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빅테크, 저널리즘 - 기술이 바꿀 뉴미디어의 미래
이성규 지음 / 날리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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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디어를 안 받침 해주던 필수 기술 전면 등장


뉴스의 오랜 역사에서 기술은 학문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그림자였다. 뉴스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졌지, 뉴스를 생산해내는 시스템에 관해서는 관심 밖이었다. 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중요한 활용법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뉴스 미디어들은 빅테크들의 다양한 플랫폼-블로그, X,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의 흥망성쇠와 더불어-들에 대체되거나 위협을 받으면서 지금껏 누려왔던 정보와 지식 생산, 유통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린다. 기술혁신에 따른 저널리즘의 지형과 지각변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묻고 답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성규가 쓴 이 책<AI, 빅테크, 저널리즘>은 “뉴스와 기술의 대화”가 핵심이다. 3장으로 구성됐고, 내용은 우선 1장에서는 저널리즘과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뉴스 플랫폼 시대의 개막, 새로운 언론사의 출현, 정보원의 다양성을 위한 저널리즘 테크놀로지, 허위조작정보 자동생산, 인간-기계 협업의 위험 등을 다룬다. 2장 빅테크와 저널리즘, 빅테크 저널리즘 보조금 정책과 언론의 딜레마를 시작으로 빅테크는 왜 뉴스레터에 뛰어드는가까지를 톺아본다. 3장에서는 저널리즘의 위기와 도전, 팩트의 빈곤과 픽션의 풍요로 대변되는 시대, 뉴스 형식의 파괴와 저널리즘 신뢰회복 등을 다루고 있다. 


저널리즘에 대한 불신


한국인의 언론 신뢰도 31%의 이유, 영국 옥스퍼드 대학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발간한 ‘2024디지털뉴스 보고서’는 10명 중 3명만이 TV나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접하는 뉴스 대부분이 사실이라고 믿는다는 뜻이다. 언론자유지수는 64.87점으로 180개 국가 중 62위다. 보고서는 언론 매체의 정체된 혁신과 이선균 마약 복용 의혹 관련 보도에서 드러났듯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 등이 저널리즘 불신으로 이어졌다. 


뉴스를 보지 않는 한국인들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미디어 플랫폼에서 3040 연령층의 뉴스 소비가 줄었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에 접근할 때, 사용자가 특정 언론사를 선택하거나 식별하지 못하고 포털이 띄우는 뉴스만 접할 수 있기에 그에 대한 피로감이 뉴스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고, 바로 이 대목에서 기술혁신 문제가 불거진다. 기술발전을 놓칠 수 있다는 염려로 언론사가 계속해서 새로운 모델을 실험하지만, 장기전략 부재 때문에 진전이 없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언론노조나 언론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허위조작정보의 폐해가 심각”한데, 이런 상황에서 신뢰할만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지상파 방송보도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팩트체크부재, 받아쓰기 수준의 기사. 아마도 이런 행태에 질린 사람들은 뉴스를 믿지 않는 것이 이른바 저널리즘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AI의 창의성?, 기사에서 삽화까지, 


AI가 창의성이 있다고 믿는가?, 생성형이든 뭐든 학습의 결과일 뿐이다. 여전히 인간이 AI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설정하기에 그렇다. 인공 보통 지능(AGI)처럼 인간의 사고방식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이라면 몰라도, 아무튼 AI가 표지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초, 이미지 생성 언어모델 달리 2가 연산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여기서 당연히 일자리 문제가 나온다. 산화 디자이너에게는 달리 2가 밥그릇을 빼앗아가는 꼴이니, 인공지능이란 존재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웹 3의 평판경제의 저널리즘의 미래 환경


평판이 상호 간의 경제활동을 통제, 촉진하여 전체적으로 최종적인 부가가치를 결정하는 경제구조가 평판경제다. 지은이는 웹 3이 저널리즘에 희망이자 과제라고 말한다. 저널리즘 본래 목적을 지향할 때, 독자들과 진정성을 교환하며 대화할 때 비로소 지속할 수 있게 된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다. 오늘날 저널리즘의 위기는 저널리즘의 본연의 자세와 방향을 잃어버렸기에 벌어진 일이다. 


뉴스레터 시대의 도래, 저널리즘의 변곡점?


