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에 선 아이들 -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미야구치 코지 지음, 김진아 옮김 / 북스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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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경계선 지능의 아이들, 이른바 '느린 학습자' 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


지은이 미야구치 고지는 소아정신과의사로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 종합심리학과와 대학원의 인간과학연구과에서 연구를 한다. 아울러 일본 인지훈련(COG-TR)학회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그는 이 책<경계선 지능에 선 아이들>에서는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들의 실태를 해설하면서 아이들의 가능성을 키우는 방법을 제안한다. 지은이는 지적 장애 진단을 받은 아이라도 어떤 도움을 받는가에 따라서 상태가 바뀐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아울러 교사나 주변의 경계성 지능에 관한 이해가 곧 아이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발달장애에 관한 사회적 인식은 어느 정도 확산하였지만, 지적 장애는 이와는 층위를 달리하고 있어, 그 경계 구분의 모호함 때문인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일본이나 한국의 경계성 지능인 인구 비율로 보면, 7명 중 1명 꼴로 14%가량된다. 의외로 많은 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경계에 있어 법적으로 지원 받지 못한다. 서울시 조례에서 경계선지능인은 ‘지적 장애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평균 지능에 도달하지 못하는 인지 능력으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여 지원과 보호가 필요한 자라고 정의, 이들의 자립을 지원제도를 두고있다. 


책 구성은 4장이며, 1~3장은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는데 우선 1장에서는 지적 장애란 무엇인지를, 발달장애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경계성 지능과 경도 지적 장애를 구분 지어 설명한다. 2장에서는 지능 검사로 인간의 어떤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경계성 지능 여부는 이 검사 결과가 판단 기준이 된다. 3장에서는 학습토대가 되는 ‘인지 기능’을 설명한다. 그리고 4장에서는 아이의 가능성을 어떻게 키우고 끌어낼 것인지. 보호자를 비롯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이 알아야 할 아이의 마음 상태와 학습지원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경계성 지능과 경도 지적 장애에 관한 기준, 하지만 변할 가능성이 존재


지적 장애의 인정 기준은 지자체와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다. 우선 지적 장애 기준을 확인해보자. 첫째 지적 기능에 장애가 있다(지능 검사로 판단). 둘째 그 장애가 발달기(18세까지, 현재는 미국 지적 장애 및 발달장애협회-AAIDD-는 21년 개정을 통해 22세로 변경한 상태)에 발생한다(성인이 된 후에 지적능력에 문제가 생긴 경우는 지적 장애로 인정하지 않는다). 셋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어떤 사회적인 장애가 발생하면 그때 지적 장애라고 진단한다). 지적 장애는 네 등급으로 IQ20 미만은 성인 기준 정신연령으로 3세 미만, 최중도이고 여기서 중도(IQ20~34, 3~6세) 중등도(IQ35~49, 6~9세) 경도(IQ70미만 50~69, 12세 수준) 순으로 올라가는데, 학교 교사나 부모 등 보호자가 알아차리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일본의 통계에서는 경계성 지능은 인구의 14퍼센트, 35명 학급이라면 반에 5명 정도가 있다는 말이다. 


교과학습보다 인지 기능이 중요


다섯 가지 인지 기능이 학습의 토대가 된다. 이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으로 지은이는 첫째 기억(국어), 둘째 언어 이해(수학), 셋째 주의(과학, 주의는 모든 인지 기능의 토대가 된다), 넷째 지각(사회), 다섯째 추론과 판단(상상력)(영어), 보고, 듣고,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능력으로 사람이 더 유연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이다. 


제일 큰 문제는 ‘공부를 할 수 없다는 점’


인지 기능이 중요하더라도 공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문제해결 양상이 달라진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아이들이 교육상담을 받으러 많이 오는데, 부모, 보호자들은 아이가 혹시 우리 아이가 경계성 지능은 아닐까라고 생각해서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 수업을 못 따라갈까, 왜 공부를 잘하지 못할까?, 라는 고민을 안고 오지만, 자연스레 지능 검사를 해보다가 경계성 지능임을 아는 경우가 허다하다. 


