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 산업지도 - 투자자를 위한 업종별 투자 가이드
이래학 지음 / 경이로움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돈은 수익률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


지은이는 말한다. 투자매력기업을 찾기 위해서 투자자는 산업에 관한 이해야 있어야 한다고... 이 책은 지은이가 하나하나 직접 사업보고서를 열어보면서 산업을 분류, 2,333개 상장기업, 185섹터, 27개 산업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부제- 투자자를 위한 업종별 투자가이드-, 이른바 책상 위에 펼쳐놓고 2000여개의 마을과 185개의 시군, 27개 광역단체로 보면, 지리다. 산업지리, 광맥이 어디에 있는지, 그곳에 가려면 어느 고개를 넘어야 하는지, 길은 잘 닦여져 있는지, 장애물은 없는지... 이 책은 입체적으로 생각을 펼쳐볼 수 있을 듯하다. 


책 속에 길을 따라가 보면, 인프라,필수소비재와 기초소재, 산업재, IT, 소비재1,2,3 이렇게 6장으로 구분돼 있음을 볼 수있다. 그 아래 놓여있는 산업은 규모와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서 펼쳐보여주는데, 예를 들어 반도체를 보자면, 반도체 제조, 유통, 팹리스, OSAT, 디자인하우스, IP,반도체소재와 장비 이렇게 8개 섹터로, 그리고 투자 포인트에서는 해당 산업 및 섹터에 속해 있는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 등을 다룬다. 


이 책은 마치 시험대비 “핵심체크”같다. 주식시장 세계가 어떻게 구성돼있고, 인프라 안에 어떤 산업에 포함되는지, 읽는 것만으로도 알아두면 쓸모있는 지식?, 정보?, 아무튼, 투자를 생각하든 아니면 상식수준의 이해를 도모하든 이 책은 여러모로 쓸일 수 있는 실용서다. 지은이는 핵심을 체크하고, 흥미를 느끼는 대목이 있다면, 깊이있는 참고서(애널리스트의 분석자료 등)를 보라고 한다. “대한민국 산업지도” 투자자를 위한 업종별 투자가이드, 말그대로 가이드 수준이니 그저 재미삼아 볼 수있을 정도의 내용이다. 어딘가에 끌리면, 좀더 깊이 그리고 넓게 파고들 수 있을 수도 있다.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투자포인트 


이 대목을 살펴보자. 태양광, 풍력 관련 기업들의 주 수요처는 발전사업자다. 2차 전지는 완성차 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수소연료 전지 역시 발전사업자와 완성차를 주수요자로 두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각국의 친환경 에너지 육성 정책도 중요하다. 친환경 에너지 산업은 정부의 주도아래 성장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눈여겨보라는 말이다. 바로 이점이다. 

투자를 하려면 뭘 봐야한다. 바로 산업에 관한 이해, 산업의 본질, 지금 이 산업이 왜 생겨났는지, 그리고 산업에 관한 국가 정책까지도... 

깔끔하게 정리돼있어, 투자는 단순한 게 아니야. 나무와 숲 모두를 이해해야만 되는 거야라는 점을 정확히 짚어주고 있어, 꽤 매력적인 책이다. 


경제 뉴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로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도원 정신 - 절벽에도 길은 있다
고도원.윤인숙 지음 / 해냄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절벽에도 길은 있다

 