저널리즘에 관한 신뢰 추락은 저널리스트들의 프리랜서 선언으로 이어진다. 독자 명단 이른바 구독자만 확보되면 프리랜서로서 기성 언론사에 안주하지 않고 뉴스룸이나 데스크를 박차고 나가서 자유롭게 취재하고 보도하며 기사를 쓸 수 있다. 말 그대로 진실 혹은 사실을 전하고, 왜곡되거나 조작된 허위정보가 아니라 말글과 양심의 소리에 따라 기사를 쓸 수 있는 환경이 반대로 열린다는 점 또한 놓쳐서는 안 될듯하다. 뉴스타파와 같은 매체도, 일본의 정치 기사가 전해주는 유료구독 뉴스레터, 증권가의 전단(이른바 짜라시)처럼 유료, 회원제의 정보 제공이라는 것이다. 


AI, 빅테크 속에서 재발견한 저널리즘의 본질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인공지능의 순기능과 역기능, 웹 GPT는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인공지능이다. 챗GPT의 역기능, 거울 속의 쌍둥이처럼 거울 효과다. 저널리즘의 어떤 과정을 통해서 뉴스를 만들어내고 시청자와 구독자에게 전달되는가, 이 과정에서 묻혀있던 기술들이 생명을 찾았다고나 할까, 마치 터미네이터 5편처럼, 인공보통지능을 가지게 되고, 기계와 인간이 서로 융합도 가능한 그런 세계처럼, 순간 기사를 만들어내고, 편집까지. 디지털이 지배적인 환경에서 저널리즘의 활로는 다양성에 있다. 웹 3의 평판경제가 펼쳐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이 책 속에 담긴 한 꼭지 한 꼭지가 무겁다. 허위정보 조작, 가짜뉴스의 생성원리, 댓글 조작 등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조지오웰의 소설<1984>, 빅 브러더가 세상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듣고 있다는 말이 공상과학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듯이 말이다. 


뉴스와 기술의 대화란 말은 바로 이런 의미다, 기술 진보와 혁신이 저널리즘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도전의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궁즉통, 궁하면 통한다고, 위기에 빠진 저널리즘은 기술혁신의 반사이익으로 미디어의 새로운 시대, 뉴스 만들기가 거대 언론사 사옥이 아닌 뉴스타파처럼 골목길 차고에서, 기자와 팀원들이 함께 회의하면서 팩트체크를 철저히,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 저널리즘의 본래 목적 궤도로 돌아올 기회를 안겨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디지털 전환을 추구해야 하는 저널리즘의 동반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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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배하는 자들, 호모 피델리스
한민 지음 / 저녁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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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배하는 자들 


인간은 본디 불완전체인가, 여러 과학 연구결과는 불완전하다고, 인간의 모순된 행동 역시 그런 맥락 속에서 이해된다. 이 책<숭배하는 자들, 호모피델리스>, 피델리스는 신앙심, 믿음 등으로 번역된다. 멸종위기 1급 토종문화심리학자이자 신앙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한민은 이 책의 문제의식은 “인간의 왜 무속에 의지하고 신을 믿는가?” 용맹정진해야 할 화두다. 어떤 답을 얻을 것인가, 


우리는 왠지 모르게 절대적인 그 무엇인가가 있는 게 아닐까 혹은 있다고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는 건 아닌지, 그렇다면 어디서 그런 믿음의 필요성이 나오는 걸까, 인간은 나약하기에 절대자에게 의지하려 한다는 것이나 원죄를 사해달라고 신에게 비는 것이나, 구원과 구복을 기원하는 심리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것이 사회와 문화,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이 끊이질 않는다. 


