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예술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정윤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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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예술

 

19세기 말에 태어난 레이먼드 챈들러, 40대에 들어 추리소설을 쓰기 시작, 30년대 말, 40년대 초, 50년대 말, 60대 중반의 나이에 그의 소설 속 탐정 필립 말로의 이야기 시리즈의 중 후기 걸작으로 평가받는 <기나긴 이별>로 66세의 나이에 ‘에드거 상’을 받았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엮어나가는 게, 읽기 편하다.

 

이 책은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5개의 작품이 실려있다.

 

이름이 제각각인 사립 탐정, 사건의 무대는 호텔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첫 번째 소설 황금 옷을 입은 왕, 밴드의 리더 라틴계의 레오파디 성격이 거칠다. 여자라면 사족을…. 아마도 40~50년대 미국의 도시 문화를 느끼게 하는 환경묘사가 간결하면서도 분위기를 적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립 탐정 스티브, 당시에도 초보 탐정은 생활이 어려웠나 보다. 호텔 야간경비를 서다가 이 사건과 조우, 조지라는 인물과 그의 형, 그리고 수상한 여인들, 조지는 그의 여동생이 레오파디와의 남녀 관계 속에서 뭔가 어그러져 결국에는 그 호텔 방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여동생 복수를 위해 형제는 움직였던 것인데, 이들의 행동에서 실마리를 찾아 나아서는 스티브, 결국, 조지를 형을 죽이기도, 자신도 죽음을 택했다.

 

 

세 번째 소설, 사라진 진주목걸이는 어디로 갔을까, 마치 삼총사에서 왕비가 선물로 받은 목걸이를 잃어버리고 이를 되찾기 위해서 나서는 달타냥과 3총사들처럼,

 

 

다 번째 소설 시라노 클럽 총격사건, 피날레….

그건 내가 가진 돈은 더러운 거야. 우리 아버지는 하수구 공사와 도로포장, 도박 허가, 개발보상금 편취, 심지어는 악덕 업체를 위해 온갖 부패한 일을 도맡아 왔어. 도시에서 정치를 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 온갖 나쁜 짓을 다 했지, 그리고 일이 어그러지자 아무것도 해결 못 하고 지켜보다 죽었지, 그 돈을 내가 전부 물려받게 됐지, 그 돈을 가졌어도 나는 재미있게 살지 못해. 그렇게 살고 싶지만 절대 그렇게 안 되더라고. 왜냐하면 내가 마커스 카마디의 아들이고, 그의 핏줄을 물려받아, 이 시궁창 같은 더러운 곳에서 자랐기 때문이야….

 

이 대목은 50년대 2차 세계대전 직전의 미국의 정치경제 상황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부흥기, 30년대 대공황을 지나, 팍스 아메리카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개발붐, 밀려 나가는 힘없는 이들의 모습이….

 

 

고전소설의 재미는 이렇게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시대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즐겁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묘사되는 정치, 경제, 인간군상의 사고와 문화들…. 추리소설에 더해, 시대상을 엿볼 수 있음 또한 보너스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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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까발린 영화감독 세르조 레오네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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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조 레오네- 미국을 까발린 영화감독-

 

스파게티 웨스턴이라는 이른바 이탈리아판(유럽판) 미국 서부극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도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정정하게 활동하는 <황야에 무법자> 클린트 이스트우드(배우 겸 감독)와 레오네(젊었던 시절 이스트우드처럼 매끈한 몸매였음을 알아달라는 뜻일까, 아무튼 영화는 자화상이기도 하니까),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

 

 

아나키스트 레오네-반대되는 경향의 공존(동전의 양면처럼), 혼성화, 레오네 영화의 독특성

 

 

서부극, 영원한 인기스타 존 웨인이 떠오른다. 스파게티 웨스턴은 미국의 모뉴먼트 밸리를 배경으로 한 정통 서부극과는 다른 유럽식 서부극. 종종 마카로니웨스턴이라고 한다. 1920년대에 발전한 고전 서부극은 19세기 말을 배경으로 서부 개척 시대를 백인의 문명 건설이라는 관점에 접근하기에 자연/ 문명, 인디언/백인, 무법(야만)/공동체의 수호라는 이분법적 가치를 갖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자극도 시들해져, 1940년대 후반부터 문명과 공존할 수 없는 서부 사나이의 심리를 다룬 서부극이 등장 50년대 프레드 지네먼의 <하이눈〉, 하워드 혹스〈리오 브라보〉가, 그리고 또 한 번의 변화 60년대 존스터지스)의〈황야의 7인〉에서 주인공들은 고전적인 서부극과 달리 일종의 무법자에 가깝고 과다한 폭력을 행사한다.

