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밀당의 요정 1~2 - 전2권
천지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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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의 요정(1,2권)

 

제목이 재밌다는 인상의 소설이다. 작가 천지혜의 재치가 번뜩인다. 1권의 지혁과 새아의 만남이, 그리고 전 남친의 신부를 대신한 새아, 이런 판국에서 만난 두 사람.

 

 

결혼만이 답이라고 생각한 여성 새아, 결혼만은 피하리라 다짐한 비혼주의의 돌싱남 지혁,

지혁의 등장은 마치 최근 매끈하고, 깎아놓은 듯한 상아...이목구비에 옷차림까지, 작가는 지혁을 요즘 인기드라마의 주인공, 아닌 작가들의 설정하고픈 완벽남 하지만 성격은 독특한 그런 류의 이미지로 등장시키면서, 앞으로 전개될 내용, 지혁의 비서 입을 빌어...

 

“이런. 미친 밀당의 요정을 봤나.,” 이게 이 소설의 기본 얼개다.

아웅다웅, 마치 드라마 시나리오는 보는 듯, 눈 앞에 장면들이 스쳐지나간다.

 

이 소설이 왜 요즘 청년세대들(MZ세대론에 관한 찬반 여론이 있어 여기서는 이런 표현은 쓰지 않겠다)에게 인기가 있는지...대충은 짐작이 간다. 비혼주의자 지혁이 새아에게 빠져버렸다. 헤어나질 못한다. 비혼주의니 뭐니 하는 따위는 다 호강에 초진이야기처럼.

 

새아가 누군가를 만나면 질투하는 지혁, 그는 진짜 사랑이란 걸 몰랐던 탓일까, 마구 헤맨다.

 

 

2권의 종반부에 이들의 아웅다웅의 절정이랄까, 3권에서는 어떤 내용의 밀당이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클라이막스...두 사람의 사랑, 소꿉장난같은 아기자기한 모습이 펼쳐진다.

 

전략회의에서 새아를 들이까는 지혁, 잠시 마련된 휴게시간...

 

어어, 나라고 자기 사진 안 갖고 있는 줄 알아?

뭐, 내 사진 뭐(중략)

어머나 ? 내가 잘 때 이렇게 귀여워?

어, 장난 아니야.

이런거 찍어 놨음 공유해야지...이렇게 귀여운 걸 혼자 보고 있었다니, 욕심쟁이“(361쪽)

 

 

이렇게 오가는 대화 속에 지혁은 카톡으로 공유했고, 이어서 보고를 해야 하는 새아팀장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화면에 띄운 것이 바로 그 사진들....

 

 

이렇게 두 사람의 알콩달콩 연애사가 만천하에 공개되고…. 이제 3권을 기다려야 하는데….

결혼관, 청년 세대들은 결혼, 여성은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하고 이리저리 계약직으로 떠돌다 지쳐버린 끝에 심신의 안식처로 결혼이라는 걸 생각하는 걸까?. 뭐 한 세대 훨씬 전에는 얼굴도 보지 않고 좋은 집안이니 결혼하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던 세대, 베이비붐 세대 1세대쯤 되려나, 2세대로 넘어오면 중매 결혼….‘직장 좋겠다, 신랑 인물 훤하겠다. 뭐 빠질 게 없지, 근데 집안 형제들이 많다는 게 흠이면 흠이지…. 라는 매파 중매쟁이의 단골 대사들….

 

 

한 세대 앞선 이들은 연애 결혼…. 이때까지도 여전히 두세 살 많은 안정되고 의지할 수 있는 신랑감을 찾아서…. 10여 년 이쪽저쪽으로는 초식남. 연하남, 동생 같은 남편, 누나 같은 아내, 맞벌이, 아이는 형편이 피면 낳기로라는 주제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만혼남, 만혼녀, 일과 결혼했다는 남녀들. 아이 대신 반려견을 키우겠다는 부부들.

 

 

세대 사이 결혼관의 변화, 이게 사회문화의 변화일까, 아니면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에 따른 변화일까 하는 질문, 그런데 이 질문은 애초부터 잘못된 거다.

 

가부장 질서 속에 형성된 젠데 의식이다. 사회적 역할 분담론, 현모양처, 경제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남성 중심사회이기에 여성의 지위는 제2성에 머무는 것이다(시몬 드 보부아르의 책), 하찮은 남자가 여자 앞에서 주름잡는다는 말이다.

이 소설에서 밀고 당기기는 여성과 남성의 주도권에 관한 말이 아니라, 결혼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 즉 연애와 결혼은 어떤 의미일까, 종의 번식과 멸종을 회피하는 태곳적 인류라는 종의 뇌에 잠재된 종족본능일까? 라는 생각들에까지 미친다.

 

오랜만에 리얼타임 드라마를 본 듯하다. 눈으로 보는 드라마보다 읽는 드라마가 재밌기도 하다. 이 소설은 이런 가능성을….

 

 

다음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해보면서, 오래간만에 웃고 상상을 해대면서 본 이 책은…. 다양한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는 덫, 함정이 군데군데…. 그렇다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읽으면, 소설의 흥이 떨어지니, 다만, 읽는 가운데서 자연스레 전해져 오는 느낌을 음미하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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