이 책의 대답은 신은 사람들이 숭배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나타난다. 숭배자는 인간이 바라는 모습으로, 신과 신을 숭배하는 종교를 이해하려면 “인간 이해”가 필요하듯, 인간에 관한 이해다. 이 책을 추천한 박구용은 사회 비판적인 관점에서 비뚤어지기 쉬운 신안을 매우 구체적으로 추적했다고 평했다. 한국 사회, 한국 정치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책 구성은 5장 체재로 먼저 1장 종교와 마음에서는 문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종교의 기원과 기능, 권력과 예술, 죄책감, 망상, 종교의 폐해 등 역사적으로 다양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신을 추구해온 모습을 정리했다. 2장에서는 한국의 종교현상을 들여다봤다. 부엌의 조왕신, 서낭당, 태몽, 정화수를 떠놓고 소원 빌기 등 종교와 사회 그리고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있는 종교적 현상을, 3장에서는 무속에 관하여, 한국인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 그것을 톺아본다. 이 대목은 한국 융 연구원의 이부영 <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 ? 고통과 치유의 상징을 찾아서(한길사, 2012)에서 원시적 집단의식이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어, 무엇인가에 의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도 한국인들은 가장 급한 상황이 되면 ‘무속인’을 찾는다. 무속이 한국인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4장의 주제는 ‘바람직하지 않은 신앙’ 즉 폐해를 다룬다. 신앙이 변질하는 보편적 기제를 다룬다. 5장은 미래의 종교를 전망한다. 과학발달과 인간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고, 종교는 힘을 잃어간다고 하지만, 사람들의 불안은 날로 늘어간다. 이런 의미에서는 종교의 기능은 다 하지 않은 게 아닌가, 최근 개봉된 영화 ‘파묘’와 ‘선산’ 그리고 ‘곡성’ 등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것들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으니 말이다. 


삐뚤어진 신앙


세간에 알려진 사건들이 하도 많아서, 광화문을 꽉 메운 태극기 부대는 서북청년단 활동과도 긴밀히 연결됐던 멸공기독교, 셀프 구원을 하는 한국 개신교의 오만과 이중성도 분석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각 장의 내용은 그 자체로 독립된 것이어서 관심 있는 곳부터 읽어도 된다. 특히, 한국 문화와 종교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한국 문화와 종교- 한국 기독교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성장했을까?


지은이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전 국민이 태몽이 있는 나라 한국, 모신 신앙과 기도하는 어머니, 예수와 미륵이 관계, 가톨릭과 불교의 문화적 특징, 불교와 무속의 상호 영향, 그리고 도교와 한국 문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한다. 아마도 종합적 종교의 성지로서 한국이라는 인상을 줄 만큼 말이다. 


종교는 태생적으로 권력과 밀접한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다. 신은 천체의 움직임과 계절의 변화, 가뭄과 홍수를 관장했고, 신을 가장 가까이에서 섬겼던 이들은 변화무쌍한 신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과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신을 섬기던 자들은 우주의 섭리와 자연법칙에 눈을 떴다는 것이다.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제정 분리가.

그렇다면 한국 기독교가 전통적인 기독교 국가를 제외하고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지은이는 그 답을 미륵에서 찾았다. 예수의 부활 신의 아들은 세상이 끝나는 날 다시 와서 그를 믿는 이들에게는 영생을 약속했다는 대목이 미래의 나타날 미륵신앙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또한, 기독교의 핵심 교리인 ‘삼위일체’ 역시 한국인에게 친숙하다. 절의 전각에는 주불 한 분과 협시불 두 분이 모셔져 있는데 이것이 ‘삼존불’로 하나의 진리가 여러 모습으로 발현됨을 의미한다. 원리 면에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하나로 보는 기독교의 삼위일체설과 본질에서 일치한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의 천주교와 불교의 문화적 특징


가톨릭은 우리나라의 절대자인 하느님을 천주로 번역한 천주교로 알려져 있다. 독특한 한국의 천주교는 자생천주교다. 17세기 서양 학문으로 조선에 들어온 이래 천주학으로 정조시대 다산 정약용 형제들과 당대의 천재 이가환 등이 관련된 신유박해로 정약종과 이벽 등이 순교했던 역사가 있었다. 한국 천주교는 사회정의를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해왔다. 굴곡진 한국 현대사에서 가톨릭의 역할이 그것이다. 불교 또한 삼국시대 이래로 사람들의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호국불교로서 국외의 세력이 침략해왔을 때, 승병으로 참여했다. 구한말 동학농민혁명의 천도교, 그리고 개신교 인사들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국가와 민족의 명운이 걸린 큰일에 한국인은 종교를 초월하여 뜻을 모았다. 