 

레오네의 작품〈황야의 무법자〉〈석양의 무법자〉 등장, 서부극의 부활, 또 그는 1968년 〈옛날 옛적 서부에서〉를 통해 미국의 대표적인 배우였던 헨리 폰다를 어둡고 야비한 살인자로 만들어내면서…. 마카로니 스타일의 흐름을 만든다. 이 시기는 베트남 반대운동과 히피 운동 등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의 물결과 맥을 같이하면서 신비스럽고 영웅적으로 포장된 고전적 서부극에 대한 일종의 비판적 성찰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지은이의 재미난 해설



이 책의 지은이 박홍규 선생은 진보적인 노동법학자이면서 인문학 세계의 기초소양을 갖추는 데 필요한 중요한 외국 서책들을 번역 한국 사회에 소개 온 특이한 이력을 지녔으며, 이의 실천을 위해 법학부에서 교양학부로 옮겨서 강의한 적이 있을 정도로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지식인이다. 또, 번역에 관한 입론, 이른바 올바른 사고라 할까,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1978(년)”(교보문고, 2007) 책 머리에 90여 쪽이 되는 번역에 관한 그의 생각을 실기도 했다. 그런데 선생이 레오네를 쓴 이유는 뭘까, ‘황야의 무법자’라는 캐릭터를 만든 레오네를 사랑하기에, 그의 평전이자 레오네에 대한 러브스토리라 한다.

 

앞부분에 재미난 대목이 있다.'<황야의 무법자>라는 원제가 한 줌의 돈인데 왜 황야의 무법자가 됐나? 하고 추론을 한다. 60년 당시, 군사정권 아래 있기에 무법자를 찬양하는 것처럼 제목을 붙이는 일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폭력이 유치 찬란한 군사문화와 나름대로 잘 통했기 때문이 아닐까?,

 

겉으로는 질서 운운하지만, 속으로는 무질서를 좋아한 탓일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또 한 편<석양의 무법자>도 더 많은 돈을 이라는 원제가 왜 무법자로, 석양에…. 한국과 일본은 석양을 왜 그리 좋아하는지, 지는 태양인가?, 무법자?, 한국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란 영화도 실은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에서 온 것이고, 일본에서는 <석양의 건맨>으로…. 이런 웃기는 일이 있었다니….

 

 

박홍규 선생은 70을 바라보는 아니 70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읽고 쓰고 공부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선생이 쓴 영화 관련 책? 혹시 동명이인인가 생각했다. 인문적 소양의 폭과 깊이, 늘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천착…. 아마도 그래서 레오네가 꽤 중요한 인물인가 보다 지레짐작했다. 뭐 마카로니 웨스틴이니 스파게티 웨스틴이니 하는 장르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레오네 평가는 뭔가 이상하다. 그는 현대 이탈리아를 영화계를 대표하는 대가로 로셀리니, 안토니오니, 비스콘티, 데 시카를 제외하면 레오네가 가장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아마도, 레오네의 생각이 지은이의 맘에 들지 않았나 싶다. 이탈리아에서 웬 서부극? 레오네의 서부극은 세계 모든 곳에서 보는 대중영화이고 현대에 속하지만, 이탈리아 영화는 이탈리아의 것일 수밖에 없다고…. 그래서 영화 속에서 답은 이렇다. 만들어 낸 인물들은 부르주아 로마인이 아닌 다양한 인종들로 그들은 성인을 위한 동화의 주인공들로 나왔다.

 

 

미국을 동경의 땅이 아닌 더러운 땅, 지저분 곳으로 본 레오네.