코그 트레(COG-TR), 인지학습을 통해서 숫자를 세는 시간이 빨라지는 아이들, 옮겨 쓰기 능력이 높아진 아이들, 일반적으로 IQ는 평생 바뀌지 않는다고 하는데, 몇 년 후에 경계성 지능에 선 아이가 평균적 IQ가 된 사례도 종종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결국, 초등학교 3학년 반에서 1학년에 공부를 하면 당연히 교육내용이나 진도를 따라갈 수 없는 것처럼, 이들에게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획일적으로 특수학급에 배치하는 것이 옳은 판단일까? 그건 아니다. 사례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획일화는 금물이란 말이다. 당사자인 아이들이 느끼는 고통은 어떨까?, 자신감을 잃고, 난 해도 안 돼, 난 바보인가봐, 보호자가 가장 경계에 해야 할 상태가 바로 이런 상태다. 


아이의 성장 목표는 ‘자립’


우리가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도와주는 것은 크게 성장하여 ‘자립’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적절한 지원만 해주면 성장할 수 있는 아이들의 미래에 도전 기회조차 주지 않는 꼴이 되지 않도록 배려를 해야 한다. 아이에게 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아이를 움직이게 하는 건 함께 해주는 어른의 모습이란 점이 중요하다. 숙제 다했니라는 확인보다는 우리같이 해볼까 하는 말이 아이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하나둘, 그렇게 하면서 천천히,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초조해하는 순간, 끊임없는 반복,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꾸준히 하나하나씩, 당장 기대와 성과에 못 미치더라도 금방 포기하면 안 된다는 점을 이 책은 강조한다. 


발달장애이든 지능 장애이든 간에 기본은 같다. 인지훈련을 통해 기능을 하나, 둘씩 길러 나기는 수밖에 없다. 자신감을 길러주고 홀로 설 수 있는 능력 요소를 찾아내 아이가 자기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게 가까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다. 지적 장애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바보 멍청이라는 소리와 함께 한심하다는 주변사람들의 눈길이 아이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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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회 - 휴머니티는 커피로 흐른다
이명신 지음 / 마음연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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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커피 사회는 피로 사회를 보듬어 준다


커피 매니아 이명신의 신조어 “커피 사회”는 재독 사회학자 한병철의 <피로 사회>와 멋진 대조를 이룬다. 130여 쪽의 작은 책 ‘피로 사회’는 빨리빨리의 경쟁 터널 속만 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자기 성찰을 조언한다. 우울증의 원인으로 억압과 다른 사람의 눈치와 외부 환경에 나를 맞추는 동안 쌓이는 스트레스가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신호이기도 한데, 한병철은 부정성이 아닌 긍정성의 과잉에 의한 탈진과 소모가 심리적 불안정을 유발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피로 사회는 불안을 일으키는 외부 환경과 자신의 내적 조화가 깨진 상태다. 


이때, 잠시 쉬어가는 시간은 역시 커피타임이다. 하루의 피로를, 커피 사회와 피로 사회는 동전의 양면인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빨리빨리 문화 속에 녹아든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커피, AFP통신은 얼죽아, 아아를 로마자로 표기 이른바 고유명사 취급해서 한국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사랑을 집중 조명했다지만)를 들고 뛰는 젊은이들,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여유 있게 앉아서 따듯한 커피 한 잔 즐길 여유도 허용되지 않는단 말인가, 이런 풍경의 커피 사회는 피로 사회의 한 꼭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에서 커피는 노동 음료, ‘생존 커피’


이명신은 커피의 의미를 “노동 음료” “생존 커피”라고 한 마디로 압축했다. 일하다가 한 잔 마시는 커피, 믹스커피(전원일기에 등장하는 다방식 커피를 나는 ‘양촌리’스타일이라 한다)는 새로운 에너지 원이다. 정신 차리기 시간이다. 동료와 수다도, 직장 상사 뒷담화까지, 사소한 잡담, 떠들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니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 웃고 떠드는 잡담 속에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기도 하니, 우리 사회의 인사말 ‘커피 한잔할까?’ ‘커피 어때’ ‘아메리카노로 할 거지’ 놀랍게도 에티오피아 사회의 그것과 같은 맥락이라니. 한국은 프랑스(551.4잔)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1인당 커피 소비량(367잔)이 많은 나라다. 세계 평균 161잔의 두 배가 넘는다. 1년 365일 하고 이틀이 남으니, 3 식3 커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편의점 컵라면과 삼각김밥 먹고, 후식은 커피라니, 채산이 맞나 싶을 정도지만, 그래서 문화인 것이다. 


