데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저술에 25년을 투자했던 마틴 셔원은 그 자리에 올 수 없었다. 2년 전 소세포 폐암을 진단 받았고, 이미 여러 치료법이 실패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버드는 놀란과 만난 후 셔원에게 자신이 보고 들은 모든 걸 이야기해주었고, 2021년 10월 6일, 셔원을 세상을 떠났다.


2021년 10월 6일은 놀란 감독이 <오펜하이머>를 차기작으로 발표하고 2023년 7월 21일에 개봉할 것이라 알리는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었다.

셔원의 부고에 놀란은 보도자료 배포를 보류하고, 이 비보를 함께 전해도 될지 셔원의 가족과 버드의 허가를 받으려 이틀을 기다렸다. 결국 보도자료에는 셔원의 부고가 함께 실렸다.


『오펜하이머 아트북』은 놀란 감독이 이 영화를 어떻게 찍게 되었는지 어떤 방법으로 찍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나와있다.


촬영 현장 사진과 콘셉트, 연구 자료 등을 볼 수 있다. 뉴멕시코의 사막에 실제 사이즈로 지어진 로스엘러모스 세트장의 설계도와 건설 과정부터 다양한 에피소드와 배우들의 인터뷰까지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과거의 실제 사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목표는 이 과학자들이

매우, 매우 혁신적인 발견을 해냈으며 그로 인해

매우, 매우 끔찍한 후폭풍이 초래되었다는 걸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겁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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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김은미 외 지음, 송유진 그림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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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작가는 현재 제주자연생태공원 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장을 역임하였다.


송관필 작가는 현재 제주생물자원(주)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했었다.


안웅산 작가는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학예연구사로 재직 중이고, 한라산 지질도 구축 등 화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미영 작가는 여행작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어승생 오름, 자연의 걷다』는 지질·식물·동물학자와 여행작가가 함께 오르고 기록한 제주의 기록으로 재단법인 이니스프리모음재단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만들어졌다.


제주를 대표할 만한 오름을 정하기 위한 회의 자리에서 모두가 가리킨 오름이 어승생 오름이다. 지질, 식물, 동물, 인문 모든 분야에서 제주의 오름을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오름이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했다. p.251(에필로그)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 이야기

오름 이야기

식물 이야기

동물 이야기

아흔아홉 골짜기만큼의 이야기들


제주 지질 연구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일제강점기에 시작됐다. 그리고 1931년에 최초의 제주 지질도가 만들어진다. p.31


우리나라 섬, 제주의 지질 연구가 일본의 지질학자 하라구치 구만에 의해 먼저 시작되었다니…. 안타깝다.


우리 학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제주 지질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건 1960년대 들어서라고 한다. 하지만 그때 이루어진 연구는 제주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 조사 차원이었다.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지질학자 원종관 교수 등의 연구팀이 제주 형성 과정을 조사해 발표했고, 1980년대 중반에 드디어 오름의 화산 분출 시기를 수치화한 연대로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본격적인 지질 연구가 시작된 건 2000년대부터라고 한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먹는 물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지하수 연구가 시작됐다고 한다.


1장에서는 제주와 제주의 오름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지질학적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어승생 오름의 높이는 무려 해발 1,169미터. 한라산과의 차이가 겨우 781미터인 데다가 북한산이 해발 약 836미터인 점까지 고려하면 얼마나 높은지 대략 가늠이 될 것이다.

한라산과 나란히 있으면서 한라산보다는 작은 어승생 오름은 사실 엄밀히 말하면 한라산의 형뻘이다.

어승생 오름이 한라산보다 먼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p.64


2장에서는 많은 오름중에 왜 어승생 오름을 택하게 되었는지, 어승생 오름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어승생 오름과 어승생 오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놓아 어승생 오름에 한 번은 올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3장과 4장에서는 어승생 오름에서 볼 수 있는 식물과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담아놓았다.