 

 

이탈리아에서 미국을 가보지도 않고 미국 서부영화를 만들었다고?, 드라마 ‘대장금’ 주연 이영애는 맛을 볼 수 없는 상태에 빠진 적이 있다. 이때, 한 상궁이 장금에게 한 말, 맛은 입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라 눈으로도 감각으로도 느낄 수 있다. 임금 앞으로 올라온 고래고기를 부위별 재료를 가지고 훌륭하게 요리를 해낸다. 이와 같은 느낌이었을까? 아니다. 지은이 박홍규 선생이 레오네를 높이 치는 이유는, 오락물이 아닌 작가영화로 끌어냈다는 점이다. 정치적 사상을 담아낸 감독이었다는 점을 힘주어 말한다.

 

이 책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뭐 미국을 비판했나, 아니면 뭐지, 미국을 까발린 영화감독 불과 7편의 영화밖에 만들지 않았는데. 7편의 영화의 정치적 함의는 무엇일까를 지은이는 눈여겨봤다. 레오네가 조감독을 참여했던 영화들은 이름만 들어도 금방 머리에 떠오르는 영화들이다. 주다 벤허…. 경기장에서 멧살라와 마차경주를 담당했던 조감독이 바로 레오네였다. 감독했던 영화는 7편이지만, 실은 많은 조감독 경험 속에서 체득한 그 만의 표현이 발현됐기에 그런 평가를 얻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은 아나키스트 찰리 채플린<모던 시대>를 비롯하여, 그에게 영감과 영향을 주었던 이들, 또 함께 작업했던 이들과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많은 영화제목과 서부극의 대명사 존 웨인, 그리고 이스트우드와 유명 여배우들, 미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 남자 주인공은 미국, 여자주인공은 영국, 그리고 똘만이나 엑스트라는 이탈리아인…. 이런 구도 속에서 만들어진 영화들,

 

 

지은이의 감칠맛 나는 양념이 곁들어진 영화와 그 무대 뒤의 이야기들, 영화와 정치학에 관한 것들, 가볍게 읽히지는 않지만, 아마도 영화와 정치, 그 시대 상황 속에서 영화란 어떤 도구였는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들, 또 무엇보다도 영화 속에 담긴 기호들, 표상들에 대한 작은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비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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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부업러가 콕 짚어주는 디지털 부업 50가지
김진영 지음 / 굿인포메이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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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시대, 직업분화와 해체 그리고 재편

 

“부케”가 트랜드다. 또 다른 커리어를 부케라 하는 모양이다. 부업이 대세, 이 책은 왜 부업을 해야 하는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시대,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키워주겠다던 약속, 그런데 왜 삶은 피폐해지고, 저녁이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시간만 나면 돈을 찾아 헤매야 하는가, 이것이 한국 사회만의 현실인가, OECD 가입, 세계에서 손꼽을 수 있는 유수의 경제 대국 그런데 왜 삶은 각박해지는가,

 

 

지금 당장에도 가계가 팍팍하지만, 미래 , 노후가 걱정이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은 일단 접어두고, 팍팍한 내 삶을 조금이라도 여유 있게, 내일 그리고 은퇴(사실 이런 개념이 통용되나 싶을 정도로 노인빈곤율이 높은 대한민국) 후, 100세 시대의 남은 40년 이 기간에 건강한 삶을 보낼 시간을 20년 아니 15년으로 잡더라도 특별한 저축이 없이 그저 매 시기 자녀 교육, 그리고 재산증식가치가 있는 내 집 마련, 쉼 없이 뛰다 보니 어느덧 하우스푸어가 돼버리는 이 사회에서 탈출하는 방법, 지은이는 이런 문제들은 개인이 해결할 크기도 수준도 내용도 모두 아니라고 본다. 그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쉬어야 할 시간을 쪼개서 투잡, 쓰리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4060세대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지은이는 중고책 판매에 손을 댔다가 실패하기도, 지금은 안정된(적어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이 잘할 수 있을 정도만, 부업 역시 일확천금은 금물이다) 부업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4060세대와 공유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부업은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가능한 만큼, 그리고 본말이 뒤바뀌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조언을 한다. 즉, 내게 맞는 옷을 찾으라는 말이다. 시테크형(시간+노동), 취테크형{취미+재능}, 소테크형(SNS+마케팅)과 사업형 부업 중, 지속 가능한 부업을 찾아라. 이 대목은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디지털 부업 50가지, 기본은 자신에게 맞는 일 찾기

 

디지털과 노동의 결합, 플랫폼을 충분히 활용하자고 한다. 로켓배송, 쿠팡이츠 라이더, 카카오T 대리, 펫시터, 구인·구직 당빠, 실시간 인력중개플랫폼 애니맨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SNS 활용, 숨겨진 재능을 팔아라, 소자본 창업, 쇼핑몰 사업-디지털 세상 사장되기 등이 실려있다.