한국의 정치와 무속인, “비상계엄령선포”에 이른 정치계의 혼돈은 현 정권의 출범 때부터 천공의 조언으로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명태균은 용한 점쟁이로 윤석열과 김건희는 선생이라 부르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구했다고, 대선이든 총선, 지방선거든 종교와 안 엮이는 게 없을 정도로 종교와 정치는 제정 분리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실제는 긴밀하게 연결됐다. 생활 속의 믿음, 무속, 신앙, 종교 등을 각별히 구분하지 않는 태도 또한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 책은 꽤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무속인이 흥하는 이유는 왜일까? 라는 주제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현대 한국 사회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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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선수하는 여자들의 이야기
이유미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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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대를 훌쩍 뛰어넘은 여성들의 고군분투

 

지은이 이유미는 스포츠 전문가다. 리포터로 스포츠계에 발을 딛어 작가로, 스포츠 평론가로 현장에서 한 세대를 뛰고 달렸다. 그의 눈에 비친 여자 선수들의 모습은 격세지감이었을까, 아니면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일까, 파리 올림픽의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은 갑자기 배드민턴 협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흥분에 들떠 있던 장중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꼭 그렇게 현장에서 직격발언을 해야했었느냐며 나무라기도 했지만, 안 선수의 처지에서 보면 못할 말도 아닌 것 같고, 올림픽 폐막과 함께 사그러드는 분위기를 잘 아는터라 귀국해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쩌고 저쩌고는 그의 궁박하고 절실한 사정을 모르기에 하는 헛소리, 개같은 소리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은이는 이 책으로  지난 40년 동안 여성 스포츠선수들의 이슈와 토픽, 깜짝쇼, 아, 대한민국의 영웅입니다라는 소리와 함께  한편의 영화처럼 우리의 기억을 소환해낸다.  1998년 신인으로 당당히 챔피언을 먹었던 골프의 박세리의 명승부를 비롯하여 당대 TV 순간 시청률을 기록했던 역사적 장면들을 말이다. 이름 석자는 아직도 기억나는 박세리, 그의 LGPA개척기와 분투기, 얼음판의 요정 김연아, 라면만 먹고 운동했던 마라톤의 임춘애, 난데 없이 짧은 머리를 했던 양궁의 3관왕 스물살짜리 안산을 페미니스트니라며 공격했던 사람들, 이들은 운동만 잘해서 사람들 기억에 남아있는 게 아니다. 실력이야 군계일학이요, 출중 탁월하여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선수들,  종목별로 다르겠지만 이들에게는 국가대표가 되고 안 되고에 따라 이후 생활이 달라질 수도 있다. 좋아서 하는 활동이 아닌 의무와 노동으로, 경제활동으로 먹고살아야하니 하는 고된 일이 되서는 안되겠지만,  

 

나는 어쩐지 <한국에서 선수라는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이 부자유스럽게 여겨진다. 한국에서 선수하는 여자들, 선수에 성별을 왜 하나 싶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스포츠는 남자의 공간, 영역이며 전유물이라고 생각해온 관념 때문일까, 자, 사회의 모습을 보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의사는 당연히 남자라는 인식 때문에 “여”의사라고 부르고, 안타깝게도 산과 부인과에서는 일부러 여의사임을 강조하는 문구를 넣어 홍보하기도 하지만, 사법분야에서 검사나 판사, 연구분야에서 대학의 교수, 교육현장의 교사, 모든 직업은 남성 중심이다. 여검사, 여판사, 여교수, 여교사다. 이런 구분법은 글쎄다. 아무튼  스포츠 판에서는 여자농구, 여자축구 하는 건 남녀의 구별이 필요했기 때문인데, 여기서는 여자냐 남자냐의 문제가 아니라. 왜 하필 스포츠선수냐, 다리 굵어지고 피부검어지고... 여기에 젠더의 왜곡이 여성비하의 태도가 여자는 안 돼, 아마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지은이는 일부러 책 제목을 < 한국에서 선수하는 여자들>이라고 방점을 찍은 것인가, 

 

선수들 인생에서 저마다 한 개씩 있는 ‘섬’은 사람에 따라 절해고도가 되고, 이상향이 되기도 하는데, 

 