이처럼 험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들이 있는가 하면 어승생 오름에는 바위 위에서 자라 신비로움을 더하는 나무도 있다. 바로 일본과 제주에서만 자라는 식물로 알려진 섬개벚나무(107쪽)다. p.108


섬개벚나무의 사진은 어승생 오름에 신비로움을 더한다.


동물 이야기는 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새를 좋아하고 탐조를 다니는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잘 읽혔다.


5장은 아흔아홉 골짜기만큼의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제주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다.


어승생 오름의 매력을 하나만 꼽자면 풍경이라고 한다. 제주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건 어승생 오름의 최고의 장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최고의 장점 때문에 군사작전에 이용되었다.


1945년 2월 9일 일본방위총사령관은 미군과의 본토 결전에 대비해 일곱 개의 방어전선을 만들고 담당 부대를 재편해 육·해군 결전 작전을 준비한다. 이른바 '결호 작전'이다.

- 중략 -

그리고 결 7호 제주를 중심으로 한 남한이었다. 결 7호가 유일하게 일본 본토가 아닌 제주에 있었다. p.218


전쟁을 하는 건 일본인데 연합군과의 전투에 제주가 전쟁터가 되었다니….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의 가슴 아픈 사연은 해방 후에도 일어난다. 제주 4·3사건의 발발 초기 무장대들이 어승생 오름 인근에서 훈련한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제주는 아름다운 섬으로 오름은 자연경관을 느끼며 걷기 운동을 하는 곳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제주가 좀 다르게 느껴졌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제주를 대표할 만한 오름으로 선정된 어승생 오름.


이 책을 보기 전까지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어승생 오름이었지만, 책을 읽으며 자연사, 문화사를 알게 되니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다. 이 책을 읽고 어승생 오름에 오르는 사람들은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며 어승생 오름은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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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 수학 질문수업 - 수학, 풀지 말고 떠들어 봐!
양경윤.김수진.곽초롱 지음 / 비비투(VIVI2)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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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23 경상남도 교육청 초등 교사 책 출판 <수업, 한 권의 책이 되다> 공모사업 선정작이다.


『하브루타 수학 질문 수업』의 작가 양경윤은 초등 수석교사다. 10년째 <하. 감. 미. 소 교사연구회>를 운영하며, 여러 교과 수업에서 질문 수업으로 쉽게 접근하도록 수업 안을 제공하고, 질문 수업에 '고마워 교실'을 더하여 감사함이 주는 에너지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에게 교육공동체가 함께 행복하지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작가 김수진은 <하. 감. 미. 소 교사연구회>에서 4년째 질문 수업을 적용하고 있는 초등 교사다.


또 다른 작가 곽초롱도 초등 교사로 <하. 감. 미. 소 교사연구회>에서 질문 수업과 고마워 교실을 학급에서 적용하며 배움 중심 수업을 연구 중이다.


책은 작가 세 명이 수업 시간에 하브루타 질문 수업을 적용해 봤을 때 어떤 결과가 있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되어있다.


가장 오래 활동을 해 온 수석교사 양경윤 선생님의 하브루타 수학 수업을 보고 배운 수진과 초롱 선생님은 각자의 교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풀지 않고 떠들어 보는 수학 수업을 시작해 본다. 그런데 막상 하던 일상적인 교과 위주의 수학 수업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을 취하려다 보니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고민을 해보고, 그래도 안되겠으면 수석교사 양경윤 선생님께 SOS를 치기도 하며 두 선생님은 하브루타 수학 질문 수업을 이끌어 나갔다.


하브루타 수학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교수법은 스스로 해 보기, 짝과 피드백하기, 그다음 교사가 알려주기 3단계 수업 구조라고 한다. 그중 스스로 해 보기와 교사가 알려주기 단계에서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짝과 피드백하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한 명의 짝꿍과 오래 하는 것보다 짝꿍을 바꿔가며 여러 명과 피드백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다고 한다.


'우리나라 수학 교과서는 지나치게 친절하다. 그게 문제다.'

수학은 손끝으로 배워야 합니다. 고개로 끄덕이며 눈으로 알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p.83


'수학은 손으로 풀어야 한다.'