커피 사회 휴머니티로 흐른다, 모두가 커피 앞에서는 평등하니


한국 사회가 “커피 사회”이고 달곰한 믹스커피에서 피어나는 많은 사연, 에피소드와 서사가 “커피 문화”다. 아이스 브레이크(얼음장 깨기, 첫 만남의 어색함을 덜어주는 것들)이기도 하다. 커피로 하실래요. 아아, 뜨아, 라떼. 사람들이 모이는 공동체로, 


이 책은 독특한 에세이집이다. 지은이가 고른 18가지 커피음료, 여기에는 호모 코페아(커피마시는 인간)로서 느낄 수 있는 인간다움의 가치가 담겨있다고 말한다. 커피의 종류와 역사 등을 간단하게 건드리고 지나가면서, 커피숍 모임 자리에서 나를 조금은 똑똑하게 보일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콩알 지식 “데일리 커피 익스프레스”와 “커피와 음악” 소개에 지면을 할애해두고 있다는 데서 호모 코페아 커뮤니티 입문서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구성은 ‘각성’ ‘향유’ ‘우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았다. 에티오피아의 다도(茶道)인 분나 마프라트 하루에 3번 한 번에 3잔씩, 첫째 잔은 아볼 ‘우애’ 두 번째 잔 후렐레타냐 ‘평화’, 그리고 세 번째 잔은 베레카 ‘축복’이다. 


커피는 ‘각성’과 ‘향유’ 그리고 ‘우애’를 담는다


첫 번째 이야기 ‘각성’에서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믹스커피, 아이스 아메리카노, 터키시 커피, 달걀 커피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때로는 서글프다. 농촌 들녘에서 마시는 양촌리스타일, 베트남에서 우유를 구하기 어려워 달걀노른자를 크림으로 만들어 커피에 넣었던 것이 달걀 커피의 유래라는 것이다. 커피 한 잔을 만드는 지혜라 할까, 


두 번째 이야기 ‘향유’는 누림과 즐김이다. 여기서는 시간의 밭에서 인내를 심는다는 표현으로 더치커피처럼 하루 동안 찬물로 내리는 동안, 한 잔을 마시기 위한 기다림을, 마키아토, 낯선 것에서 유쾌한 호기심을 즐길 수 있는 가향 커피, 카페인이 쥐약인 사람들을 위한 디카페인, 이 역시 대안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표현한다. 300원으로 낭만 300도 올리기의 자판기 커피, 그리고 더치커피와 콜드브루의 비교, 차이점까지, 거기에 자신만을 표현하는 것도 이른바 셀피 커피다. 자신의 얼굴을 커피 표면에 나만의 커피인 셈이니 ‘누림’이다. ‘여유’, 기다림의 커피를, 마치 다도와 겹치는 대목이기도 하다. 


세 번째 이야기 ‘우애’에서는 드립커피를 다른 사람을 환대하며 삶의 허기를 채우다는 표현을 했다. 2022년 여름을 달군 박해영 작가의 <나의 해방일지>의 핵심 키워드는 ‘환대’였다. 드립 커피 한 잔으로 환대를 나타낼 수 있다면, 물을 내리는 과정에 정성이. 카페라테의 부드러움, 빼놓을 수 없는 캔 커피는 따뜻해야 한다. 차게 한다는 논쟁이 있을 정도다. 아직도 답은 모르겠다. 또, 이어지는 공정무역 커피의 씁쓸한 이야기, 인도네시아에서 만드는 것인데, 아시아 사향고양이가 먹은 커피콩으로 만든 코피루왁, 서로를 품는 공존의 지혜라면 지혜다. 지속 가능한 지구에서 지속 가능한 커피를 위한 대체 커피, 아모토 커피, 대추 씨, 치커리 뿌리 따위를 섞어서 만든 카페인 없는 커피, 디카페인을 찾을 때 좋지 않을까, 일본에서 민들레 뿌리를 말려 갈아 만든 대체 커피가 나돌기도 했는데.


커피 사회에서 커피 세계 속으로까지, 단순한 기호 음료,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에티오피아에서 약으로 썼다고도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른바 커피도(珈琲道: 다도(茶道)에 조응하여 커피도로 쓸 수 있으니, 애초 커피의 한자표기(가차)는 일본에서 커피(珈琲), 1945년 이후, 중국은 일본식 표기를 버리고, 咖啡(kāfēi)로 쓴다)

커피 사회, 노동 음료, 에너지원, 생계 커피는 피로 사회가 진전하지 않도록 하는 작은 방패 역할을 해주는 듯하다. 커피 사회와 커피 문화, 지은이는 커피 한 잔으로도 모두가 연결되는 호모 코페아 커뮤니티, 즉 휴머니티, 휴먼과 코뮤니티는 커피를 매개로 생각한다.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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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성향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 타고난 성향인가, 학습된 이념인가
존 R. 히빙.케빈 B. 스미스.존 R. 알포드 지음, 김광수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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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분노하지 않는 것은 곧 무관심일까?