 

부업러, N잡, 투잡, 쓰리잡을 찾아야 할 이들에게 경험에서 나온 조언과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선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욕심은 금물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두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직이 늘어난다.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이들이 많은 4060세대에게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다. 직업해체 재정비 시대, 틈새시장을 눈여겨 보고, 스마트폰, 이벤트, 등 티끌 모아 태산이 되는 법을….평점은 9/10이다. 이런 부업을 찾아야만 하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다. 아니 너무 많다. 이런 현실이 답답하지만...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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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밀당의 요정 1~2 - 전2권
천지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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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의 요정(1,2권)

 

제목이 재밌다는 인상의 소설이다. 작가 천지혜의 재치가 번뜩인다. 1권의 지혁과 새아의 만남이, 그리고 전 남친의 신부를 대신한 새아, 이런 판국에서 만난 두 사람.

 

 

결혼만이 답이라고 생각한 여성 새아, 결혼만은 피하리라 다짐한 비혼주의의 돌싱남 지혁,

지혁의 등장은 마치 최근 매끈하고, 깎아놓은 듯한 상아...이목구비에 옷차림까지, 작가는 지혁을 요즘 인기드라마의 주인공, 아닌 작가들의 설정하고픈 완벽남 하지만 성격은 독특한 그런 류의 이미지로 등장시키면서, 앞으로 전개될 내용, 지혁의 비서 입을 빌어...

 

“이런. 미친 밀당의 요정을 봤나.,” 이게 이 소설의 기본 얼개다.

아웅다웅, 마치 드라마 시나리오는 보는 듯, 눈 앞에 장면들이 스쳐지나간다.

 

이 소설이 왜 요즘 청년세대들(MZ세대론에 관한 찬반 여론이 있어 여기서는 이런 표현은 쓰지 않겠다)에게 인기가 있는지...대충은 짐작이 간다. 비혼주의자 지혁이 새아에게 빠져버렸다. 헤어나질 못한다. 비혼주의니 뭐니 하는 따위는 다 호강에 초진이야기처럼.

 

새아가 누군가를 만나면 질투하는 지혁, 그는 진짜 사랑이란 걸 몰랐던 탓일까, 마구 헤맨다.

 

 

2권의 종반부에 이들의 아웅다웅의 절정이랄까, 3권에서는 어떤 내용의 밀당이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클라이막스...두 사람의 사랑, 소꿉장난같은 아기자기한 모습이 펼쳐진다.

 

전략회의에서 새아를 들이까는 지혁, 잠시 마련된 휴게시간...

 

어어, 나라고 자기 사진 안 갖고 있는 줄 알아?

뭐, 내 사진 뭐(중략)

어머나 ? 내가 잘 때 이렇게 귀여워?

어, 장난 아니야.

이런거 찍어 놨음 공유해야지...이렇게 귀여운 걸 혼자 보고 있었다니, 욕심쟁이“(361쪽)

 

 

이렇게 오가는 대화 속에 지혁은 카톡으로 공유했고, 이어서 보고를 해야 하는 새아팀장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화면에 띄운 것이 바로 그 사진들....

 

 

이렇게 두 사람의 알콩달콩 연애사가 만천하에 공개되고…. 이제 3권을 기다려야 하는데….

결혼관, 청년 세대들은 결혼, 여성은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하고 이리저리 계약직으로 떠돌다 지쳐버린 끝에 심신의 안식처로 결혼이라는 걸 생각하는 걸까?. 뭐 한 세대 훨씬 전에는 얼굴도 보지 않고 좋은 집안이니 결혼하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던 세대, 베이비붐 세대 1세대쯤 되려나, 2세대로 넘어오면 중매 결혼….‘직장 좋겠다, 신랑 인물 훤하겠다. 뭐 빠질 게 없지, 근데 집안 형제들이 많다는 게 흠이면 흠이지…. 라는 매파 중매쟁이의 단골 대사들….