이책에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이다.


수석쌤은 선생님이 수학을 가르칠 때 교과서로부터 자유로울 필요가 있고, 아이들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되기 위해서 수학 공책은 꼭 필요하고, 수학 공책은 질문 쓰기, 문제 풀이, 수정하기, 배움 글쓰기 등에 활용된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학 공책을 사용할 때 한 줄 띄우기와 공백이 필요하며, 공백이 있어야 학생들의 배움이 잘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보니 잘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학교 공교육도 많이 변해가고 있음을 느꼈다.

수학 공부, 무조건 풀기만 것보다는 수학에 흥미를 가지고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포기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브루타 수학 질문 수업』은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수학을 재미있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 온 방법을 공유하는 책이다. 읽으면서 이렇게 공부하면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재미있고 흥미로운 과목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의 중심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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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를 위한 논어 -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는 지혜의 말 100가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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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사이토 다카시는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이다.

예순 살의 고개를 넘을 무렵이 되면 그동안 보았던 것과는 다른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면서 멈춰 서게 됐을 때, 나는 <논어>를 읽어 보기를 권한다. p.5 머리말 중

작가는 60대가 되면서 그전과는 마음 상태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경쟁 속에 오르막길만을 오르면 시절에서 벗어나 60대가 되면 올라가야 할 길이 사라진 듯 느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어깨의 힘을 빼고, 여유를 갖는 것이다.

인생에서 모든 것을 빽빽하게 그려 넣지 않아도 좋다는 여백의 감각이 필요하고, 그런 정신의 여백을 갖기 위해선 <논어>의 명언을 읽어볼 것을 독자에게 권한다.

작가는 <논어>에 나오는 말 중 60대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으로 구성했다.

1장. 굳은 머리와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가르침

2장.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기 위한 가르침

3장. 존경받는 어른이 되기 위한 가르침

4장. 세대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가르침

5장. 행복한 군자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가르침

각 장은 10개의 이야기로 풀어놓았다.

목차만을 봤을 때 가장 읽고 싶었던 부분은 3장. '존경받는 어른이 되기 위한 가르침'이었다.

감정적인 마음은 예로 다스린다. 옹야편 25장

군자박학어문 약지이례

역가이불반의부

군자는 널리 글을 읽고 예로써 자신을 다스린다. 그렇게 하면 도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다. p.46

공자는 유난히 예를 지켜야 한다는 말을 강조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예순 살 전후부터 '툭하면 화를 내는 사람'과 '차분하고 온화한 사람' 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쉽게 화를 내는 노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예를 갖추는 일이다. p.48

나이가 들수록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신이 할 말만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경우 어르신들 중에는 "요즘 애들은 예의가 없어."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어르신이 그런 건 아니지만, 같은 나이대의 사람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심한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앉아있는 사람이 어르신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고, 너무 피곤해서 또는 아파서 일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일어날 타이밍을 놓쳐서 불편한 마음으로 그냥 앉아있을 수도 있다.

요즘 애들이 예의가 없을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고령자들이 상식을 벗어나 억지를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연장자에게 큰 소리를 내거나 주의를 주는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점점 더 거리낌 없이 함부로 행동하는 고령자들도 있다.

이런 '폭주 노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지하게 '예'와 마주해야 한다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60대에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써 '예'는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무서운 적은 집착과 완고함 자한편 4장

자절사 무의 무필 무고 무아

공자에게는 네 가지가 없다. 사사로운 뜻이 없고, 무조건 해야 한다는 고집이 없으며, 한 가지 일에 집착함이 없고, 자신만을 내세우는 이기심이 없다. p.104

'意(뜻의)', '必(반드시 필)', '固(굳을 고)', '我(나 아)' 이 네 글자는 완고한 고령자의 특징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고집스럽고, 완고하고, 자기 생각만 내세우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런 고집불통의 노인이 되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생애 주기별 특징을 다룬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강사가 우스운 소리로 이런 말을 했다.