지은이 고도원과 윤인숙은 한 개의 길이 막히면 열 개의 길이 열린다고 믿는다. 그는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정신’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한때 즐겨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메시지, 한때는 명상의 길을 함께 할 사람을 찾는 글도 봤다. 꽤 오랜 시간 전의 일이다. 이제 그의 ‘정신’이란 키워드로 묶인 글을 보니 참으로 반갑다. 그의 내공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아침편지를 시작할 때 그의 나이 마흔아홉이었던 지은이 고도원은 어느덧 칠십을 넘기고, 쉰 살에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자연으로 돌아온 육십을 바라보는 윤인숙, 두 분 모두 분명 범상치 않은 분들이다. 고도원의 삶의 궤적을 보면서 18세기 초 일본의 심상 철학 혹은 세키몬심학(石門心學)의 개창자 이시다 바이간의 삶이 떠오른다. 40대까지 에도에서 포목점에서 일한 뒤, 물러나 교실을 열면서 상인 도덕을, 검약을 신분질서는 단지 직분과 지위일 뿐 사람마저 그리되는 것은 아니라고(이 대목에서는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은퇴할 시기에 스스로 깨우치면서 세상을 향해 함께할 것을 설파하는 자세가 이 두 사람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고도원을 좇아 함께하는 윤인숙 선생도 그러하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하지만 미래를 지향하는 정신은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싶다. 고도원은 연세춘추 편집국장, 뿌리깊은 나무와 중앙일보 기자, 청와대 연설담당 비서관,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이력으로 보면 평탄, 화려한 길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10년의 부침의 시간이 그리고 여러 번의 갈림길이 있었다. 아마도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엮었을 것이다. 

 

결코 평탄하고 화려한 길을 걸었던 이들과 그렇지 못한 모든 이에게 던지는 고도원의 정신 이야기는 6장으로 구성됐다. 불굴(1장) 부딪히더라도 버티고 나아가라, 도전(2장) 불확실한 미래에 몸을 던지다, 꿈(3장) 세상에 없던 길을 내다. 리더십(4장) 함께 걷고 같이 이루다, 치유(5장) 고요히 길고 깊은숨을 쉬다. 이타심(6장)더 먼 곳을 바라보다, 꿈을 가지고 불굴의 의지로 길을 개척하며, 리더십과 치유를 통해 이타심을 잃지 말자, 사람이 가야 할 길을 말한다. 

 

높은 산봉우리는 깊은 계곡을 품고 있다

 

고도원은 이른바 긴급 조치 9호(1975년) 위반으로 대학에서 제적됐다. 취직할 곳도 없는 상태에서 결혼도 했다. 호구지책으로 수출오퍼상에 취직, 이 일을 때려치우고 아내에게 고백한다. “꿈이 하나 있어 죽기 전에 대통령 연설문 하는 쓰는 거야”. 그의 꿈은 20년 후에 이뤄졌다. 마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중학교 3년 시절, 나의 꿈은 대통령이라고 썼던 것과 같은 것일까?, 

 

기억해 두고 싶은 고도원 정신

 

“꿈을 적어놔라.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 꿈을 말해라. 꿈을 적는 글은 무서운 힘이 있다. 언젠가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61쪽)

 

“의미 있는 꿈 앞에서는 자잘한 계산에 발목 잡히지 않는 배포가 있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111쪽) 

 

“자신에게 들이닥친 상황을 달리 볼 수 있는 힘, 상황을 반전시킬 힘이 필요하다. 특히 자신에 대한 오해와 비난이 거세게 몰려올 때는 더욱 그러하다.”(183쪽)

 

“모든 것을 해결하는 힘은 호흡에 있다. 길고 깊고 고요하고 가는 호흡, 내쉴 때 길게 뱉고, 들이쉴 때 깊게 들이쉬는 호흡을 하라.”(253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가운데로 풍덩 뛰어드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법이다. 가슴 뛰는 일이라면 주저하지 말라.”(340쪽)

 

 

고도원은 이제 꿈을 말한다. 앞으로 물려주고 갈 꿈을….

 

고도원의<아침편지>에 담긴 글들,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의 글이지만, 호흡은 길다. 읽자마자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마는 그런 글들이 아니다. 머리에 남고, 가슴에 남아, 기억 속으로 파고든다. 

 

고도원의 행동 또한 그의 글처럼 길을 열어간다. 새롭게. 깊은산옹달샘, K-디아스포라 세계연대, 흩어져 있는 750만의 한국인, 그중에 200만 명에 이르는 청소년 디아스포라, 청소년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들….

아침편지로 수많은 이에게 생각을, 곱씹어보는 명상의 기회를, 이제는 행동에 나서서 세계 속의 한국 연원을 가진 청소년을 모아 교육해보자고. 그의 꿈은 어디까지일까?