 

 

한 세대 앞선 이들은 연애 결혼…. 이때까지도 여전히 두세 살 많은 안정되고 의지할 수 있는 신랑감을 찾아서…. 10여 년 이쪽저쪽으로는 초식남. 연하남, 동생 같은 남편, 누나 같은 아내, 맞벌이, 아이는 형편이 피면 낳기로라는 주제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만혼남, 만혼녀, 일과 결혼했다는 남녀들. 아이 대신 반려견을 키우겠다는 부부들.

 

 

세대 사이 결혼관의 변화, 이게 사회문화의 변화일까, 아니면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에 따른 변화일까 하는 질문, 그런데 이 질문은 애초부터 잘못된 거다.

 

가부장 질서 속에 형성된 젠데 의식이다. 사회적 역할 분담론, 현모양처, 경제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남성 중심사회이기에 여성의 지위는 제2성에 머무는 것이다(시몬 드 보부아르의 책), 하찮은 남자가 여자 앞에서 주름잡는다는 말이다.

이 소설에서 밀고 당기기는 여성과 남성의 주도권에 관한 말이 아니라, 결혼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 즉 연애와 결혼은 어떤 의미일까, 종의 번식과 멸종을 회피하는 태곳적 인류라는 종의 뇌에 잠재된 종족본능일까? 라는 생각들에까지 미친다.

 

오랜만에 리얼타임 드라마를 본 듯하다. 눈으로 보는 드라마보다 읽는 드라마가 재밌기도 하다. 이 소설은 이런 가능성을….

 

 

다음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해보면서, 오래간만에 웃고 상상을 해대면서 본 이 책은…. 다양한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는 덫, 함정이 군데군데…. 그렇다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읽으면, 소설의 흥이 떨어지니, 다만, 읽는 가운데서 자연스레 전해져 오는 느낌을 음미하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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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세계 신화 여행 - 오늘날 세상을 만든 신화 속 상상력
이인식 지음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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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이 책의 제목 <처음 읽는 세계 신화 여행>, 오늘날 세상을 만든 신화 속 상상력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지은이는 과학을 통해 세상 이야기를 한다.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의 월간지에 ‘PEN’에 나노기술을 연재하기도 했던 과학 칼럼니스트로 30여 년 집필 활동을 한 것으로 책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세계의 신화를 과학적 접근으로 해석하는 글쓰기는 신화를 과학이란 측면에서 접근하는 신선한 발상이다.

 

이 책은 PART 8, 34장으로 구성됐다.

 

 

세상의 시작 “카오스”에서 우주의 질서가 나오다

 

 

중국의 창조신화 산해경을 소개하면서 혼돈을 말하는데 이는 카오스를 의미한다. 카오스(혼돈)는 코스모스(질서)가 있다. 혼돈 속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카오스가 한순간에 질서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발견한 푸앵카레, 그는 이를 나비효과라 한다. 오늘 베이징에서 공기를 살랑거리는 나비가 다음 달에 뉴욕에서 폭풍우를 몰아치게 할 수 있다. 초기 조건에서 작은 차이가 최종 현상에서 큰 차이를 일으킨다는 말이다. 이후 에드워드 로렌츠는 컴퓨터로 기상 모의실험을 하던 중에 이를 입증했다. 이렇게 중국의 혼돈을 자연 현상의 카오스로 풀어내고 있는데, 재밌는 대목이다.

 

 

하지만, 옥에 띠도 없지 않다. 2장 델포이 신탁의 수수께끼 중 일본의 우주 창조신화를 소개하는 대목은, 유럽의 창조신화, 중국, 인도에서 구체적인 인물명이 거론되는 데 반해, 일본의 그것은 일본명이 없다. 적어도 아마테라스와 스사노오는 소개해야 하는 대목이다.

 

 

소개된 내용을 보자. 신화에는 “머리가 여덟 개 달린 뱀인 하치키 오헤비가 나온다. ‘8’이란 숫자가 성스러운 숫자인 동시에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하치키 오헤비는 일본 왕의 딸 여덟 명 중 7년에 걸쳐 잡아먹었다. 마지막으로 이 딸을 잡아먹으려 할 때 영웅이 나타났다. <중략> 영웅은 술에 취해 떨어진 하치키 오헤비의 목 여덟 개를 잘랐다……. 막내 공주와 결혼했다(41쪽).