분노하지 않는 것은 곧 무관심이라는 속담에 지은이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지배 구조에 따른 복잡한 쟁점을 해결할 수 없으며, 우리는 얼마든지 감정을 조절하면서 정치적 사안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치 성향의 근원은 각자의 삶 속에 축적된 경험에서 비롯된다는 견해, 즉 환경적 요인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데, 과연 그럴까?, 만약 정치 성향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가 정보와 논리, 설득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특정한 역학이 좌우한다면 어떨까? 


2021.1.6. 트럼프의 낙선 결과에 불복하며 미국 국회의사당 무력점거하면서 법관까지 살해한 이유는 무엇일까, 트럼프, 네타냐후, 오르반, 보우소나루와 같은 정치인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의 확고부동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많은 사람이 정치적 견해차로 광화문에서 맞붙고, 탄핵 인용, 파면과 기각을 외치는 사람들, 민주주의는 지금 질식상태인가?, 


그렇다면, 정치 성향이 형성되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밝힐 수 있는가 하는 게 이 책의 문제의식이자 핵심적인 물음이다. 지은이들은 정치적 견해가 문화적 배경이나 정보 편향보다 생물학적, 심리적, 유전적으로 다양한 특성의 결과라고 말한다. 즉, 정치적 성향은 상당 부분 선천적이라는 것이다. 전작의 개정판인 이 책은 전통적으로 인식된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차이에서 초점을 옮겨 트럼프 같은 정치인의 열렬한 지지자처럼 특정 브랜드의 진보주의와 보수주의를 탐구한다. 책 구성은 서문과 본론 9장 그리고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승된 갈등이란 제목의 서론을 거쳐 다음 문으로 들어가면 1장 ‘불편한 동행’에서는 갈등의 역학을 시작으로 싸움만이 답일까? 하는 물음으로, 2장 ‘무엇이 우리 생각을 지배하는가?’ 에서는 정치적 동류교배 이념이 곧 우리다. 보편성의 지배 등을 논한다. 


3장, 무엇으로 정상을 판단하는가? 에서는 다양성과 비합리성, 행동의 생물학, 이분법은 끝났다. 차이의 세계, 4장 선호의 정치학, 정치와 성격의 상관관계,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5장 엇갈리는 시선 시선과 사회적 반응, 세상을 담는 기준, 눈길이 머무는 곳에, 인식의 차이, 정보의 획득과 활용 등을, 6장부터는 본성은 운명인가 여부와 환경의 무의미성을, 분화의 역사와 현재 우리는 어디까지 왔나를 확인해본다. 지은이들이 이 책의 초판을 내고 10년 동안 미국 정치사회의 변화를 보면서, 정리한 것들은 바로 “특정 브랜드의 진보주의와 보수주의”다. 일반적 이야기가 아니라 돋보기로 들여다보겠다는 말이다. 여러 가지 요소가 얽혀 나타나는 현상 때문에 해석하기 쉽지 않다. 


수천 쌍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보수주의 측정 지표인 월슨-패터슨 지수로 조사한 결과 일란성 쌍둥이의 사회적, 정치적 태도가 이란성 쌍둥이보다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는 모든 정치신념의 기반이 환경 요인이라는 생각이 주입된 사람들에게 정치와 정치적 태도에 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했다. 정치 참여도가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후천적 유전학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행동과 연관된 생물학적 성향이 완전히 선천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본성과 양육을 불리할 수 없는 개념임이 분명해진다. 


쉽게 바뀌지 않는 정치 성향, 지역색이란 게 존재한다


미국에서 진보성향이 강한 뉴욕 시민들은 9.11 사건 이후, 특히 외집단을 대하는 태도가 보수적으로 변했다. 그러나 이 현상은 기존의 성향이나 기준점에 일시적으로 벗어났을 뿐임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완전한 유연성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그러한 기준점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의문이 남는다. 


