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성향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 타고난 성향인가, 학습된 이념인가
존 R. 히빙.케빈 B. 스미스.존 R. 알포드 지음, 김광수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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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분노하지 않는 것은 곧 무관심일까?


분노하지 않는 것은 곧 무관심이라는 속담에 지은이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지배 구조에 따른 복잡한 쟁점을 해결할 수 없으며, 우리는 얼마든지 감정을 조절하면서 정치적 사안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치 성향의 근원은 각자의 삶 속에 축적된 경험에서 비롯된다는 견해, 즉 환경적 요인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데, 과연 그럴까?, 만약 정치 성향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가 정보와 논리, 설득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특정한 역학이 좌우한다면 어떨까? 


2021.1.6. 트럼프의 낙선 결과에 불복하며 미국 국회의사당 무력점거하면서 법관까지 살해한 이유는 무엇일까, 트럼프, 네타냐후, 오르반, 보우소나루와 같은 정치인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의 확고부동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많은 사람이 정치적 견해차로 광화문에서 맞붙고, 탄핵 인용, 파면과 기각을 외치는 사람들, 민주주의는 지금 질식상태인가?, 


그렇다면, 정치 성향이 형성되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밝힐 수 있는가 하는 게 이 책의 문제의식이자 핵심적인 물음이다. 지은이들은 정치적 견해가 문화적 배경이나 정보 편향보다 생물학적, 심리적, 유전적으로 다양한 특성의 결과라고 말한다. 즉, 정치적 성향은 상당 부분 선천적이라는 것이다. 전작의 개정판인 이 책은 전통적으로 인식된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차이에서 초점을 옮겨 트럼프 같은 정치인의 열렬한 지지자처럼 특정 브랜드의 진보주의와 보수주의를 탐구한다. 책 구성은 서문과 본론 9장 그리고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승된 갈등이란 제목의 서론을 거쳐 다음 문으로 들어가면 1장 ‘불편한 동행’에서는 갈등의 역학을 시작으로 싸움만이 답일까? 하는 물음으로, 2장 ‘무엇이 우리 생각을 지배하는가?’ 에서는 정치적 동류교배 이념이 곧 우리다. 보편성의 지배 등을 논한다. 


3장, 무엇으로 정상을 판단하는가? 에서는 다양성과 비합리성, 행동의 생물학, 이분법은 끝났다. 차이의 세계, 4장 선호의 정치학, 정치와 성격의 상관관계,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5장 엇갈리는 시선 시선과 사회적 반응, 세상을 담는 기준, 눈길이 머무는 곳에, 인식의 차이, 정보의 획득과 활용 등을, 6장부터는 본성은 운명인가 여부와 환경의 무의미성을, 분화의 역사와 현재 우리는 어디까지 왔나를 확인해본다. 지은이들이 이 책의 초판을 내고 10년 동안 미국 정치사회의 변화를 보면서, 정리한 것들은 바로 “특정 브랜드의 진보주의와 보수주의”다. 일반적 이야기가 아니라 돋보기로 들여다보겠다는 말이다. 여러 가지 요소가 얽혀 나타나는 현상 때문에 해석하기 쉽지 않다. 


수천 쌍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보수주의 측정 지표인 월슨-패터슨 지수로 조사한 결과 일란성 쌍둥이의 사회적, 정치적 태도가 이란성 쌍둥이보다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는 모든 정치신념의 기반이 환경 요인이라는 생각이 주입된 사람들에게 정치와 정치적 태도에 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했다. 정치 참여도가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후천적 유전학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행동과 연관된 생물학적 성향이 완전히 선천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본성과 양육을 불리할 수 없는 개념임이 분명해진다. 


쉽게 바뀌지 않는 정치 성향, 지역색이란 게 존재한다


미국에서 진보성향이 강한 뉴욕 시민들은 9.11 사건 이후, 특히 외집단을 대하는 태도가 보수적으로 변했다. 그러나 이 현상은 기존의 성향이나 기준점에 일시적으로 벗어났을 뿐임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완전한 유연성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그러한 기준점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의문이 남는다. 


정치 성향은 타고난 것도 아니며, 환경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님이 밝혀졌다. 단지 우리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는 점만은 명확해진 셈이다. 정치 성향이 서로 다른 사람들은 살아가는 사실 세계마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인다. 타고난 성향이 근본적으로 다른 보수주의자, 진보주의자는 모두 실제가 아닐지라도 자신의 성향을 뒷받침하는 사실이라면 믿고 본다. 일단 잘못된 믿음이 생기면 이를 바로잡기는 무척 어렵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례가 너무나 많아서 말이다. 


차이를 인정하자 “똘레랑스”


이 책의 지향점인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뭘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만,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많은 사람의 정치 성향이 심층적 차원에 내재한 생물학적, 심리적 성향에 기반한다는 사실을 폭넓게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정치 환경이 조금은 개선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은이들은 몇 가지 제안을 했다. 


첫째, 당신과 정치적 의견이 반대인 사람은 바라는 사회적 결과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고 경험하는 방식도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즉, 똘레랑스를 해야 한다는 말인데,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라고 인정해주면 된다.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을 이해, 즉 지피지기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들이 왜 잘못된 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에 그렇다. 


둘째, 다름을 설득하는 언어, 보수와 진보의 성향의 차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상대편과 더욱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다. 인지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보수주의자는 정부와 피지배자의 바람직한 관계를 비유한 ‘엄격한 아버지’의 언어로 주장하고, 진보주의자는 ‘자예로운 부모’의 언어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언어적 차이가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했다. 경청할만한 지적이다. 


셋째, 타고난 성향을 포용하자. 미국인들은 성적 지향의 핵심이 생물학적 요인에서 비롯된다는 증거가 늘어남에 따라 동성애자의 생활 양식과 인권에 더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처럼 동성애의 원인에 대한 인식 변화는 동성애자 인권을 둘러싼 정치적 논의가 민주적이고 법적인 맥락에서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이바지했다. 정치 성향에 생물학적, 유전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포용력도 향상되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은 확답하기 어렵다. 과학적인 실험 등으로 밝혀진 정치 성향의 숨겨진 법칙, 다행히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똘레랑스”가 남아있고, 이를 새로운 각도에서 넓혀나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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