 

 

 

일본 신화의 뱀은 강, 농경문화, 하천의 범람을 막는 수전신(논농사신)과의 대립

 

 

이 내용으로는 일본의 천황의 3대 신기(神器)중 하나인 구사나기(草??)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야기의 출전은 고문서 고지기(古事記), 니혼쇼키(日本書紀)에 나오는 내용으로,

 

 

하치키 오헤비[八岐大蛇=야마타노오로치라 읽는다].이 이야기는 건국신화와 관련된다. 신기(神器=草??,八咫鏡,八尺瓊勾玉)는 이른바, 권력을 상징하는 검과, 거울, 그리고 자다. 여기서 나오는 영웅이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스사노오이며, 막내 공주가(공주는 아니다. 귀한 집 여식을 일컫는 히매(?=아가씨) 이며 이름은 구시나다히메(수전, 즉 논을 관장하는 신)이다. 여기에 나오는 큰 뱀은 강을 의미한다. 강과 수전은 일정한 관계가 있으며, 강이 범람하여 논으로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모두 농사, 관개와 관련된 것이다.

 

 

그런데 八岐大蛇를 ‘야마타노오로치’로 읽지 않고, ‘하치키오헤비(하치키(마을이름)의 큰뱀’ 라는 음+훈으로 표기한다면 정확한 것이라 할 수없다. 고유명사인데, 일본에서 부르는데로 불러야 한다(이 대목은 중-일, 한-일-중의 사람 읽기에서도 상호주의가 적용됐다 안됐다 하지만, 시진핑으로 읽어야 할 것을 습근평으로 읽는다든다, 고이즈미라고 읽어야 할 것을 소천으로 읽는다면 이는 상호주의라는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게 된다)

 

 

물론 이 책의 저술의 의도는 신화 속 상상의 나래를 펴보자는 것이지만, 이는 정확한 소개라 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해둔다.

 

이 책이 전문서도 아니고, 신화를 과학의 맥락에서 풀어내는 것이라 가볍다면 가볍겠지만, 신화에 나오는 많은 뱀을 해석하는데, 지역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를 것이다. 문화란 본디 그러한 게 아닌가. 문명과 문화의 경계와 구분을 두고 설왕설래하듯이 말이다.

 

 

28장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근친혼은 금지된 것인가, 회피된 것인가?,문화적 선택의 결과

 

 

고려시대의 근친혼은?, 일본천황가의 근친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지은이는 세 사람의 이론을 소개한다. 먼저 19세기말 핀란드의 에드워드 웨스터마크가 근친상간 회피이론을 제시했다. 어릴때부터 같이 자란 사이에 이성을 느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반박한 이가 지그문트 프로이트다, 이른바 오이디피스 콤플렉스로 근친상간의 금기를 설명했는데, 초기 인류는 동물의 세계와 같이 집단 안에서 수컷 하나(수장, 아버지)가 암컷을 독차지, 이에 성욕발산기회를 잃게 된 젊은 수컷들이 음모를 꾸며, 수컷을 잡아먹어버리고 암컷들과 교미한다고...이른바 사회적 제약으로 근친상간을 회피하게 된 것이라고 적고 있다. 그런데 지은이는 이를 공상적이라고 평하면서 또 다른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사회결연 이론을 소개했다. 농경사회에서 결연, 즉 결혼으로 통한 노동력의 충원하기 위해 딸과 누이를 성교대상으로 삼지 못하게 했단다. 지은이는 결론적으로 근친상간의 터부는 문화적 선택의 결과라 말한다(456-458쪽).

 

진짜그런가? 그러면 근친혼은 뭔가, 근친상간이 비공식적인 성관계라면 근친혼은, 남녀칠세부동석, 일본에서 사촌간의 결혼, 근친상간현상을 간단히 문화적 선택이라 간단히 결론 짓기에는 너무 아쉽다.

 

이 책의 저작 의도에서 보자면, 가볍게 스케치한 정도에 그칠테니 내용에 관심과 흥미가 있는 사람은 관련 서적을 좀 더 탐독해보라는 의도가 깔려있다면 꽤 성공한 듯 보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진짜 그랬을까, 그런가 라는 의문이 계속 떠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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