정치 성향은 타고난 것도 아니며, 환경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님이 밝혀졌다. 단지 우리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는 점만은 명확해진 셈이다. 정치 성향이 서로 다른 사람들은 살아가는 사실 세계마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인다. 타고난 성향이 근본적으로 다른 보수주의자, 진보주의자는 모두 실제가 아닐지라도 자신의 성향을 뒷받침하는 사실이라면 믿고 본다. 일단 잘못된 믿음이 생기면 이를 바로잡기는 무척 어렵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례가 너무나 많아서 말이다. 


차이를 인정하자 “똘레랑스”


이 책의 지향점인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뭘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만,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많은 사람의 정치 성향이 심층적 차원에 내재한 생물학적, 심리적 성향에 기반한다는 사실을 폭넓게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정치 환경이 조금은 개선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은이들은 몇 가지 제안을 했다. 


첫째, 당신과 정치적 의견이 반대인 사람은 바라는 사회적 결과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고 경험하는 방식도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즉, 똘레랑스를 해야 한다는 말인데,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라고 인정해주면 된다.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을 이해, 즉 지피지기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들이 왜 잘못된 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에 그렇다. 


둘째, 다름을 설득하는 언어, 보수와 진보의 성향의 차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상대편과 더욱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다. 인지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보수주의자는 정부와 피지배자의 바람직한 관계를 비유한 ‘엄격한 아버지’의 언어로 주장하고, 진보주의자는 ‘자예로운 부모’의 언어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언어적 차이가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했다. 경청할만한 지적이다. 


셋째, 타고난 성향을 포용하자. 미국인들은 성적 지향의 핵심이 생물학적 요인에서 비롯된다는 증거가 늘어남에 따라 동성애자의 생활 양식과 인권에 더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처럼 동성애의 원인에 대한 인식 변화는 동성애자 인권을 둘러싼 정치적 논의가 민주적이고 법적인 맥락에서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이바지했다. 정치 성향에 생물학적, 유전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포용력도 향상되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은 확답하기 어렵다. 과학적인 실험 등으로 밝혀진 정치 성향의 숨겨진 법칙, 다행히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똘레랑스”가 남아있고, 이를 새로운 각도에서 넓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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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 -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하여
비비안느 포레스테 지음, 조민영 옮김 / 도도서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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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반유대인 정서와 시온주의의 반아랍 정서 ”혐오는 전염된다“


이 책<왜 강대국은 책임지지 않는가>은 지은이 비비안 포레스터가 2004년에 내놓았다. 그는 프랑스 국적의 유대인, 작가이자 비평가로 20세기 21세기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끊임 없는 갈등의 기원을 좇는다. 유대인과 아랍인의 싸움은 결국 승자 없는 제로섬게임으로 이 두 국가의 싸움을 때로는 부추기고, 때로는 방관하는 서구의 강대국들에 책임이 있음을 지적한다. 


시온주의에 관해서도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객관적으로 공개된 내용을 가지고 비판한다. 정작 시온주의자들은 억압

받고 차별과 배제됐던 역사적 분노를 팔레스타인을 향해 폭발하고 있으며 이는 식민주의자들의 식민지지배방식과 다를 게 없음을 힘주어 강조한다. 이 책은 우리가 상식이라고 여기고 있었던 유대인의 고난사와 같은 유대인이면서 이들의 참혹한 고난을 비난하는 이들, 그리고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을 못 본 척했던 강대국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시온주의도 비겁함과 식민지 제국주의와 다를 것 없음을 지적하는 대목이 우리에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다시 살펴볼 수 있도록 끌어주고 있다. 


책 구성은 2부다. 1부 ‘비극의 서막’에서는 20세기 초 반유대 정서가 팽배했던 유럽,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유대인도 같은 사람이요 시민이라는 생각들이 점차로 유대인 배타주의 ‘반유대인정서’로 1차 세계대전 이후 1933년부터 2차 대전이 끝난 후에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아우슈비츠로 상징된 독일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방관하고 외면하면 짐짓 모른 체하는 강대국, 보편적 인권보다는 자신들의 국익 챙기기에 바빴었는데, 지은이는 이들의 행태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차분한 어조로 설명하는 듯한 느낌이다(만약 강연이었다면 말이다).