사람마다 한 개씩 섬을 가진다. 갇힘이든 자유든 내 안에 섬이 있다는 말인데, 이는 소설<흑산도 하늘길>을 쓴 한승원 작가의 말이다. 스포츠계 안팎의 사연들, 밖으로는 안산 선수를 공격하는 모습을, 내부에서는 스포츠선수의 인권을, 알게 모르게 사람들이 죽어간다. 힘들고 괴로워서, 운동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훈련이랍시고 술시중들게 하고 두들겨 패고, 성폭행하는 것, 원래 운동판 운동의 세계는 다 그런 거라고, 애써 제 편 감싸기, 오죽하면 스포츠인권센터가 생겼을까, 편견을 극복하고, 한계를 넘어 기록의 벽을 두들겨 부수고 우뚝 올라선 의지와 투지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며 인생 주기마다 혹은 늘 뭔가를 결정해야 할 이들에게 책 속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극복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이는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특히 여자 선수들이기에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차별, 부당한 처사들... 할말은 많겠지만, 이 책 밖의 사정은 스포츠계를 넘어 사회이슈가 된 적이 여러 차례 있기에, 생략한 듯하다. 책 밖의 여백으로 남겨놓았을 듯....

 

여자 선수들의 분투기, 나는 끝까지 이 길을 가련다


여기에 등장하는 선수들은 이야기를 5장으로 나눴다. 1장은 신화가 된 이들, 한국에 희망을 모든 국민이 한순간 공중부양을 했을 정도로 뭔가 번쩍였다. 골프에 박세리와 김연아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2장은 세계를 40년 동안 제패한 양궁, 이들 역시 감동이다. 84년 올림픽에서 김진호, 서향순, 꽃돼지 김수녕, 기보배, 안산, 임시현, 농구의 박찬숙, 전주원, 정선민, 박지수, 탁구의 이에리사, 현정화, 신유빈을 배드민턴의 방수현과 안세영, 쇼트트랙의 전이경에서 최민정에 이르기까지, 3장은 새 시대를 연 이들의 활동, 프로농구의 김연경,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 유도의 올림픽 첫 금메달 김미정, 스포츠클라이밍 개척자 김자인, 여자축구 유럽의 문을 연 지소연, 4장에서는 역사가 된 선수들을 다루고 있는데, 문광부 차관을 했던 유도의 장미란과 수영의 최윤희, 마라톤의 임춘애, 크로스컨트리스키의 이채원, 이들 모두 새롭게 역사를 쓴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5장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에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던 핸드볼 국가대표팀과 2018년 평창의 컬링 국가대표팀

 

여기에 등장하는 한명 한명의 이야기가 성장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언급되지 않은 선수들, 우리 기억속에서 사라진  수많은 별이 있다. 혜성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스포츠계의 별들, 글을 읽다보면 우리 사회가 여성을 어떻게 보는지 왜곡된 젠더의 역할, 남녀차별의 역사 등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대목도 많다. 왜 굳이 남자들이나 하는 스포츠선수가 되려 하느냐. 여자가 축구는 무슨, 그 나이면 결혼해야지, 결혼했으면 애 낳아야지, 여자 지도자가 웬 말이냐는 19세기 20세 초의 사고가 엄연히 존재하며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은 생각들, 그래서 이 책이, 이런 책들이 필요한 것이다. "여자"가 아니라 00선수는 어떻게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오뚜기 처럼 다시 일어섰는가,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가 우선이다. 

 

이 책 속의 선수들, 좌절의 순간과 슬럼프에서 벗어나 다시 날개를 펼치는 순간, 그리고 지금의 삶, 후회와 선택의 옳고 그름, 선수들 모두에게 닥쳤던 시련의 그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목표를 향해 걸어가다 보면 저절로 이르는 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있었을 것이다. 한국의 스포츠 엘리트주의가 이들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 이들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든 못 땄든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어떤 연유로 떨어졌든 그 이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들이 모든 순간순간 어떤 마음가짐으로 선택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들의 뒷모습을 보고 따라가려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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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사용설명서 (15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양장) -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치유의 심리학
롤프 메르클레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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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의 주인은 나 선택권도 나에게


이 책은 출판 15주년, 양장 에디션이다. 2010년에 한국어판이 나왔다. 인간의 감정이란 본질적인 것으로 환경에 따라 발현 양상이 조금씩 다를 뿐, 진짜 원인, 즉 심층원인은 변하지 않는다. 감정은 뭘까, 희노애락이라 표현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심연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지까지 들춰내 톺아보며 따져보는 것은 학문의 궁극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감정과 감정의 발현 형태나 현상에 관한 것을 중심으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사회화 혹은 학습화를 통해서 고정된 관념들이 나 자신스스로를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서가 아닌 객체로 전락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점에서 내 감정의 중심잡기, 즉 내가 나임을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당신은 왜 감정의 노예를 사는가?하는 물음에 관한 답이 이 책이기도 하다. 내 감정은 내가 조절하는 것이다. 


