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 정신 - 절벽에도 길은 있다
고도원.윤인숙 지음 / 해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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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도 길은 있다

 

지은이 고도원과 윤인숙은 한 개의 길이 막히면 열 개의 길이 열린다고 믿는다. 그는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정신’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한때 즐겨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메시지, 한때는 명상의 길을 함께 할 사람을 찾는 글도 봤다. 꽤 오랜 시간 전의 일이다. 이제 그의 ‘정신’이란 키워드로 묶인 글을 보니 참으로 반갑다. 그의 내공을 알 수 있는 책이다.

 

아침편지를 시작할 때 그의 나이 마흔아홉이었던 지은이 고도원은 어느덧 칠십을 넘기고, 쉰 살에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자연으로 돌아온 육십을 바라보는 윤인숙, 두 분 모두 분명 범상치 않은 분들이다. 고도원의 삶의 궤적을 보면서 18세기 초 일본의 심상 철학 혹은 세키몬심학(石門心學)의 개창자 이시다 바이간의 삶이 떠오른다. 40대까지 에도에서 포목점에서 일한 뒤, 물러나 교실을 열면서 상인 도덕을, 검약을 신분질서는 단지 직분과 지위일 뿐 사람마저 그리되는 것은 아니라고(이 대목에서는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은퇴할 시기에 스스로 깨우치면서 세상을 향해 함께할 것을 설파하는 자세가 이 두 사람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고도원을 좇아 함께하는 윤인숙 선생도 그러하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하지만 미래를 지향하는 정신은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싶다. 고도원은 연세춘추 편집국장, 뿌리깊은 나무와 중앙일보 기자, 청와대 연설담당 비서관,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이력으로 보면 평탄, 화려한 길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10년의 부침의 시간이 그리고 여러 번의 갈림길이 있었다. 아마도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엮었을 것이다. 

 

결코 평탄하고 화려한 길을 걸었던 이들과 그렇지 못한 모든 이에게 던지는 고도원의 정신 이야기는 6장으로 구성됐다. 불굴(1장) 부딪히더라도 버티고 나아가라, 도전(2장) 불확실한 미래에 몸을 던지다, 꿈(3장) 세상에 없던 길을 내다. 리더십(4장) 함께 걷고 같이 이루다, 치유(5장) 고요히 길고 깊은숨을 쉬다. 이타심(6장)더 먼 곳을 바라보다, 꿈을 가지고 불굴의 의지로 길을 개척하며, 리더십과 치유를 통해 이타심을 잃지 말자, 사람이 가야 할 길을 말한다. 

 

높은 산봉우리는 깊은 계곡을 품고 있다

 

고도원은 이른바 긴급 조치 9호(1975년) 위반으로 대학에서 제적됐다. 취직할 곳도 없는 상태에서 결혼도 했다. 호구지책으로 수출오퍼상에 취직, 이 일을 때려치우고 아내에게 고백한다. “꿈이 하나 있어 죽기 전에 대통령 연설문 하는 쓰는 거야”. 그의 꿈은 20년 후에 이뤄졌다. 마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중학교 3년 시절, 나의 꿈은 대통령이라고 썼던 것과 같은 것일까?, 

 

기억해 두고 싶은 고도원 정신

 

“꿈을 적어놔라.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 꿈을 말해라. 꿈을 적는 글은 무서운 힘이 있다. 언젠가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61쪽)

 

“의미 있는 꿈 앞에서는 자잘한 계산에 발목 잡히지 않는 배포가 있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111쪽) 

 

“자신에게 들이닥친 상황을 달리 볼 수 있는 힘, 상황을 반전시킬 힘이 필요하다. 특히 자신에 대한 오해와 비난이 거세게 몰려올 때는 더욱 그러하다.”(183쪽)

 

“모든 것을 해결하는 힘은 호흡에 있다. 길고 깊고 고요하고 가는 호흡, 내쉴 때 길게 뱉고, 들이쉴 때 깊게 들이쉬는 호흡을 하라.”(253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가운데로 풍덩 뛰어드는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법이다. 가슴 뛰는 일이라면 주저하지 말라.”(340쪽)

 

 

고도원은 이제 꿈을 말한다. 앞으로 물려주고 갈 꿈을….

 

고도원의<아침편지>에 담긴 글들,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의 글이지만, 호흡은 길다. 읽자마자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마는 그런 글들이 아니다. 머리에 남고, 가슴에 남아, 기억 속으로 파고든다. 

 

고도원의 행동 또한 그의 글처럼 길을 열어간다. 새롭게. 깊은산옹달샘, K-디아스포라 세계연대, 흩어져 있는 750만의 한국인, 그중에 200만 명에 이르는 청소년 디아스포라, 청소년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들….

아침편지로 수많은 이에게 생각을, 곱씹어보는 명상의 기회를, 이제는 행동에 나서서 세계 속의 한국 연원을 가진 청소년을 모아 교육해보자고. 그의 꿈은 어디까지일까?

 

고도원의 정신은 늘 절벽에 선 심경으로, 길은 열려있다. 포기하거나 지치지 말고 앞으로, 생각은 현실로 바뀔 수 있다. 당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참으로 울림이 큰 이야기다. 몽골의 초원을 달리며, 명상에 잠기며, 아침편지로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꿈을 깨운다”, 20년 후에 내 꿈은 이뤄질 수 있다고…. 초희망의 정신이다.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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