2부‘시온주의’에서는 테오도르 헤르첼, 시온주의를 주창자의 삶과 그의 생각을 다루는데, 헤르첼은 기자로 1894년 프랑스에서 육군대위 드레피쉬 간첩 사건 재판을 취재했는데,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죄가 되는 현실을 목격한다. 반유대 인의 정서와 흐름을, “유대인 게 죄다”라는 것처럼, 아우슈비츠를 비롯한 유대인 수용시설에서 죽임을 당한 유대인들과는 선을 그었다. 반유대세계에서 탈출하자, 나라를 건설할 곳으로, 독일 나치 정권 아래서 죽어간 유대인들의 죽음 방식과 항거하지 못함을 비난하면서 피해자들을 외면하는 대목까지, 우리가 아닌 시온주의가 어떻게 출발했는지를 보여주고, 이후, 팔레스타인 땅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영국의 태도 등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유럽인들이 무섭게 여기는 것은 ‘유대인의 학살’이었을까?


아니다. 이들이 두렵게 여겼던 현실은 “유대인 남성과 여성 및 아이들이 몰살당하고 고문당하는 것을 보는 게 아니라, 그들이 풀려나 자국 영토로 밀고 들어오는 무시무시한 상황이었다.”(책 44쪽) “우리나라에는 안 돼! 우리나라에는 안 돼!,” 1943년 당시 외무부 장관이었던 앤서니 이든이 한 이 말은 유행어나 후렴구처럼 널리 퍼졌다.


미국은 어떠했을까? 1933년 국무부 법률 고문은 “어떤 유대인이 독일에서 추방되었거나 박해를 피해 독일을 떠나기를 희망한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는, 독일 당국에 서류를 요청할 수 있는 합리적 가능성이 있다고 할 때, 해당 문서 제출을 면제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즉, 독일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가려는 사람들에게 독일에서 당신은 우리가 핍박할 대상이며, 즉시 국외로 나가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확인서를 받아오라는 말과 뭐가 다른지 모를 정도다. 이후 1941~1945, 3년 반 동안 미국이 참전했던 동안 유대인 난민은 2만 1,000명으로 할당량의 10퍼센트에 불과, 비자 취득 또한 까탈스러웠다. 33년에 국무부의 견해가 답습된 형태다. 당시에는 이미 나치에게 가진 것을 다 빼앗겨 돈도 집도 절도 없어서 미국으로 옮겨가려는 이들에게 이민 신청할 수 있는 금전적 여유를 증명하라면, 오지 말라는 것과도 같았다. 친척이 있더라도 이민의 부양 의무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인도주의” 태도는 애초부터 없었다. 이것이 철저하게 자국에 이익에 따라서 행동하는 강대국의 본디 얼굴이자 본질이다. 


시온주의에 관한 생각, 그들 역시도 반유대인정서에 전염된 반아랍 혐오증 환자들이었다


헤르첼은 반유대인 정서에서 벗어나는 길은 그들만의 국가를 만드는 걸 생각한다. 1896년 “유대인의 국가”라는 팸플릿을 만들어 로스차일드 등에 보냈다. 그는 반유대인 분위기를 수용, 이를 지렛대 삼아 우리가 나아갈 길은 유럽이 아닌 다른 곳에 정착하는 것이라고, 유대인을 향한 차별과 배제에 항거한 것이 아니었다고 비비안은 분명하게 지적한다. 인도주의, 인권과는 거리가 멀었던 시온주의라고, 영국 등의 당대 강대국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을 보자. ‘유대인에게 유럽의 땅을 내주어 나를 세우라고 하는 것은 미친 짓이었지만, 서구인이 다른 서구인에게 다수의 원주민이 사는 아랍 땅을 주어 주권 국가를 세우게 하는 것은 그래도 되는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다’ 이는 헝가리 출신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 아서 쾨슬러의 논평이다. “한 국가가 제3국과의 영토를 제2 국가에 공식적으로 약속했다”라고, 이들에게 아랍 땅, 팔레스타인은, 제 맘대로 주물럭거려도 되는 그 정도였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이 바로 이 대목인 것이다.


1942년 12월 팔레스타인 중부 도시 나블루스의 술레이만 투칸은 “어떻게 팔레스타인이 전 세계 곳곳에 거주하는 유대인에게는 생사가 걸린 문제가 되고, 본래 팔레스타인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까?. 라고, 유대인이 팔레스타인에서만 피난처를 찾아야 할 정도로 지구 전체의 땅이 줄어들기라도 했단 말입니까?, 한 민족을 위해 다른 민족을 죽이는 것이 정의롭고 공정한 일입니까?