 

고도원의 정신은 늘 절벽에 선 심경으로, 길은 열려있다. 포기하거나 지치지 말고 앞으로, 생각은 현실로 바뀔 수 있다. 당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참으로 울림이 큰 이야기다. 몽골의 초원을 달리며, 명상에 잠기며, 아침편지로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꿈을 깨운다”, 20년 후에 내 꿈은 이뤄질 수 있다고…. 초희망의 정신이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의감 중독 사회 - 분노는 어떻게 정의감을 내세운 마녀사냥이 되었나?
안도 슌스케 지음, 송지현 옮김 / 또다른우주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의감 중독 사회

 

지은이는 분노는 어떻게 정의감을 내세운 마녀사냥이 되었나? 라는 물음을 던지고, 정의감 중독의 메커니즘과 중독감의 유형, 그 대응법까지를 짚어본다. 이 책의 핵심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해법이다. 앵거 매니지먼트(분노조절)차원에서 정의감의 대척점은 분노다. 사적, 공적으로 느끼는 분노, 분노의 바탕에는 핵심적인 믿음, 내 생각은 옳다. 변함없는 진리, 사필귀정, 권선징악의 도그마가 자리한다. 

 

우선 사전에 실린 정의(正義)란,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 개인 간의 올바른 도리(사적 정의).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공적 정의), 그렇다면 도리((道理)는, 사람이 어떤 처지나 상황에서 마땅히 하여야 할 바른길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이해하는 게 정의라 치자면 이 책<정의 중독사회>에서 관념하는 정의는 꽤 포괄적인 느낌이다. 정의와 상식(일반인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있어야 할 보통의 지식), 공정…. 이렇게 보자면 정의감은 정의를 지향하는 생각이나 믿음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정의와 불의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결론은 매우 어렵다. 자신의 핵심믿음(진리라고 믿는 것들)을 판단의 척도로 삼는다. 여기서 분노와 연결 지어 생각해보자. 정도의 차이가 있다. 코로나 19 재난 상황에서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을 발견했다. 당신의 분노 게이지는? 왜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까 하는 사정을 듣지 않았다면, 또 알았다 할지라도 같은 정도의 분노를 드러낼까, 이것이 정의감인가, 꽤 어려운 문제다. 

 

지은이는 우리 사회에 횡행하는 특히 정의감 중독이라는 관념 혹은 개념은 코로나 19 재난 상황 이전에는 검색되지 않았던 표현이었다고, 적어도 2020년 전까지는. 그런데 이후, 보이기 시작한 정의감, 정의. 이는 달리 표현하면 분노 게이지가 높아졌다는 말이다. 사회적 비이성적으로 변해간다는 말이기도 덧붙이자면, 배려와 관용, 여유가 없어지는 사회, 눈에 보이는 것이 다인 세상으로…. 유튜버를 공격하는 악성 댓글(악플)로 자살에 이르게 한 사건들의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세계적인 현상인지 어떤지. 이게 정의, 불의일까?

 

지은이는 윤리학 분야의 사고 실험으로 유명한 ‘트롤리 딜레마’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내가 생각하는 정의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정의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이른바 “똘레랑스”하자.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은 내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자리한 생각들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절대적 정의 글쎄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 맞다. 그런데 이미 사람이라는 정의(定義)의 범위를 넘어서 그 이상의 다른 무엇인 된 상태를 사람이라 할 수 없으므로 죽여도 된다는 말인가 이 문제를 생각하는 데는 콜버그 도덕발달론에서 말하는 인습 이전과 이후, 4단계(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도덕성의 단계, 도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에서 6단계의 보편적 도덕원리에 대한 확신, 이러한 보편 원리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자유, 평등, 정의 등과 같은 포괄적 개념이어야 한다.