감정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감정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만족감이나 정신적 평화, 돈과 성공, 외모 같은 외적인 것에서 온다고 배웠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 좋지 않은 것을 하고 나면 죄책감을 느끼도록 훈련을 받았다. 


다른 사람이 원인을 제공했더라도 나한테 일어나는 감정은 그 누구도 아닌 내 것인데, 많은 사람은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마치 내 감정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을 하더라도 별로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즉, 자신의 기분을 흘러가는 대로 맡겨두는 것으로 알았기에 우리의 정신 상태는 다른 사람이나 상황에 종속되었다. 이 책은 부정적인 감정, 종속된 삶과 자유스러운 삶을 선택할 것인지는 나로 나 자신에게 있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 스스로 감정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내 탓이기에 말이다. 바로 여기서 지은이들이 당신은 왜 감정의 노예로 사는가라고 묻는 것이다. 


우선 감정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화를 내지 않아도 된다. 타인 지향의 사람, 지나친 자기애(나르시시즘), 양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자기중심을 잡는 것부터 해야 한다. 이 책의 지은이들 롤프 메르클레와 도리스 볼프는 부부 심리치료사로 활동하면서 지식과 수많은 환자와의 경험에서 얻은 현장 실전 심리치료 방법과 조언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은 자기 중심 잡기를 위해서는 내 감정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3부 13장에 걸쳐서 하나씩 설명하고 있다. 1부는 감정의 재발견, 2부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법 여섯 가지로 나눠서 설명한다. 열등감에서 탈출, 두려움 극복, 죄책감을 떨쳐내기, 우울증 대처, 자신감 북돋우기와 분노 다스리기다. 3부는 이런 중심 잡기를 거쳐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가는 법을 적고 있는데, 좀 더 성숙하게 사랑하기, 질투심 극복하기, 원만한 성생활 하기까지, 자신과 주변, 공, 사의 구분 없이 모든 관계에서 필요한 것들을 싣고 있는 치유의 심리학이다. 원원심리학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감정의 메커니즘과 층위


가족 상담의 권위 김용태는 자신의 책<가짜감정>(미류책방, 2023)에서 60가지의 감정을 분류하고 있는데, 기쁨, 즐거움, 편안함 같은 유쾌한 감정과 우리를 불편하게 한 감정들 화, 불안, 외로움, 열등감 등이다. 이런 감정은 관계에서 일어난다. 많은 사람이 밀착된 관계가 친하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비밀이 없는 사이가 좋을까, 뭐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사이에 무슨 감출 일이 있냐, 서로의 비밀 존중의 벽이 무너지면, 즉 비밀을 터놓으라고 강요하면 인격적 관계가 강요된 관계로 바뀌게 된다. 밀착됐다가 갈등이 생기면 관계가 단절, 소원해지면 역기능을 일으켜 외로움을 느낀다. 열등감, 불안 등….


감정에는 층위가 존재한다. 이중 혹은 삼층 구조로 볼 수 있는데, 표면 감정과 이면 감정 그리고 이들 감정의 밑바닥에 존재하는 심층 감정이 그것이다. 인간의 감정 근원인 수치심이다. 예컨대 사람이 “화를 낸다”라고 할 때, 외부로 표출된 현상과 감정표현(표면 감정), “화”지만 그 바탕 혹은 다른 면에는 외로움, 두려움이 자리하고,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수치심과 연결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 감정이 진짜 감정을 위장하는 가짜감정이라고 해서 나쁜 감정이라는 것은 아니다. 실제 우리는 왜 화를 내는가, 진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 원인은 남이 아닌 내 안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것이 수치심이라는 말이다. 표현을 달리하면, 부정적인 감정의 층위 맨 아래에 수치심이 있고, 그것이 표면적으로는 분노, 열등감, 두려움, 죄책감, 자존감 상실 혹은 위축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수치심, 혐오, 모욕 등에 관한 관념은 꽤 다양하다. 법, 철학, 정치면에서 보자. 마사 누스바움은 <혐오와 수치심>(민음사, 2015)에서 우리 사회 법체계는 많은 부분이 혐오나 수치심 같은 감정에 기반하고 있으며, 감정을 배제한 순수한 법률 세계는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혐오와 수치심은 분노나 두려움과는 달리, 개인의 존중과 자유를 가로막는 제도적 토대로 이용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누스바움은 “지배하기보다는 상호 의존하는 관계를 즐길 수 있는 능력”과 “자신과 다른 사람의 불완전성과 유한성을 인정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해, 불평등하고 위계적인 사회관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부정적 감정 다스리기