시온주의는 이렇게 폭력적으로 팔레스타인을 나눠가지게 됐고, 지금은 아예 말려죽이려고 작정한 듯하다. 강대국이 쥐락펴락하는 유엔에서 회의를 열고 발언권도 없었던 팔레스타인의 절반을 유대인에게 준다고 결정한 것은, 마치 대한독립을 청원하려 했던 헤이그 특사가 행사장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반도를 일본의 땅이라고 한 것과 무엇이 다를까,  딱 일제강점기의 한국과 같은 처지가 지금의 팔레스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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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그래머 게이트웨이 인터미디엇: 영어가 쉬워지는 기초 영문법 (Grammar Gateway Intermediate) - 필수영어 문법 한달 완성, 영문법·스피킹·라이팅 동시학습 그래머 게이트웨이 시리즈
해커스어학연구소 편집부 엮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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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그래머 게이트웨이 인터미디엇


이 책은 영포자세계에서 탈출하기 위한 밧줄 초보를 위한 영문법 한 달 완성을 떼고, 읽을 것이라는 전제다. 물론 해커스 그래머 게이트웨이 베이직이나 라이트 버전일 수도 있겠다. 영포자에게 딱 어울리는 칸트의 아포리즘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할 수 있다. 할 수 있을 때가 아니라 바로 해야 한다”. 


이 책은 영문법의 기초를 다진 학습자 대상의 중급 영어 문법서다. 중급 수준의 중요 문법 포인트 110개의 레슨을 담았다. 1 레슨에 두 쪽으로 구성하여, 왼쪽에 문법 설명을, 오른쪽에는 문법 내용을 연습해 볼 수 있게 해두었다. 여기에 문법 내용을 설명을 그림으로 해두었기에 수차례 학습을 하게 되는 구조다. 



책 내용은 현재와 현재 진행과 과거와 과거 진행, 현재완료와 과거완료, 미래와 미래완료, 조동사, 의문문, 수동태, -ing와 to+동사원형, 명사, 관사, 대명사와 소유격, 수량 표현, 형용사와 부사, 비교급과 최상급, 전치사와 구 동사, 접속사와 절, if와 가정법, 관계절, 간접화법, 다양한 문장들 순으로 20개로 나누었다. 

구성은 삽화, 문법 설명+표와 그래프, 예문, 참고레슨과 부록 링크, 문제, 실용지문 문제와 체크 업 테스트 링크 등, 20개 단원에서 확장해 나가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단순히 이 책 한 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응용과 주제 관련 표현까지 익힐 수 있도록 돼 있다. 


I’m doing vs. I do 현재 진행 시제와 현재 시제

She is watching TV now. 그녀는 지금 TV를 보고 있다.

She studies art. 그녀는 미술을 공부한다.


TV를 보고 있다는 의미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말하기 위해 시제 is watching을 쓴 반면, ‘미술을 공부한다’라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사실인 일에 대해 말하기 위해 현재 시제 studies를 썼다. 

이런 설명 아래 몇 가지 예를 들고 있어, 우선 이해가 쉽다. 그리고 연습으로 넘어가게 된다. 특별히 외울 필요 없이, 감각으로 느끼고 반복, 다른 문장으로까지.


이 책<그래머 게이트웨이 인터미디엇>은 해커스 <그래머 게이트웨이 베이직>, 초보를 위한 기초 영문법 한 달 완성과 함께 비교하면서 읽어도 좋을 듯하다. 베이직에 나온 내용 14편, 100개의 학습 편으로 현재와 현재 진행, 과거와 과거 진행, 현재완료, 미래, 조동사, 수동태, 의문문, 명사와 대명사, 수량, 형용사와 부사, 전치와 구 동사, 마지막에 다양한 문장들까지, 왔다 갔다 하면서 이른바 입체적으로 읽고, 쓰고, 이미지 해보는 것이다. 문제는 단어이지만, 이것은 별개다. 


아무튼, 이 책은 영포자에게 영어에 관심을 북돋아 주는 매개처럼 여겨진다. 내 공부법은 베이직을 거쳐 인터미디엇까지, 영문법에서 영작, 회화까지, 쓰고 읽고 말하기를 한 번에 익힐 수 있어서 우선 도전해 볼 만하다. 중급까지는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영포자에게 권하는 해커스 초보에서 중급, 한 달에 한 권씩, 그리고 다시. 아마도 100일에서 6개월 정도 해보면 뭔가 느낌이 오지 않을까 싶다. 우선 일독을 권한다.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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