 

공공의 정의를 판별하는 기준, 빅 퀘스천

 

사적인 분노와 공적인 분노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앵거 매니지먼트(분노조절)에서 빅퀘스천은 “긴 안목으로 보았을 때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건전한가?”(37쪽)

 

또 보자, 정의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정의감은 가치관에서 나온다. 즉 핵심믿음이다. 정의감에도 정도가 있는 것인가, 지은이는 보행 중 흡연에 관한 세 사람의 태도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A는 보행 중 흡연 금지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단순명쾌하다. B는 흡연자이고 흡연자가 많이 사는 지역에 살고 있다. 그는 보행 중 흡연 금지구역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흡연자의 권리는 무시돼도 좋은가?, 흡연권을 무시하는 세상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C는 보행 중에 흡연은 해서는 안 될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당장에 나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아니니 상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들 중 누가 옳다고 생각하는가?, 답은 핵심 믿음(가치관)에 대해 어느 정도 유연성이 있는가에 달렸다. 자신의 정의감이 무엇에 반응하여 일어나는지를 알게 된다면, 분노 조절이 가능하다. 

 

정의감 중독과 메커니즘

 

중독은 두 가지의 의미로 첫째는 의존 상태, 뭔가가 없으면 못 견디는 병적인 상태다. 일 중독,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둘째는 이른바 급성중독으로 체내에 독성을 가진 물질이 일정량 이상 들어와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식중독, 가스중독 급성 알코올 중독 등을 말한다. 그렇다면 정의감 중독은 어디에 속할까, 

 

지은이는 이 모두에 속한다고 본다. 급성중독, 사람들이 내세우는 정의가 세상에 만연된 결과, 온갖 정의를 단시간에 접한 사람들은 허용치가 넘는 정의를 갑자기 받아들이는 바람에 중독이 된 상태고, 만성 중독은 정의를 내세워 다른 사람과 세상을 심판하는 것이 하나의 정체성이 되면서 내면화된 상태다. 

 

정의감은 중독성이 강하다. 만성 중독은 정의감을 내세울 때 활력을 느끼고, 정의의 기준이 같은 사람들에게 일체감을 느낀다(메아리방 효과-유유상종론). 그리고 내면의 갈등과 혼란을 막아준다. 그렇다면 왜 중독성은 강한가, 중독에 약한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동조압력에 약하다. 내가 틀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가슴이 답답할 때가 많다. 즉 만성 중독효과와 반대되는 현상이다. 

 

정의감의 중독의 다섯 가지 유형

 

자신이 어떤 유형의 정의감에 중독된 것인지를 알아보는 방법도 중독감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고독한 유형, 질투 유형, 독선가 유형, 집단심리 유형, 열등감 유형(144쪽)

 

정의감 중독인 사람과 잘 지내는 법은 다섯 가지 유형을 우선 이해하고, 이 책에 실린 적절한 대응 방법을 잘 살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토머스 제퍼슨의 말 “분노를 느낀다면 말하기 전에 열까지 세라. 만약 화가 아주 많이 났다면 백까지 세라.”

 

정의에 대한 오해 세 가지 

 

첫째 ‘손님은 왕?’ 땅콩 회항, 마트 직원 무릎 꿇린 모녀. 진상 고객의 경우를 왕이라 부를 수 있는 손님인가(70쪽), 

 

둘째 ‘목소리 높이는 소수에게 마이크를 넘기지 말자’ 당위성을 주장하는 소수, 부당한 주장까지도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의라고, 침묵하는 다수가 마치 그에 동의한 것처럼 여기며 정치적 영향력까지 행사하는데, 그것이 정의인가? (94쪽), 

 

셋째 ‘공정한 세계 가설에 사로잡힌 사람들’ 2020.3 요미우리 신문은 권선징악, 사필귀정 즉, 정의는 보상받고, 악은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다. 성실한 사람은 행복해지고, 게으른 사람은 불행해진다는 가설, “공정한 세계”는 존재하는가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 그렇다고 생각한 사람이 76%, 그렇지 않다 23%였다. 1964년에 조사한 결과는 그렇다. 41%, 그렇지 않다 40%…. 지은이는 이 결과는 무겁게 받아들인다. 성실한 사람이 행복해진다면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불성실했다는 셈이다. 언젠가부터 ‘자기 책임’이란 말이 판단기준으로 등장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을 때가 있다. 부족한 자원과 불충분한 기회를 두고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사람들은 잘 풀리지 않는 것이 내 노력이 부족한 탓으로 여기거나 다른 사람의 노력이 부족한 탓으로 자신의 성공을 합리화하게 되어서는 아닐까라고….

 

정의감 중독사회는 피로 사회? 