자, 감정의 메커니즘과 층위에 관한 이해를 거쳐, 실전에서 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자. 방향만 바꿔주면 어떨까?, 이 책에 나오는 상상 연습, 이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능력을 습관화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주눅 들고 부담스러웠던 것들 해보는 것이다. 상상으로 건강한 생각을 끌어낸다면 더욱 좋다. 내 안에 있는 나에게 물어보면서 말이다. 


이 책은 지은이들의 지식과 실전에서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의 관계 속에서 공통으로 요구되는 “중심 잡기” 무턱대고 기죽을 필요 없다. 왜 열등감을 느낄까, 그 감정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내 자존감을 높이는 활동들 또한 그러하다. 


사례 속에서 발견된 공통의 요소들을 정리하는 흐름과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이들에게도 쉽게 다가서기 위한 글쓰기, 이를 이루는 밑바탕을 들여다보는 것도 필요하다. 감정 다스리기 혹은 감정조절 연습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이 책에 각 예들이 실려있다. 구체적으로 이를 어떻게 연습해볼 것인가는 감정조절 연습 7단계(김용태의 제안)를 참고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선 1단계 느낌 알아차리기, 2단계 느낌 표현하기, 3단계 주제 찾기, 4단계 깊이 이해하기, 5단계 수용하기, 6단계 자기와의 싸움, 7단계 변화된 자신을 지속하는 가치관 갖기다. 실제 2단계까지만 잘해도, 문제가 생길 여지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자신의 감정 다스리기 혹은 조절 연습을 위해 터놓고 이야기할 상대를 찾는 게 쉽지 않을 때는 자문자답을 해보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오늘 너 기분 어떠냐고 묻는 데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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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연애 심리학 북즐 지식백과 시리즈 7
배승아 지음 / 투데이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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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연예 심리학


지은이 백 승아는 특수교육전문가이며 이혼 경험이 있기도 하다. 그보다 8살 어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은 지금의 남편을 맞이하여, 처음에는 친구, 만난 그해 늦여름에 연인으로 3년 후에 배우자로. 헤어짐을 염두에 둔 만남, 지금도 우리 잘 살고 있지라며, 서로의 상태를 확인한다. 불안과 우울로 쉽게 이환되는 지은이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다른 남편, 둘다 매우 예민한 사람이라는 기질을 공유할 정도이니, 오히려 잘 맞는 편이라고 해야 할까?, 


이 이야기는 두 사람의 만남에서 매일 완성해가는 부부의 세계를 솔직 담백하게 예민한 사람에게 연애 이야기를 들려준다. 4부 구성으로 1부는 연애의 조건으로 만남에서 연애까지를, 탐색전, 여덟 살 차이, 밝혀야 할 과거, 고백 일주일 전, 연애를 시작하는 조건 순으로, 2부 예민한 사람들의 연애는 어떠할까, 사고의 연속, 남자의 눈물, 피하고 싶었던 섹스, 찰떡궁합 문제해결, 늦게 알게 된 ADHD, 학대가정, 사업과 자존감 회복, 3부 아지트에서의 6개월 동안 결혼을 결심하고 신혼집에 들어올 때까지, 4부 매일 완성해가는 부부의 세계, 작고 소중한 결혼식, 에세이 모임, 스몰토크, 불안 애착, 안정 애착, 요즘 행복해 순 37개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중간마다 지은이만의 “연애 심리학” 개론이 펼쳐진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들이다. 