"고령자와 유아의 특징은 거의 같습니다. 단 차이점이 있다면, 유아는 추억이 없고, 고령자는 추억이 있다는 것 그것 하나입니다."

강사는 웃으라고 이야기했다고 했지만,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나이가 든다는 것과 어른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느껴서일까?

언젠가부터 제대로 된 어른으로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꼰대가 되어가는 나를 느끼면서 앞으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해지는 순간에 이 책을 만났다.

"예순, 군자가 되어라!"

꿈꾸는 예순에게 논어가 건네는 말

나에게는 엄격하게,

타인에게는 관대하게 위령공편 14장

궁자후이박책어인 즉원원의

자신의 잘못에는 엄격하고 타인의 잘못에는 관대하라. 그러면 남에게 원망을 들을 일이 없다. p.142

평소 나는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로 비판을 하곤 했다.

그런데 책에서는 반대로 하라고 이야기한다.

청년층을 엄하게 지도하는 역할은 40~50대에게 맡기고 자신은 될 수 있는 한 관대해야 한다고 한다. 어느 정도 지긋한 나이가 되어서도 청년층에게 핏대를 세운다거나 무슨 문제가 일어났을 때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은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행동은 어른의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을 알기 쉽게 풀어 해석한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예를 들어 설명하는 부분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꼭 60대가 아니더라도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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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영어 혼잣말의 기적 - 유학 없이 100% 유창해지는
임근영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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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기에

유학을 갈 수도 없었고

사교육을 받을 수도 없었던 제가

100% 영어 말문이 트일 수 있었던

가장 효과적인 독학 법이 바로

영어 혼잣말이었습니다. p.6

『하루 10분 영어 혼잣말의 기적』 저자 임근영은 국내에서만 영어를 독학했음에도 "유학파가 아니냐"라는 오해를 받을 만큼 유창한 영어실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유학 없이 유창한 영어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영어 혼잣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자신의 노하우를 시험해 보기 위해 영어 독학 법을 기반으로 클래스 101에 영어회화 강의를 오픈했고, 그 결과 수강생 만족도 1위를 기록했다. 자신의 공부법의 효과가 공식으로 입증된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효과적인 공부법으로 입증된 '영어 혼잣말'을 누구나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냈다.

책은 '앞머리 이론 & 비빔밥 전략'을 소개한 뒤 이를 바탕으로 매일 하루 10분씩 공부할 수 있도록 영어 문장 3~4개로 구성되어 있다.

하루 3~4개의 문장을 혼잣말로 떠드는 것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아 부담이 적다. 며칠 공부해 봤는데, 어려운 문장구조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책은 200일 동안 700개의 문장을 공부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매일의 한 문장마다 어디에서 어떨 때 자주 쓰이는지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영어 혼잣말 습관화의 프로세스는 총 3단계로 되어있다.

step1. 원어민이 입에 달고 사는 앞머리 표현 입에 장착하기

step2. 문장이 점점 길어지는 비빔밥 영작으로 문장 만들기

step3. 앞머리로 만든 문장들을 영어 혼잣말로 바로 뱉고 녹음하기

step1,2는 쉽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step3 영어 문장을 말하고 그것을 녹음해서 들으니 느낌이 좀 달랐다. 이게 내 목소리가 맞나? 내 발음이 이렇구나! 평소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었다.

하루 한 페이지 정도는 쉽게 공부할 수 있을듯하다.

200일이 지난 후에는 '뇌에 200% 각인시키기!' 부록이 있다. 그동안 해왔던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복습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영어 공부의 성공 여부는 꾸준함인듯하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앞부분에 있는 저자의 스토리이다. 영어가 잘하고 싶었던 가난한 대학생 임근영은 대학을 다니면서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수업이 끝난 후 대학 생활을 즐기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시절 별명이 '알바몬', '바람' 등이었다고 한다. 책에는 자신이 다양한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찍었던 사진도 있다.

이 글을 읽는데, 임근영쌤의 간절함이 느껴졌다.

'딱 1년만 해외 유학을 갈 수 있다면...'

그런 간절함 덕에 지금의 근영쌤이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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