 

이 대목에서 재독철학자 한병철 선생의 <피로 사회>의 한 대목을 떠 오른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성과사회’다. 할 수 있다는 것이 최상의 가치가 된 긍정의 사회, 사회에서는 성공하라는 것이 남아있는 유일한 규율이며, 성공을 위해 가장 강조되는 것이 긍정 정신인데, 부정성(금기의 사회 ‘해서는 안 된다’)에 의해 제약받지 않는 긍정성은 긍정성의 과잉으로 귀결, 다른 사람의 위협이나 억압과는 다른 의미에서 자아를 짓누른다. 오직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통해서 주체로서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자아는 피로해지고, 스스로 설정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좌절감은 우울증을 낳는다. 한병철은 “규율사회의 부정성은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다. 반면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 낸다”라고(한병철<피로 사회> 문학과지성사, 2012).

 

정의감의 중독 또한 초조와 조급성, 우울에서 비롯된 분노일 수도, 고립된 고독감, 질투, 독선, 집단심리, 열등감을 일으키는 사회에서 벗어나는 길은 우리 사회에 놓인 환경을 잘 아는 데서부터이다. 

 

정의감을 내세운 공격은 “바람”, 공감과 배려는 “해”다. 이솝 우화에서 거센 공격으로 외투를 날려버리려 했던 바람은 지고, 따뜻하게 행인을 비춰 스스로 벗게 한 해가 내기에서 이겼다고….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인훈은 이렇게 말했다 - 최인훈과 나눈 예술철학, 40년의 배움
김기우 지음 / 창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인훈은 이렇게 말했다

 

지은이 김기우는 열아홉 살 때 최인훈 선생을 만났고, 그의 나이 쉰 네 살 때, 선생을 병원 특환자실에서 마지막으로 뵈었다고 했다. 이 책은 선생과 만남 40년 동안, 그에 관한 육체적 정신적 정보를 온전히 살려 되살리려는 기록물이다. 

 

“이렇게”란 말은 어떻게 읽힐 것인가일까? 

 

지은이와 최인훈 선생의 만남이 시작된 1982부터 선생이 돌아가신 2018년까지, 4시기로 구분 지어 1장에서는 거장을 만나다(82~90), 2장 잃어버린 낙원을 찾아서(91~00), 3장 예술론의 핵심(01~10) 그리고 마지막 수업(11~18) 순으로….

 

1994년의 자전적소설<화두>, 1960년 <광장>으로 화려하게 등장, 40년만에 <화두>로 느낌표를 찍었다고 표현했던 김한길과 선생의 대담프로그램...

 

최인훈 선생은 화두를 이렇게 말한다. 일년 동안 온 힘을 쏟아 부은 작품이다. 진실과 사실, 소설은 거짓말에 의존한다. 진실과 사실, 그 자체로는 전달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일 것은 물론이다. 

 

꽤 의미심장하다 할까, 선생의 사유의 세계를 어렴풋이..., "인류를 커다란 공룡에 비유해 본다면, 그의 머리는 20세기 마지막부분에서 바야흐로 21세기를 넘보고 있는데, 꼬리 쪽은 아직도 19세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진흙탕과 바위산 틈바구니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짓이겨지면서 20세기의 분수령을 넘어서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소설은 아직도 공룡의 몸통에 붙어 있는 한 비늘의 이야기라고(2장 잃어버린 낙원을 찾아서, 215쪽)

 

예술론의 핵심 중, <광장> 40주년 기념심포지엄을 보자. 

최인훈 문학의 내면성과 실험성을 논하는 평론가는 해체주의와 정신분석학을 공부해 온 학자다. 그는 최인훈 문학에서의 무의식의 영역을 탐색하여 소설 창작의 과정을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로 파악해냈다. <광장>(1960년)-<구운몽>(1962년)-<서유기>(1966년)-<하늘의 다리>의 창작의식을 살펴 정신분석학 측면과 우리 사회의 모습을 연계…. 문학적 희열을 갖게 하는 최인훈 문학의 소중함을. 김현, 김윤식<한국문학사>(1973)에서 전후 최대의 작가라는 평가를 얻었다.