좋은 사람을 더 좋은 사람으로


연애 심리학 중 하나, 어찌 보면 핵심은 자신의 약점을 이해하고 서로의 단점을 공유하는 것이 진정한 연애와 사랑의 출발점이 아닐까 싶다. 지은이와 그의 남편 둘 다 민감한 사람(HSP=highly Sensitive Person)이다. 고감각을 가진 아주 예민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전체인구의 15~20% 정도인데, 지은이는 일에 치여 번 아웃 상태까지 몰리는 상황을 경험했다. 아마도 예민함 때문일 듯하다. 연인 사이가 되고 나서 알게 된 남편의 ADHD, 지은이는 특수교육전문가였지만, 그의 증상에 관해서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사랑에 눈이 멀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걸까 싶기도 하다. 사랑인지, 동정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 진전은 후자보다는 전자에 가깝게. 이 대목에서 연애 심리학은 연인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걱정하고, 위로하고, 내 지혜를 보태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 우리의 사랑은 시작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렇게 서서히 찾아오는 것 같다. 


지은이의 자기 고백처럼 들리는 이야기는 헤어짐을 염두에 둔 만남과 연애, 혼인 그리고 부부의 세계로 여행중이다. 혹시 감정의 변화로 변덕으로 연애 심리학마저 잃어버릴 때가 온다하더라도 이 책이 있고, 거기에 이렇게 생각했고, 또 공개했다. 맹세했다. 흔들릴 때마다 나를 잡아주는 그 무엇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장애에 무지한 부모들, 안타까운 아동학대가 일어나기도, 


학대가정에서 자란 남편은 지은이와 결혼하면서 부부 교사였던 부모와 연을 끊었다. 교사라는 사회적 기대는 합리적인 교육자이면서 돌보는 자라는 처지에 있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아이에 대한 이해는 여느 부모와 크게 다르지 않는다는 조심히 일깨워 준다. 아무튼 지은이의 시아버지는 ADHD에 관한 이해도 의심조차도 없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우리 사회의 인식은 공부 잘하는 아이가 사랑받는 아이이기에, 주의 산만함, 과잉행동 장애가 있는 아이는 골칫덩어리 그 자체였다. 학대는 여기서 부터 출발한다. 돌보고 배려해야할 부모들에게 학대당하는 아이들... 


지은이는 연애 심리학을 이렇게 정의한다. 처음부터 잘 맞는 사람도 있지만, 처음에는 잘 맞지 않더라도 사귀면서 잘 맞추어 나가는 연인도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모색하면 된다. 한 사람과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은 전혀 다르다. 같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잘 모르는 부분은 대화를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서로 맞춰가다 보면 결국 천생연분이 될 수 있다. 


아직도 이들은 우리 계속 사랑하고 살고 있는 거지라면, 늘 확인한다.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그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과 어릴 때부터 ADHD의 증상에 무지했던 부모에게 학대당해왔던 남성, 이들은 연애 심리학처럼 그렇게 연애를 했고, 혼인하여 지금도 잘살고 있다. 아니, 잘살려고 서로에게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ADHD, ASD(자폐성스텍트럼장애)은 장애가 아니라 진화적 적응이라고 말한 톰 하트만(ADHD 농경사회의 사냥꾼, 또다른 우주, 2024)와 발달장애는 뇌의 특수한 기능이라고 봤던 이와세 도시오(ADHD, 자폐인이 보는 세계, 이아소, 2024),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


이 에세이는 힘든 세상의 미래를 밝히는 이야기이며, 함께 살아가는 성장 이야기, 연애란 이렇게 해야 한다는 ‘연애 심리학’이자 ‘아내의 일기’다. 생생하게 지금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예민한 사람들도 충분히 연애할 수 있고, 사랑도, 결혼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라고, 남자와 여자, 그리고 연애에 관한 이야기지만, 행간 속에는 우리 사회의 일하는 사람들의 고단함과 불안정한 일자리의 어두운 그림자가 보인다.  책 제목처럼 "연애 심리학" 이 책의 핵심이다. 우리는 제대로 연애를 하고 있는 것인가?, 부부의 세계는 제대로 돌아가고 있나, 우리의 사랑은? 작가 배승아이 이 책은  왜곡된 사랑, 아니 집착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연애란 무엇인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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