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요새 과하게 분에 넘치는 칭찬을 듣고 있는 중이다.  칭찬이 과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 내가 정말 좋아라 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당신 글 잘 쓴다"고 덤덤하게 이야기 했을때는 정말 쥐구멍에 이 비대한 몸뚱이를 어떻게든 쑤셔 넣고 싶었다. 그리고 어제, 차분한 목소리로 내게 글을 잘 쓴다고, 글쓰기에 대한 책을 좀 더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누군가가 다시 이야기 해줬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나의 협소한 책장을 쭉 둘러보았다. 그런데, 거기 있는 책은 이러했다.  

            

 

 

 

 

 

 

대체 왜 !!!! 나는 이 공계도 아니면서 저 따위(책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나에게 그다지 도움을 못줄 것 같다는 뜻이다) 책을 사서 책장에 꽃아 놨을까.  분명 술먹고 술김에 책을 고르고 결제 해버렸을거다. 아니면 저런 책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  어제는 술을 마시고, 강남 한 복판에서 내가 푼수라고 아주시끄러운 소리로 수다를 떨었다. 그러니까.술이 문제라는거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보내지 말았으면 좋았을 문자도 보냈다. 도대체 요즘엔 내가 무슨짓을 하는지, 했는지, 해버렸는지 도통 모르겠다.  

2, 오르한 파묵의 책을 두번 반째 읽고 있다. 그의 소설에 빠져서, 다른 책은 거의 읽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움베르트 에코는 나의 읽기에 있어서 최대의 과제를 내게 떠안겨 버렸다. 다시 말하면, 요새는 도통 읽기가 어렵다는 거다. 책도 읽기 어렵고, 사람 마음도 읽기 어렵고, 그리고 나도 나를 읽기 어렵다.   

3. 쓰릴미를 봐야 한다. 공짜표였고, 두장이 생겼다. 나는 그 공연을 함께 보자고 얼굴이 작은 두남자에게 이야기 했는데, 한 남자는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을것 같다고 했고, 한남자는 알았다고 한 후에 잊어 버린게 분명하다. 하기사, 그때도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러니까. 항상 술이 문제다.  

5. 공개적 글을 쓸때는 비판을 감수한다. 좋은 소리만 들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또한 나와 같은 느낌만을 모두 가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내가 미실을 이야기 했을때 다른 사람들은 생각보다 별로였는데 그걸 재밌게 봤냐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오르한 파묵의 소설을 재밌게 보고 권했으나, 일권의 삼분의 일도 읽지 않고 다시 책을 나에게 돌려준 사람도 있고, 소녀경을 선물했다가 거의 빰맞을 뻔한 적도.. ;;;;;  ) 그렇기 때문에 내 생각에 대한 비판이나, 내 글에 대한 다른 입장을 나는 존중하고 싶다. 하지만, 간혹 이유없이, 생각없이 아주 작은 말  한마디를 물고 늘어지며 글이나 입장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공격적 말들을 내뱉는 사람을 만날때가 있다. 별수 없다. "꺼져 병신아"라고 일갈 날려주는 수 밖에는.  그들 까지 신경쓰고, 포옹하며 살기엔, 내 그릇은 너무 작다.  

6. 아무래도 운전을 배워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역시 술이 문제다.  

7. 어젯밤에 별이 밤바람에 수 없이 스치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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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07-2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라쟁이님,글 잘 쓰시는 거 맞거든요~^^
글을 어떻게 잘 쓰는지에 대한 수식어가 말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제가 본 따라쟁이님은 글을 '감각적으로,통통 튀게'잘 쓰십니다요.

저 '이공계 글쓰기 달인'을 보면...논리성이나 개연성 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겠죠.
근데 논리성이나 개연성을 손보느라 글을 묵혀두게 되면,
님의 감각적이고 통통 튀는 글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무거운 자아정체성만이 남게 되는 건 아닐런지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가 엎어져 코가 깨지는 사람들,여럿 보았습니다~^^

따라쟁이 2010-07-24 12:5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 책이 왜 저 한테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고, 별로 도움을 받을것 같지도 않아요. 차라리 맞춤법이나, 문장을 정리하는 기본적인 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읽어 보기는 시작했어요.)

코가 원채 낮아놔서 깨지지는 않을것 같아요 ㅎㅎㅎㅎ물론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쫓아다닐 생각도 없지만요. 칭찬 감사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좀.. 민망해요 ㅠㅠ

비로그인 2010-07-24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뭐 큰 교훈을 주는 경우도 있는거고...
ㅎㅎ살던대로 삽시다, 응?
지금 따라님은 어디 하나 안빼놓고 걍 그대로 사랑스럽고 이뿌니까는!!!

따라쟁이 2010-07-26 12:41   좋아요 0 | URL
아.. 마기님 밖에 없어요.
지금 이대로 어디 하나 안빼놓고 걍 그대로 사랑스럽다니. 그런 의미에서 감자를 보내드리겠어욧+_+

꿈꾸는섬 2010-07-24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술이 문제라는 자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적이에요.
따라쟁이님 글..좋아요. 저도 미실 재밌게 읽었거든요. 김별아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묘사에 감탄도 했었구요. 님의 글도 좋았어요.^^오르한 파묵은 아직 안 읽어봤네요.^^

따라쟁이 2010-07-26 12:4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술이 문제라는 자각은 있지만 거기서 끝이에요.

아.. 뭐랄까.. 문제지만 도저히 버릴수 없는 어떤것.
오르한 파묵은 글세요.. 여러사람에게 물어봤는데, 두번읽을 책은 아니라는게 좀 지배적이에요 ㅎㅎ

다락방 2010-07-25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사줄게요!

따라쟁이 2010-07-26 12:40   좋아요 0 | URL
그럼 제 글도 유혹적이 되는건가요?+_+

전호인 2010-07-26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이 불면 별이 날라다니는군요. ㅋㅋ
음주운전은 안됩니다.
1번은 지름신이 강림했던 것이 아닐까요?

따라쟁이 2010-07-26 17:00   좋아요 0 | URL
바람이 불면. 별이 날라다니고. 마음도 날라다니고. 슝슝~~
음주운전은 저도 절대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운전인지 술인지를 결정해야 하는건데, ㅠㅠ 포기하고 싶지 않은거죠

지름신은.. 음.. 음.. 그니까.. 거의 같이 살아요

마녀고양이 2010-07-2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 그렇군요.
어젯밤에는 별이 바람에 스치웠군.
아,, 따라 아가씨 보고싶다. 내가 이사갈까 따라님이 이사올래? 아하하.

따라쟁이 2010-07-27 12:08   좋아요 0 | URL
아, 바람에 별이 스치고, 마음도 스치고, 별도 하늘에 대롱대롱 달려있고, 내 마음도 간신히 나에게 대롱대롱 붙어 있어요 ㅎㅎㅎ

yamoo 2010-08-02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1번 넘 웃겨요~~ㅎㅎㅎ 근데, 따라쟁이님은 술을 디게 좋아하시나바여~~ 거의 모든 번호에 마지막은 술이네요^^

따라쟁이 2010-08-03 10:58   좋아요 0 | URL
네. 술 좋아요. 술도 좋고 함께 술을 마셔주는 좋은 친구들도 좋아요. 무엇보다 술값을 내주는 꽃청년들을 사랑하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