 

문학은 어떤 일을 하는가, 최인훈 문학론

 

발표자는 최인훈의 창작에 근원적으로 흐르는 사유는 예술과 종교의 탄생과 존재 목적, 그리고 효용에 있다고 전제한다. 작품의 세계관은 우주적 환기력을 지닌 종교적 보편성을 띤 예술의 본질을 여과할 때 보인다고 했다. 

 

너무 어려운 평들이라서 이해하는 데 한계가 또렷해 보인다. 광장이라는 작품이 대중에게 어떤 인상을 남겼을까 하는게 관심사였는데, 광장이라는 관념, 그 표지는 무엇이었을까. 남도 북도 아닌 제3국으로 가는 ‘타고르’ 배에….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 당대의 지식인들이 고민의 핵심이지 않았을까, <광장>은 남북한 이데올로기를 동시에 비판한 최초의 소설이자 전후문학 시대를 마감하고 1960년대 문학의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됐기에, 광장 40년 현재하는 작가에 대한 존경을 공적으로 표시하는 자리, 꽤 의미깊다. 

 

광장은 한 개인이 어떻게 좌절하고 방황하며 그 끝에 어떤 성찰을 얻어 내어 행동으로 옮기는가를 파헤치는 소설이다. 월북한 아버지로 인해 경찰서로 끌려가 호된 고문을 당한 명준, 윤애의 사랑을 삶의 보람으로 삼아 살아가려 하나, 윤애의 무의식적인 몸의 거부에 실망, 새 삶을 위해 북으로, 은혜를 만나 삶의 보람을 찾지만, 헤어지면서 삶의 의미를 잃는데….

 

최인훈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이 책, 그중의 가장 흥미 있는 부분은 문창특강(505쪽 이하)에서 쭉 이어진 글이다. 강의내용과 노트, 그리고 지은이와의 대화가 실려있다. 묻고 답하고, 남한에 토지 박경리가 있다면, 북한에 최인훈이 있다고…. 아마도 최인훈 선생이 원산중,고를 다니다 월남하였으니…. 이런 말도 나올 법하다.

 

이 책 끝에 실린 최인훈의 작품연보와 짤막하게 소개된 작품들, 하나 이 책 한 권이면 최인훈의 문학세계 입문이 될 듯하다. 선생과 40년을 만나온 작가의 눈을 통해 본 최인훈론, “최인훈은 이렇게 말했다”라는 제목에서 아직도 “이렇게”는 찾지 못했다. 아니 이렇게 말했다는 것 자체가 화두일지도 모르겠다. 그가 쓴 자서전적 소설 <화두>처럼…. 최인훈 선생은 한국 근대정신사 최고의 봉우리 중 하나에 서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를 어렴풋이….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하는 것이 있다면 끝까지 버텨라 - 급하고 성취욕 높은 당신을 위한 인내심 습관
메리 제인 라이언 지음, 이주영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참지마라 참으면 화가 된다?, 아니 참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

 

이 책<원하는 것이 있다면 끝까지 버텨라>의 지은이 M.J.라이언은 “인내심 습관”을 가지라고 말하면서, 그가 현장에서 코칭(상담 등)했던 사례들을 한 권에 담았다. 

 

급하고 성취욕 높은 당신을 위한 인내심 습관을 기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 글쎄다 다수가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참아라” “참아야 하느니라”, 이 바람이 아무리 거세도 지나가리…. '참을 인' 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참을 인' 자 넷을 요구하는 시대?, 포인(four+仁, 네 번의 참을인) 사회가 아닐까, 이 책은 포인(네 번은 참는다) 가이드쯤 될 듯하다. 

 

한편, 참지 마라, 참으면 화가 되어 심신 건강에 해롭다고도 말도 있고, 참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 얼핏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인내를 논하는 관점과 국면이 다를 수 있다. 일본에서 참는데 도가 튼 사람은 에도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다. 부인과 큰아들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참아야 하느니라…. 그래서 마침내 전국을 제패하기에 이르렀다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한 이야기도 있다. 새가 안 울면 어떻게 할까? 라는 질문에 전국시대를 풍미한 3명의 영걸, 오다 노부나가는 죽여버린다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어떻게 하든 울게 만들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고, 일본 사람들이 닮고 싶어 하는 사람은 인내심이 강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을 보자, 왜 우리는 점점 기다리는 게 어려워질까(1장)로 시작된다. 그리고 마침내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비밀 중의 핵심은 인내력이었다는 것을(2장), 그렇다면 어떻게 인내심을 키울 것인가 우선 상황을 대하는 태도가 성공의 반이라고(3장), 인내심은 어떻게 습관이 될 수 있을까, 인내심을 기르는 멘탈연습(4장), 인내심을 높이는 간단한 방법(5장), 인내심, 결국 나 자신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6장)고.….

 

조급증, ‘빨리빨리’ 문화 속에 사는 한국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줄 서는 것도 싫다. 급행이 좋다. 뭐든 빨리빨리, TV 드라마 ‘대장금’에 나오는 대사 한 구절이 생각난다. 중전의 유모였던 마마 상궁이 죽을 날이 머지않아, 궁 밖으로 나온다. 그녀의 소원은 어릴 적 올아버니가 손에 쥐어주던 올개쌀(말린 햅쌀),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햇살을 말려보지만, 마마님은 그 맛이 아니란다. 이래저래 꼼수라 할까, 온갖 지혜를 다 짜내지만 결국에는 마마님이 원하는 올게 쌀을 손에 넣을 수 없었다. 이때, 절에서 일하는 처사가 말한다. 올게 쌀이란 자연이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바람을 맞고 햇볕을 받으며 서서히 맛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즉, 바빠도 시간이 지나야만 해결되는 게 있다는 말이다(3장 태도가 성공의 반이다., “시간은 필요한 만큼 걸리는 법이다”와 같은 맥락이다. 139쪽). 지은이의 이 말을 기억해 두자. 인내심은 ‘인생이 흔들릴 때 삶이 자기 속도대로 흘러가게 놔두고 나를 변화시키게 하는 것이다’라고, 

 

자연인이라는 TV프로에 나오는 이들, 사업에 실패하고 당뇨에 고혈압을 얻어, 자연으로 들어왔다고, 약을 먹지 않아도 정상을 유지한다고, 걱정을 놓아버리고, 자연과 함께 흘러가는 삶, 초조해하지도 않고, 그저 가는 대로 나를 맡겨두었다고…. 아마도 뜻대로 일이 되지 않았을 때 받는 스트레스와 긴장이 심신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차는 있지만, 꽤 크다. 

 

인내심 부족은 완벽주의의 한 증상

 

조급증은 다른 말로 하면 인내심이 부족한 것이고,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말은 완벽주의의 한 증상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마음 한구석에 삶이 언제나 내 뜻대로 풀려야 한다는 강박, 그렇지 않으면 뭔가 잘못됐다고 믿기 때문이다. 참지 못하는 것은 습관이다. 참는 것도 습관이다. 어떤 일에는 시간이 걸리듯, 결국에는 끝까지 버텨야 할 때가 있다. 이는 연습으로 가능하다. 

 

지은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한다. 더 잘 참을수록 스트레스도 줄어들며, 기다릴 줄 아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쉬운 연습 방법(20가지)도 알려준다(234쪽).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다.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라면 얼마나 남았는지가 아니라 여기까지 했다. 유리잔에 아직도 반 잔의 물이 남아있다는 식의 긍정적인 사고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조급성을 통제 혹은 조절할 수 있다.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면 달리든지 걷든지 우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라. 줄을 서서 기다릴 때는 마음속의 여행을 떠나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또한 인내심이 있어야….

 

신실재론의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인간은 타인의 존재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라고, 다른 사람의 존재는 관계설정이다. 인내심 또한 관계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참음이 필요하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가 필요한 때문이다. 위대한 일을 성취하고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수많은 영혼을 구한 이들의 비밀은 ‘인내심’ 위대함은 근원은 바로 ‘참을성’이다. 

 

이 책은 무조건 참아라. 참아 라는 게 아니라 참음, 인내가 필요한 이유를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끈질긴 기다림 흔들림이 묵묵히, 조급함을 누르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끝까지 버텨라, “존버”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